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암울한 경제’ 희망의 경제 메시지

힘 합쳐 다시 일어섭시다 ‘으쌰으쌰’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지난해 국내 산업계는 대외적으로 글로벌 경기불황 장기화, 보호무역주의, 환율악화 등 각종 악재에 시달렸다. 여기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라는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가 더해지기도 했다. 올해 역시 상황 역시 그리 녹록지 않다. 그러나 악재만 가득한 건 아니다. 몇몇 호재는 올 한해 경제 전망을 긍정적으로 예상하게끔 만든다.

대한민국의 대외 수출은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무역협회는 2016년 대외 수출이 2015년보다 5.6% 감소한 497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이 2년 연속 역성장한 것은 1957∼1958년 이후 58년 만이다. 세계 10대 수출국 중에서 한국의 수출 감소율은 브렉시트 파장을 겪고 있는 영국(-12.3%)에 이어 두 번째였다.

녹록지 않은
경제 분위기

2017년 역시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세계 경제는 여전히 회복이 불투명하고 ‘트럼프 리스크’는 보호무역주의 악재의 위험성을 더욱 증폭시킬 전망이다. 최순실 게이트 관련 기업들에 대한 특검 수사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 따른 국정공백 등 부정적 요인들도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은 각각 2.2% 및 2.3%로 올해 성장률을 전망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국내 259개 업체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진행한 ‘2017년 최고경영자 경제전망 조사’에서도 2.3%라는 전망치가 나왔다. 올해(2.6%)보다 성장이 더 둔화되는 것은 물론 세계 경제성장률과의 격차도 더 벌어진다는 예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9월 2.2%로 예상했다가 지난달 18일 2.1%로 다시 낮췄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2.0%서 1.8%로 하향 조정했다. 소비심리 위축과 고용시장 악화 등 경기적 요인과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부담, 주거비 부담 증가 등 구조적 요인이 가계 소비를 위축시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물가는 1.5% 상승해 당초 전망(1.4%)보다 소폭 올라갈 것으로 봤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원화 가치 하락으로 올해(0.9%)보다 상승세가 소폭 확대될 전망이지만, 국제 유가의 제한적 상승, 국내 수요 부진 확대, 주택경기 둔화 등으로 상승 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 동력이
변수 만든다

그러나 마냥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한동안 감소추세를 보였던 수출물량은 2017년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예상치를 내놓는 곳들도 제법 눈에 띈다.

한국무역협회는 ‘2016년 수출입 평가 및 2017년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17년 수출은 전년보다 3.9% 증가한 516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다 본 2017년 수출 증가율은 연간 3.8%(상반기 5.8%, 하반기 2%)다. 포스코경제연구소와 산업 연구원(KIET)은 각각 3.2%, 2.1%로 증가율을 예측했다.
 

수출 현장서도 2016년보다는 나아질 거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한국은행은 전국 250개 수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 2017년 중 제조업 수출이 올해 대비 다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사대상 기업의 67.9%가 2017년 수출이 올해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수출 회복을 견인할 요인 중 하나는 수출 단가의 상승이다. 수출처의 물가가 오르면 수출 단가도 상승한다. 수출 회복세가 더뎌졌던 한국으로선 반길 일이다. 미국에선 트럼프의 경기 부양책이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트럼플레이션(Trump+Inflation)’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서도 생산자 물가가 오르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다.

수출만이 살길…호재 이용 관건
정부 먼저 내수 살리기 총력전


신흥국들의 경제 성장이 예상되는 것도 한국 수출 산업에 호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선진국과 신흥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8%, 4.6%로 내다봤다. 올해 예상치 1.6%, 4.2%보다 더 높아진 것이다. 2017년 세계 경제의 무게 중심이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이동하면 한국의 수출 회복세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오름세로 돌아선 국제유가도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초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8년 만에 산유량 감축을 결정했고 덩달아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중동과 러시아 등 산유국 경제가 살아나면 수출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한국 경제에 호재라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이 지난달 27일 내놓은 ‘2017년 경제·산업전망’ 보고서를 보면 우선 내년엔 신기술에 기반한 제품들의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서 기술경쟁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IT산업군이 우리나라 수출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전의 경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정보통신기기는 SSD, 웨어러블 기기, OLED 디스플레이 등이 대표적이다. 3D 낸드플래시, 시스템 반도체와 같은 고부가가치 반도체의 수출 호조도 예상했다.

