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주·학주근접 단지 알아볼까

부동산에 대한 전방위 규제로 부동산 시장은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그야말로 안갯속이다. 그럼에도 부동산 시장이 실 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직주근접과 더불어 학주근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중교통 발달로 출퇴근과 등·하교 거리가 단축되고, 효율적인 도로 이용으로 동선이 편리한 주거공간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주거 소비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30~40대를 중심으로 여가시간을 중요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직주근접’은 주택 구매 시 필수 고려사항이 됐다. 

대부분 자녀를 둔 학부모인 경우가 많아 자연스레 ‘학주근접’도 체크리스트가 되고 있다. 직주근접에 편리한 교통여건까지 갖춘 주거지에서 출퇴근에 소모되는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어 여가생활, 자기계발, 가족과의 시간 등 개인적인 시간과 여유로운 생활에 대한 욕구가 주거 소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인 시간
여유로운 생활

업계 관계자는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은 직장과 학교가 가깝고 대중교통이 편리한 주거단지를 선호한다”며 “단지 내 현대인들의 생활패턴을 고려한 주거, 업무, 여가생활 인프라 등 여건이 좋을수록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직주·학주 근접 지역을 활용 할 수 있는 입지를 중심으로 교통, 편의시설이 빠르게 확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해당 지역이 상승기를 이루는 시기에 맞춰 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 직주근접이나 학주근접은 전통적으로 분양시장에서 흥행요소로 통한다. 주거지 선택시 출퇴근 편리성과 주변 학군 구성이 최우선 고려사항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과 같이 부동산경기 전망이 불투명할 때는 이 같은 흥행 기본요소의 중요성이 한층 높아진다.


먼저 광화문, 강남, 여의도 등 서울 3대 주요 업무중심 지역이나 각 지역 산업단지 주변 직주근접 분양단지가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주목을 받는 이유는 길거리에 시간을 낭비하는 일 없이 출퇴근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삶의 여유가 중시되는 사회 분위기에서 퇴근 후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거나 가족과 친밀해지는 데에 몰두할 수 있는 아파트에 대한 가치가 높아진 것이다.

직주근접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단지 인근 지역은 배후수요를 바탕으로 생활 여건의 개선 속도가 빠른 편이다. 실제 분양성적도 우수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8월경 진행된 서울 마포구 ‘공덕 SK리더스뷰’ 1순위 청약은 특별공급을 제외한 195가구 모집에 6739건의 청약접수가 몰려 평균 경쟁률 34.6대1을 기록했다.

마포 공덕동은 서울 지하철 5·6 호선과 경의중앙선, 공항철도가 만나는 교통요충지로 직주근접이 새로운 주거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수요까지 몰려 가격 오름폭이 가팔랐다. 여기에 2023년 예정대로 신안산선이 준공되면 공덕역은 무려 5개 노선의 환승역이 된다. 최근 공덕역복합시설이 운영에 들어가면서 다소 부족했던 문화·편의시설도 보강됐다.‘서울로7017’을 비롯해 서울역 일대가 본격적으로 정비되면서 공덕역 주변 주거지를 찾는 발길이 만리재로를 따라 확산하고 있다.

‘전방위 규제’안갯속 부동산 시장
수요 위주로 재편되면서 틈새 주목

직주근접형 단지의 경우 향후 매매 시 수요자 찾기도 쉬워 거래도 잘될 뿐 아니라 시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각종 프리미엄을 품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업계는 주택 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돌아가면서 전국적으로 직주근접 지역에서 아파트나 주거용 오피스텔 공급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학주근접 또한 주거지 선택에서 직주근접 못지않게 중요한 양대산맥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주택구입의 연령층은 대부분 30~40대로 아이양육을 하는 세대다. 이사를 할 때 고려하는 요소 중 학군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에 자녀에게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려는 부모들은 명품 학군 지역, 즉 학주근접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실제 학주근접을 내세워 분양한 주거용 상품들이 높은 청약 경쟁률을 나타내고 있다. 7월 대전광역시에서 분양한 ‘반석더샵’은 반석초, 외삼초, 외삼중, 반석고를 도보로 이용 가능한 학주근접 아파트로 주목 받은 결과, 평균 57.7대 1로 전 가구가 1순위에서 마감됐다. 같은 달 서울에서 분양된 ‘신길센트럴자이’도 대영초·중·고교가 도보권에 위치한 학주근접 아파트로 실수요가 몰리며 평균 56.9대 1의 청약경쟁률로 전 가구가 1순위에서 마감됐다.

