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여 만에 복귀한 송혜교 뭇매 맞는 이유

“시청률 크게 신경 안써요”

톱스타 송혜교가 잇따라 ‘굴욕’을 당하고 있다. 드라마 시작과 함께 연기력과 발음 논란에 휩싸이더니 프로필 논란도 겪었다. KBS 2TV 월화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은 송혜교가 4년여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작품으로 관심이 높았다. 털털한 드라마 PD를 연기하는 모습도 궁금했다. 지난 10월27일 첫 방송 당시에도 송혜교의 스타 파워에 상당한 포커스가 맞춰졌다. 현빈 또한 상당한 스타 파워를 지녔기에 송혜교·현빈 조합의 위력이 어느 정도일지 여부가 관심사였다. 7% 안팎의 상대적으로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을 때 사람들은 예전만 못한 송혜교의 스타 파워를 얘기했다. 송혜교의 연기력에 대해서도 이러쿵저러쿵 많은 말을 쏟아냈다. 시청률이 저조하니 악평이 많았다.

국내 방송가에서 ‘톱스타 캐스팅=시청률’이란 공식이 무너진 지는 이미 꽤 됐다. 톱스타 캐스팅에 성공한 상당수 드라마가 쓴맛을 보면서 이런 분위기가 크게 옅어졌다.

사실 톱스타들은 그동안 연기에 대해 상대적으로 후한 점수를 받아 왔다. 톱스타라는 착시효과가 있는데다 이전 드라마와 촬영기간이 넉넉한 영화 등에서 완성도 높은 연기를 펼쳐왔기 때문에 설사 신작 드라마에서 다소 어설픈 연기를 펼치더라도 일반 시청자들은 이해하고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최근 들어 시청자들은 드라마의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톱스타에 대해서도 가차없는 연기 품평을 하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미국 드라마 등을 시청하며 눈높이가 올라간 시청자들이 자신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연기에 대해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대고 있다.
최근엔 송혜교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송혜교는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기존의 청순한 소녀 이미지를 벗고 털털한 톰보이 느낌의 드라마국 PD 주준영 역할을 맡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짧게 자른 헤어스타일부터 외적인 변화도 시도한 송혜교의 컴백과 더불어 표민수 감독과 노희경 작가 콤비의 작품이기에 많은 기대가 모아졌던 <그들이 사는 세상>. 하지만 시청률은 7% 대에서 출발해 3회에는 5% 대까지 떨어졌다. 이와 함께 송혜교는 방영 2회 만에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고 말았다.
시청자들은 부정확한 대사 발음을 지적하며 아무래도 너무 고정적인 이미지 변화에 대해 신경을 쓰다 보니 소화하기 어려웠던 배역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현빈과의 대사 부분들의 발음이 부정확하게 들려 극의 집중도를 떨어트리게 한다는 반응들이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극중 송혜교는 재능 있는 드라마국의 PD로 당당하고 까칠한 말투와 행동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많은 시청자들은 송혜교의 연기에 대해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빠른 대사를 말할 때에는 발음이 너무 부정확해서 의미 전달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사세> 시작과 함께 연기력·발음 논란에 휩싸여
‘톱스타 캐스팅=시청률’ 공식 무너진 지 이미 오래

