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8대 대선’ 선관위 부정개표 의혹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3.20 15:33:35
  • 호수 11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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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하지만 그가 당선됐던 18대 대선 부정 의혹은 현재진행형이다. 누군가는 말한다. “대한민국은 선거 후진국”이라고. 투표는 국민이 하지만 ‘개표’는 그들만의 성역이 된지 오래기 때문이다. 그들은 부정을 지적하면 변명으로 일관했다. <일요시사>는 일각에서 ‘연어현상’이라 명한 18대 대선의 개표 부정 시스템을 추적해봤다.
 

투표함을 열기 전에 개표방송이 나올 수 있을까. 논리적으로는 설명이 어려운 이 같은 현상이 지난 18대 대선(2012년)서 발생했다.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선 ‘투표함 개함(개표)전에 개표방송 된 것’을 ‘연어현상’이라 명했다. 

드러난 허점

지난 대선서 '공표시각보다 개표결과 보고시각이 앞선' 사례는 전국적으로 839건에 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선관위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 줄곧 ‘투표표지분류기 제어용 컴퓨터의 시간 오류’라는 간단하면서도 무책임한 변명으로 일관했다.

국민들은 ‘시간 오류’라는 변명을 의심했지만 믿을 수밖에 없었다. 허점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점이 드러난 곳이 있다. 바로 의정부시 ‘녹양동제1투표구’다. 녹양동제1투표구 개표결과(언론사 공개 자료)는 2012년 오후 8시05분에 최초 공개됐다. 중앙선관위가 언론사 및 포털사에 제공한 자료에는 박근혜 후보 1366표, 문재인 후보 1204표 등 모두 2583표로 집계됐다. 이는 아직 투표함이 열리기 전에 벌어진 일이다.


그렇다면 투표함이 열린 뒤 숫자는 어떻게 됐을까. 녹양동제1투표구 개표상황표를 보면 오후 9시16분에 투표지가 최초로 분류됐고 종료시간은 오후 9시31분이다. 개표상황표에 나온 결과는 박근혜 후보 1333표, 문재인 후보 1204표 등 모두 2550표다.

1시간11분 전에 언론사에 공개한 자료보다 박근혜 후보가 33표 덜 득표한 것으로 나온 것이다. 놀라운 점은 이를 선관위 직원이 아닌 개표참관인 오모씨가 발견했다는 것이다. 만약 당시 오씨가 두 숫자의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박근혜 후보는 33표 많은 상태로 대선을 마쳤을지도 모른다. 이에 한 선거전문가는 “이것을 발견한 것은 정말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오씨가 차이를 발견 뒤 상황은 의정부시 개표록 ‘특기사항’에 기재됐다. 오후 10시 이후, 차이가 나는 33표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재검(재분류)을 실시했다. 그 결과 투표용지교부수(2550표)와 투표수(2550표)는 일치했고 박근혜 후보는 1333표, 문재인 후보는 1204표를 확정했다. 이후 10시54분에 언론사에 공개된 2차 분류 결과보고에 박근혜 후보의 표는 33표 줄어들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8시5분에 중앙선관위가 언론에 제공한 기록(개표방송)에 의문이 남는다. 분명히 8시05분에는 2583표(투표수)가 기록으로 남았고 그 자료를 근거로 오씨가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8시5분 미스터리…과연 진실은?
정확한 증거 없이 말로만 주장

<일요시사> 취재결과 이에 대한 당시 의정부선관위 직원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시간 오류다” 등 변명으로 일관했다. 다만 당시 사무국장을 맡은 이씨는 개표록에 기재된 사실과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그는 언론사에 개표결과가 공개된 시간인 8시05분 시점 이전에 투표지분류기를 돌렸다고 주장했다.

그가 주장한대로 8시5분 결과를 나오게 한 개표상황표가 존재한다면 그의 주장은 단번에 입증될 것이다. 하지만 8시5분 결과에 대한 개표상황표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사무국장은 “9시16분에 제대로 나왔기 때문에 이전 개표상황표는 폐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한 선거전문가는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개표상황표를 없애 오히려 의혹을 자초한 것으로 자기모순"이라고 말했다.