단지 인근에 도보나 차량을 이용해 통학할 수 있는 학교가 있거나 학원가가 잘 갖춰진 학주근접 아파트는 분양시장의 ‘스테디셀러’로 불린다. 주택 분양시장이 어린 자녀를 둔 30~40대 실수요층 위주로 개편되면서 아이들의 교육환경이 집을 고르는 우선순위 중 하나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학교가 가까운 단지 주변으로는 학원과 독서실 등 교육관련 시설이 들어선다는 점도 학주근접 아파트의 인기요인이다. 우수한 교육환경이 갖춰지게 됨은 물론 학부모나 학생들의 커뮤니티 형성도 수월해 지기 때문인데, 이렇다 보니 신규로 분양되는 학주근접 아파트는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교통 좋고
각종 인프라

업계에서는 학군이나 출퇴근 편의 등은 실거주 수요가 가장 중요시하는 주거지 선택 기준이 됐다. 실수요자 위주 시장 재편이 빨라진 최근 상황에선 직주·학주근접과 같은 요소들이 안정적인 수요를 창출할 수 있어 한층 주목받기 마련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직주 및 학주근접이 좋은 분양단지의 경우 대체로 우수한 교통망이 형성되어 있고, 각종 인프라 또한 잘 갖춰져 있는 만큼 실수요자나 임차인의 선호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라면서 “무엇보다 이러한 강점을 통한 환금성 역시 뛰어나 시장 분위기를 타지 않고 안정성 있는 시세를 구축하는 만큼 실수요자나 투자자라면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직주 및 학주근접 분양현황.

직주접근

▲화정 자인채(오피스텔)= 경기 고양 덕양구 화정동 1148번지 일대에 ‘화정동 자인채’가 전세대 복층형 오피스텔과 선임대 상가가 동시에 분양 중이다. 

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1만7046.24㎡, 1층부터 4층은 상가가 5층부터 15층까지는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오피스텔은 원룸 및 투룸 총 181실이고, 상가는 44개로 3면 대로와 도로를 접하고 있다. 오피스텔은 경우 원룸형은 현재 분양이 마감된 상태다. 

투룸 일부를 분양 중에 있는데 E타입을 기준으로 전용 41.60㎡이며 실투자금(총분양가에서 대출 60%, 보증금 2000만원 차감)은 8854만원선이다. 전세대 복층형인 오피스텔은 공간활용은 물론 3면이 개방돼 조망권과 일조권이 확보됐다. 1실 1주차가 가능해 직장인 등 임차인의 선호도가 높다. 오피스텔의 경우 계약금 10%에 50%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주어지며 최대 6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일산 중앙로를 따라 상암, 신촌으로 이어지는 핵심 도로변에 위치하고 있다. 외곽순환도로, 자유로, 제2자유로와 개통예정인 문산~서울 고속도로 IC에 인접해 사통팔달의 중심지에 위치해 있다. 3호선 화정역을 끼고 있는 역세권을 끼고 화정로데오에 인접한 상권 또한 뛰어나다. 행신역 KTX 가 5분 거리에 있고, 2023년 개통 예정인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대곡역이 인접해 있어 이 노선을 따라가면 강남 삼성역까지 15분 만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GTX가 개통되면 강남 접근성이 수월해진다.

▲모란 프라임타워(상가)= 경기도 성남시 여수공공주택개발지구 C1-1, 2BL 2필지에‘모란 프라임타워’가 상가 및 오피스 기능을 겸한 신축건축물을 공급예정에 있다. 지하 4층~지상 8층 규모로 지상 1~4층은 상가, 5층부터는 오피스 용도로 사용하는 2종 근생 및 업무시설이다. 대지 1574㎡에 연면적 1만3041.28㎡ 규모로 신축될 예정이다. 