고급화, 개인화, 고기능성화로 경쟁력이 높아진 한국산 음식료는 중간 식재료 뿐만 아니라 가공식품서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 것이란 분석이다. 섬유도 코트, 자켓, 셔츠, 유아복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다.

더욱이 12대 주력산업 중에선 자동차, 조선, 가전을 제외한 모든 분야서 내년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올해 -21.3%나 빠진 정유는 내년엔 올해보다 10.7% 가량 수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역시 올해 마이너스(-)에 머물렀던 석유화학도 내년엔 5.5% 수출 성장이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OPEC 감산 합의 효과가 지속될 경우 그동안 위축됐던 중동, CIS(소련 연방의 일원이던 독립국가), 중남미 시장 수요가 다소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 상승으로 이들 나라의 수요가 살아나면 한국의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물론 건설·플랜트 수주도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부 차원의
대대적 지원

정부 차원의 내수 지원 정책이 적극적으로 시행될 거란 기대감도 올해 경제 전망을 낙관적으로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1일, 제5차 경제현안점검회의서 “경기 하방에 대응하기 위해 1분기 내 재정을 조기투입할 예정”이라며 “특히 17조원에 달하는 청년 일자리 예산을 조기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내년 1분기 약 30% 안팎(중앙재정 기준, 올해 경방 준용시)의 재정이 대거 민간에 풀릴 전망이다.

이밖에도 한국전력공사 등 투자여력이 있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신산업 투자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민생안전 대책도 나온다. 우선 정부는 노인·청년 등 취약계층이 몰려 있는 1∼2인 가구에 대한 지원책을 새로 만들 예정이다. 또한 최저임금 미준수 임금체불 등을 막기 위한 근로감독과 파견 강화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선 저출산 대책이 포함된다. 이와 관련해 현재 정부는 공공기관이 육아휴직을 얼마나 실시하고 있는지를 '알리오(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공시하도록 하고 이를 공공기관 평가에 반영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늘리기 위한 정책도 추진된다. 정부는 개별여행객을 겨냥한 마케팅을 펼치고 고가 여행상품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부유층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 '한류비자'를 발급한다. 개별관광객의 여행 편의를 도모하고자 안내판 등을 보행자 중심으로 바꾸고 움직이는 관광안내소 등을 만들 계획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중국은 물론이고 일본·동남아 시장 각각에 맞는 마케팅을 펼쳐 관광 시장을 다변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 넘어 산’ 올해도 쉽지 않다
내성 키우는 선별작업 필수

물론 무조건적인 장밋빛 전망은 지양해야 할 부분이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신정부 정책 기조와 금리인상, 중국의 성장둔화폭 확대 가능성, 지정학적 불안이, 국내적으로는 가계부채 문제와 구조조정 여파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통령 탄핵 사태에 따른 국내 정치 불안정이 지속되면서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위축되고, 효과적인 정책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경기 악화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환율 역시 올해보다 기업 환경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원달러 환율이 1170원 수준으로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절하되겠지만, 유로나 엔, 위안화 등에 대해서는 강세를 보여 실효환율은 올해보다 2%가량 절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포스코경제연구소는 글로벌 교역 환경을 둘러싼 대외 리스크가 수출 경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대외 여건이 불안해지는 등 부정적 요인도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자국 산업 보호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트럼프가 한국 주력 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전한 불확실
대외리스크

수출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도 여전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중국 등 개도국의 기술 추격, 국가 간 수출 경쟁 심화, 신성장동력 부재 등의 영향으로 한국의 실질 수출 증가율은 2014년 2분기 이후 2015년 4분기를 제외하고 글로벌 교역 증가율을 장기간 밑돌고 있음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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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