남북 · 한중 해빙… 수혜 지역은?

한중관계, 남북관계가 회복되면서 수혜지역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 먼저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자 경기도 파주, 연천, 김포 한강신도시, 의정부, 양주 등 경기북부 부동산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사일 도발 등 불안요소가 제거되고 이 틈을 타 경기북부 개발사업을 추진하려는 지자체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까지 예정돼 있다. 이로 인해 한동안 얼어붙어 있던 남북관계가 평창올림픽을 기점으로 대화국면을 맞고 긴장감이 해소되고 있는 형국이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1년도 채 안 된 시점에 이뤄진 쾌거라 남은 임기 동안 지금의 분위기를 계속 이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남북관계 불확실성이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파주, 양주 등 대북 접경지역은 환영하는 분위기. 지역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부동산시장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북 접경지역
대환영 분위기

남북관계가 개선 조짐이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운정신도시나 문산의 경우에는 기대감에 나왔던 매물도 쏙 들어갔고, 아파트 분양권은 호가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방에서도 파주 아파트를 투자하려고 찾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승세는 데이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경기북부 주요 지역의 경우 시세가 오르기도 하고 미분양이 대폭 감소하기도 했다.

부동산114 시세에 따르면 문 대통령 당선 전인 2017년 1분기 김포시 아파트 시세는 3.3㎡당 882만원이었다. 임기 1년이 지난 현재 931만원으로 5.5%나 오른 것. 경기도 평균 시세 상승폭(4.6%)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또 양주시의 미분양 가구 수는 지난해 4월 920가구였지만 장미대선 이후 꾸준히 줄며 현재(2018년 1월 기준) 15가구다.


분양시장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12월 파주시에 공급됐던 ‘파주 운정 아이파크’는 258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6215명이 청약해 지역 내 가장 청약자 수가 많이 몰린 단지로 꼽힌 바 있다. 지난 연말 전매제한이 풀린 김포시의 ‘한강메트로자이’아파트의 분양권에는 최고 4000만~5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11월 입주 예정인 의정부시의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파크’도 5000만원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드 배치로 악화됐던 한·중간 외교, 경제마찰도 해소될 전망이다. 지난 3월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은 문 대통령과 두 나라의 관계 개선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중국 당국의 경제보복 조치를 사실상 철회한다는 중국 정부의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에 중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중구 명동과 제주도 일대가 들썩이고 있다. 명동 일대와 제주도 일대를 휩쓸었던 중국인 관광객인 유커가 다시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 한국을 찾은 유커는 40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 늘어났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 여파로 급감했던 유커가 1년여 만에 40만명대를 다시 기록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다. 서울 명동, 제주 시내 등에서는 장사가 잘되거나 유명한 점포는 이미 중국어 등 외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사드 배치 발표 이후 발길이 끊겼던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몰려올 것에 대비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준비해 놓고 있다는 후문이다. 

제주도 부동산 시장은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수익형 부동산은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고, 경기 회복 기대감에 입지 좋은 아파트 값이 오르고 있다. 특히 ‘제주의 명동’으로 불리는 제주시 노형동 아파트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여름 분양한 ‘노형 해모로 루엔’전용면적 59㎡ 분양권은 최근 분양가(약 4억3500만원)보다 약 5000만원 비싼 4억8977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8월 10억원에 거래됐던 ‘노형 2차 아이파크’전용 115㎡는 최근 11억원대 매물이 나왔다.

‘남북정상회담’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
사드 배치로 악화된 한·중 마찰도 해소

제주도의 대표적 휴양지가 밀집해 있는 서귀포시 부동산도 온기를 되찾고 있다. 한라산·바다 조망이 뛰어나고 카지노 등 위락시설이 적은 이 지역은 여유롭고 느긋한 생활을 선호하는 중국 슈퍼리치들이 많이 찾고 있다. 연말 신화역사공원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문을 열고 중국인 단체 관광이 재개되면 제주 부동산 시장이 다시 뜨거워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문 대통령이 취임 전 파주시를 통일경제특구로 조성한다는 공약을 내세우는 등 남북간 평화 분위기 속 경기북부지역의 발전가능성이 활짝 열리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여기에 서울~문산고속도로(2020년 개통예정),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북부구간(2023년 개통예정) 등 서울 및 수도권 주요지역으로 통하는 교통망도 개선될 전망이라 경기북부 지역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의 회복으로 침체되었던 서울 명동이나 제주도 부동산이 다시 활기를 찾을 것”이라며 “상가나 오피스텔 등의 수익형 부동산의 임대수요가 풍부해지면서 일대 임대시장이 다시 활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남북·한중관계 화해무드 수혜 부동산.

