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반나절 생활권 세컨드하우스 열풍

전국적인 철도·도로 교통망 확충으로 전국 반나절 생활권이 현실화하면서 이른바 ‘세컨드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회전반에 힐링 열풍이 불면서 힐링용 세컨드하우스를 장만하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 

세컨드하우스는 일상에 지친 심신을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해 사용할 목적으로 휴양지 등의 인근에 마련하는 주택을 말한다. 여행을 떠날 때마다 숙박시설 찾기에 애를 먹을 필요가 없고 성수기에도 가격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동계올림픽 개최
강원 최대 수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는 강원도는 세컨드하우스 최대 수혜지로 떠올랐다. 교통망이 정비되면서 서울 접근성이 크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6월30일 동서고속도로(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서울 강일IC서 양양IC까지 90분대 접근이 가능해 이 지역 세컨드하우스에 대한 수요가 상당히 높아질 전망이다. 

실제 최근 강원도 속초서 분양한 단지의 경우 세컨드하우스로서 청약경쟁률도 뜨거웠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서희건설이 분양한 ‘속초 서희 스타힐스’는 188가구 모집에 5442명의 청약자가 몰려 평균 28.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현재 4000만∼5000만원의 프리미엄(웃돈)이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는 휴양지로 잘 알려진 속초 해수욕장이 바로 앞에 위치한 데다가 지난해 11월 동해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주변 지역으로의 이동이 보다 편리해졌다는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사회전반에 힐링 열풍이 불면서 힐링용 세컨드하우스를 장만하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단독주택 인허가 실적은 7만5673건으로 2015년(6만8701건)에 비해 10%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아파트 인허가 실적이 53만4931건서 50만6816건으로 5% 감소한 것과는 대비된다. 

많아진 수요만큼 가격도 오름세다. 2017년 1월1일 기준 전국 표준단독주택가격은 전년보다 4.75% 올랐는데 2016년 상승폭(4.15%)에 비해 0.6%포인트 오른 수치다. 특히 제주(18.03%), 부산(7.78%) 등 세컨드하우스 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많이 올랐다. 제주와 부산뿐만 아니라 서울 도심과 가까운 경기 양평, 강원 속초·양양·홍천·횡성 등도 세컨드하우스 입지로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해안가, 산, 섬…어디가 좋을까?
힐링용 장만하려는 사람도 늘어

계절 따라 더 좋은 기후에서 생활하는 걸 목적으로 세컨드하우스를 물색하는 베이비부머 등 은퇴자 부부도 늘고 있다. 똑똑하게 세컨드하우스를 장만하기 위해서는 따져 볼 사항이 적지 않다. 먼저 땅부터 시공까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건축행위가 제한된 개발제한구역이나 문화재보호구역 등은 피해야 하며 생태보전지구 1, 2등급인 땅도 사들이면 안 된다.

여기에 땅을 고를 때에는 유치권, 분묘기지권 등 공시되지 않은 권리사항을 꼼꼼히 따지고 농축산 폐기물이 묻혀 있지는 않은지, 30년 이상 된 보호 수종이 있지는 않은지도 확인해야 한다. 축사나 하천 등이 지나치게 가까이 있지는 않은지도 확인해야 여름철 악취나 홍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땅을 구했다면 꿈꾸는 낭만에 절반은 다가간 셈이지만 문제는 남은 절반이다. 지자체별로 건축 허가나 외형 등에 걸어둔 규제를 확인하고, 해당 지역의 시공사를 고르되 이들이 미리 지어둔 집을 통해 내가 원하는 집을 지을 능력이 되는지 미리 살피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주택의 방향은 남서향으로 하고 내구성이 강한 철근콘크리트 건물로 짓는 편이 좋다. 크기는 난방비와 같은 관리비를 줄일 수 있는 전용면적 59∼69㎡ 사이 소규모가 적당하다. 

산사태 등을 피하기 위해 경사도가 15도를 넘지 않도록 기초공사 과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세컨드하우스를 장만하고 싶지만 땅 구매서 주택 건설까지 절차가 복잡해 망설여지는 사람은 ‘완제품’ 격인 레저형 아파트나 타운하우스, 레지던스, 리조트, 풀빌라, 분양형 호텔 등을 고려해볼 만하다.


타운하우스

완제품인 타운하우스의 경우 여러 가지 사항을 꼼꼼히 따져보고 구입해야 한다. 우선 입지나 마감재, 주방용품 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자금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조망과 동간거리, 단지 내 도로 폭은 실제로 현장을 방문해 꼼꼼히 살펴야 하는데 단지 내 일부 주택에서만 바다나 산이 보이는 경우가 많고, 동간 거리가 좁아 사생활 침해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집을 비울 경우 이를 관리해주는 업체의 서비스와 관리비용 등도 사전에 체크해 두어야 예산 이외의 지출이 나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레저형 아파트

레저형 아파트는 관광지나 레저시설에 가까워 세컨드하우스로 이용할 수 있는 아파트를 말한다. 단독주택이나 타운하우스에 비해 커뮤니티 등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데다 환금성도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세컨드하우스를 장만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며 낮은 관리비용도 매력 포인트다.

