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예고> ‘갤럭시S8’ 6가지 매력 탐구

더이상의 스마트폰은 없다!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갤럭시S8’이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갤럭시노트7의 오명을 벗기 위해 삼성전자가 제품 안전성, 디자인, 기능 등 완성도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소비자들의 기대치는 한층 높아진 상황. 예약 판매서부터 심상치 않다. 갤럭시S8이 전작의 인기를 가뿐히 뛰어넘을 거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링컨센터서 갤럭시S8(갤럭시S8·갤럭시S8플러스) 시리즈를 최초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8은 LG전자의 G6와 함께 상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혀온 모델이다. 오는 21일 한국과 미국, 캐나다를 시작으로 28일부터 유럽, 싱가포르, 홍콩 등 50개국에 확대 출시된다. 내달 5일부터는 나머지 국가들에도 순차적으로 출시돼 총 120여국서 만나볼 수 있다.

최고의 하드웨어
신기술 대거 적용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S8에는 스냅드래곤835와 삼성전자의 엑시노트8895 옥타코어가 탑재됐다. 전작 대비 CPU 성능은 10% 이상, 그래픽 성능은 21% 이상 향상됐음에도 전력 소모량은 25%가량 줄었다. 기억저장장치 역시 기본 램(RAM) 4GB(기가바이트), 내장 메모리 64GB가 기본 제공된다. 여기에 최대 256GB의 용량을 추가할 수 있는 마이크로SD 카드 슬롯도 구성돼있다.

액정 크기는 갤럭시S8이 5.8인치, 갤럭시S8플러스는 6.2인치다. 전작 대비 화면 크기가 18% 커졌지만 한 손으로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화면비율은 18.5대9로 기존 16대9 비율의 콘텐츠뿐 아니라 21대9 비율의 콘텐츠도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 둘 다 몰입감을 극대화한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카메라 성능도 향상됐다. 오토포커스 기능이 적용된 800만화소 F1.7 전면 카메라를 탑재해 고품질의 셀프 촬영이 가능하다. 듀얼 픽셀 이미지 센서가 적용된 1200만화소의 F1.7 후면 카메라는 어두운 곳에서도 밝고 선명한 사진을 빠르게 촬영할 수 있다. 특히 이미지 신호 처리 알고리즘이 개선돼 흔들림 없이 또렷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정식 출시 앞두고 사전예약 흥행몰이 
노트7 악몽 싹∼드디어 구원투수 등장

갤럭시S8에는 기존 스마트폰서 볼 수 없었던 신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전작의 홍채인식 기술에 이어 이번에는 ‘얼굴인식’ 기능까지 추가하면서 홍채와 지문, 안면 등 세 가지 보안 기능을 전부 갖춘 스마트폰으로 거듭났다. 이를 활용해 편리하게 스마트폰 잠금해제를 할 수 있다. 또 강력해진 보안성을 기반으로 웹 사이트 로그인이나 모바일뱅킹 서비스 등을 지원하는 ‘삼성 패스’ 서비스 이용이 한결 수월해졌다.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지능형 인터페이스 '빅스비(Bixby)'는 갤럭시S8을 통해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다. 빅스비는 음성을 통해 사용자의 일정이나 약속 등을 처리할 수 있다. 모든 스마트폰 제어를 음성명령으로 대체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삼성 측이 제시한 목표다.

딥 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적용해 다양한 기기와 사용자 간 소통 방식을 습득해 사용 횟수가 증가할수록 사용자에 맞는 최적화 된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게 될 전망이다. 빅스비는 우선 전화, 메시지, 설정 등 삼성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고 향후 이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스마트폰서 사용하는 다양한 앱에도 빅스비를 적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도 공개할 계획이다.

와신상담 끝
최고의 찬사

그러나 전작에 비해 신기술이 대거 적용되고 일부 기능이 고사양으로 개선되면서 출고가는 소폭 올랐다. 가장 저렴한 갤럭시S8 64GB 버전이 93만5000원이다. 이는 갤럭시S7 32GB 버전에 비해 약 10만원 높은 가격이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G6의 출고가는 89만9800원이었다.