남북관계 수혜

▲김포한강신도시 동일스위트 더파크(아파트)= 김포한강신도시 Ac-06BL, Ac-07bBL에 들어서는 ‘김포한강신도시 동일스위트 더파크’가 학교를 끼고 있는 입지에 들어서 학부모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인접한 학교는 도곡초와 은여울중이 있다. 

도곡초는 김포시 마산동 산136-3일원에 위치한다. 2019년 3월 개교를 앞두고 있다. 총 1078명의 학생(40개 학급, 학급당 인원 29.9명)을 수용할 예정인 도곡초는 영어체험실, 실내체육관, 컴퓨터실, 도서실, 동아리실 등도 마련할 예정이다. 향후 이 학교가 개교하면 1단지에서는 도보로 약 3분, 2단지에서는 약 2분 정도가 소요된다. 

은여울중학교는 2013년 마산동에 개교한 공립학교다. 현재 16개 학급, 학급당 32명 정도를 수용하고 있다. 도곡초 옆에 있는 이 학교도 큰길을 건너지 않고도 걸어서 2~3분 정도면 오갈 수 있다.

분양 관계자는 “선착순 계약을 시작하자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는데, 그중에서도 어린 자녀를 둔 계약자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며 “학세권(학교+세권),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등이 분양시장에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선착순 분양을 진행 중인 김포한강신도시 동일스위트 더파크 견본주택은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 2087-4(김포경찰서 인근)에 마련돼 있다. 입주는 2020년 12월 예정. 계약금은 1100만원(확장비 포함)이며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돌아온 유커
제주도 화색

▲의정부 노블리안시티스타(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의정부 노블리안시티스타’는 의정부중앙역에서 도보 10초대의 초역세권 아파트로 의정부역과도 가까워(도보 7분) 향후 의정부 교통 개발 사업의 수혜지가 될 전망이다. 도시형생활주택 261세대, 오피스텔34실, 근린생활 4호로 구성되는 아파트는 최근 늘고 있는 1~2인 가구가 수요에 맞춰 소형 타입 위주로 구성된다. 

공동주택(도시형생활주택)은 A-type(전용 22.93㎡) 169세대, B-type(전용 26.53㎡) 15세대, C-type(전용 46.49㎡) 77세대 등 총 3가지 타입으로 공급된다. 1.5룸(분리형)과 2룸 등의 평면으로 구성된다. 분양가는 ▲28.11㎡(1.5룸) 9000만~1억1500만원 ▲56.78㎡(2룸) 1억6000만~1억90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계약금은 10%에 중도금 무이자 60%로 초기 자금부담을 낮췄다. 

전 세대 보안 CCTV와 홈오토메이션 시스템이 도입되며 빌트인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전기쿡탑, 보일러 등 다양한 옵션들이 기본 제공된다.

주요 교통호재로 GTX C노선(예정), KTX 연장(예정), 지하철 7호선,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등 개발호재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의정부역, 의정부 중앙역을 비롯해 시외버스터미널, 조깅·자전거도로가 마련된 중랑천 및 부용천, 신세계백화점, 의정부 젊음의 거리, 의정부 제일시장 등의 편의시설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의정부시청, 경기도청 북부청사, 의정부경찰서 등 관공서는 차량으로 5분 이내에 도달 가능하다.


한중관계 수혜

▲명동 엠퍼스트 플레이스(오피스텔)= 강산건설은 서울 중구 명동에 자리하는 오피스텔 ‘명동 엠퍼스트 플레이스’를 분양 중이다. 95%가 소형평형과 전용률 평균 54.6%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A1~3, B, C, D의 총 6개 타입으로 구성된다. 트리플역세권으로 서울 2호선 을지로3가역, 3·4호선 충무로역, 4호선 명동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다양한 광역버스노선이 지나는 입지로 서울은 물론 수도권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주변으로 다양한 생활인프라도 구축돼 있다.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밀리오레, CGV, 국립극장 등 다양한 쇼핑·문화시설이 인접해 있다. 중부경찰서, 백병원 등도 인근에 위치해 있다. 특히 풍부한 배후수요 확보도 눈여겨볼 만하다. 반경 1.5㎞ 내 업무종사자 기준 오피스텔 수가 불과 0.005실인 곳에 자리해 희소가치가 돋보인다. 대신증권, 미래에셋, 유안타 증권, 금융업밀집지구와 4만여 사업체가 모여 있는 중소기업밀집지구의 근무인원 약 30만명을 배후수요로 두고 있다.

