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공포’ 치킨업계 대책은?

이참에 닭고깃값 올려? 말어?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심상치 않은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관련 업계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직접 닭고기를 파는 치킨 브랜드의 경우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일요시사>는 유명 닭고기 브랜드들의 AI 관련 대책에 대해 들어봤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되면서 계란은 물론 식용 닭인 육계 공급량도 줄어들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지난 22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전국 1500여 육계 농가 중 절반 정도가 신규 병아리를 들여와 키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AI로 확진된 육계 농가는 현재 없지만 산란계·오리 농가 중심의 AI 감염 탓에 육계 농가도 방역대로 묶였기 때문이다.

걱정의 목소리

당장 치킨집 등 닭고기를 취급하는 외식업계는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육계협회 관계자는 “닭고기 소비가 지금보다 더 줄게 되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면서 “계란 대란에 이어 치킨값 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BBQ = BBQ 관계자는 “계속되는 AI 확산으로 매출 신장세가 꺾일까 걱정스럽다”며 “AI가 보통 4∼5월까지 이어지는데 수급 부분에서 장기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전체 시장서 AI가 강력하게 나타나면서 신선육 확보에 이상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만약에 사태에 대비해 닭고기 재고를 기존보다 30% 이상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촌치킨 = 교촌치킨 관계자는 “익혀 먹으면 인체에 무해하다는 소비자 인식 때문에 매출에 영향은 없지만 내부적으로는 비상 상황으로 이를 지켜보고 있다”며 “AI 확산이 지속되면 닭고기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재고를 미리 비축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네치킨 = 네네치킨 관계자는 “아직 AI 관련 확정된 대책 사안은 없고 내부적으로 협의 하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육공장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었고 AI 파동이 아직까지 육계로 넘어오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굽네치킨 = 굽네치킨 관계자는 “현재까지 AI 확산으로 인해 수급의 문제는 겪고 있지 않지만 AI가 더 확산해 장기화할 시 계육 수급 및 가맹점 물량 공급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또래오래 = 또래오래 관계자는 “닭고기 소비촉진 차원서 농협 계통의 사무소랑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는 중”이라며 “소비촉진 운동 등 캠페인 활동을 활발히 진행 중이고 상품권 증정 행사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 프랜차이즈 만반의 준비
“익히면 무해” 대대적 홍보

▲멕시카나 = 멕시카나 관계자는 “판매 감소에 대한 대책은 세우고 있다”며 “닭을 직접 키우는 회사는 아니기 때문에 물량 확보와 수급에 관련된 부분을 조절 중이다. 갑작스러운 가격 증가에도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치킨집의 매출에는 현재까지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계의 경우 경기도 이천과 충북 청주의 육계 농가 2곳서 AI 양성 반응이 나왔을 뿐 발생 농가는 단 한 군데도 없다. 예방 차원서 도살 처분된 닭들도 전체 도살 처분 규모의 3%밖에 안 된다.

수시로 농장에 드나들며 알을 수거해야 하는 산란계 농가와 달리 육계 농가는 병아리를 입식한 뒤 양계장 내에서 한 달간 사육하다 바로 도축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침투가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육계 대부분의 계열화로 농가 방역 시설이 현대화돼있는 점 등도 AI가 비껴간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AI가 산란계 및 오리 농가를 중심으로 사실상 전국으로 퍼지는 바람에 발생 농가 주변에 있는 육계 농가들까지 방역대로 묶이면서 정상적인 사육이 불가능한 상황에 부딪쳤다. 입식서 도계 출하까지 약 한 달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당장 다음달부터 시장에 출하되는 신선육 물량이 최대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AI가 산발적으로 계속 확산해 방역대 및 도살처분 피해가 늘어나게 되면 공급량은 이보다 더 감소할 여지도 있다. 계란 가격에 이어 닭고기 가격도 폭등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럴 경우 일반 소비자들은 물론 치킨집 등 닭고기를 취급하는 외식업소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AI가 육계 농가에선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닭고기 먹기를 꺼리는 사람들이 늘면서 소비까지 급감하고 있어 농가들이 이중고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피해 불어날 것

육계협회 관계자는 “육계 농가들은 육가공 기업으로부터 병아리 등 원자재를 지원받아 사육한 뒤 닭을 출하하면 해당 기업으로부터 출하량만큼 수수료를 받아 소득을 올리고 있는 구조”라며 “방역 조치 여파로 병아리 입식을 못 하게 되면 그만큼 출하량이 줄게 되니 농가들이 받는 수수료도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이 폭등하면 농가들도 이득 볼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팔 수 있는 물량 자체가 적으니 소득 증대엔 도움이 안 된다”며 “닭고기 소비가 지금보다 더 줄게 되면 오히려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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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발 ‘채 상병 특검’ 파장

