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재계 주름잡는 경남고 황금인맥도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7.17 11:01:20
  • 호수 11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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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가 좋은가…3부 요인이 고교동창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대통령을 2명 배출한 유일한 고등학교. 바로 경남고등학교다. 부산고와 더불어 경남의 쌍두마차로 불리는 경남고 출신 동문들이 우리나라 정관재계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문재인정부 들어 다시 한 번 주목받는 경남고의 황금인맥을 되짚어봤다.  
 

문재인 대통령(25회)의 청와대 입성으로 경남고등학교는 고 김영삼 전 대통령(3회)에 이어 2명의 대통령을 배출하는 영광을 안았다. 19대 대통령 선거 직후 경남고등학교는 학교 앞에 문 대통령 대선 축하 플래카드를 걸고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노무현 때부터 부상

경남고는 대통령 2명뿐만 아니라 국회의장(김형오·20회, 박희태·11회) 및 대법원장(양승태·20회)도 배출했다. 3부 요인을 모두 배출한 학교는 경기고, 경북고, 경남고뿐이다.

현역 국회의원부터 살펴보면 자유한국당 박맹우·김성태(비례)·정갑윤·조경태·여상규·박성중 의원이 모두 경남고 출신이다. 지자체장은 서병수 부산시장, 이종철 부산 남구청장, 노기태 부산 강서구청장 등이 경남고 동문이다. 현역 의원·지자체장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은 노 구청장이 유일하다. 

전(前) 의원으로 확대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인 구상찬 전 의원, <조선일보> 기자 출신의 진성호 전 의원, 현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으로 3선을 지낸 나오연 전 의원, 고 김영삼 대통령의 측근으로 3선을 지낸 박종웅 전 의원, 원로 언론인 손세일 전 의원, 재선의 최철국 전 의원 등이 있다.  


경남고 동문 중 가장 정계에 영향력을 끼친 기수는 11·12회로 꼽힌다. 경남고 11회에는 박희태 전 국회의장, 유흥수 전 의원(12·14·15·16대, 충남도지사), 곽정출 전 의원(11·12·14대), 이병태 전 국방부장관, 이학봉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있다.

12회에는 김기수 전 검찰총장, 안용득 전 대법관, 문정수 전 부산시장, 차명수 전 의원(14·15대), 조홍래 전 의원(8·10·12대), 고 김광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있다. 특히 박근혜정부 시절 ‘상왕’ ‘왕실장’으로 불린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12회 출신이다. 

김영삼, 문재인…대통령 2명이나 배출
국회의장·대법원장도…의원은 수두룩

경남고 출신들은 김대중정부 시절 부침을 겪다 노무현정부 때부터 전면에 등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역임했고, 박봉흠 전 정책실장, 이호철 전 민정수석등이 친노세력을 구축했다. 

이명박정부에선 말 그대로 대활약을 펼쳤는데 특히 재계서 두각을 나타냈다. 박대동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장수만 전 방위사업청·조달청장, 하영제 산림청장, 진병화 전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신동규 전 전국은행연합회장 등이 주요기관서 맹활약했다.

이밖에 이기우 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채경수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등이 요직을 차지했다. 이 전 대통령 말기에는 신동규 은행연합회장이 NH농협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기고 하나금융그룹회장에 김정태 회장이 앉으면서 금융권을 싹쓸이했다. 

박근혜정부서도 경남고 출신들은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으로 알려진 경남고 31회 구상찬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지지 속에 18대 총선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지난 2013년 6월에는 주 상하이 대한민국 총영사관 총영사로 부임했다. 

구상찬 전 의원은 “(경남중·고) 동문회 활동을 열심히 하지는 않았지만 선거 때 동기들이 많이 와서 도와준 것은 물론 의원이 된 후에도 김형오 선배가 국회의장을 하시며 늘 챙겨주셨고, 김무성(경남중 24회) 선배도 제가 정치적으로 어려울 때마다 많이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박근혜정부에선 법조계의 활약이 유독 눈부셨다. 2013년 4월 서기석(28회) 헌법재판관이 취임한 데 이어 조병헌(28회) 서울고등법원장, 김형훈(40회) 수원지법 여수지원장이 취임했고, 김상균(18회) 서울대 명예교수가 국민행복연금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했었다. 박근혜정부 당시 영국대사 및 예술의전당 이사장 자리도 경남고 출신으로 채워졌다. 

이·박 정부 때 승승장구
이번 정부서도 쥐락펴락?

현 정부서도 경남고 출신의 강세가 예상된다. 이미 문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동문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앞서 이명박정부서 하나금융그룹에 자리한 김정태 회장은 문 대통령과 경남고 동기다.

김 회장은 평소 “조용하게 공부 잘했던 문재인은 목소리 높이는 정치인이 됐고, 고교 시절 내내 ‘주먹’ 계열이었던 나는 은행원으로 얌전히 살았다. 인생은 참 알 수가 없다”는 얘기를 종종 했다. 이 밖에 금융권에선 삼성화재 안민수 사장이 문 대통령의 5년 후배다. 

재계서는 임우근 한성기업 회장, 박준 농심 대표이사,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 임형규 SK텔레콤 고문, 정철길 SK 부회장도 문 대통령과 경남고 선후배 사이다. 경남고 출신 경제인 모임으로 알려진 ‘덕경회’는 문 대통령 재계 인맥을 상징한다.

2010년 출범한 덕경회는 오완수 대한제강 회장, 송규정 윈스틸 회장, 윤성덕 태광 대표이사, 홍하종 DSR 대표이사 사장, 안강태 대선조선 회장, 구자신 쿠쿠홈시스 회장 등 부산·울산·경남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인들이 주를 이룬다.  

막강한 덕경회

다만, 문 대통령은 덕경회 모임에 참석한 적이 없다. 문 대통령은 재경동문회와 총동창회, 동기모임 등에는 가끔 참석하지만 그 밖의 동문 소모임에는 참석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덕경회의 경우 앞으로 문 대통령의 재계 소통창구 보다는 지역 지지기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GS’ 경남고 파워그룹


문 대통령의 동문인 경남고 인맥이 다수 포진돼 있는 GS그룹에 대해 재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GS그룹은 문 대통령과의 직·간접적 연계 가능선에는 선을 긋고 있지만 재계 안팎에서는 새 정부와의 연관성을 거론하며 주시하는 분위기다. 

GS그룹은 경남고 출신 인사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우선 GS그룹 허창수 회장이 21회로 문 대통령의 선배다. 우상룡 GS건설 고문은 문 대통령과 동기다. 하영봉 GS에너지 부회장(24회)과 정택근 GS부회장(26회), 조효제 GS에너지 부사장(35회) 등도 동문으로 꼽힌다. 

주변 시선을 의식한 듯 GS 그룹 계열사 측은 19대 대통령 선거기간 동안 일체 정치적 발언을 삼가며 구설수에 휘말리는 것을 최소화하는 모양새였다. GS그룹 측 관계자는 “허창수 회장은 정치인들과 직접적인 커넥션이 없다”며 “정치와 연관된 사안에 대해 어떤 코멘트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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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