명동을 방문하는 관광수요까지 흡수 가능해 공실우려가 적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입주한 충무로 인근 ‘엘크루메트로시티’는 지난 5월 전용 26㎡가 2.5억원, 전용 28㎡은 전세 2억원에 거래됐다. 임대수요도 보증금 1000만원, 월임대료 90만~100 만원 수준으로 시세와 임대료 모두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계약금 10%에 중도금 60% 무이자로 초기 투자 부담을 낮췄다. 게다가 일부세대의 조망이 남산타워 조망이라 로맨틱과 서울 최고의 야경을 집 안에서 힐링 프리미엄을 갖췄다.

파주, 연천, 의정부, 양주 등 
경기북부 부동산 시장 ‘들썩’

▲제주 협재 에메랄드 캐슬(타운하우스)= 제주의 에메랄드로 불리는 제주 협재해수욕장 인근에 고품격 타운하우스가 선을 보여 화제다. 주인공은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 1232번지 일대에 들어서는 ‘제주 협재 에메랄드 캐슬’이다. 총대지면적 3646㎡, 건폐율 40%, 지상 2층 단독형 타운하우스로 총 7세대가 공급된다. A타입 4세대(전용면적 177.70㎡), B타입 3세대(전용면적 168.27㎡)다.


친환경 마감재와 프로젝트 영화관을 갖춘 고품격 타운하우스로 꾸며진다. 특히 거실은 6m 층고 설계를 적용해 개방감을 효과적으로 높인 점이 돋보인다. 전 세대에 2층 테라스를 마련했다. 각 방 어느 위치에서나 제주 협재 앞바다와 비양도의 절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입주자는 사생활 보호 문제, 층간소음 걱정 없이 쾌적한 라이프스타일을 누리는 것이 가능하다. 지중해 부럽지 않은 에메랄드빛 해변인 협재해수욕장도 제주도 대표 힐링코스로 꼽힌다. 낮에는 가족들과 해수욕을 즐기고, 밤에는 비양도와 해질 무렵 낙조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아울러 현장에서 15분 거리에 신화테마파크가 조성돼 볼거리가 풍성한데 15개 놀이기구, 오락시설이 있어 온 가족의 나들이 장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곳에서 12㎞ 떨어진 ‘제주영어교육도시’도 생활과 교육을 영어로 하는 국제도시로 조성된다. 서귀포 대정읍 일대 약 379만㎡에 조성되며, 초중고 국제학교 7개가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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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꼬박 720일이 걸렸다. 한 나라의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만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악재에 악재가 겹쳐 궁지에 몰린 용산 대통령실이 꺼내든 최후의 카드는 영수회담이었다. 온 국민의 관심이 무색하게 이번 만남은 여야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3년 차에 접어든 시점서 또다시 ‘강 대 강’ 매치가 예상된다. 정치권이 학수고대하던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만남이 성사됐다. 이번 영수회담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0분 이 대표와 통화했다”며 “이 대표에게 다음 주 형편이 된다면 용산서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둘의 만남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어렵게 만났는데… 같은 날 민주당은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내주에 만날 것을 제안했다”며 “이 대표는 ‘많은 국가적 과제와 민생 현장에 어려움이 많다’며 되도록 이른 시일 안에 만나자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이 대표는 꾸준히 영수회담을 요청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피의자 신분인 만큼 만남이 적절치 않다는 무언의 거절이었다. 윤 대통령의 변심에는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한 상황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4·10 총선서 참패한 데 이어 인사 문제를 두고 대통령실의 손발이 맞지 않자 비선 개입 의혹까지 가중됐다. 야당과 소통함으로써 단단하게 굳어진 불통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등 현 상황을 돌파하겠단 뜻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당선인은 “이번 총선 이후 ‘야당 대표를 무시하다가는 총리도 임명 못하겠구나’라는 상황을 파악한 것”이라며 “아마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총리 인선 협조 정도를 받아내기 위한 피상적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대표에겐 편한 회담이 될 것이다. 자기 할 말만 하면 되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채 상병 특검 받고 거부권 행사하지 말아달라’고 했을 때 대통령이 못 받으면 회담까지 하고 욕먹는 건 본인”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만남을 갖기로 합의를 봤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조율해야 하는 상황의 연속인 만큼 넘어야 할 고비는 많았다. 1차 실무진 회의도 쉽지만은 않았다. 당초 지난 22일 예정됐던 만남이 대통령실의 일방적인 취소로 불발된 것이다. 대통령실의 수석급 교체 일정으로 인해 일정에 변동이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피치 못할 사정이라지만 준비 회동조차 잡음이 새 나오면서 위태위태한 앞날이 예고됐다. 결국 첫 실무진 만남은 이로부터 하루 뒤인 지난 23일 이뤄졌다. 대통령실 측에서는 홍철호 정무수석과 차순오 정무비서관이 참석했다. 민주당 측에서는 천준호 비서실장과 권혁기 정무기획실장이 자리했다. 이날 회의는 영수회담 날짜는 물론 의제도 정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종료됐다. 지지율 하락에 반등 노렸지만… 의제 놓고 격돌…샅바 잡은 윤-이 지난 25일 진행된 2차 회의도 큰 소득은 없었다. 