레저형 아파트 입지로 인기 있는 곳은 부산과 제주처럼 서울과 접근이 편리하면서 관광 인프라가 잘 발달한 지역이다. 최근에는 쾌속 교통망의 확충으로 강원 강릉, 정선, 속초, 양양 등 강원지역도 레저형 아파트 입지로 선호된다. 

세컨드하우스서의 힐링과 더불어 임대수익까지 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해당 지역 시장 상황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투자를 했다가는 집값이 떨어지거나 임대 수요가 없어 큰 손해를 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레저형 아파트를 선택할 때 집이 지나치게 낡지 않았는지도 살펴야 한다. 리모델링 비용만큼 집값이 오르지 않아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내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의 때 레저형 아파트를 구입했을 경우 추가로 내야 하는 보유세와 양도세 등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레저형 아파트는 기본적으로 공실 기간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만큼 임대수익을 지나치게 기대하고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수익형 호텔

강원도 일대서 분양하는 수익형 호텔 공급도 늘고 있다. 수익형 호텔에는 크게 관광호텔과 분양형 호텔이 있다. 관광진흥법을 적용받는 관광호텔은 부대시설의 수준 등에 따라 등급이 매겨진다. 공중위생관리법과 건축법 적용 대상인 분양형 호텔은 부대시설에 대한 기준이 없다. 분양형 호텔은 투자자가 직접 운영관리할 필요가 없고 임대주택처럼 직접 임차인을 구하는 번거로움도 적다. 위탁관리를 맡기기 때문이다. 

객실별로 등기분양도 받을 수 있다. 중도금 무이자 대출 등으로 투자 부담도 적다. 연수익률 확정 보장을 내건 곳도 많다. 숙박시설의 유형이 다양한 만큼 투자자는 해당 시설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며 중도금 대출과 연간 이용기간 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호텔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크게 객실 점유율과 부대시설 활용으로 나뉜다. 객실 점유율을 높이려면 기본적으로 관광객 등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해야 한다.

부대시설에는 연회장·식당·피트니스센터 등이 있다. 업계에서는 부대시설을 운영자가 직접 관리하는지, 아니면 일반에 매각하는지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객실 점유율이 다소 낮더라도 부대시설 매출이 안정적으로 발생해야 투자자에게 적정 수익률을 보장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급과잉으로 경쟁이 심화될 수도 있으므로 시류에 편승한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 업체들이 제시하는 수익률이 과도하게 부풀려져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해당 지역의 객실 이용료가 과다 책정됐을 수도 있다. 1년이 지난 뒤 확정수익 보장이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도 확인 사항이다. 


분양형 호텔은 위탁법인에 모든 임대관리를 맡기고 객실 매출에 따른 수익을 지급받는 형태다. 호텔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운영업체가 성패를 좌우하는 이유다. 투숙객 유치능력이 좋은 위탁업체를 고르는 것이 투자 포인트다.

주말·휴가 때 사용
휴양지 인근에 마련

부동산 전문가는 “세컨드하우스용 부동산은 무턱대고 찾아 나서기보다 사전에 지역 개발 재료나 분양 정보 등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매입을 고려한다면 시간과 수고를 줄일 수 있다”며 “현장이나 실물을 보고 확인해 봐야 할 체크리스트를 미리 작성해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다음은 분양(예정) 중인 주요 세컨드하우스다.
 

▲에스엠 레지던스 더 스파=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 9-2번지, 11-1번지 일대에 ‘에스엠 레지던스 더 스파’ 130실이 분양한다. A동은 연면적 4993.17㎡,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 65실, B동은 연면적 1212.00㎡,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 71실로 구성된다.

설악동 최초 가족 중심 명품 레지던스 호텔로 전 객실에 프라이빗 온천 스파가 제공된다. 일부 타입은 테라스 공간도 있다. 5개 타입으로 A타입은 전용면적기준 70.75㎡(격과 여유로움의 패밀리형 공간), B타입은 49.80㎡(설악의 아침을 담은 로맨틱 공간), C타입은 39.05㎡(세련미와 감성의 스타일리시 공간), D타입은 19.82 ㎡(공간실속이 뛰어난 개성형 공간), E타입은 22.15㎡(심플한 공간만족의 트렌디형 공간)으로 공급 예정이다. 

패밀리형 위주의 객실 구성 원룸은 물론 2룸, 3룸의 넓고 여유로운 패밀리타입 위주 설계로 거주 및 생활까지 가능하다. 전 객실에 프라이빗 온천 스파가 제공되고 건강과 피부미용에 뛰어난 설악산 온천수를 전 객실에 제공(2017년 상반기)한다. 동과 동 사이에 약 1145㎡(약 350여평) 규모의 근린공원을 조성해 단지환경이 보다 쾌적하다.


67.53%의 높은 전용률로 적용 전용률이 낮은 일반 레지던스 호텔에 비해 파격적인 전용률을 적용, 실사용 공간의 효율성을 높였다.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인 설악산 국립공원 내에 짓는 최초의 명품 레지던스 호텔이다. 

