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삼국비사 (60)기습공격

  • 황천우 작가 shs@ilyosisa.co.kr
  • 등록 2017.11.29 09:28:29
  • 호수 11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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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성 전투…과연 승자는?

소설가 황천우는 우리의 현실이 삼국시대 당시와 조금도 다르지 않음을 간파하고 북한과 중국에 의해 우리 영토가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음을 경계했다. 이런 차원에서 역사소설 <삼국비사>를 집필했다. <삼국비사>를 통해 고구려의 기개, 백제의 흥기와 타락, 신라의 비정상적인 행태를 파헤치며 진정 우리 민족이 나아갈 바, 즉 통합의 본질을 찾고자 시도했다. <삼국비사> 속 인물의 담대함과 잔인함, 기교는 중국의 <삼국지>를 능가할 정도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우리 뿌리에 대해 심도 있는 성찰과 아울러 진실을 추구하는 계기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계략이 명백했다.

그러나 공을 세우고자 하는 욕심에 빠진 고연수와 고혜진은 그를 살필 겨를도 없이 그저 적들의 뒤를 맹렬한 속도로 추격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한순간 당나라 본진의 웅장한 규모를 살피고는 공격을 멈추고 그곳에 새롭게 진을 쳤다.

당나라의 전략, 안시성과 멀리 떨어트려 놓은 다음 격파하리라는 속셈을 간파한 고정의가 급히 달려가 철수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이미 자만에 빠져버린 두 사람의 승전 욕심을 돌릴 수 없었다. 


그를 한탄하며 고정의는 안시성으로 돌아갔고 그날 저녁 당태종은 진귀한 음식과 술을 고연수에게 보냈다.

명백한 계략

‘짐은 연개소문이란 작자가 너희 나라 임금을 죽였으므로 죄를 묻기 위하여 왔는데, 교전하기까지에 이른 일은 나의 본심이 아니다. 너희 국경에 들어오니 꼴과 양식이 부족하여서 몇 개의 성을 빼앗았다. 너희 나라가 신하의 예를 갖추면 우리가 취한 것을 반드시 돌려주도록 하겠다.’ 

사자로부터 음식과 함께 당태종의 말을 전해들은 고연수와 고혜진은 한층 더 우쭐해졌고, 계략인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세력이 강성한 탓으로 돌리며 경계를 소홀히 했다.

결국 그날 밤 당의 대대적인 기습공격으로 고구려의 진은 처절하게 함락되고 두 사람은 포로가 되었다. 

고연수와 고혜진의 부대를 함락시킨 당나라는 일시적으로 고민에 빠져들었다.

눈앞에 있는 안시성을 점령하고 진군할지 혹은 안시성을 그냥 지나쳐서 남쪽에 위치한, 장검이 지원군을 기다리고 있는 건안성을 칠 것인지에 대한 갈등이었다.


세작을 통해 안시성의 상황을 보고받은 당태종은 전자의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이세적의 생각은 후자였다. 

‘건안성은 남쪽에 있고 안시성은 북쪽에 있으며, 우리 군량은 모두 요동에 있는데 지금 안시성을 지나쳐 건안성을 쳤다가, 만약 고구려군이 군량 길을 끊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먼저 안시성을 공격하여 안시성이 떨어지면, 기세를 몰아 건안성을 빼앗는 것이 이롭겠습니다.’ 

결국 당태종은 자신의 생각을 접고 이세적의 계책을 따르기로 했다.

그에 따라 이세적을 앞세워 안시성을 공격할 즈음 연개소문이 병사를 이끌고 안시성으로 길을 떠났다.

혹시 모를 세작들의 이목을 피하기 위해 소단위 별로 병력을 구성하여 안시성으로 떠나게 하고 자신은 흡사 유람을 떠나듯 극소수의 인원과 함께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이동했다.

그 시각 당 군은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안시성을 함락시키고자 하였다.

그러나 양만춘의 지휘 하에 성내 사람들의 단결로 번번이 실패했다.

그로 인해 이세민이 직접 수하 장수들을 독려하여 앞장서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략과 용력을 겸비한 양만춘이 이끄는 안시성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고 당을 상대로 마치 변죽을 올리듯 압박했다.

늦은 밤 기습공격을 감행하며 당나라 군사들의 심신을 피곤하게 만들어 나가는 일을 병행했다.

날은 점점 추워지고 군량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상태에서 지루한 소모전으로 인해 당태종의 조바심이 극에 달한 시점에 연개소문이 안시성 가까이 도착했다. 


