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리온 빌라’ 둘러싼 수상한 소문들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2.27 10:56:43
  • 호수 11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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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일대에 고급 골프텔 소유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오리온이 가평 일대에 있는 고급 골프텔 두 채를 소유한 사실이 <일요시사취재결과 확인됐다오리온은 골프텔을 왜 두 채씩이나 구입한 것일까이 골프텔의 용도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적한 경기도 가평 상면 대보간선로를 따라가면 가평골든빌리지가 나온다입구서 가파른 언덕을 5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고급 단독 주택 여섯 채가 들어서 있다이곳이 골든빌리지2가평 크리스탈밸리CC가 지난 2007년 타운하우스형 골프텔로 골든빌리지2를 분양했다크리스탈밸리CC는 세란병원이 출자한 한송이 소유하고 있다.

스포츠토토 소유
인수하면서 이전 

골든빌리지·외관 주변 환경은 한마디로 호화롭다시공 당시 골든빌리지분양가는 1417억원에 달했다단독 주택 여섯 채의 내부 구조는 대부분 방 4개와 유럽풍 벽난로가 있는 거실대형 주방으로 이루어졌다.

 고급 소파와 식탁침대까지 갖춰졌으며 대리석 바닥과 고급 마감재를 사용했다외관 역시 호화 별장을 떠올리게 한다주변 환경을 보면 고즈넉한 유럽의 부촌을 연상케 한다.

<일요시사취재 결과 골든빌리지2에 있는 골프텔 여섯 채 중 두 채가 오리온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오리온은 복층(2)과 단층으로 돼있는 단독 주택을 각각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평 초호화 골프텔 2채 소유
단층·복층 1417억원 호가

복층 골프텔 주소는 경기도 가평군 조종면 대보리 157-8(토지 주소 157-20번지)외 5필지 골든빌리지2나다부동산등기등본부에 따르면 철근콘크리트구조 기와지붕 2층 단독주택이다. 1층 136.58(41), 2층 88.98(26)로 돼있다오리온은 2013년 627일 한송서 골든빌리지2나를 11억원에 매입했다.

단층 골프텔 주소는 경기도 가평군 조종면 대보리 157-8(토지 주소 157-25번지)외 5필지 골든빌리지 2라다부동산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철근콘크리트구조 기와지붕 단층 단독주택으로 나와 있다. 1층 223.04(67).
 

 골든빌리지2라는 원래 오리온 자회사였던 스포츠토토가 소유했다. 2007년 125일 스포츠토토는 한송서 15억에 매입했다하지만 지난해 822일 오리온이 스포츠토토를 흡수·합병하면서 골프텔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스포츠토토는 골든빌리지2라를 급매처분하려고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2015년 상반기 스포츠토토는 골든빌리지2라를 매물로 내놨는데당시 매매가격은 8억이었다그런데 매수자가 없어 처분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부동산 업계에서는 당시 비즈니스 접대 등이 많은 금융건설 무역 등 세일즈 법인을 상대로 매각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사용
양평 별장처럼?
 

그런데 이 골프텔의 용도에 말이 많다일각에선 동양사태의 주범인 동양그룹 오너 일가가 이 골프텔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말도 무성하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의 자식들이 이 별장(골프텔)을 자주 이용한다며 동양그룹 창업주 고 이양구 회장(담철곤 오리온 회장과 현 전 회장의 장인일가가 그 곳에 종종 목격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동양그룹 일가는 사실상 해체됐다현 전 회장은 2013년 대규모 사기성 CP(기업어음)와 회사채를 발행해 투자자 4만여명에게 피해를 준 혐의로 징역 7년과 파산 선고를 받았다.
 

1심은 2013년 2월부터 9월까지 동양그룹이 발행해 판매한 CP·회사채 12958억원 모두 사기죄로 인정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하지만 2심은 현 전 회장이 부도를 예상할 수 있었던 시점인 2013년 8월 이후 발행한 1708억 부분만 고의성을 인정해 사기죄로 판단징역 7년으로 감형했다대법원은 작년 10월 2심 판결을 확정했다.

동양사태 피해자 A씨 등은 2015년 12월 법원에 현 전 회장에 대한 파산을 신청했다지난해 919일 서울중앙지법은 개인파산 신청을 받아들였다.

행적 모호한
이혜경 가족들
 

현 전 회장의 부인인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은 동양그룹 사태 때 미술품과 고가구를 빼돌린 혐의로 징역 3년 6월과 벌금 20억원을 선고받았다하지만 재판부는 당시 이 전 부회장을 구속하지는 않았다.

