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패 신화’ 황제가 돌아왔다!

다시 시작된 우즈 신드롬

‘스타’가 있어야 팬들이 모이게 되고 열광하기 마련이다. 오랜 기간 동안 골프계에는 ‘타이거 우즈’라는 걸출한 스타가 있었다. 여러 가지 개인적인 스캔들로 인해 빛나는 ‘스타’의 자리를 내려놓았던 우즈. 그러나 아직도 우즈가 사용할 클럽이 무엇인지, 우즈가 어떤 대회에 등장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다시 한 번 우즈가 골프계의 ‘별’로 빛나길 기대하는 팬들이 많은 모양이다.

 

통산 79승 위대한 발자취
화려한 복귀…예고된 환호

우즈는 데뷔 42주 만에 세계랭킹 1위에 등극했고 2000년 US오픈과 디오픈, PGA챔피언십, 2001년 마스터스를 연거푸 제패해 메이저 4연승 ‘타이거슬램’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1996년 프로 전향 이후 ‘컷 오프’는 불과 15번. 1998년부터 2004년까지 7년 동안은 단 한 차례도 3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적이 없다. 142개 대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진기록도 있다. 우즈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년 동안 총 1540번의 1m 퍼팅 기회에서 홀에 넣지 못한 것은 딱 3차례. ‘1m 거리는 무조건 넣는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퍼팅의 달인이고 쇼트게임에 강했다. 1999~2002년 사이 11개의 메이저에서 7승을 수확했다.

모두 염원한
전설의 귀환

30세 이전에 메이저 10승을 달성한 독보적인 1위. 메이저 최다승(18승)의 주인공 잭 니클라우스는 30세 이전까지 5승을 올리는데 그쳤다. 또한 ‘WGC의 사나이’라 불릴 정도로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우승컵만 18개. 우즈는 기회를 잡으면 절대 놓치지 않는 승부사였다. 최종 4라운드를 선두로 나선 45회 가운데 43승을 이끌어 냈다. 우승확률이 무려 95.6%. 2라운드까지 선두였던 33회에서도 28승(84.8%)을 차지했다. 연장전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과 유러피언(EPGA)투어 연장전에서 통산 16승1패다. 1패는 빌리 메이페어(미국)에게 1998년 닛산오픈에서 진 것.

무엇보다도 우즈는 683주 동안 세계랭킹 1위를 지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골프 황제’였다. 2009년 최악의 섹스 스캔들로 ‘골프 황제’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던 우즈. 수많은 스폰서가 떠났고, 6년간의 결혼 생활 역시 마침표를 찍었다. 우즈는 ‘휴업’을 선언했고, 섹스 중독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 2013년 재기하는 듯 보였지만 예전의 ‘골프 황제’ 자리를 되찾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이렇듯 아직 신통찮은 성적임에도 우즈가 골프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역시 대단하다.


지난달 5일 우즈 복귀 무대로 치러진 히어로 월드챌린지의 시청률은 일년 전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월드챌린지 1라운드 시청률은 0.86%, 2라운드 시청률은 0.45%를 기록, 우즈가 출전하지 않았던 지난해에 비해 각각 190%, 200% 높았다. 우즈는 시청률 대박을 터트리며 흥행사로의 면모를 또 한 번 과시한 것이다. 골프 팬들은 부상 없이 대회를 마친 우즈의 무사귀환 자체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골프매체들도 우즈의 복귀전 성적에 합격점을 줬다. 샷감이 무르익지 않았고 거센 바람이 부는 악조건 속에서 우즈는 나흘 간 24개의 버디로 18명의 출전 선수 중 가장 많은 버디를 기록했다. 특유의 고감도 아이언샷과 퍼트감도 살아났다. 우즈는 경기 후 “이런 순간이 오기를 기다려왔고 다시 골프를 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이라며 “내년도 모든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뭐 쓰나?
용품도 화제

우즈는 15위에 머물렀지만 부상 없이 월드챌린지 4라운드를 끝낸 것만으로도 오는 4월 열리는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 확률이 높아졌다. 미국의 도박업체 ‘웨스트게이트 슈퍼북’은 우즈의 마스터스 우승 배당률을 20-1로 책정했다.
우즈의 복귀와 함께 그가 사용하는 용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오랫동안 나이키의 골프공을 썼던 우즈는 나이키가 골프용품 생산을 중단하면서 다른 골프 볼을 선택해야 했다.

우즈가 선택한 골프공은 2016년 3월 출시된 브리지스톤의 ‘TOUR B330S’ 모델. 이 제품은 티샷에서 적정한 탄도와 스핀으로 거리를 더 멀리 보내고, 러프와 그린 주변에서 안정된 스핀 성능을 발휘한다. 매트 쿠차를 비롯해 프레드 커플스, 브라이슨 디셈보, 여자골퍼 스테이시 루이스 등이 같은 골프공을 쓰고 있다. 우즈는 브리지스톤과 골프공 후원 계약을 맺으며 공 후원사에 ‘메이드 인 재팬’의 신뢰를 보여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즈는 인터뷰에서 “골프하는데 가장 중요한 장비는 공이다”라며 “스핀이 잘 먹고, 강하고 똑바로 날아가는 성능에 놀랐다. 가장 컨트롤하기 쉬운 공이다”라고 말했다.

