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독특한 회화세계' 서용선

붓으로 인간을 바라보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국내 유일의 조각전문 미술관을 지향하는 김종영미술관이 오는 20일까지 ‘색과 공-서용선 전’을 개최한다. 서용선 작가는 오랜 시간 인간을 주제로 독특한 회화세계를 구축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처음 시도하는 작업들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김종영미술관은 2010년 12월 신관 사미루를 개관한 이후 2012년 정정희 전을 시작으로 각 장르별로 주목할 만한 중진작가의 초대전을 기획, 개최해 왔다. 올해 주인공은 서용선 작가다.

불교적 영향

이번 전시는 형식이나 소재 등 모든 면에서 매우 파격적이라는 평이다. 서 작가는 도시민, 단종애사, 자화상을 소재로 인간을 성찰한 회화작업에 전념해 왔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는 불교를 주제로 대형 목조 설치작품과 한글 서예 설치 작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화가에서 조각가로의 변신이라는 말도 나온다.

조각, 회화, 드로잉 등 90여점의 작품은 주제와 장르에 따라 3개 전시실에 나눠 전시된다. 1전시실에는 <금강경>의 첫 장면을 표현한 목조 설치작품과 대형 회화 작품 3점이 놓인다. 목조작품은 본격적으로 통나무를 깎아 형태를 찾아가는 전통 조각 방법을 사용했다. 이는 작가가 나무판재를 회화적으로 접근했던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다.

형식·소재 파격 시도
화가에서 조각가로 변신


한글 서예 관련 작품은 2전시실에 설치된다. 이 작품은 훈민정음 창제 시 발간한 해례본의 한글 서체, 특히 모음 ‘·’ ‘ㅡ’ ‘ㅣ’의 형태에서 새롭게 발견한 고도의 추상성을 형상화한 작업이다.

3전시실에서는 서 작가의 화가로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지난 겨울 마산청과시장 레지던시에 참여해 김종영 생가를 사생한 작품을 비롯 십수년 전 작가가 처음 만난 철암 흥복사 주지스님의 초상화도 감상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어딘가 가던 길을 멈춰 서서 스스로 조절하고픈 삶의 속도가 어떤 것인지, 그 모습은 어떤 모습인지 등 최근 작가가 안고 있는 관심사의 한 단면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작가는 탄광서 사고사한 무연고 광부들의 위패를 돌보는 스님의 모습에서 진정한 종교인의 모습을 느껴 초상화를 그리게 됐다고 밝혔다.

주제·장르별 작품 설치
작가 관심사 엿볼 수도

상명대 조형예술학과 이인범 교수는 “서 작가는 사바세계의 먼지 속에서 활동하는 한 스님을 통해 붓다의 관념성을 떨쳐 버리고 지금 여기에 살아 숨쉬는 붓다를 만나 자각하며 현존하는 증거를 내밀었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어딘가 가던 길을 멈춰 서서 스스로 조절하고픈 삶의 속도가 어떤 것인지, 그 모습은 어떤 모습인지 등 최근 작가가 안고 있는 관심사의 한 단면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간을 주제 삼아

서 작가는 “저를 이루는 생각 중 하나가 불교”라며 “이런 생각은 저뿐만 아니라 한국사람 모두가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저는 이것을 어떻게 형상으로 표현할 것인가에 대해 오랫동안 관심을 가졌고, 이제 시작해야 한다”고 전시 소감을 밝혔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서용선은?

▲학력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1979)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졸업(1982)

▲개인전

‘확장하는 선-서용선 드로잉’ 2016 아르코미술관 대표작가전, 서울(2016)
‘서용선의 마산’ 마산청과시장 아트스튜디오, 창원(2016)
‘서용선_자화상’ 갤러리 이마주, 서울(2015)
‘서용선의 도시 그리기 유토피즘과 그 현실사이’ 금호미술관, 서울(2015)
‘서용선의 도시 그리기 유토피즘과 그 현실사이’ 학고재 갤러리, 서울(2015)
‘상처 난 색채’ 아트센터 쿠, 대전(2014)
‘서용선’ 이유진 갤러리, 서울(2014)
‘서용선의 신화 또 하나의 장소’ 이중섭미술상 수상기념전, 조선일보 미술관, 서울(2014)
‘체화된 것들-자화상과 풍경들’ 후쿠즈미 갤러리, 일본 오사카(2014)
‘역사적 상상 서용선의 단종실록’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파주(2014)
‘서용선’ 독일학술교류처(DAAD), 독일 본(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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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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