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탁의 정석투자> 초심자의 행운?

증시가 최고점을 연일 갈아 치우고 있다. 금년 코스피 지수 전망이 1900대였는데 사상 처음 2400을 넘고 이제 3000까지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기관도 있다. 언론에선 아직도 세상서 한국 주식이 가장 저평가돼있다고도 한다.

이제까지 가 보지 않은 길을 가는 주식시장이니 언제 어느 선까지 가서 멈출지 예측은 어렵다. 다만, 증권가에는 구두닦이가 주식이야기를 할 때면 보유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속설이 있다.

애기 업은 새댁, 세속을 떠나 수행 중인 스님들도 주식을 살 정도면 이제 세상의 쌈짓돈까지 나왔으니 주식을 더 사줄 사람이 없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라는 얘기다.

시장서 연일 지수가 상승중이고 주위서 주식으로 재미를 봤다는 얘기가 많이 들리면 “난 주식 안 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하던 사람들도 세상서 소외되고 손해 보는 느낌이 들어 계좌를 트고 매수에 가담한다.

그래서 그가 증시에 가담하는 시점은 바로 증시가 뜨거울 때다. 그러니 그가 매수한 이후 꽤 짭짤한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 매수하면 상승하니 적금을 깨서라도 주식을 모르고 지난 세월을 보상받고 싶어한다.

“이렇게 쉽게 돈을 버는 방법이 있다니 그 동안 모르고 지낸 세월이 아깝다.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하면 머지않아 부자 반열에 들겠군”하면서 자신감이 충천하게 된다.


이것을 ‘초심자의 행운’이라고 한다. 이 때 회사서 어떤 일로든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과감히 사표를 던지기도 한다. 주식투자를 위해 직장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가 자신의 천재성에 스스로 놀라면서 원칙도 없이 다양한 종목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 이제 본격적으로 하락장이 오게 된다.

하락에 이은 짧은 기술적 반등이 나오면 얼마 전 활황장의 기억 때문에 영광을 되찾기 위해 가용 자원을 총동원한다. 그리고 이내 횡보와 폭락을 경험하며 심각한 손실을 입게 된다. 그래서 초심자 시절의 짜릿한 성공의 기억은 시장과 자신에 대한 오해를 일으키며 결국 주식 폭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이렇게 ‘행운은 눈물의 씨앗’이 돼 버린 경우를 가끔 볼 수 있다. 이어서 ‘원금 회복만 하면 주식판을 떠나겠다’고 공언하며 조바심을 내게 된다. 그래서 차트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상승 종목을 자꾸 뒤따라가며 매수한다.

불쑥불쑥 상승하는 종목이 많으니 자연스럽게 단타를 치게 된다. 이렇게 상승하는 종목을 따라 다니다 보면 계좌는 쉽게 망가진다. 난로 위에 올려둔 눈덩어리처럼 스르르 없어진다. 더 나아가면 파생 상품에까지 손을 대게 된다.

결국 정말 어려워지는 길로 들어설 수 있다. 초심자의 행운이 분노의 투기(speculation)로 바뀌게 되는 과정이다.

투자서 수익을 내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손실을 보지 않는 것이다. 세계 두 번째 부호인 대가 워렌 버핏의 투자 원칙은 딱 두 가지인데 '돈을 잃지 않는다'와 '첫째 원칙을 잊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매년 탁월한 수익률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손실을 보지 않는 투자가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고 한다. 투자자들은 수익을 낸 경우를 주로 기억하며 손실을 낸 경우는 운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의외로 손실을 내는 경우가 많고 그게 실력이다. 수익과 손실을 반복하다 보면 고생스럽기만 하고 계좌는 커 나갈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가? 경험도 중요하고 조바심 내지 않아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동서고금의 진리며 세상사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코드인 ‘겸손’이다. 혹자는 이를 ‘심법’이라 하지만 그게 다름 아닌 ‘겸손’이다.

요즘의 주식 시장이 상승을 이어 가고 있지만 투자의 원칙을 세우고 언제나 그것을 지켜야 성공하는 투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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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