 이 전 부회장은 현재 거취가 불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주민등록상 주소는 성북동이지만이 집은 압류가 걸린 상태다최근에는 한남동 힐스테이트에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전 회장 부부는 정담승담경담행담씨 등 1남 3녀를 두고 있다장녀 정담씨는 이모부 회사인 오리온서 근무하고 있으며외아들인 승담씨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정담씨와 승담씨는 함께 동양그룹 경영에 참여했지만 회사가 공중분해된 후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현 전 회장과 담 회장은 동양사태 이후 사이가 틀어졌다현 전 회장이 자금난에 몰렸을 때 동서인 담 회장에게 자금 지원 요청을 했는데 거절했기 때문이다당시 오리온은 동양그룹에 대한 자금지원은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하지만 동서지간만 틀어졌을 뿐 여전히 자매 사이는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직원용용도 두고 설왕설래
동양 일가 자주 목격사적 유용?


가평 오리온 골프텔이 오너 일가서 유용하고 있다는 말이 무성한 이유는 담 회장의 과거 전력 때문이다. 2011년 614일 <일요시사>는 담 회장의 경기도 양평 별장을 단독 추적하며오리온과 서미갤러리 간 미술품 거래를 보도했다.

양평 별장은 오리온 연수원이다담 회장은 이 곳에 비자금을 조성할 목적으로 미술품을 쌓아 놓은 창고로 썼다하지만 <일요시사취재 당시 오리온 측은 무슨 근거로 그런 얘기를 하냐그저 소설이고 추측일 뿐이라며 직원들 연수원에 그림이 왜 있고그림 창고가 왜 있겠냐며 관련 의혹에 대해 일축했다.
 

하지만 오리온 비자금 조성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은 당시 양평 연수원 등을 압수수색하며담 회장의 미술품 창고가 있다는 사실과 수십 점의 미술품이 보관된 것을 확인했다이 외에도 측근들은 담 회장이 양평 별장에 회삿돈으로 산 16억원짜리 시계와 한 병에 수천만원에 달하는 고급 와인 5억원치를 쌓아뒀다고 주장했다.

직원들 워크숍
용도로 사용중
 

이처럼 담 회장의 과거에 비춰보면 이번 오리온 가평 골프텔 역시 오너 일가에서 사적으로 유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하지만 오리온 측은 이 같은 의혹을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회사 관계자는 그 곳은 직원들 워크숍 용도로 구입했다. 오너들이 이용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동양일가 재산 은닉 의혹

동양그룹 부도 사태 이후 피해자들은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이 채권자들의 채무를 변제해야 함에도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재산을 은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검찰에 고발했다이 전 부회장은 동양그룹 사태 당시 고가의 미술품을 빼돌렸다는 혐의로 1심 재판부로부터 징역 2년을 선고받고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동양그룹 사태 피해자 보상을 해야 함에도 이 전 부회장이 보상을 피하기 위해 아이팩 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동양그룹 사태 피해자들과 약탈경제반대행동은 이 전 부회장 외에도 담철곤 오리온 회장 및 그의 아들 서원씨를 검찰에 고발했다담 회장과 아들 서원씨를 조세범 처벌법상의 조세 포탈죄 등으로 지난해 11월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한바 있지만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재차 고발했다.

동양그룹채권자비상대책위원회 김대성 대표는 이 전 부회장은 지난해 은닉재산을 고백하는 자필 자백서를 동양그룹 사기 피해자에게 제공하고은닉재산이 환수돼 피해배상으로 쓰이길 바란다고도 밝혔지만 지금까지도 은닉재산 환수를 위해 그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재판서 가중한 처벌 등을 피하려고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들과 단체가 적극적인 고발에 나선 이유에는 이 전 부회장이 자신의 제부인 담 회장의 보유 회사를 통해 재산을 은닉하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이들은 담 회장이 이 전 부회장에게 돌아가야 할 아이팩 지분을 불법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아이팩 일부 지분이 이 전 부회장의 몫인 만큼 환수해서 동양사태 피해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약탈경제반대행동은 아이팩의 주식 가치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1000억원가량이 이 전 부회장의 몫이라고 봤다.

동양사태 피해자 모임에 따르면 아이팩은 동양제과(현 오리온)에 포장지를 납품하는 업체로 고 창업주 고 이양구 전 회장이 부인 이관희 여사의 노후를 보장하기 위해 만든 회사다이 전 회장이 이 회사를 인수할 당시 포장지 업체가 중소기업 고유 업종으로 지정되어 있어 자신의 이름으로 명의 변경할 수 없어 차명으로 보유했다

동양사태 피해자들은 이 전 부회장이 동양그룹 임원이었던 만큼 민·형사책임이 있고 피해자들에게 배상해야 할 채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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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