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가족과 함께 하는 체험 여행 ②사북석탄유물보존관

시간이 그대로 멈춘 '정선 최대 탄광'

겨울이면 바빠지는 곳이 스키장이다. 하얀 설원을 달리고 싶은 사람들은 주말이 기다려지게 마련이다. 정선 겨울 여행은 스키장의 신나고 즐거운 시간과 더불어 한때 스키장보다 북적이고 휘황찬란하던 탄광의 흔적을 만나는 시간으로 꾸며보면 어떨까?

하이원리조트 입구에 사북석탄유물보존관(탄광문화관광촌)이 있다. 정선은 1950 년대 초 함백탄광이 문을 연 뒤 1960년대 초부터 사북탄좌, 원동탄좌에 이어 1963년 동원탄좌 사북광업소가 영업을 시작했다.

석탄 산업은 1966년 태백선이 고한까지 개통되고, 사람이 몰리면서 호황을 누렸다. 그중 동원탄좌 사북광업소는 23개 광구(3609ha)를 소유한 동양 최대 민영 탄광으로, 1985년에는 전국 석탄 생산량의 13%를 차지했고, 재직 광원만 6300명에 이르며 정점을 찍었다.


사북석탄유물보존관 입구에 들어서면 높이 48m 수직갱 타워가 보인다. 수갱 타워 혹은 권양기라 불리는데, 지상과 지하 갱도로 광부와 석탄을 옮기던 시설이다. 전시관 입구에는 ‘나는 산업전사 광부였다’라는 투박한 글씨와 환하게 웃는 광부의 얼굴 그림이 있다. 사북석탄유물보존관은 옛 동원탄좌의 행정동 건물 전체가 전시관이다.

검고 낡은 사무실에는 작업복 분류 보관대, 작업복을 수선하던 재봉틀, 2004년 10월에서 멈춘 달력과 월중 행사표가 있다. 월중 행사표에는 긴박한 당시 상황이 그대로 남았다. ‘10일, 생존권 사수 투쟁’ ‘28일, 폐장 찬반 투표’ ‘30일, 송별 회식’ 등이다. 특히 ‘31일, 마지막 세탁’이라는 글자는 2004년 10월에서 멈춘 달력과 함께 묘한 애틋함이 느껴진다.
 

광부들의 눈이 되어준 안전등의 충전실, 1100명이 한꺼번에 목욕할 수 있는 종합 욕장과 장화를 세척하던 세화장, 광부들이 사용하던 채탄 장비 등이 모두 전시된다. 2층 문서 자료실에는 사원증과 도장, 월급봉투 등 광부들의 애환이 담긴 물건이 전시된다.


2층 끝자락에는 광부의 하루 시작을 알리는 수갱 탑승장이 있다. 감옥의 쇠창살처럼 생긴 철문 뒤로 안전에 대한 문구가 빼곡하다. 2층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도 석탄 산업의 현장이다. 넓은 야외 공간에 광차와 인차, 버스 등이 전시되고, 그 너머로 석탄을 캘 때 나온 경석(폐탄)을 쌓아놓은 폐탄장이 높은 언덕이 됐다. 언덕 곳곳에 자연적으로 터를 잡고 자란 나무도 보인다.
 


사북석탄유물보존관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광차를 타고 갱도로 들어가는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곳이지만, 동절기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사북석탄유물보존관은 동절기(12월∼4월)에 다소 관람 제약이 따른다. 매주 토·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하며, 오후 4시까지 입장해야 관람이 가능하다.
 

사북석탄유물보존관과 비교해볼 만한 곳도 있다. 사북서 만항재 가는 길에 폐광과 예술이 어우러진 삼탄아트마인이다. 2001년 폐광된 삼척탄좌가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났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더 많은 여행객이 찾는다. 정선군 최초의 역사인 함백역과 함백탄광이 있던 신동안경다리탄광마을도 정선 탄광 역사의 단면을 보여준다.
 

사북석탄유물보존관서 정선 읍내로 갈 때는 화암면을 거치는 것이 좋다. 정선 읍내로 이어지는 어천을 따라 도로가 나란한데, 흔히 ‘정선의 소금강’이라 불린다. 몰운대, 화표주, 화암약수 등 화암8경이 펼쳐진다. 특히 ‘금과 대자연의 만남’이라는 테마로 조성된 화암동굴은 꼭 만나보자.

전성기 누리던 동양 최대의 민영 탄광
광산 유물 수집·보관·전시로 남긴 역사

천포광산의 상부 갱도, 하부 갱도로 이어지는 365개 수직계단, 석회동굴의 장관이 펼쳐지는 하부 갱도 등 관람 동선이 1.8km에 이른다. 천포광산의 역사와 석회동굴 생성물, 90m에 이르는 수직 계단 등이 색다른 풍경과 재미를 선사한다.