제품 완성도 문제로 예년 대비 늦춰진 출시시기와 애플의 10주년 아이폰, 하반기 전략폰인 노트 시리즈 출시는 갤럭시S8 최종 판매량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전작인 갤럭시S7은 지난해 3월10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반면 올해는 출시시기가 평년에 비해 한달 이상 늦춰졌다. 오는 9월 애플의 10주년 기념 아이폰이 공개될 예정이어서 갤럭시S8을 가장 적극적으로 팔 수 있는 시간은 5개월 남짓에 불과하다. 삼성전자 노트 시리즈가 하반기에 공개될 경우 갤럭시S8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T업계에선 갤럭시S8의 성공을 낙관하고 있다. 갤럭시S8이 지난해 갤럭시노트7의 단종에 따른 대기 수요를 흡수하면서 연간 5000만대 이상 판매될 거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이는 갤럭시S7의 판매량을 소폭 능가하는 수치다.

갤럭시S7은 지난해 약 4900만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삼성전자는 이를 고려해 갤럭시S8의 초기공급물량을 1000만대 이상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적인 마케팅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 갤럭시S8을 예약 구매하면 180달러(약 20만원) 상당의 가상현실(VR) 헤드셋 '기어VR 위드 컨트롤러'와 오큘러스 콘텐츠를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등 공격적인 판촉 마케팅을 병행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 뉴욕 다운타운에 위치한 가전매장 베스트 바이 유니온 스퀘어 지점에는 갤럭시S8 시리즈를 체험하기 위한 소비자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비교우위
최고의 기대주

국내서도 갤럭시S8 사전예약판매 시작과 함께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오는 21일로 예정된 정식 출시에 앞서 지난 7일부터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사전예약자들은 갤럭시S8 정식 출시일보다 3일 앞선 18일부터 제품을 받는다.

이전까지는 사전예약자와 현장 구매자가 같은 날 제품을 받았다면 이번에는 예약자 우선 정책으로 차별화한 것이다. 사전예약자들에게 블루투스 스피커 ‘레벨 박스 슬림’을 제공하기도 한다. S8플러스 128GB 구매 고객에게는 스피커와 삼성덱스 중 하 나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삼성전자 내부에선 성공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미국 뉴욕서 열린 갤럭시S8 언팩 행사에서 “최선을 다했고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며”며 “갤럭시S8은 새로운 스마트폰 디자인, 새로운 소통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모바일 라이프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갤럭시S8의 출시는 애플 아이폰7, LG G6가 강력한 경쟁자를 맞이했음을 의미한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각 제품의 차별화된 기능과 디자인, 혜택 등이 중요한 구매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신 기술 집약체 평가
라이벌 애플보다 진화

성능 면에서는 갤럭시S8이 우세하다. 갤럭시S8은 현존 최고 성능을 구현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35와 엑시노스8895를 교차 적용했다. 또 스마트폰 최초 기가급 속도의 LTE(롱텀에볼루션)와 와이파이를 지원, 고화질 영화를 불과 몇 초 만에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G6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821을, 아이폰7은 16나노 공정으로 생산한 A10 퓨전 프로세서를 적용했다.


디스플레이 성능서도 갤럭시S8의 우세가 점쳐진다. 일단 화면 해상도가 가장 높다. 갤럭시S8은 QHD 아몰레드를 적용했고 화면 해상도는 2960x1440다. G6(2880x1440)는 QHD LCD를 채택했고 아이폰7(1334x750)은 해상도가 낮지만 자체적인 레티나 HD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했다.

배터리 성능서도 비교 우위를 점한다. 3500mA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갤럭시S8플러스는 G6의(3300mAh)로 아이폰7플러스(2900mAh)보다 수치상에서 앞선다.  

물론 G6와 아이폰7 역시 최신 기술이 집약된 최고급 모델이라는 점에서 갤럭시S8의 제원상 비교 우위는 체감상 큰 차이로 부각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관계자들이 갤럭시S8을 높게 평가하는 건 ‘혁신’이라는 의미에 가장 부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신들은 인공지능(AI) 비서, 지문·홍채·얼굴인식 등을 지원하는 갤럭시S8을 한껏 추켜세우는 분위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8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애플이 아이폰7을 출시했을 당시 ‘혁신은 없었다’란 평가가 줄을 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흑역사 지울
반전의 계기

이에 따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을 흔드는 분위기 반전을 노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서 줄곧 1위를 수성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분야에선 애플에 비해 뒤처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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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발 ‘채 상병 특검’ 파장