정면(북측) 35m 도로접, 서측 17m 도로접, 후면(남측) 15m 도로를 접하고 있는 4면 개방형이다. 현재 공사 중인 모란 전통시장은 올해 말 개장을 목표로 새터전에서 활기차고 정비된 모습으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신도시와 달리 5층까지 가로 간판을 설치할 수 있어 노출효과가 뛰어나 입점 업체는 간판광고효과로 매출증대에 상당한 기여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란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소비도시로 모란시장을 필두로 전국의 인구를 흡수하는 초광대역상권으로 명동, 강남을 잇는 최고의 상권 중에 하나로 꼽힌다. 현재 모란역 유동인구는 1일 11만명, 모란장날 23만명, 주변의 대형 개발호재 등으로 앞으로 유동인구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모란 프라임타워는 모란역 5번 출구와 광역버스 정류장(72개노선)과 30초 거리에 위치한다. 외곽순환도로와 연결되는 성남IC가 인접해 있다.

학주접근

▲제주 협재 에메랄드 캐슬(타운하우스)=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 1232번지 일대에 고품격 타운하우스인 ‘제주 협재 에메랄드 캐슬’이 분양 중이다. 총대지면적 3646㎡, 건폐율 40%, 지상 2층 단독형 타운하우스로 총 7세대가 공급된다. A타입 4세대(전용면적 177.70㎡), B타입 3세대(전용면적 168.27㎡)이다. 내부는 6m 높이의 오픈된 복층형 거실로 구성된다. 친환경 마감재를 사용하고 프로젝트 영화관을 갖춘 고품격 타운하우스로 꾸며진다. 특히 6m 층고 설계를 적용해 거실의 개방감을 효과적으로 높였다. 각 방 어느 위치에서나 제주 협재 앞바다와 비양도의 절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주택 구매 시 필수 고려사항
단점보다 장점 많아 인기몰이

입주자는 사생활 보호 문제, 층간소음 걱정 없이 쾌적한 라이프스타일을 누리는 것이 가능하다. 전세대 2층 테라스 공간과 탁월한 바다 조망권을 확보했다. 지중해 부럽지 않은 에메랄드빛 해변인 협재해수욕장도 제주도 대표 힐링코스로 꼽힌다. 방, 거실에 시스템에어컨, 홈네트워크 시스템, 보안을 위한 CCTV 설치, 비데·오븐·인덕션 등이 무상으로 제공된다. 계약금은 10%.

현장에서 15분 거리에 신화테마파크가 조성돼 볼거리가 풍성하다. 신화테마파크는 15개 놀이기구, 오락시설이 있다. 이 곳에서 12㎞ 떨어진 제주영어교육도시도 생활과 교육을 영어로 하는 국제도시로 조성된다. 서귀포 대정읍 일대 약 379만㎡에 조성되며, 초·중·고 국제학교 7개가 들어선다. 행정 소방 경찰 등 시설이 갖추어진다. 


이미 영국 명문 사립고인 노스런던 컬리지잇스쿨이 자리를 잡았고, 한국국제학교 제주캠퍼스도 문을 열었다. 캐나다 명문여학교인 프랭섬홀이 설립돼 운영 중이다. 미국 사립학교인 세이트존스버리 아카데미도 곧 개교한다. 지난 2011년 문을 연 노스런던컬리지잇 스쿨은 옥스퍼드대를 비롯해 예일대, 런던정경대, 홍콩대, 도쿄대 등에 많은 학생을 입학시켜 명문사학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준공은 2017년 12월 말경. 

▲중흥S-클래스 파크애비뉴(아파트)= 김포 부동산 시장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김포한강신도시 ‘중흥S-클래스 파크애비뉴’가 분양을 진행 중이다. 평당 분양가 900만원대로 주변 아파트 시세의 80~90%정도 수준으로 책정된 가운데 즉시 입주까지 가능하다. 김포한강신도시 Ac-9블록에 위치하며 지하 2층~지상 26층 15개동 규모로 구성된다. 전용 100㎡ 76가구, 전용 107㎡ 679가구, 전용 112㎡ 252가구 등 총 1007가구로 중대형 평형 위주다. 