테이블에 올릴 의제를 놓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담은 특검법 수용과 윤 대통령의 거부권 남용에 대한 사과 등을 의제로 다루자는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이를 전해 들은 대통령실은 난감하단 태도를 보이며 팽팽하게 대립했다. 천 비서실장은 실무 협상 직후 브리핑서 “사전에 조율해 성과 있는 회담이 되도록 의제에 대한 검토 의견을 (대통령실이)제시하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도부와 상의를 거쳐야 한다”며 추후 답변을 주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이 제안한 의제와 관련해서는 ‘포괄적 수용’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의제를 놓고 양쪽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이대로 영수회담이 불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26일 이 대표가 “다 접어두고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진통 끝에 영수회담 날짜가 정해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두 사람의 입에 집중됐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서 만났다.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민주당에선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과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수석 대변인이 자리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영수회담을 통해 정국을 풀어갈 실마리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민주당은 ‘총선 민의’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15분 독주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로 들어선 이 대표를 웃음으로 맞이했다. 곧이어 두 사람은 악수를 한 뒤 건강 등 안부를 주고받았다. 이 대표는 “저희가 (국회서 이곳으로)오다 보니 20분 정도 걸리던데, 실제 여기 오는 데 700일이 걸렸다”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윤 대통령은 대답 대신 웃음으로 갈음했다. 이날 영수회담서 가장 눈길을 끈 건 이른바 이 대표의 ‘작심 발언’이다. 윤 대통령의 인사말 이후 취재진이 퇴장하려 하자 이 대표는 “퇴장할 건 아니고, 제가 대통령님한테 드릴 말씀을 써왔다”며 멈춰 세운 뒤 품에서 종이 뭉치를 꺼내 읽어 내려갔다. 700일 동안 묵혀둔 말을 몽땅 쏟아내겠다는 듯, 이 대표의 발언은 장장 15분 넘게 이어졌다. 이 대표는 “대통령님께서 너무 잘 아시겠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이 참으로 팍팍하고 국민의 삶이 어렵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국가적으로 보면 정치, 경제, 사회, 또 외교 안보, 모든 영역서 많은 위기가 도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물가, 고금리, 고환율 이런 삼중고를 포함해서 우리 국민의 민생과 경제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은 대통령님께서도 절감하실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곧이어 이 대표는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본격적인 의제를 던졌다. 이 대표는 “민간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나서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 민생회복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특히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소득 지원 효과에 더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큰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김건희 특검법’ 수용도 에둘러 촉구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태원 참사나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생각할 것과 연구·개발(R&D) 예산 등도 화제로 올렸다. 거부권 행사를 자제할 것도 강하게 요구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게 상당히 불편하실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또 민심을 과감하게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이 이 자리가 마련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는 식으로 답했다. 처음 웃는 얼굴로 이 대표를 맞이할 때와 달리 표정은 점차 굳어져 갔다. 모두발언이 끝나자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강조해 오던 이야기라 예상하고 있었다”며 모두발언은 생략한 뒤 비공개 회담을 이어갔다. 이날 회담은 예상 시간인 1시간을 훌쩍 넘은 오후 4시10분쯤에 마무리됐다. 130분간 자리를 함께했지만 도중에 배석자를 제외하는 등 두 사람이 독대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사람이 영수회담 도중 배석자를 물리고 자연스럽게 만찬 회동을 가질 것으로도 기대했지만 이번 만남은 차담 수준서 그쳤다. 영수회담을 마친 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각각 브리핑을 진행했다. 같은 장소서 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번 회담을 바라본 양측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두 쪽 난 여론 국민의 판단은?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영수회담 종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전체적으로 볼 때 대통령은 제1야당인 민주당의 대표와 민생 문제 등에 대해 깊이 또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며 “합의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양측이 총론적 혹은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수석의 설명처럼 별도의 합의문은 없었다. 