정선은 아리랑의 고장이다. 지난해 8월 정선 읍내 아리랑센터에 아리랑 박물관이 개관했다. 아리랑의 역사와 정선아리랑 이야기, 아리랑 관련 음반과 잡지, 성냥 등이 전시된다. 아리랑의 발상지인 아우라지도 빼놓을 수 없다. 송천과 골지천 물길이 합수해 어우러진다고 아우라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지금은 송천과 골지천 사이에 다리가 놓여 쉽게 다녀올 수 있다.


아우라지서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정선 읍내에서 어천과 만나 동강이 된다. 병방치라 불리는 고갯마루에는 아리힐스의 스카이워크와 짚와이어가 동강의 비경을 제대로 보여준다.

아리랑의 고장

스카이워크는 기암절벽 바깥으로 돌출된 길이 11m 구조물로, 발아래 강화유리를 통해 아름다운 동강을 짜릿하게 즐길 수 있다. 짚와이어는 해발 607m 병방치에서 325.5m 표고 차를 순간적으로 내려오는 하강 시설이다.

짚와이어 아래로 동강을 따라 30km에 이르는 동강로가 있다. 해마다 3월말이면 우리나라 특산 식물인 동강할미꽃이 암벽을 따라 피고 지는 곳이다. 느티나무 고목이 있는 정선초등학교 가수분교, 나리소와 백운산, 동강과 도로가 나란히 이어진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사북석탄유물보존관(탄광문화관광촌)→하이원리조트 곤돌라→삼탄아트마인→정암사

1박 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정암사→삼탄아트마인→사북석탄유물보존관(탄광문화관광촌)→ 신동안경다리탄광마을→동강로 드라이브
- 둘째 날: 아우라지→아리랑박물관→아리힐스(스카이워크, 짚와이어)→화암동굴→몰운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정선관광(정선군청 관광 홈페이지) www.ariaritour.com
- 삼탄아트마인 samtanartmine.com
- 정암사 www.jungamsa.com
- 아리힐스 www.ariihills.co.kr
- 아리랑박물관 www.jacf.or.kr

문의 전화
- 정선군종합관광안내소 1544-9053
- 정선군청 문화관광과 033-560-2564
- 사북탄광문화관광촌 033-592-4333
- 삼탄아트마인 033-591-3001
- 정암사 033-591-2469
- 아리힐스 033-563-4100
- 아리랑박물관 033-560-3031

대중교통 정보
기차  청량리역-사북역: 무궁화호 하루 4회(07:05~23:25) 운행, 약 3시간30분 소요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사북역 033-592-7780)
버스 서울-고한사북: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30회(06:00∼23:00) 운행, 약 2시간50분 소요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고한사북공용버스터미널 033-592-9951, www.bustaja.com)

자가운전 정보
중앙고속도로 제천 IC→영월 방면 우측→신동교차로에서 단양·영월 방면 우측 국도38호선→증산터널 지나 사북교차로에서 하이원리조트 방면 우회전→사북석탄유물보존관(탄광문화관광촌)


숙박 정보
- 상유재: 정선읍 봉양3길, 033-562-1162, www.sangyujae.com (한옥스테이)
- 하이원리조트: 고한읍 하이원길, 1588-7789, www.high1.com
- 엘스관광호텔: 사북읍 사북1길, 033-591-7300, www.lshotel.co.kr
- 옥산장: 여량면 여량3길, 033-562-0739, www.oksanjang.pe.kr
- 도사곡휴양림: 사북읍 지장천로, 033-560-3456, dosa.jsimc.or.kr
- 동강전망자연휴양림(캠핑 전용): 신동읍 동강로, 033-560-3464, donggang.jsimc.or.kr/index.asp

식당 정보
- 옥산장돌과이야기: 곤드레밥정식, 여량면 여량3길, 033-562-0739, www.oksanjang.pe.kr
- 원조순대국밥: 곤드레순대국밥, 사북읍 사북2길, 033-592-2129
- 만항곤드레닭집: 곤드레고등어찜, 고한읍 함백산로, 033-591-5002
- 밥상머리: 한방토종닭백숙, 고한읍 함백산로, 033-591-2030
- 동광식당: 황기족발, 정선읍 녹송1길, 033-563-3100
- 아리랑맛집: 콧등치기, 정선읍 5일장길, 033-563-1050

축제와 행사 정보
- 정선고드름축제: 2017년 1월20일~2월4일, 정선읍 제2교 조양강·공설 운동장 일원, 033-560-3016(정선아리랑문화재단)

주변 볼거리
몰운대, 화암약수, 반월에 비친 그림바위마을, 대촌마을(〈삼시세끼〉 촬영지), 오장폭포, 정선레일바이크, 백두대간생태수목원, 구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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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