야당발 ‘채 상병 특검’ 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 상병 특검법)이 야당 주도로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7월19일 사건 발생 10여개월 만이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반발하며 퇴장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서 ‘이태원참사특별법’을 합의 처리된 뒤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제출하며 채 상병 특검법 상정을 요구했다. 채 상병 특검법은 해병대 채수근 상병이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순직한 사건을 초동 조사하고 경찰에 이첩하는 과정서 대통령실·국방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특검이 수사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경찰 이첩 개입 의혹 김진표 국회의장이 이를 수용해 의사일정 변경동의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졌고, 재석 168명 전원 찬성표로 가결됐다. 표결에는 야당만 참여했고, 국민의힘은 반발해 사실상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은 원래 본회의 안건에 없었던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하기 위해 의사일정 변경을 우선 시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은 이번 본회의에 합의되지 않은 법안이 올라가는 것 자체를 반대해 왔다. 당초 김진표 의장도 여야가 합의해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양당 원내대표를 의장석으로 불러서 마지막으로 중재를 시도했지만 5분 뒤 김 의장은 여러 가지로 고려한 끝에 의사일정 변경 동의의 건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양당의 마지막 협상도 결렬됐고, 국민의힘에서는 유일하게 자리에 남았던 김웅 의원만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방청 중이었던 해병대 예비역연대 법률 자문, 김규현 변호사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노년의 해병대 예비역들도 연신 눈물을 흘렸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야당이 강행 처리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로텐더홀서 규탄대회를 열고 “그간 우리 당은 이태원참사특별법에 합의 처리하는 조건으로 의사일정에 동의했다. (민주당과 김 의장이)채 상병 특검법을 애초에 처리하겠다고 했으면 저희는 오늘 본회의 의사일정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모처럼 이태원법 합의 처리를 통해 협치 분위기가 조성되고 의회정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있는데 오늘 의사일정 변경까지 해서 채상병법을 처리하겠다는 것은 정치 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채 상병 특검법 표결 시 본회의장을 퇴장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채 상병이 의사일정으로 상정되는 것 자체를 반대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규탄대회 뒤 거부권 행사 건의와 관련한 질문에 “입법 과정과 법안 내용을 볼 때 거부권을 건의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국힘 퇴장 속 야당 전원 찬성 조각난 협치···대통령 또 거부?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 의사일정 변경안을 제출한 상태다. 이날 본회의는 이태원특별법 처리를 위해 여야 합의로 잡은 일정인 반면, 여당이 채 상병 특검법에 반대하는 상황서 입법을 강행하기 위해 의사일정을 변경해 본회의 부의를 시도하겠다는 의도였다. 대통령실은 이날 야당의 강행 처리 예고를 예의주시하면서도 공수처 수사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서 “민주당이 오늘 국회 본회의서 채 상병 특검법을 의사일정까지 바꿔가면서 일방 강행 처리한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 표명은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실장은 “채 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용해서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려는 나쁜 정치”라며 “공수처와 경찰이 이미 본격 수사 중인 사건인데도 야당 측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특검을 강행하려고 하는 것은 진상규명보다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권에선 채 상병 특검법 자체의 법리적 문제점을 지적하는 동시에 이미 수사 중인 사안에 특검을 도입하는 배경에 정쟁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바라봤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서 진행 중인 수사가 끝난 다음, 그 과정이나 결과를 토대로 특검 도입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순리라는 것이다. 야당이 특검을 당장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대통령실은 무엇보다 2021년 군사법원법 개정으로 해병대수사단에 수사권이 없어졌기 때문에 야권이 주장하는 ‘수사외압’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해병대수사단이 기초 조사는 할 수 있겠지만, 관계자 수십명을 소환하고 연루자가 몇 명이고 하는 것은 법에 규정된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당시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의 ‘월권’ 가능성을 지적한 셈이다. “정치적 의도” 대통령실 발끈 또 과거 공수처 설치와 군사법원법 개정을 주도했던 민주당이 특검을 추진하는 모순을 거론하며, ‘참사의 정쟁화’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는 분위기다. 이날 정 실장은 “현재 공수처와 경찰서 철저한 수사를 진행 중이므로 수사 당국의 결과를 지켜보고 특검을 도입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공수처와 경찰이 우선 수사해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특검 도입 등의 절차가 논의되고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공수처는 민주당이 패스트트랙까지 동원해 설치한 기구다. 당연히 수사 결과를 기다려보는 것이 상식이고 정도”라며 “지금까지 13차례 특검이 도입됐지만 여야 합의 없이 이뤄진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야당이 단독으로 주도한 이유도 있다. 채 상병 사건 수사 과정서 윤 대통령,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수사를 왜곡하고 은폐하려 했다는 관련 정황은 이미 상당 부분 나왔다. 국방부는 사단장 등 고위 지휘관들의 혐의를 축소하려 했고, 경찰에 넘긴 수사기록도 매끄럽지 않은 과정을 통해 회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관계자들이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으로 조율한 흔적도 엿보였다. 