다만 의료개혁이 필요하고 의대 정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가 “의료개혁은 시급한 과제며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옳다. 민주당도 협력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다만 “민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 여야 간의 정책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데 대해서도 조금 이견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며 “대통령은 민생 협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같은 기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 대표는 ‘여야가 국회라는 공간을 우선 활용하자’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특별법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나 재발 방지책, 피해자 유족들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만 지금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법리적으로 볼 때 민간조사위원회서 그 영장 청구권을 갖는 등 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조금 해소하고 다시 논의를 하면 좋겠다’ ‘그렇게 한다면은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과 이 대표는 앞으로도 종종 만나기로 했다”며 “두 분이 만날 수도 있고 여당의 지도체제가 들어서면 3자 회동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측이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는 대통령실의 평가와 달리 민주당은 이번 영수회담에 대해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회담에 배석한 박성준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서 브리핑을 열고 “영수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 대변인은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며 “특히 우리 당이 주장했던 민생회복 국정기조와 관련해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 대해 이 대표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는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했으나 이 대표가 내민 청구서에 윤 대통령이 딱 떨어지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범야권 집중 포격 맞은 대통령실 “결과도 실리도 없다” 쏟아진 질타 범야권도 일제히 쓴소리를 얹었다. “이럴 거면 대체 왜 만났냐”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은 “윤 대통령의 답은 거의 없었다”며 “총선 민심에 관한 시험을 치르면서 백지 답안지를 낸 것과 다름이 없다”고 혹평했다. 조국당 강미정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이번 회담을 통해 윤 대통령의 기조가 곧바로 바뀌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 대변인은 “준비가 덜 된 대통령과 그럼에도 최대한 민심을 담아 질문을 한 야당 대표의 만남”이라며 “(대통령이)여러 가지 법안과 자신의 가족 문제 등 민감한 질문은 빼버렸다. 추후 만남을 기약한 정도일 뿐 아무런 결실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래도 윤 대통령 측에서 ‘자주 소통하자’는 뉘앙스가 나왔다”며 “만남을 거듭한다면 나아질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걸어본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며 “130분간 회담을 했으나 공동합의문은 없고 소모적인 정쟁에 불과했다”고 양측을 모두 비판했다. 새로운미래 신재용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가장 시급한 문제인 의료대란 관련해 조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결과가 나왔어야 이번 회담이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며 “진전도 성과도 없이 끝나 버렸다”고 혹평했다. 김준우 정의당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130여분간 진행됐다는 대화의 결말은 결국 ‘2년 만에 첫 대화를 했다’는 그 자체와 여야 모두 입장이 애초에 비슷했던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확인한 것 외엔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영수회담이 아쉽게 끝난 것에 대해 이 대표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대화의 기본이 안 돼있다”며 “대화라는 건 서로 말을 주고받는 걸 전제로 해야 하는데, (이 대표처럼)하고 싶은 말을 모조리 한다고 해서 소통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만남은 이 대표의 1승”이라면서도 “이 대표가 무리하게 정국을 끌고 갈 가능성처럼 비칠까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고 말했다. 첫술에 배부르랴 현재로서는 이번 회담이 윤 대통령의 ‘자충수’라는 여론이 강하다.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TK·PK 기반의 집토끼를 꽉 쥐는 데 효과적일지 몰라도 중도층이 보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이다. 영수회담 민심이 반영된 여론조사 결과도 주목된다. 레임덕 돌파구로 이 대표와의 만남을 선택한 윤 대통령의 선택이 자충수인지 신의 한 수인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