채광과 일조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 세대 남향위주 단지로 배치했다. 4-Bay구조(일부 제외), 3면 개방형 구조(일부 세대) 등 특화설계가 적용돼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특히 김포한강신도시 아파트 중 유일하게 실내수영장(25m·4레인)이 조성됐다. 요가·필라테스를 할 수 있는 GX룸, 실내골프연습장·스크린골프연습장·피트니스센터 등 각종 운동시설과 DVD룸·독서실·문고 등이 단지 내에 마련돼 있어 각종 커뮤니티 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어린 자녀들을 위한 보육시설과 실버 세대를 위한 실버룸(노인정)도 마련돼 있다. 단지에서 바로 수변공원으로 내려갈 수 있는 수변조망권으로 수변길로 산책, 조깅, 자전거 등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각종 인프라가 마련돼 있어 편리한 생활이 가능하다. 

푸른솔초등학교(혁신공감학교)와 푸른솔중학교(혁신학교)가 단지에서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인근에 장기초·중 및 고창초·중도 있다. 

오는 2018년 김포도시철도가 개통되면 단지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한 장기역을 이용할 수 있다. 올림픽대로와 연결되는 김포한강로까지 차량으로 5분 내 진입이 가능하다. 여의도, 신촌, 당산역 김포공항으로 가는 광역버스가 단지 바로 앞에 다수 정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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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면죄부’ 역풍 맞은 중앙지검 막전막후

