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시장여행 ③부산 부평깡통야시장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국내 상설 야시장 1호

부산은 언제 누구와 함께해도 즐거운 도시다.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가 풍성해 두 번 세 번 찾아도 늘 새로운 코스로 여행할 수 있다. 화려한 도심이 있는가 하면 역사와 사연을 간직한 마을이 있고, 한 걸음만 옮겨도 아름다운 바다와 해안산책로가 반긴다. 매력적인 야간 코스도 한몫한다.

부산깡통야시장은 2013년 상설 야시장 1호로 개장해 전국에 야시장 열풍을 일으킨 곳이다. 국제시장, 자갈치시장과 함께 부산 3대 시장으로 꼽히는 부평깡통시장 골목에 매일 밤 들어선다.

먹거리 천국

부평깡통시장은 일제강점기에 국내 최초로 개설된 공설 시장이다. 개장할 때는 일한시장이다가 해방 뒤 지명을 따라 부평시장이 되었지만, 깡통시장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한국전쟁 이후 미군 부대에서 나온 통조림이 활발히 거래되면서 붙은 이름이다. 
 

1970년대에는 베트남 파병 군인이 들여온 미군 전투식량(일명 시레이션)과 다양한 외제 물품이 판매되면서 전국적인 유명세를 치렀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부평깡통시장의 명성은 이렇게 생겨났다.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수입 양주와 담배 같은 외제 상품이 시장 한쪽을 채우고 있다. 
 

넓은 시장 안에 죽집 골목과 패션 거리, 한복 거리가 들어섰고, 의류와 침구류, 잡화, 농산물, 육류, 수산물 등 취급하는 품목도 다채롭다. 출입구만 8개다. 야시장은 그중 3번과 4번 출입구를 잇는 골목 안 110m 구간에 들어선다. 매일 오후 7시30분에 이동 판매대 30여개가 줄지어 입장하며 개장을 알린다. 튀기고 굽고 지지는 냄새가 순식간에 골목을 채우고, 아케이드 천장에 색색의 조명이 들어와 분위기를 돋운다.
 


국내 최초 상설 야시장답게 먹거리도 다양하다. 소고기를 구워 한입 크기로 잘라주는 서서스테이크, 빵 속에 따뜻한 수프가 푸짐하게 담겨 나오는 파네수프, 주문과 동시에 토치로 익히는 즉석 소고기불초밥, 고소한 모차렐라를 얹은 가리비치즈구이, 냉면구이, 대패사무라이, 오코노미야키, 감자말이새우튀김, 해물볶음우동, 케밥 등 각양각색 음식이 출출한 여행자의 눈과 코를 자극한다. 값은 1000 ~5000원대로 이것저것 골라 먹어도 부담이 없다.

국제, 자갈치와 함께 부산 3대 시장
전국에 야시장 열풍 일으킨 주인공

나무를 깎아 펜을 만드는 우드 아트, 깜찍한 캐릭터에 향을 입힌 석고 방향제, 피규어 등 개성 넘치는 판매대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개장과 함께 인산인해를 이룬 야시장의 열기는 자정까지 계속된다.

야시장서 구입한 음식을 먹을 장소가 마땅치 않거나 조용한 곳을 찾는다면 2층에 마련된 고객쉼터를 이용하면 된다. 야시장 골목에는 이동 판매대 외에 다양한 먹거리 매장이 들어섰다. 삼겹살 한 줄을 통째로 넣은 삼겹살김밥, 곱창, 어묵, 물방울떡, 아이스크림튀김, 게튀김, 각종 빵까지 가히 먹거리 천국이라 부를 만하다. 야시장에서 몇 걸음 벗어나면 부평동 족발골목과 양곱창골목도 있다. 
 

부평깡통시장은 부산지하철 1호선 자갈치역에서 가깝다. 동쪽으로 길 하나 건너면 국제시장이고, 북쪽으로 보수동책방골목이 이어져 함께 둘러보기 좋다. 국제시장은 영화 〈국제시장〉에 나온 ‘꽃분이네’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이들로 여전히 붐빈다.

한국전쟁 후 가난하던 시절, 지식에 목마른 이들에게 단비 같은 역할을 한 보수동책방골목은 지금도 부산 문화의 상징적 존재로 남았다. 마을 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부산 대표 관광지로 변모한 감천문화마을도 지척이다. 본래 달동네였던 마을은 가파른 산비탈에 다닥다닥 붙은 낡은 집을 파스텔 톤으로 단장하면서 ‘한국의 마추픽추’ ‘한국의 산토리니’라는 애칭을 얻었다.