국민의힘은 특검법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서 “공수처 수사가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공수처 수사가 1년 가까이 진척을 보이지 않으면서 야권서 반발이 터져 나왔다. 과거 대통령실이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조그마한 사고’라고 언급한 사건도 국민적 분노를 유발했다. 지난 3월22일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 매체와 인터뷰서 ‘조그마한 사고’로 표현하고 “전 지휘관이 법적인 문책을 받는 건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실언한 바 있다. 더구나 공수처는 지난해 8월 고발장을 접수한 이후 인력 부족, 수사 의지 등을 핑계로 현재까지 ‘수사 진행 중’이라는 변명만 되풀이했다. 해병대를 비롯한 국민 여론도 특검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눈물 흘린 해병들 왜? 해병대예비역연대는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채 상병 특검법 상정과 통과를 강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해병대를 상징하는 붉은 옷을 입은 이들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 모여 “채 상병 특검법 통과, 박정훈 대령 탄압 중지”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채 상병 특검법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같은)이런 세력들이 우리나라의 집권여당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은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이 나라의 안보를 생각하는 사람들인가. 국민의힘과 대통령은 민심을 외면하지 말고 채 상병 특검법을 수용하길 바란다”고 외쳤다. 해병대예비역연대에 법률자문을 하고 있는 해병대 출신 김규현 변호사는 “(국민의힘은)처음엔 ‘독소 조항이 있다’고, 지금은 ‘공수처와 경찰이 수사 중이니 그 수사가 끝난 다음에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과거 특검 때에는 (앞서)경찰·검찰이 수사를 안 했는가”라고 되물었다. 사실상 가장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할 방법은 법정 수사 기간을 최대 3개월로 정해놓고 있는 특검밖에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병대 측은 이날 “3개월이 지나면 우리 군은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 안보에 전념할 수 있고, 정치권도 채 상병 문제를 일단락하고 지금 산적한 안보, 민생 정책을 논의할 수 있게 된다”며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는,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수사를 기다리며 이 정권이 끝날 때까지 채 상병 문제로 정쟁을 계속하겠다는 것인가. 지금이라도 국민의힘은 오후 2시에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전원 참석해 채 상병 특검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집회를 마친 해병대 예비역 연대 회원 45명은 채 상병 특검법의 상정·통과 여부를 보기 위해 곧장 국회 본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앞서 채 상병 특검법은 지난해 10월 민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후 180일의 숙려 기간을 거쳐 지난달 3일 본회의 자동 부의 요건을 충족했다. 여야는 지난 1일 이태원 참사 특별법 처리에는 합의했지만, 채 상병 특검법과 전세 사기 특별법 개정안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민주당의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통한 것이다. 1년 가까이 진척 없는 수사 역풍 뻔한데···용산 선택은? 특검법 통과에 대해 대통령실은 야당을 향해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수세에 몰린 대통령실이 야당을 지적할수록 부정 여론만 키우는 분위기다. 더구나 대통령실은 스스로가 수사 대상이 되는 사안서 ‘협치’를 운운할 자격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는 있으나, 이로 인해 역풍을 맞게 되는 형국이다. 당장 여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용산의 뜻을 따를지 의문이다. 윤 대통령이 어렵사리 여당 의원들을 단속하더라도 다음 달에 시작하는 22대 국회에서는 궁지에 내몰릴 것이 분명하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에 신중한 모습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거부권을 행사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며 “김진표 국회의장은 합의 정신을 존중하는 분”이라고 일축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여야 합의 없이 거대 야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한 법안들에 대해선 ‘과도한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며 거부권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젊은 병사의 죽음’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인 데다 야권과 언론이 국가안보실과 공직기강비서관실 등 대통령실 연루 의혹을 잇달아 제기한 상황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당의 총선 참패 한 달여 만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도 윤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이다. 국회 재표결 시 여당 이탈표도 우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용산 대통령실 회담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채 상병 특검법의 적극적인 수용을 요구한 데 대해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것도 복잡한 상황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공수처는 특검 출범 여부와 별개로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외압 의혹’과 관련된 핵심 인물들을 불러 조사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방부가 채 상병 사건을 회수하고 재조사하는 과정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대통령실 등 ‘윗선’으로부터 외압이 있었는지 의혹을 풀어줄 핵심 인물들을 중심으로 소환조사가 이뤄지는 모양새다. 수사는 진행 중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지난 2일 오전 9시25분쯤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날 공수처는 박 전 직무대리를 상대로 국방부 조사본부가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재조사한 후 혐의자를 축소해 경찰로 넘기는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