안시성 가까이 도착하자 이미 도착한 선도해를 비롯한 정예 병사들이 일사분란하게 진지를 구축하고 연개소문을 맞이했다.     

“선 책사, 어떻소?”

“대감의 계책대로 일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게 어찌 내 계책이오, 책사의 계책이지요.”

“설령 제가 계책을 냈더라도 그를 받아들인 건 대감이시니 결국 대감의 계책입니다.”

연개소문이 빙그레 미소 지으며 늘어선 수하 장수들의 손을 일일이 잡고 격려했다.


“고연수와 고혜진은?”

당, 10만 대군 이끌고 남하   
승부수 띄운 양만춘 장군

“당태종에게 포로가 되어 적진에 감금되어 있고 나머지 병사들은 모두 안시성에 합류해 있는 상태입니다.”

“결국.”

말을 하다 말고 연개소문이 혀를 찼다.

“안시성은?”

“양만춘 장군의 수성에 조금도 빈틈없고 오히려 이세민이 조급해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 연유로 최후의 일격을 가하고자 하는 듯 보입니다.”

“최후의 일격이라면?”

“저 방향에 들어서는 언덕을 보시지요?”

선도해가 가리키는 곳, 안시성과 멀지 않은 곳으로 시선을 돌리자 흡사 야산 비슷한 언덕이 보였다.

“저건 뭐요?”

“안시성을 위에서 공격하기 위해 성 가까이에 산을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 

“뭐라, 산이라!”

“도저히 방법이 없다 판단하고 이제는 최후의 방법으로 성보다 높은 산을 만들어 그곳에서 안시성을 공략하려는 게지요.”

연개소문이 유심히 그 곳을 바라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를 바라보는 선도해 역시 미소 지었다.

“여기서 끝장내야겠구려.”

말을 마친 연개소문이 즉각 두 명의 병사에게 명을 내렸다. 

한 병사는 안시성으로 들어가 고정의를 불러오라 했고 다른 병사에게는 당나라 병사로 위장하여 언덕, 아니 마치 산을 방불케하는 토산의 작업조에 침투하여 적의 실정을 파악하라 지시했다.

일단의 지시를 내리고 나머지 병사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며 주변을 살피는 중에 안시성에 머물러 있던 고정의가 왔다.

고정의에게 작금의 상황을 보고 받고는 모종의 주문을 주어 다시 안시성으로 돌려보냈다.

다음날 저녁 무렵 안시성에서 병사들이 사다리를 타고 성벽을 내려가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그 모습을 주시하던 연개소문이 즉각 당나라 군사로 위장시킨 병사들을 포함 일부의 병사들을 거느리고 우회하여 조심스럽게 토산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연개소문의 병력이 토산에 도착할 무렵 그 아래서 당나라 군사들과 안시성에서 나온 고구려 군사들 간 일촉즉발의 상황이 전개되었다. 

당나라 군사들이 모든 신경을 그곳에 집중하는 순간 당나라 군사로 위장한 병사들에게 토산으로 오를 것을 지시하고 곧바로 당나라 군사들을 치기 시작했다.

갑자기 뒤에서 출현한 고구려 군사들의 함성에 당나라 군사들이 일시에 혼비백산에 빠졌다.

그를 틈타 연개소문의 군사들이 무를 베듯이 쓸어나갔다. 

안시성에서 나온 군사들 역시 앞으로 압박하자 당나라 군사들은 퇴로를 잃어버리고 속수무책으로 당하기에 이르렀다.

어렵지 않게 토산을 점거한 연개소문이 신속하게 그곳에 진지를 구축했다. 

힘들여 쌓은 토산을 한순간에 빼앗긴 당나라의 이세민은 허탈한 심정으로 날을 보내고 아침 일찍 먼발치서 빼앗긴 토산과 안시성을 주시했다.

그 모습을 주시하던 연개소문이 한 병사에게 삼족오가 그려진 깃발을 들게 하여 당나라 군사들이 주둔하고 있는 곳으로 나아갔다. 

삼족오 깃발

다가오는 삼족오 깃발을 주시하던 당태종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저 역시 수하 장수들에게 깃발을 들리고 앞으로 나섰다.

“당나라의 쥐새끼인가, 나 고구려 막리지 연개소문이다!”

이세민이 연개소문의 우렁찬 소리에 곁에 서 있는 수하, 통역에게 고개를 돌렸다. 

연개소문의 이야기가 무슨 의미인지 말하라는 투였다.

 그러나 시선을 받은 사람이 얼굴을 붉히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고 있었다. 

“쥐새끼란 의미를 모르는 게냐!”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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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