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 체육특기자 진학 대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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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7.09.18 13:37:51
  • 호수 11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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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운동하면 꼭 체크하세요!

<일요시사>가 야구 꿈나무들을 응원합니다. 야구학교와 함께 멀지 않은 미래, 그라운드를 누빌 새싹들을 소개합니다.
 

지난 8월11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체육특기생이 운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거주지 밖 진학을 허용하도록 권고하는 결정문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충청북도교육청은 2018년부터 일부 학교에 대해 통학구역 외 진학을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 전국의 17개 교육청 가운데 초등학교 체육특기생의 중학교 입학 대상자를 교육청의 관할 내로 지정한 곳은 모두 7개 교육청(경기, 강원, 충북, 충남, 강원, 전남, 경남, 제주)이다. 

이들 지역의 초등학교 체육특기생은 자신의 거주지 기준 교육청(혹은 교육지원청) 관할 지역 중학교로만 진학할 수 있다. 

관할 지역 내에 있는 중학교에 해당 운동부가 없거나 운동부가 있더라도 정원이 초과된다면 거주지를 이전하거나 불법적 위장 전입 등의 방법으로 타 교육청 관할의 중학교로 진학을 해왔던 것이 오래된 관행이었다.

나머지 10개 교육청은 체육특기생의 희망 학교와 지역의 특성, 현실적인 여건 등을 고려해 시·도 전체 지역에 진학을 허용하고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재학 중인 체육특기생들의 상급학교 진학에 대한 절차와 현행 법규, 그리고 정확한 정보의 전달을 위해 연재 보도를 기획했다. 그 첫 번째로 진학과 관련된 문답 형식으로 풀어봤다.

-현재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체육특기자들의 상급 학교 진학과 배정에 관한 행정적인 진행의 주체는 누구이며 언제부터 진행되는가?

▲체육특기생으로 상급학교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소속된 학교와 해당 학교를 관할 하에 두고 있는 교육청, 혹은 교육청 산하의 지역별 교육지원청이다. 체육특기생의 진학에 대한 절차와 배정은 모두 각 해의 9∼10월 이루어지는데, 중학교 체육특기자의 고등학교 배정이 시기상 먼저 이뤄지고, 초등학교 체육특기자의 중학교 배정이 뒤따라서 이뤄진다. 

매년 9월 각 지역의 교육청(혹은 교육지원청)은 관내의 모든 학교에 ‘체육특기자 지원서’를 보내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 가운데 체육특기생으로 우선배정을 희망하는 학생들로부터 지원서를 접수받는다. 이때 행정적인 절차는 학교 운동부의 체육부장 교사나 담임교사를 통하여 진행된다. 

체육특기생 지원자는 체육특기자 지원서의 작성과 함께 요구되는 증빙서류 등을 구비해 제출해야 한다. 대표적인 증빙서류는 ‘실거주지 확인서’와 ‘경기실적증명서’ 등이다. 이러한 지원서와 증빙서류를 작성 첨부해 기일 내에 교육청(혹은 교육지원청)에 접수해야 한다. 관계 서류는 다음과 같다.(초등학교 체육특기생)

1.중학교 입학 배정원서 1부

2.중학교 입학 체육특기자 서약서 1부


3.20xx학년도 체육특기종목 육성 중학교 입학 배정신청서 1부

4.체육특기자 추천서 1부5.실거주지 확인서 1부

6.20xx학년도 중학교 입학 체육특기자 지원 확인서 1부

7.경기실적 등명서 등 입상실적 증빙 서류 1부 (서울강남서초교육지원청 자료 기준)
 

-체육특기생은 어떻게 자격을 얻으며 어떤 학생들이 그 자격을 취득할 수가 있는가?

▲일단 자격을 부여하는 주체는 체육특기생 지원자가 재학하고 있는 학교의 학교장이다. 체육특기생 자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첫째는 교육청이 인정한 해당 종목의 대회에 출전한 선수 학생이고, 두 번째로는 학교장이 추천하는 ‘학교장 체육특기생 추천자’다. 그런데 학교장 체육특기생 추천자는 기준이 모호하고 객관적이지 않아 현재도 많은 논란이 있다.

-지원서의 접수 이후에는 어떠한 절차와 내용으로 체육특기자들의 배정이 이뤄지나?

▲일단 지원서의 양식 내용에 보면 체육특기자 지원 학생 선수들이 진학을 희망하는 상급학교를 세 군데로 지정해 지망할 수 있다. 1차·2차·3차 지망(고입의 경우)으로 나뉘는데, 그중 고입 절차에만 있는 3차 지망의 명칭을 ‘임의배정’이라고 한다.

지원서의 접수와 취합이 끝나면 교육청(혹은 교육지원청)은 ‘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원자들의 상급학교 배정에 착수해 일반학생들의 배정이 시작되기 전, 10월 중으로 체육특기자들의 배정 절차를 모두 완료한다. 

거주지 이전 등 불법위장전입 기승
10개 교육청 거주지 밖 진학 허용

이를 ‘우선배정’이라고 한다. 우선배정은 각 교육청(혹은 교육지원청)마다 배정의 방법이 다르다. 대상자들의 주거지를 기준으로 거리가 가장 가까운 학교로 배정할 수도 있고 무작위 추첨을 통해 관내 학교로 배정하기도 한다.

이제까지는 1·2차 지망에 따른 배정과 3차인 임의배정(고입)이 시간차를 두고 이루어졌는데 2018년 입학생들을 배정하는 올해부터는 이 모든 절차가 한 번에 같이 이루어진다. 이것은 아주 중대한 변화다. 이제까지 체육특기자들의 진학에 있어 만연했던 운동부 지도자들 간의 선수 ‘사전 스카우트’를 방지하기 위한 이유 때문이다.