‘김건희 면죄부’ 역풍 맞은 중앙지검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도이치모터스 사건이 사실상 종결됐다. 항고가 남았으나 기소가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건희 여사에게 면죄부를 던져준 꼴이다. 심우정 검찰총장은 특수통이 아닌 기획통 중심의 연말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갑작스러운 물갈이가 검사 ‘줄사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브리핑도 그렇고 결론 자체가 참담하다.” 서울중앙지검 한 검사의 말이다.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연루된 김건희 여사를 무혐의 처분한 것에 대해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 여사의 핸드폰과 주거지 압수수색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으나 법원이 기각했다며 거짓말 논란을 자초했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수사 결론을 내놓은 데 이어 내부에 균열이 생기는 분위기다. 4년 넘게 맹탕 수사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연루된 김 여사를 수사한 건 4년6개월이 넘는다. 증거와 법리를 따져 불기소 처분했다는 입장이지만 면죄부를 던져줬다는 비판은 현재진행형이다. 검찰은 김 여사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주가조작 범행을 간접적으로도 인식하지 못했다고 봤다. 그러나 관련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서 증거 확보 타이밍을 놓치고 엇갈리는 진술 등으로 인해 판단이 어려워졌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거세다. 이번 수사에 관여한 서울중앙지검 전·현직 검사장은 4명이다. 또 수사 실무를 총괄하며 일선 수사팀을 지휘한 부장검사도 4명이다. 이 사건은 문재인정부 시절인 지난 2020년 4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김 여사 등이 가담했다’는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김 여사는 현직 검찰총장의 부인이었다. 같은 해 9월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이 검찰에 출석해 고발인 조사를 받았고, 이후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에서 반부패수사2부로 재배당됐다. 이듬해 8월, 수사팀이 재정비되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을 내놓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 그해 6월,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확정된 것은 11월이다. 검찰은 2021년 12월 권 전 회장 등 일당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기며 사건을 일단락했다. 처분 대상서 빠진 유력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 여사에 대해 검찰은 “주가조작 가담 여부를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지난 4월 총선서 야권이 압승하고 김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 필요성이 연일 거론되면서 수사가 진척을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7월20일 김 여사에 대한 대면 조사가 이뤄졌지만, 최종 처분은 권 전 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재판 선고 이후로 또다시 밀렸다. 앞서 김 여사는 검찰청사가 아닌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대통령 경호처 부속청사서 비공개 방문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서 서울중앙지검이 이원석 전 검찰총장에게 사후 보고한 점이 알려져 ‘패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수사팀은 경호와 보안상 문제로 제3의 장소서 조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해명했으나 여타 사건의 피의자들과 다른 기준을 적용했다는 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4년6개월 수사하고 김건희 성역 인정한 꼴 “압수수색영장 법원 기각” 대놓고 거짓말 당시 검찰 안팎에서는 “사법부의 판단을 두고 보면서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건 정권 눈치 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검찰이 참고하겠다고 밝힌 서울고법 항소심 재판부는 김 여사와 유사한 ‘전주(錢主)’ 역할을 한 인물에게 주가조작 방조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다. 특히 김 여사가 주식거래로 인한 손실 금액 상당인 4000여만원을 1차 주포에게 입금받은 내역, 2차 주포인 김모씨가 도피 중에 또 다른 사건 관계자에게 보낸 편지서 김 여사를 언급한 정황 등이 알려진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서 일각에서는 수사 결과의 공정성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처분 전 수심위를 열어 외부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수사팀은 수심위 없이 차·부장급 검사, 일부 평검사 15명으로 구성된 레드팀의 검토를 거쳐 결론을 내렸다. 수사팀과 서울중앙지검의 지휘라인 모두 이 사건은 수심위를 열기에 적절치 않다는 일치된 의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최종적으로 김 여사에게 면죄부를 던져준 셈이다. 사건 처분 지연 이유를 묻자 수사팀은 “수사 종결을 위해 김 여사에 대한 대면조사가 반드시 필요했다”며 “여러 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지난 7월 가까스로 대면조사가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권오수 전 회장을 비롯한 핵심 관련자들은 일사천리로 기소했는데 유일하게 김 여사에 대해서만 소극적으로 일관했다. 수십명의 검사들이 투입돼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했다는 게 겨우 대면조사”라며 “과연 최선을 다한 수사였다고 평가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검찰이 시간을 끌어온 게 제일 문제”라고 비판했다. 검찰이 시간을 끈 것보다도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면서 거짓말을 한 사실도 문제로 떠올랐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관계자는 지난 17일 브리핑서 “코바나컨텐츠와 도이치모터스 수사가 같이 진행돼 압수수색영장 같은 것에도 함께 범죄사실을 적었는데, 2020년 11월 김 여사 주거지, 사무실,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청구가 기각됐다”고 설명했다. 모르고? 알고도? 기각된 영장 혐의를 묻자 “코바나 사건이 주되긴 했지만 결국 코바나와 도이치는 같이 수사 중이었다. 