<풀하우스>, <올인>, <가을동화> 등에서 수준 높은 감정 연기를 펼쳤다는 평을 받은 송혜교로서는 다소 당황할 수 있는 지적이다. 네티즌은 해당 배우가 예전에 보였던 호연은 일단 머릿속에서 지운 채 눈앞에 펼쳐지는 연기에 대해 그들만의 엄격한 잣대를 갖고 신랄한 연기 품평을 하는 분위기다.
물론 일부 네티즌의 지적이 시청자 대부분의 생각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품평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배우와 기획사는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한 기획사의 대표는 “고액 몸값 논란이 불거지면서 시청자들은 ‘그렇게 돈을 많이 받는다니 과연 어느 정도 연기를 하는지 지켜보자’며 이전보다 더 냉정하게 스타의 연기를 평가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또 시청자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과거에는 스타의 이미지만을 살펴봤다면 이제는 스토리와의 연결성, 주변 배우와의 연기 호흡 등 종합적인 관점으로 드라마를 본다”고 말했다.
또 “이에 따라 배우와 기획사는 네티즌의 연기 품평에 잔뜩 긴장하는 등 예전보다 연기력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며 “드라마 대본이 나오면 곧바로 해당 부분에 대한 개인 연기 교습을 받는 연기자가 최근 크게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희경 작가는 송혜교의 연기력과 발음 논란에 대해 일축했다. 노 작가는 송혜교의 연기력에 대해 “사람들이 참 잔인하다. 왜 그렇게 안좋은 부분만을 부각시켜 보려하는 걸까. 있지도 않은 부분을 끄집어내려고 하기도 한다. 내가 보기에 송혜교는 매우 잘하고 있다. 내가 쓴 대본에 자기의 색깔을 덧칠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분량이 너무 많아 힘들 법도 한데 불평 한마디 없이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 작가는 이어 “송혜교가 대사를 소화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지만 우선 본인이 그 부분을 잘 알고 있다”면서 송혜교 본인이 자신의 부족한 점을 잘 알고 있음을 말했다.
또 “송혜교가 초반에 자신이 부족하다 점을 알고 나에게 ‘많이 실망하지 말아 달라. 최선을 다하겠다’고 문자도 보냈다”며 “하지만 송혜교의 연기는 전반부와 후반부가 많이 달라진다. 특히 5회 이후부터 많은 차이가 난다. 리딩부터가 좋아졌다”고 송혜교의 노력의 성과에 대해서도 전했다.
노 작가는 “젊은 배우로서는 대사 분량이 매우 많다. 보통 분량의 4~5배다. 중견연기자도 자연스러운 발음으로 그런 대사를 처리하기는 쉽지 않다. 송혜교가 저 정도 소화하는 것도 대단하다”고 송혜교의 발음이 어색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밝혔다.
송혜교의 성실한 모습에 대해 노 작가는 “이런 상황이라면 젊은 연기자가 작가에게 ‘대본을 줄여 달라’, ‘그림으로 가는 시간도 좀 달라’고 요구할 만도 한데, 자신이 공부하겠다고 했다”면서 “연기자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넘어야 될 산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 배우를 조금 따뜻하게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고 송혜교에 대한 일방적인 비방에 대한 우려 또한 전했다.

이어 “요즘 송혜교가 3시간 정도 자고 촬영을 하고 있다. 자신의 문제점을 충분히 알고, 스스로 공부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는데 인정을 못 받으니 얼마나 속이 상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연기자로 성장하려면 이런 상황을 극복해 CF스타로 전락하지 않아야 한다. 지금은 가시밭길을 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송혜교는 프로필 논란도 겪었다. 송혜교의 프로필상 학력이 각기 달라 논란이 일었다. 각 포털사이트에 송혜교의 최종학력이 은광여고, 세종대학교,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중퇴로 각각 다르게 올라와 있다.
네티즌들은 “대학에 입학할 때 세종대학교 홍보물에 송혜교를 본 것 같은데 자퇴한 것이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세종대 한 관계자는 “은광여고를 졸업한 후 세종대에 입학한 것은 확실하다. 학적부 상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자퇴한 상태다. 본인이 원하면 다시 재입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부 포털사이트에서는 학력이 고졸로 기재된 것에 대해 “특별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고 각종 사이트에서 정보를 조사하고 수집하는 데 차이가 있어 혼선이 빚어진 것이다”고 말했다.

송혜교는 지난 2000년 세종대 영화예술학과에 특차로 입학한 후 KBS 2TV 드라마 <가을동화>에 출연하면서 바쁜 일정으로 휴학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연기생활로 인해 휴학연기가 불가능해지자 연기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2002년 가을 자퇴했다.
송혜교는 이외에도 <그들이 사는 세상>이 10월28일 2회 방송에 앞서 CF가 하나도 붙지 않는 수모를 당했다. MBC <에덴의 동쪽>과 SBS <타짜>가 15개 정도의 CF가 붙은 것과 대조를 이뤘다.
<그들이 사는 세상>은 이날 방송에서 본방송이 끝난 후 CF가 7개 붙었다. 비록 월화드라마 <에덴의 동쪽>이 인기 독주로 치닫고 있지만 톱스타 송혜교·현빈의 스타성과 인기에도 불구하고 본방송 전 CF가 붙지 않았다는 점은 현 경제 상황과 함께 <그들이 사는 세상>이 헤쳐나가야 할 험난한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송혜교가 각종 악재를 딛고 향후 어떤 결과를 낳을지 방송가의 귀추를 주목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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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