설악산 입구의 랜드마크 500여대 무료주차장 앞 설악산 관문에 위치(설악산 소공원주차장 폐쇄 후 코끼리열차나 셔틀버스 탑승 장소)해 향후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장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해안 조망권을 확보해 사업지에서 좌측 풍경으로 멀리 동해안 바다 풍경을 볼 수 있고 멋진 아침 해돋이도 감상할 수 있다. 속초 주요 관광지 10분 이내 위치해 설악산은 물론 동해바다와 속초 8경 등의 주요 관광지를 차로 10분 내에 누릴 수 있다. 

또한 서울∼속초간 고속화철도, 동서고속도로 등을 통해 수도권에서 1시간대에 도착 가능하다. 풍부한 개발호재에 따른 투자비전도 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비롯, 고속화철도·고속도로, 양양공항, 크루즈 개발 등 투자가치 최고의 입지로 꼽힌다.
 

▲양양 우미린 디오션(레저형 아파트)= LH와 우미건설, 삼호 컨소시엄은 6월에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양양물치강선지구 2블록에 ‘양양 우미린 디오션’아파트를 분양한다. 지하 1층∼지상 10층 5개동 규모로 전용면적 75∼84㎡ 총 190가구로 구성됐다. 

최근 떠오르는 속초생활권을 누리며 단지 동측으로는 동해바다, 서측으로는 설악산 조망이 가능하다(해당세대). 또한, 도보거리에 물치해수욕장, 물치천이 위치하고 인근에 설악해맞이공원과 설악산, 낙산사 등 유명 관광지가 있다. 강현초·중교, 보건지소, 농협하나로마트 등이 인접해 학교 및 생활편의시설 이용 또한 편리하다. 단지 인근 동해고속도로 북양양IC(설악) 및 7번 국도와 인접했다. 
 

▲석모도 리안월드 핫 스프링 빌리지= 인천 강화군 석모도 리안월드가 ‘핫 스프링 빌리지’를 분양한다. 사업지 위치는 인천광역시 강화군 삼산면 매음리 114-12번지 일원으로 대지면적 9만166㎡며 규모는 약 500세대 풀빌라, 상가 36개, 한옥 빌라 30개, 복합상가 2개, 공공시설, 18 홀 퍼블릭 골프장, 컨벤션센터 및 대형온천탕 등으로 구성됐다. 핫스프링빌리지 완공은 2018년 3월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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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안월드가 분양하는 오너 별장형과 빌라 호텔형의 핫 스프링 빌리지는 한옥, 모던, 프리미엄 빌리지로 세대별 프라이빗 온천탕이 있다. 60℃ 이상의 온천수를 이용한 난방시스템을 갖췄다. 세대별 온천탕 제공으로 천연 온천을 이용할 수 있다. 리안온천의 물에는 나트륨과 칼슘과 마그네슘, 알루미늄과 황산이온 등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또 약 66㎡ 면적의 객실을 사용할 수 있다. 사각지대가 없는 시야 및 현대적이며 세련된 외관구조를 갖추었다고 한다. 강화군 석모도는 국책 사업 및 건설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크루즈관광사업과 인천 강화남단 메디시티건설 추진, 그리고 석모도 온천 단지 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퀸오브마리나리조트= ㈜퀸오브마리나와 운영사 산화HM가 이달 분양 중인 ‘퀸오브마리나리조트’역시 서해바다의 조망권을 강조한다. 대지면적은 9960㎡, 연면적 2만7892.93㎡의 규모로 영흥도 최초의 프리미엄 복합리조트의 위엄을 자랑한다. 퀸오브마리나리조트는 전 객실이 삼면의 바다로 둘러싸여 일출과 일몰의 오션뷰를 모두 감상할 수 있다.

모든 객실에 테라스가 구성돼 확 트인 조망과 함께 개방감 또한 느낄 수 있다. 특히 바다에 둘러싸인 입지를 이용하여 900평 규모의 요트 선착장이 구비돼 있어, 탁 트인 바다 조망권을 즐기면서 선상요트 파티부터 수영 강습까지 다양한 수상스포츠가 가능하다. 

요트 선착장과 더불어 인근 시행소유주의 섬인 어평도에서는 당 상품과 연계해 해양레저 프로그램이 계획돼 있어 레저를 위한 투숙객들의 수요충족이 가능해 높은 투자가치를 평가 받고 있다. 

부대시설인 야외 수영장과 노천장은 겨울에 온천장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며 이외에 사우나실, 편의점, 키즈방, 멀티게임방, 마사지숍, 노래방 등 다양한 상업 인프라는 시행주가 직접 관리, 운영이 계획돼있다. 때문에 일괄적이고 계획적인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해 부대시설과 프로그램의 시너지 효과로 투자자들의 리조트 운영에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근의 인천항, 인천국제공항과 영흥대교의 개통으로 수도권 1시간대의 접근이 가능해 접근성이 높다. 인근의 제부도와 대부도, 영흥도와 송도국제도시 등의 풍부한 관광 인프라 혜택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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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