미로 같은 골목마다 카메라를 든 관광객이 있고, 포토 존과 전망대, 아트 숍, 카페 등이 이어진다. 탐방 코스와 명소가 빠짐없이 적힌 골목투어 지도를 감천문화마을 안내센터서 구입할 수 있다. 
 


감천문화마을과 고개 하나를 사이에 둔 아미비석문화마을에서는 가슴 아픈 근현대사의 흔적을 살필 수 있다. 좁은 골목에 유난히 작은 집이 밀집했는데, 집의 기초 부분이나 가스통을 받친 돌이 예사롭지 않다. 한국전쟁 때 갈 곳 없는 피란민과 이주민이 일본인의 묘가 있던 자리에 터를 잡으면서 비석이 그대로 집의 일부가 되었다고 한다. 
 

부산에 왔으니 따뜻한 봄 바다를 찾아보자. 사찰이 대부분 산중에 있는데, 해동용궁사는 해안에 자리 잡아 동해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고려 때 창건된 후 수차례 소실과 중창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바다를 끼고 산책하기 좋은 동백공원도 봄날에 잘 어울리는 여행지다. 부산웨스틴조선호텔 앞에서 출발해 누리마루 APEC하우스를 지나 광안대교를 바라보며 한 바퀴 돌아 나온다.

부산 문화가 한눈에

먹거리 여행이니 만큼 부산의 핫 플레이스인 삼진어묵체험·역사관에 들러보는 것도 좋다. 부산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어묵 제조업체로 알려진 삼진어묵이 영도본점 2층에 마련한 체험관 겸 전시관이다. 어묵 만들기 체험은 예약제로 진행되며, 베이커리 형태의 1층 매장에서는 다양한 어묵을 구입하고 맛볼 수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해동용궁사→동백공원→삼진어묵체험·역사관→감천문화마을→부평깡통야시장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해동용궁사→동백공원→삼진어묵체험·역사관→보수동책방골목→국제시장→부평깡통야시장 [둘째 날] 감천문화마을→아미비석문화마을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부산문화관광 tour.busan.go.kr
- 쿨부산(부산시 공식 블로그) blog.busan.go.kr
- 중구청 문화관광 tour.bsjunggu.go.kr
- 부평깡통시장 www.bupyeong-market.com
- 해동용궁사 www.yongkungsa.or.kr
- 감천문화마을 www.gamcheon.or.kr
- 삼진어묵체험·역사관 www.samjinstory.com
문의 전화
- 부산광역시청 관광진흥과 051)888-5194
- 부평깡통시장 상인회 051)243-1128
- 해동용궁사 051)722-7744
- 감천문화마을 안내센터 051)204-1444
- 삼진어묵체험·역사관 051)412-5468

대중교통 정보
[기차] 서울역-부산역, KTX 하루 40~50회(05:15~22:50) 운행, 약 2시간 40분 소요. 용산역-부산역, KTX 하루 7회(05:30~21:15) 운행, 약 2시간40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부산, 서울고속버스터미널서 20~30분 간격(06:00~다음 날 02:00) 운행, 약 4시간2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서 하루 11회(06:30~23:50) 운행, 약 4시간20분 소요.
* 문의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코버스 www.kobus.co.krwww.kobus.co.kr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이지티켓 www.hticket.co.krwww.hticket.co.kr

자가운전
- 중앙고속도로 삼락 IC→하구둑 방면 우회전→관문대로→충장대로→구덕로→중구로→부평깡통시장
- 경부고속도로 구서 IC→번영로→충장고가로→충장대로→구덕로→중구로→부평깡통시장


숙박 정보
- 힐사이드관광호텔 : 중구 중구로, 051)464-0443, www.hillsidehotel.co.kr (굿스테이)
- 지앤비호텔 : 중구 흑교로, 051)243-5555, www.gnbhotel.com
- 호텔 마르쉐 : 중구 흑교로, 051)244-6900, www.marcher.krwww.marcher.kr
- 호텔 포레프리미어 남포점 : 중구 구덕로, 051)242-2200, www.hotelforetpremier.com

식당 정보
- 한양족발(족발·냉채족발): 중구 중구로23번길, 051)246-3039
- 18번완당집(완당·유부초밥): 중구 비프광장로, 051)245-0018
- 송정할매(전복죽·모둠해물): 기장읍 연화1길, 010-3064-6168
- 청사포 수민이네(장어구이·조개구이): 해운대구 청사포로58번길, 051)701-7661

주변 볼거리 용두산공원, 자갈치시장, 국제시장, 40계단문화관광테마거리, 부산근대역사관, 영도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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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