-사전 스카우트는 무엇인가?

▲이제까지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모든 스포츠 운동부서 상급학교로 진학할 때 오랜 관행으로 굳어져 버린 사전 스카우트 형태의 진학이 운동부와 상급학교 운동부, 학교와 상급학교, 학교와 교육청(혹은 교육지원청) 사이에 암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정확히는 학교 운동부 지도자들간에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선수를 대상으로 선수 수급에 관해 행하고 있는 일종의 ‘거래’다.

앞서 기술했던 체육특기자 학생 선수들의 우선배정에 의한 상급학교 진학 절차 이전에, 미리 진학할 학교를 결정하고, 우선배정의 형식과 절차에 그러한 결정을 짜서 맞춰놓는 것이다. 
 

우선배정을 한다고 가정하면 이제까지 1차 지망에서의 지원율은 항상 1:1이 되는 구조였다. 지도자들 간에 미리 진학을 결정했으니 제외된 학생 선수들은 해당 학교를 지원할 필요가 없고, 운동부 인원수에 맞게끔 사전에 결정된 것의 결과물이다.

-사전 스카우트 문제는?


▲사전 스카우트는 세 가지의 문제가 파생이 된다. 첫째, 학생 선수들이 자기가 희망하는 학교로의 진학이 원천적으로 봉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사전 스카우트의 관행 하에서도 대다수 운동부의 지도자들은 학생 선수 혹은 학부모들과의 면담과 의견 교환을 통해 본인들이 원하는 학교로의 진학을 주선하고 진학이 이뤄지도록 노력해왔다.

문제는 이 과정서 일부 지도자들과 학부모들의 소위 ‘명문학교’ 진학에 대한 쏠림의 과열현상으로 여러 가지의 부작용이 발생된다는 것이다. 

둘째, 이러한 사전 스카우트 과정서 철저히 소외되는 학생 선수와 그 학부모들이 갖게 되는 불만이다. 우리나라 같이 교육열이 높은 나라에선 체육 특기생들의 진학서도 부모들이 갖는 관심과 지원이 예외일 수는 없기에, 이러한 진학의 절차와 결정의 과정서 공정하지 못하다는 판단을 학생 선수와 학부모들이 갖게 되면, 예외 없이 심한 부작용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교육부 당국과 각 교육청들은 이러한 부작용을 방지하고자 ‘초중등교육법시행령’에 체육특기자들의 진학에 관한 규정을 명시하고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가장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른바 ‘위장전입’이다. 사전 스카우트로 인해 관내 밖의 학교로 진학이 결정되면 해당 학생 선수는 우선배정의 절차 이전에 주소지를 진학할 학교 관내로 옮겨야 한다. 
 

실제로 이사를 하며 주소지를 옮기는 학생 선수들도 있지만, 아직도 많은 학생 선수들과 그 학부모들이 주민등록법과 관련 시행령 등을 위반하며 위장전입을 한다. 이 경우 학부모들이 스스로 관내의 지인 등을 통해 주소지를 변경할 때도 있지만, 많은 경우 진학할 학교의 지도자들이 재학 중인 학생 선수들의 학부모에게 협조를 요청해 그 가정으로 임대 형식의 주소지 등록을 할 수도 있고, 학교 근처의 주택을 임대해 사적인 기숙사 운영을 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서 자연적으로 실정법들을 위반하게 된다.

-사전 스카우트를 어떻게 방지할 수 있는가?

▲일단 사전 스카우트로 우선배정의 절차 이전에 체육특기생들의 진학대상 학교가 미리 정해졌다고 가정해보자. 이들은 모두 결정된 학교로 1차 지망을 하게 되며 이 경우 지원율이 1:1이 돼 절차상으로도 하자 없이 자동적으로 입학하게 된다. 

문제는 나머지 선수들의 진학서 발생된다. 

해당 학교로 진학을 희망했으나 원천적으로 지망할 수도 없었던 학생 선수들과 사전 스카우트서 처음부터 배제됐던 학생들과 부모들은 2차 지망이나 3차의 임의배정을 통해 진학할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당사자들과 부모들이 갖게 되는 소외감과 상실감, 그리고 그것들로부터 유발되는 분노와 반발이 많은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사전 스카우트를 방지할 목적으로 1차와 2차, 그리고 3차(고입, 임의배정)에 걸친 우선배정을 동시에 할 예정인데 그 이전에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요소가 있다. 바로 학생 선수들과 그 학부모들이 아무 전제 없이 1·2차 지망으로 자신들이 가고 싶은 관내의 학교를 정확하게 신청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 법령에 의해 규정된 학생 선수 자신의 진학에 대한 권리다. 그렇게 하면 사전 스카우트로 진학할 경우와 다르게 각 상급학교들의 지원율은 1:1을 넘어서는 구도가 될 것이고 배정위원회의 기준에 따라 학교의 배정이 진행될 것이다.

사전 스카우트로 이미 진학 학교가 결정된 선수라 할지라도 실제 그 학교로 배정이 안 되는 학생 선수들이 나타날 것이고, 지도자들과 학부모들이 이러한 규정과 절차를 계속 인식하게 되면 문제가 되는 사전 스카우트의 관행도 점진적으로 사라질 것이다. 

1차서 3차까지의 우선배정 과정을 동시에 실시하면 그러한 문제점들을 상당 부분 배제시킨 채로 공정한 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교육청 등에서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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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