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박찬종 변호사가 제시한 현정국 해법

“친박 핵심 6명은 자결이라도 하라”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정국이 뒤숭숭하다.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민심의 목소리도 매섭다.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박 대통령은 국회를 웃는 얼굴로 방문했고, 우병우 전 수석은 팔짱을 끼며 검찰 수사를 받았다.

최근에는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총리로 임명했다가 야권의 책임총리제 요구를 수용했다. 계획도 염치도 찾아볼 수 없는 모습. 우왕좌왕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국민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일요시사>는 박찬종 변호사를 만나 초유의 국정농단 상태로 험로를 걷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 상황을 진단해봤다.

박찬종 변호사는 1939년 김해서 태어나 경기고를 졸업하고 서울대에 진학했다. 재학 중에 고등고시 사법과와 행정과, 공인회계사를 모두 합격한 ‘수재’ 정치인으로 통한다. 제5공화국 헌법이 국민투표를 통과하면서 10대 국회가 해산되자 정치규제 대상 811명에 포함되는 부침을 겪기도 했다. 신정치개혁당을 창당해 1992년 14대 대선에 출마키도 했다.

당시 돈 안드는 선거유세를 펼쳐 ‘깨끗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됐다. 2004년 17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하고 정계를 은퇴했다. 그후 석궁 테러사건의 김명호 수학자, BBK 김경준, 박연차 변론 등을 맡아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12년에는 “무당파 단일후보를 당선시켜야 한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키도 했다. 다음은 박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 박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해 여야합의 책임총리 방안을 전격 수용했습니다.

▲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0월25일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1차 대국민 사과를 했다. 단 90초에 그쳤다. 열흘 뒤에는 9분의 사과를 발표했다. 두 차례의 사과 후 박 대통령을 하야 혹은 탄핵해야 한다는 민심의 쓰나미가 청와대 담장을 넘어 관저까지 밀려들고 있다. 대통령께선 이 사태의 본질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민심이 분노한 근본 원인은 박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국민을 위해서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제 국회의장을 찾아가는 모습은 늦가을 비에 흠뻑 젖은 참새가 추위에 몸을 벌벌떠는 초라한 모습이었다. 또한 그 배경은 국민이라는 고양이 앞에 웅크리고 앉은 쥐 모양이었다. 이렇게 국회를 찾아가는 모습이 국민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국민들은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 왜 이 지경까지 됐느냐’ 하는 탄식을 내뱉고 있다.

- 변호사님께선 대통령이 국민에게 권력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 그렇다.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러한 국민주권원리에 따라서 국민이 대통령에게 권력을 위임했다. 그 국민의 권력을 사용하는 틈새에 최순실 일당이 새치기를 한 것이다. 대통령은 그 새치기를 고의든 과실이든 묵인해 버렸다.

그래서 그것을 국정농단이라고 한다. 대통령권력을 이용해 각종 부정비리에 관여하고 잇속을 채웠다. 심지어는 이화여대 학사에까지 개입해 딸을 부당하게 입학시켰다. 그것이 전부 노출되니 국민이 용납하지 못하는 것이다.

- 책임총리가 과연 현 난국을 극복하는 해법이 될 것으로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 형식은 국회가 추천한 총리를 임명하고 책임총리로 세워 권한을 위임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헌법 87조엔 국무위원(장관)은 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고, 총리는 국무위원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총리가 실질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야당은 책임총리를 임명하고 대통령의 2선 후퇴를 주장하고 있다. 지금 박 대통령은 2선 후퇴라는 말을 안 쓰고 있다. 이렇게 되면 총리에게 모든 것을 알아서 하라고 해놓고 간섭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2선 후퇴의 범위를 명확히 해야만 책임총리가 해법이 될 수 있다.


- 청와대는 ‘내치’는 총리가 ‘외치’는 대통령이 한다고 했습니다.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 어떤 경우라도 국군통수권과 외교교섭권은 대통령이 수행해야 한다. 헌법해석상 이것까지 책임총리에게 위임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일단 2선 후퇴라는 말이 굉장히 모호하다. 책임총리로 행정각부로 통할권을 준다고 하지만 앞서 말한 두 가지까지는 줄 수 없다. 외교교섭권을 살펴보면 열흘 뒤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총회에 황교안 총리가 대신 간다고 했는데 한 번쯤은 대신 갈 수 있다.