야당발 ‘채 상병 특검’ 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 상병 특검법)이 야당 주도로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7월19일 사건 발생 10여개월 만이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반발하며 퇴장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서 ‘이태원참사특별법’을 합의 처리된 뒤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제출하며 채 상병 특검법 상정을 요구했다. 채 상병 특검법은 해병대 채수근 상병이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순직한 사건을 초동 조사하고 경찰에 이첩하는 과정서 대통령실·국방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특검이 수사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경찰 이첩 개입 의혹 김진표 국회의장이 이를 수용해 의사일정 변경동의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졌고, 재석 168명 전원 찬성표로 가결됐다. 표결에는 야당만 참여했고, 국민의힘은 반발해 사실상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은 원래 본회의 안건에 없었던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하기 위해 의사일정 변경을 우선 시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은 이번 본회의에 합의되지 않은 법안이 올라가는 것 자체를 반대해 왔다. 당초 김진표 의장도 여야가 합의해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양당 원내대표를 의장석으로 불러서 마지막으로 중재를 시도했지만 5분 뒤 김 의장은 여러 가지로 고려한 끝에 의사일정 변경 동의의 건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양당의 마지막 협상도 결렬됐고, 국민의힘에서는 유일하게 자리에 남았던 김웅 의원만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방청 중이었던 해병대 예비역연대 법률 자문, 김규현 변호사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노년의 해병대 예비역들도 연신 눈물을 흘렸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야당이 강행 처리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로텐더홀서 규탄대회를 열고 “그간 우리 당은 이태원참사특별법에 합의 처리하는 조건으로 의사일정에 동의했다. (민주당과 김 의장이)채 상병 특검법을 애초에 처리하겠다고 했으면 저희는 오늘 본회의 의사일정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모처럼 이태원법 합의 처리를 통해 협치 분위기가 조성되고 의회정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있는데 오늘 의사일정 변경까지 해서 채상병법을 처리하겠다는 것은 정치 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채 상병 특검법 표결 시 본회의장을 퇴장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채 상병이 의사일정으로 상정되는 것 자체를 반대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규탄대회 뒤 거부권 행사 건의와 관련한 질문에 “입법 과정과 법안 내용을 볼 때 거부권을 건의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국힘 퇴장 속 야당 전원 찬성 조각난 협치···대통령 또 거부?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 의사일정 변경안을 제출한 상태다. 이날 본회의는 이태원특별법 처리를 위해 여야 합의로 잡은 일정인 반면, 여당이 채 상병 특검법에 반대하는 상황서 입법을 강행하기 위해 의사일정을 변경해 본회의 부의를 시도하겠다는 의도였다. 대통령실은 이날 야당의 강행 처리 예고를 예의주시하면서도 공수처 수사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서 “민주당이 오늘 국회 본회의서 채 상병 특검법을 의사일정까지 바꿔가면서 일방 강행 처리한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 표명은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실장은 “채 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용해서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려는 나쁜 정치”라며 “공수처와 경찰이 이미 본격 수사 중인 사건인데도 야당 측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특검을 강행하려고 하는 것은 진상규명보다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권에선 채 상병 특검법 자체의 법리적 문제점을 지적하는 동시에 이미 수사 중인 사안에 특검을 도입하는 배경에 정쟁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바라봤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서 진행 중인 수사가 끝난 다음, 그 과정이나 결과를 토대로 특검 도입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순리라는 것이다. 야당이 특검을 당장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대통령실은 무엇보다 2021년 군사법원법 개정으로 해병대수사단에 수사권이 없어졌기 때문에 야권이 주장하는 ‘수사외압’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해병대수사단이 기초 조사는 할 수 있겠지만, 관계자 수십명을 소환하고 연루자가 몇 명이고 하는 것은 법에 규정된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당시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의 ‘월권’ 가능성을 지적한 셈이다. “정치적 의도” 대통령실 발끈 또 과거 공수처 설치와 군사법원법 개정을 주도했던 민주당이 특검을 추진하는 모순을 거론하며, ‘참사의 정쟁화’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는 분위기다. 이날 정 실장은 “현재 공수처와 경찰서 철저한 수사를 진행 중이므로 수사 당국의 결과를 지켜보고 특검을 도입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공수처와 경찰이 우선 수사해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특검 도입 등의 절차가 논의되고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공수처는 민주당이 패스트트랙까지 동원해 설치한 기구다. 당연히 수사 결과를 기다려보는 것이 상식이고 정도”라며 “지금까지 13차례 특검이 도입됐지만 여야 합의 없이 이뤄진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야당이 단독으로 주도한 이유도 있다. 채 상병 사건 수사 과정서 윤 대통령,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수사를 왜곡하고 은폐하려 했다는 관련 정황은 이미 상당 부분 나왔다. 국방부는 사단장 등 고위 지휘관들의 혐의를 축소하려 했고, 경찰에 넘긴 수사기록도 매끄럽지 않은 과정을 통해 회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관계자들이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으로 조율한 흔적도 엿보였다. 