압색영장에도 범죄 혐의가 같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도이치 사건으로도 영장 청구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지난 18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김 여사 영장이 청구됐다가 기각된 건 코바나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논란이 일자 “전달 과정의 오해였을 뿐 거짓 내용을 브리핑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브리핑서 ‘김 여사는 기본적으로 계좌주’라고 전제한 후 “계좌주 중 압색영장을 청구한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각된 영장에 도이치 사건 혐의는 없었다’고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던 만큼 브리핑이 부정확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검찰은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혐의에는 한 차례도 강제수사를 시도하지 않은 것이라 수사 의지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수사팀은 “10년 지난 사건이고 실효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재경지검 한 부장검사는 “수사팀 입장서 ‘거짓말 논란’은 억울했을 수 있다. 그러나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지지 않은 건 수사가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소극적 수사로 꼽힐 수 있는 뼈아픈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검 한 검사도 “수사팀 내에서도 기소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었다. 코바나컨텐츠 영장이 기각되지 않았으면 도이치모터스 관련 추가 물증을 확보할 수 있었을 거라는데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애초 정치적 부담을 고려해 소극적으로 수사한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이 김 여사에게 지난해 7월 2차 서면 질의서를 보내고 지난 7월 답변을 받기까지 1년이 걸린 점도 의구심을 키웠다. 수사팀 관계자는 “서면 답변을 안 주면 (검찰이)어떻게 하느냐”고 했지만 대응이 미온적이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용산 갈등 후 이원석 배제 검찰의 판단으로 논란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명품백 사건의 경우 고발인인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 등이 검찰 불기소 결정에 불복하는 항고 의사를 밝혔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경우도 고발인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이 항고장을 접수한다는 계획이다. 또 공수처 수사와 야당 측의 김 여사 특검 발의 등은 아직 진행 중이다. 공수처는 지난달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과 ‘명태균씨 여론조사 비용 부담’ 의혹을 수사4부(이대환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명품백 사건, 명씨 여론조작 등 총 13개 의혹에 대한 특검법을 발의했다. 다만 검찰 항고가 통계적으로 인용되는 비율이 10%로 매우 낮다는 점 등으로 볼 때 명품백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불기소 결론이 서울고검 등 이후 단계서 뒤집힐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법조계는 내다보고 있다. 공수처가 인력 부족 등의 문제를 겪고 있는 점도 고려해 봐야 한다. 또 약 15년 전 벌어진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새롭게 들여다봐야 한다는 물리적인 한계도 안고 있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연말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어그러진 조직 내부를 점검하고 분위기 전환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현재 공석인 광주고검장과 부산고검 차장검사 등 지휘부 재편이 목적일 수도 있지만 특수통이 아닌 기획·관리에 능한 검사 위주로 조직을 꾸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심 총장은 취임 직후 이뤄진 인사에서 신봉수 고검장이 광주고검장서 대구고검장으로, 임승철 검사장이 부산고검 차장서 광주고검 차장으로 각각 이동시켰다. 검찰 내부에서는 고위 간부보다 중간 간부 인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5월 단행된 인사에서 사법연수원 38기 검사들의 부장검사 승진이 보류됐다. 올해를 넘기면 38기부터 1년씩 승진이 유예되는 탓에 인사 적체를 우려하는 검사들이 많다. 연말 고위 간부 인사 정권 수사 힘 빼기? 특수 지고 기획통 주류로…녹슨 칼 되나 명품백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팀 소속 검사들은 지난 인사에서 잔류해 이들의 승진·전보 인사 요인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단행된 검찰 인사 기조를 보면 특수통은 좌천되거나 주류서 제외됐다. 지난 5월 검찰 인사에서 특수통으로 꼽히는 송경호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부산고검장으로 전보됐고, 기획통에 가까운 이창수 검사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됐다. 심 총장 취임식 당일 발표된 인사에서는 전국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에 기획통으로 불리는 구승모 검사장이 임명됐다. 향후 인사에서도 이런 ‘관리형 인사’ 기조가 반영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 안팎에서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나 이 전 검찰총장과 가까웠던 정통 특수통들이 인사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심 총장의 연말 인사 전후로 사직서를 던지는 중간 간부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미 사직서를 쓰겠다고 말한 부장급 간부도 있다. 특수통 외면은 이미 6개월 전부터 시작됐다. 특수통이 외면받게 된 이면에는 대통령실 및 김 여사 관련 수사에서 힘을 빼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다. 한마디로 정권에 위협이 될 만한 칼을 미리 부러뜨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이 전 총장과의 갈등 직후 특수통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는 게 복수의 검찰 관계자의 말이다. 구권력 신권력 윤 대통령과 같이 근무한 인연이 있는 한 변호사는 “여권이 친한(친 한동훈)과 친윤(친 윤석열)으로 나뉜 것처럼 검찰 내부도 구권력과 신권력 간의 충돌이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난다. 중앙지검이 김 여사를 불기소하면서 불만이 쌓인 검사들이 상당히 많다”며 “지금 상황서 특수통을 중용하는 건 당연히 좋은 선택이 아니다. 심 총장이 고위 간부와 중간 간부 대부분을 기획과 정무 감각이 뛰어난 이들로 꾸릴 것으로 본다. 그렇다고 차후 있을 인사에서 내치면 반골 기질이 있는 특수통들이 가만히 있겠나. 특수통들은 항시 정권의 심장을 겨눠왔다. 지금 용산이라고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