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냄새 잘 맡는 부자들은 지금…

아파트나 재건축 등에 대한 초강력 규제로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대한 슈퍼리치들의 사랑이 계속되고 있다. 8·2부동산 대책, 10·24가계부채 종합대책 등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자산가들의 믿음은 굳건했다. 

부자 10명 중 6명이 향후 2~3년 내 부동산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했고, 되레 올해 부동산 투자를 늘리겠다는 자산가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용 주택, 아파트에 투자하겠다는 자산가들은 꾸준한 가운데 초고액 자산가는 매입비용이 높은 상가와 건물을 선호하는 특징을 보였다.

2~3년 내 
매각 않겠다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PB 고객 8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2018년 한국 부자보고서(KoreanWealth Report)’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전체 자산가의 85.6%는 거주용이 아닌 투자 목적 주택을 최소 한 채 이상 보유하고 있었다. 

투자 목적 주택의 종류로는 중소형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어 오피스텔, 대형아파트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82.9%는 상업용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부분 상가·건물이었다. 올해 부동산 투자를 오히려 늘리겠다는 자산가들도 적지 않았다. 전체 응답자의 14% 가량이 자산 구성에서 부동산 비중을 확대하고 금융자산 비중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초고액 자산가뿐 아니라 비교적 자산규모가 적은 자산가도 부동산 투자 계획을 갖고 있었다. 자산규모 100억원 이상인 부자들의 16.3%가 부동산 투자 비중을 늘리겠다고 했다. 10억원 이상~30억원 미만 부자의 응답률은 16.7%나 됐다. 50억원 이상~100억원 미만 부자는 11.5%, 30억원 이상~50억원 미만 부자는 13.7%가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올해 부동산 투자 계획이 있는 부자들은 상가·건물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가 47.6%로 가장 높았다. 다만 상가건물 응답률은 직전년도 조사와 비교해 9%포인트 가량 감소했다. 반면 투자용 주택 및 아파트에 투자하겠다는 응답자는 16.7%로, 직전조사 대비 약 5%포인트 증가해 전반적으로 주택,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거주용 주택 및 아파트 투자 의향도 지난해 9.0%에서 올해 13.5%로 늘어났다. 

자산가들은 자산규모별로 선호하는 투자용 부동산 종류에 차이를 보였다. 100억원 이상 보유한 초고액 자산가들은 상가·건물 투자 의향이 52.5%로 가장 높았다. 이어 투자용 주택 및 아파트(14.8%), 토지임야(10.5%), 거주용 주택 및 아파트(7.4%), 해외부동산(6.6%), 오피스텔(4.3%) 순으로 조사됐다.

10억원 이상~30억원 미만의 경우 건물·상가 투자 의향은 31.3%였고, 거주용 주택 및 아파트가 25.0%로 높게 나타났다. 투자용 주택 및 아파트도 14.6%였다. 매입비용이 높지 않은 오피스텔 투자 의향도 12.5%를 차지했다. 또한 슈퍼리치들은 단기간 투자로 큰 수익을 얻겠다는 생각보다 은행 수익률보다 조금만 나으면 중장기로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슈퍼리치들의 투자 동향 보니…
고액 자산가 상가·건물 선호

최근 슈퍼리치들의 또 다른 트렌드는 증여다.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하자 증여를 저울질하는 부유층이 부쩍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부동산 증여 건수는 28만2680건을 기록했는데 2016년(26만9472건) 대비 5%가량 증가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 중 주택 증여 건수는 8만9312건으로 전년 대비 10% 늘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주택 증여가 1만4860건에 달한다. 서울에서 주택 증여가 가장 많이 이뤄진 곳은 강동구로 1356건이 신고됐다. 2016년(520건) 대비 3배 가깝게 늘었다. 서초구도 1107건으로 급증했다. 재건축 사업이 활발했던 이들 지역 주택 소유자들이 대거 증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뿐 아니라 상가 등 비주거용 건물 증여도 급증했다. 서울의 비주거용 건물 증여 건수는 4464건으로 전년 대비 20%가량 늘었다. 보통 상업용 부동산은 주택보다 증여세 부담이 적다. 주택은 실거래가로 증여세가 부과되지만 상가, 빌딩 등 비주거용 건물은 매입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토지는 공시지가로, 건물은 시가표준액으로 증여세 신고가 가능해 실거래가보다 낮게 증여세를 낼 수 있다. 


한 세무 전문가는 “다주택자들이 거주 주택 1채를 보유하고 나머지 주택이나 상가, 꼬마빌딩을 자녀에게 증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당분간 증여 건수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재산가치 오른다면 상속보다 증여 유리하다는 결론이다. 배우자나 자녀에게 재산을 무상으로 물려주는 증여. 사후에 재산을 넘기면 최대 50%가량 상속세 부담을 물지만 증여는 공제 한도만 잘 활용해도 세금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공제 한도까지 10년 단위로 증여하면 증여세를 전혀 내지 않는다. 

은행 수익률?
중장기 투자!