국민의힘은 특검법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서 “공수처 수사가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공수처 수사가 1년 가까이 진척을 보이지 않으면서 야권서 반발이 터져 나왔다. 과거 대통령실이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조그마한 사고’라고 언급한 사건도 국민적 분노를 유발했다. 지난 3월22일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 매체와 인터뷰서 ‘조그마한 사고’로 표현하고 “전 지휘관이 법적인 문책을 받는 건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실언한 바 있다. 더구나 공수처는 지난해 8월 고발장을 접수한 이후 인력 부족, 수사 의지 등을 핑계로 현재까지 ‘수사 진행 중’이라는 변명만 되풀이했다. 해병대를 비롯한 국민 여론도 특검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눈물 흘린 해병들 왜? 해병대예비역연대는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채 상병 특검법 상정과 통과를 강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해병대를 상징하는 붉은 옷을 입은 이들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 모여 “채 상병 특검법 통과, 박정훈 대령 탄압 중지”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채 상병 특검법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같은)이런 세력들이 우리나라의 집권여당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은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이 나라의 안보를 생각하는 사람들인가. 국민의힘과 대통령은 민심을 외면하지 말고 채 상병 특검법을 수용하길 바란다”고 외쳤다. 해병대예비역연대에 법률자문을 하고 있는 해병대 출신 김규현 변호사는 “(국민의힘은)처음엔 ‘독소 조항이 있다’고, 지금은 ‘공수처와 경찰이 수사 중이니 그 수사가 끝난 다음에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과거 특검 때에는 (앞서)경찰·검찰이 수사를 안 했는가”라고 되물었다. 사실상 가장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할 방법은 법정 수사 기간을 최대 3개월로 정해놓고 있는 특검밖에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병대 측은 이날 “3개월이 지나면 우리 군은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 안보에 전념할 수 있고, 정치권도 채 상병 문제를 일단락하고 지금 산적한 안보, 민생 정책을 논의할 수 있게 된다”며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는,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수사를 기다리며 이 정권이 끝날 때까지 채 상병 문제로 정쟁을 계속하겠다는 것인가. 지금이라도 국민의힘은 오후 2시에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전원 참석해 채 상병 특검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집회를 마친 해병대 예비역 연대 회원 45명은 채 상병 특검법의 상정·통과 여부를 보기 위해 곧장 국회 본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앞서 채 상병 특검법은 지난해 10월 민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후 180일의 숙려 기간을 거쳐 지난달 3일 본회의 자동 부의 요건을 충족했다. 여야는 지난 1일 이태원 참사 특별법 처리에는 합의했지만, 채 상병 특검법과 전세 사기 특별법 개정안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민주당의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통한 것이다. 1년 가까이 진척 없는 수사 역풍 뻔한데···용산 선택은? 특검법 통과에 대해 대통령실은 야당을 향해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수세에 몰린 대통령실이 야당을 지적할수록 부정 여론만 키우는 분위기다. 더구나 대통령실은 스스로가 수사 대상이 되는 사안서 ‘협치’를 운운할 자격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는 있으나, 이로 인해 역풍을 맞게 되는 형국이다. 당장 여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용산의 뜻을 따를지 의문이다. 윤 대통령이 어렵사리 여당 의원들을 단속하더라도 다음 달에 시작하는 22대 국회에서는 궁지에 내몰릴 것이 분명하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에 신중한 모습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거부권을 행사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며 “김진표 국회의장은 합의 정신을 존중하는 분”이라고 일축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여야 합의 없이 거대 야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한 법안들에 대해선 ‘과도한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며 거부권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젊은 병사의 죽음’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인 데다 야권과 언론이 국가안보실과 공직기강비서관실 등 대통령실 연루 의혹을 잇달아 제기한 상황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당의 총선 참패 한 달여 만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도 윤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이다. 국회 재표결 시 여당 이탈표도 우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용산 대통령실 회담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채 상병 특검법의 적극적인 수용을 요구한 데 대해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것도 복잡한 상황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공수처는 특검 출범 여부와 별개로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외압 의혹’과 관련된 핵심 인물들을 불러 조사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방부가 채 상병 사건을 회수하고 재조사하는 과정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대통령실 등 ‘윗선’으로부터 외압이 있었는지 의혹을 풀어줄 핵심 인물들을 중심으로 소환조사가 이뤄지는 모양새다. 수사는 진행 중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지난 2일 오전 9시25분쯤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날 공수처는 박 전 직무대리를 상대로 국방부 조사본부가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재조사한 후 혐의자를 축소해 경찰로 넘기는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