복귀 후 우즈의 스윙 변화에 대한 관심도 높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공식 홈페이지는 우즈의 스윙이 복귀 전과 비교해 어떻게 바뀌었는지 분석한 영상을 게재했다. 이 영상은 2015년의 우즈 스윙과 히어로 월드챌린지에 출전한 우즈의 스윙을 비교했다. 먼저 어드레스 자세에서 스탠스가 약간 좁아졌고 양팔의 모양이 과거에는 ‘역 K’ 모양이었다면 현재는 ‘Y’자에 가까운 모양으로 바뀌었다. 과거엔 공이 왼쪽으로 쏠려 있었는데 현재는 거의 중간에 놓여 있다. 백스윙 톱을 보면 과거보다 최근 영상에서 허리 턴이 더 이뤄진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허리 수술 및 재활을 거치면서 허리에 부담이 적어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임팩트 때 과거 화면을 보면 왼발 바닥이 살짝 들려 있는 걸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임팩트 순간 오른발이 밀어내는 힘이 과거에 훨씬 더 강한 느낌이다. 피니시 자세도 다르다. 과거보다는 역 C자를 그린 것처럼 허리가 크게 휘었지만 지금은 거의 일자에 가까운 모습으로 바뀌었다. 우즈가 확실히 파워 넘치는 과거 스윙에 비해 보다 안정적이고 힘을 다소 덜 쓰는 방향으로 스윙을 다듬은 것으로 보인다.

우즈 모든 것이 화제
미국 대통령들도 반색


우즈의 영향력은 미국 대통령과 우즈의 관계에서도 쉽게 확인 가능하다. 도널드 트럼프는 플로리다 주 자신의 골프장에서 그 어떤 다른 프로도 아닌 ‘골프 황제’ 우즈와 첫 골프 라운딩을 했다. 다른 동반자 4명과 18홀을 함께 돈 것이다. 트럼프는 2013년 우즈가 트럼프 도랄 골프장에서 열린 월드 골프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때 상패를 수여한 인연이 있다. 뿐만 아니라 두바이의 트럼프 골프클럽의 설계도 우즈가 맡아 하고 있다.

우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기념관 단지에 조성될 골프장 설계까지 맡았다. 우즈와 오바마 대통령은 각별한 관계다. 2008년에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우즈는 “믿기 힘든 일이다. 오바마는 미국은 물론 다인종을 대표한다. 내 생애 이런 일(유색인종이 백악관에 입성하는 것)이 일어날 것을 늘 기대했다”며 “내 아버지는 그토록 염원했던 유색인종 미국 대통령 당선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나는 행운아다”라고 격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변화된 것들
쏠리는 시선

코스 설계가로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우즈가 처음으로 맡은 ‘PGA급 코스’ 설계로 3000만 달러(약 356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되어 흥미를 더하고 있다. 시카고는 개장한 지 100년이 넘은 유서 깊은 골프장 ‘잭슨 파크 골프 코스’와 ‘사우스 사이드 골프 코스’를 전장 7300~7600야드의 18홀짜리 정규 코스와 9홀 파3 코스로 구성된 ‘PGA급’ 골프장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개최할 수 있는 최고급 골프장으로 변신을 꾀하고, 내년 봄 착공해 2020년께 개장할 계획이다.

이 골프장의 1번 홀 티박스는 대통령 기념관 본관과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개장 이후 이 골프장에서는 PGA투어 플레이오프 시리즈인 BMW 챔피언십 2021 대회 개최도 거론되고 있다. 시카고는 골프장 재설계 비용의 80%를 기금 모금을 통해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 역시 기금 모금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20%는 세금으로 충당될 예정이다.

우즈의 얼굴을 다시 보게 될 대회는 제네시스 오픈이다. 오는 2월 퍼시픽 팰리세이즈에 위차한 리비에라 골프장에서 열리는 제네시스 오픈에 우즈가 출전을 공식 발표했기 때문이다. 퍼시픽 팰리세이즈는 로스앤젤레스 근방에 있는 소도시다.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나고 자란 우즈는 리비에라 골프장과 인연이 깊다. 16살 때 PGA투어 데뷔전을 치른 곳이 바로 리비에라 골프장이다. 우즈는 “데뷔 전을 치른 곳에 다시 돌아와 경기하게 돼 흥분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즈는 프로 전향 후 7차례 리비에라 골프장에서 경기를 치렀지만 우승은 한 번도 없었다. 우즈가 세 번 이상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 건 리비에라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뿐이다.

골퍼라면…
우즈와 함께

우즈는 ‘고향’ 팬 앞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 하고 성적도 신통치 않자 2005년을 마지막으로 리비에라 골프장에 아예 발길을 끊어 버렸다. 그린이 까다로운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펄펄 나는 ‘퍼팅의 달인’ 우즈가 리비에라 골프장 그린에서 고전한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1년이 넘는 기간에 부상 치료와 재활을 거쳐부활을 꾀하는 우즈가 어쩌면 악몽 같은 기억을 남긴 리비에라 골프장에서 열리는 대회를 2017년 첫 정규대회로 택하려 한다는 것 자체도 흥미롭다.

제네시스 오픈은 현대자동차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은 대회로 2017년부터 10년 동안 개최된다. 대회 운영에는 타이거 우즈 재단이 참가하기 때문에 우즈에게는 여러모로 의미 깊은 대회다. 우즈의 출전으로 입장권 판매 증가와 TV시청률 상승 등 대회 흥행에 대형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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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