어차피 자녀에게 증여할 계획이라면 일찍 서두를수록 유리하다는 얘기다. 부동산 증여는 집값이 하락하는 시기에 주로 이뤄진다. 증여세 산정 기준이 되는 집값이 떨어지면 세금 부담이 줄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그만큼 부유층이 증여 수단으로 부동산을 선호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가 대책을 내놓을수록 오히려 집값이 급등해 “참여정부 시절 집값 폭등이 재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서둘러 부동산 증여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자산가들은 대박을 터트리기 보다는 잃지 않는 투자를 선호해 서울 도심 및 대학가, 역세권, 신도시 등의 수익성이 보장되는 검증된 지역에서 대상을 물색하는 경향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들어서는 직접 임대업을 할 수 있는 강남이나 명동 일대의 중소형 빌딩구입이나 4~5%대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서울 도심 환승역세권, 신도시 등의 상가, 오피스텔 등에 투자 문의가 부쩍 늘고 있는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동안 이러한 경향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음은 슈퍼리치들이 관심을 보일만한 수익형 부동산.

▲명동 엠퍼스트 플레이스(오피스텔)= 강산건설은 서울 중구 명동에 자리하는 오피스텔 ‘명동 엠퍼스트 플레이스’를 분양 중이다. 이 오피스텔은 95%가 소형평형과 전용률 평균 54.6%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A1~3, B, C, D의 총 6개 타입으로 구성된다. 

트리플역세권으로 서울 2호선 을지로3가역, 3·4호선 충무로역, 4호선 명동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다양한 광역버스노선이 지나는 입지로 서울은 물론 수도권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주변으로 다양한 생활인프라도 구축되어 있다.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밀리오레, CGV, 국립극장 등 다양한 쇼핑·문화시설이 인접해 있다. 중부경찰서, 백병원 등도 인근에 위치해 있다. 

풍부한 배후수요 확보도 눈여겨볼 만하다. 반경 1.5㎞ 내 업무종사자 기준 오피스텔 수가 불과 0.005실인 곳에 자리한다. 대신증권, 미래에셋, 유안타 증권, 금융업밀집지구와 4만여 사업체가 모여 있는 중소기업밀집지구의 근무인원 약 30만명을 배후수요로 두고 있다. 게다가 명동을 방문하는 관광수요까지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입주한 충무로 인근 ‘엘크루메트로시티’는 지난 5월 전용 26㎡가 2억5000만원, 전용 28㎡은 전세 2억원에 거래됐다. 임대수요도 보증금 1000만원, 월임대료 90만~100만원 수준으로 시세와 임대료 모두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계약금 10%에 중도금 60% 무이자로 초기 투자 부담을 낮췄다. 게다가 일부세대의 조망이 남산 및 남산타워 조망이라 로맨틱과 서울 최고의 야경을 집 안에서 힐링 프리미엄을 갖췄다.

▲고덕역 효성해링턴 타워 더퍼스트(오피스텔)=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는 효성이 ‘고덕역 효성해링턴 타워 더퍼스트’를 분양 중이다. 전용면적 19~36㎡, 총 410실로 구성된다. 지상 1~4층에 상업시설이, 5~20층에는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지하철 5호선 고덕역과 인접했고, 고덕역이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선 환승역(계획)으로 추진되고 있어 미래가치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또 다른 트렌드는 ‘증여’
저울질 부유층 부쩍 늘어

▲힐스테이트 범계역 모비우스(오피스텔)= 경기도 안양시 범계역 인근에는 현대건설이 ‘힐스테이트 범계역 모비우스’를 공급할 예정이다. 최고 43층, 2개동으로 조성되며 오피스텔은 총 624실로 구성된다. 사업지는 NC백화점 평촌점이 있던 자리로 범계역을 통해 서울 및 광역 접근성이 우수하다. 여기에 안양시청과 동안구청, 안양우체국 등 공공시설이 가깝고 평촌 로데오거리 상권 이용도 용이해 편리한 주거생활을 누릴 수 있다.


▲미사 더퍼스트테라스(상가)= 성호건설이 시공을 맡은 미사강변도시 망월천 인근 수변상가 ‘더퍼스트테라스’가 올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일부가 개방된 망월천 수변공원 내부에는 산책로와 음악분수대,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장과 놀이터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수변공원 인근 상업시설들이 호수나 강을 끼고 있어 쾌적한 환경을 갖춘 것은 물론 쇼핑과 문화, 여가를 한 번에 즐기는 몰링족 등의 유동인구도 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변상가 인기가 땅값에서도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청라국제도시 내 청라호수공원의 호수공원프라자의 공시지가는 3.3㎡당 약 1100만원으로, 호수공원가 거리가 떨어진 경연프라자의 3.3㎡당 950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익성 보장
검증된 지역

더퍼스트테라스의 경우 미사강변도시를 관통하는 망월천에 접한 수변 상업시설로 지하 2층~지상 3층, 67실 규모를 갖춘다. 옥상에는 테라스가 설치될 예정이다. 여기에 연내 개통 예정인 미사역이 도보 이용권 내 위치하는 입지를 갖췄다. 미사역과 상가는 보행자도로로 이어져 미사역~망월천 수변공원 도보 유동인구 흡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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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