개표상황표는 보고용PC서 최종 입력되는 과정에서 바로 팩스를 통해 상급선관위(경기도 선관위)에 보낸다. 즉, 사무국장이 8시5분 개표상황표를 폐기했더라도 상급선관위가 팩스로 보낸 개표상황표를 가지고 있다면 8시5분 전에 투표지분류기를 돌렸다는 것이 확인되는 셈이다. 확인결과 상급선관위도 개표상황표를 갖고 있지 않았다.

아울러 개표장서 이의 제기한 것을 촬영한 비디오 영상도 없었다. 사무국장 이씨의 주장에 대한 근거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중간에 누군가 있었다?

또 만약 사무국장이 주장하는 대로 8시5분 전에 개표가 진행됐다면 9시16분에 최종적으로 돌려 사태를 마무리한 것으로, 개표록에 기록된 10시서 11시 사이에 사태수습 기록은 모두 허위사실이 된다. 개표참관인 오씨가 처음 개표에 이상을 발견한 시간은 10시경이고 그 이후에 확인을 위해 녹양동제1투표구에 대해 재검을 했다는 것은 이미 개표록에 기재된 내용이기 때문이다.

사무국장의 주장에 한 선거전문가는 “전 사무국장이 본인과 관리계장 그리고 선관위원들이 확인, 서명한 개표록의 내용을 부정하는 것은 자가당착으로 개표의 공정, 투명한 관리를 부정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사무국장의 주장대로라면 그는 공문서인 개표록의 내용을 부정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개표록의 기재내용이 사실과 다름이 없음을 확인하고 서명 또는 날인한’ 위원장 및 7명 위원의 행위를 뒤집는 것이다.

이 밖에 9시16분에 돌린 개표상황표에 수정 흔적도 9시16분이 처음 투표지분류기를 돌렸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기존 투표용지교부수 2560(표)에 검은 펜으로 두 줄을 긋고 아래에 2550(표)가 기재됐다. 이는 개표록에 기재된 바와 같이 10시 이후에 재검을 하고 일치되게 개표상황표가 출력되자 투표용지교부수와 투표수를 맞추기 위해 수정한 것이다.

이에 사무국장은 9시16분에 투표지분류기를 가동한 것이 두 번째라는 주장을 펴며 “다시 돌릴 때 투표용지교부수를 2560(표)으로 두고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정부선관위는 재검을 하기 전에 이미 잔여매수 10매가 미계산된 것을 확인했다.

이에 선거전문가는 “투표록상에는 수정을 한 뒤였기 때문에 두 번째 돌렸을 때 투표용지교부수를 2550(표)으로 입력하지 않고 2560(표)으로 두고 돌렸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사무국장이 8시5분 전에 돌렸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재검을 하기 위해서는 선관위원들이 회의를 거치고 개표장 내 방송을 통해 알리게 돼있다. 만약 사무국장의 주장처럼 9시16분이 두 번째 돌린 것이라면 많은 목격자와 증인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무국장은 이에 대해 근거를 제시하는 답변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2차 분류 결과 보고가 10시54분까지 갈 필요도 없다.

시간별로 보니…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당시 의정부선관위 사무국장의 주장이 거짓이라면 8시5분에 자료는 누가 올렸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이에 선관위는 지금까지 ‘시간 오류’를 이유로 피해갔다. 한 선거전문가는 “개표과정서 누군가(개인 혹은 조직) 중간에 개입 하지 않았다면 벌어질 수 없는 일”이라며 “선관위는 이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19대 대선’ 바뀌는 것

<일요시사>는 지령 1101호 <선관위 ‘수상한 무상원조’ 내막>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지난 17대 대선에선 투표구별로 개표결과가 올라갔지만, 18대 대선에서는 오히려 후퇴해 구별로 누적표만 적시돼 선관위가 개표 부정의혹을 자초한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지난 15일 선관위는 ‘완벽한 투·개표관리와 정책선거로 국민통합 이룰 것’이란 보도자료를 냈다. 선관위는 ‘선거일에는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실시간 공개하는 개표결과를 종전 구·시·군단위서 투표구별 단위로 세분화해 개표소에서 작성한 개표상황표와 홈페이지의 개표결과를 비교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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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