하지만 각국(대통령제 국가)은 대통령이, 내각제에선 총리가 오는데, 대통령제인 우리나라가 총리를 보내면 정상회담 자체가 안 된다. 박 대통령이 남은 1년2개월을 다 채운다고 하면 앞으로 G20, 아세안+3(ASEAN+3), UN총회 참석이 남아 있다.

당장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월20일 취임을 하면 관례상 내년 2월 초순 한미정상회담을 하는데, 도덕적 권위와 국정 장악력을 잃은 식물대통령이 외교교섭권만 있다고 트럼프와 전략적 협의를 할 수 있겠느냐가 문제다.

- 지금 상태로는 박 대통령이 외교적으로도 문제점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하셨습니다. 

▲ 그렇다. 우선 한국의 기이한 스캔들의 주인공인 박근혜 대통령을 상대로 무엇을 하는 것에 대해 미국은 국가적으로 손해라고 인식하고 있다. 게다가 <뉴욕타임스>에까지 보도가 된 상황이다. 우리가 줄곧 과거사를 뒤집는 일본의 아베총리를 두고 도덕적으로 타락했다고 비판했는데 박 대통령처럼 권위가 상실한 사람이 일본 정상과 회담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중국, 러시아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도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 박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이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앞으로 남은 1년2개월 동안 검찰 수사를 한 번만 받게 될지 두 번, 세 번 받을 지 알 수 없다. 대통령이 기소되고 재판받는 것은 면하겠지만 안종범 및 최순실 재판에는 증인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계속 나오게 되면 1심, 2심, 상고심까지 포함해 반년 이상이 걸린다. 재판 때마다 박근혜라는 이름이 나올 것이다. 이는 본인도 그렇고 국민 자존심이 굉장히 상하는 일이다.

“최순실이 권력 이용했다”
대통령도 포토라인 서야

- 대통령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보십니까?

▲ 우선 대통령 수사방법에는 서면조사, 소환조사, 청와대 방문조사, 제3의 장소 등이 거론된다. 일단 서면조사는 조사가 아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면 이에 대한 반대심문을 할 수 없다. 한마디로 보내나 마나인 셈이다. 검찰이 청와대로 가는 것은 독립성 문제가 불거진다.

청와대 방문 자체에 검찰이 떨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제대로 된 수사가 될 수 없다. 그리고 제3의 장소도 마땅치 않다. 소환조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박 대통령도 포토라인에 서야 한다. 이는 앞으로 대통령이 될 사람도 ‘잘하지 못하면 포토라인에 설 수 있다’는 경고가 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과 공범이라는 측면서 봤을 때 평등하게 수사를 받는 것이 맞다고 본다. 사법처리에 있어서 대통령에 대한 특혜는 딱 한 가지 ‘소추유예’ 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국민들과 정치권에서 ‘하야’와 ‘탄핵’을 외치고 있습니다. 

▲ 탄핵 사유는 충분히 발생해 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와 비교해 보면 헌법에 위배된 행위를 한 것이 명백히 드러났다. 노 전 대통령 탄핵은 당시 2004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내가 대통령이지만 우리당 소속(열린우리당) 후보가 많이 당선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것이 화근이 됐다. 대통령으로서 선거중립을 안 지켰다고 해서 당시 야당인 새누리당이 국회 탄핵을 결의했다.

그에 비하면 박근혜 대통령은 4·13총선 당시 “유승민을 찍어내라”고 말했다. 이것은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것이다. 최순실에게 국가 기밀문서를 유출시켰고, 직권을 남용해 문체부 국장·과장을 물러나게 했다. 재벌들 등을 쳐서 돈을 뺏기도 했다.

이로써 탄핵 사유는 충분하다고 본다. 다만 새누리당이 어깃장을 놓으면 안 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게 된다고 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기까지 4개월이 소요된다. 최순실 재판과 탄핵 재판이 있는 그 기간은 정국이 소용돌이 칠 것이다. 나라꼴이 말이 아니게 될 것이다.

- 탄핵 이외의 어떤 해법이 있다고 보십니까?


▲ 박 대통령의 시대를 조기에 종식시키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하야라는 말 대신 대통령 스스로 임기를 1년 단축한다는 생각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즉 임기를 스스로 단축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인 것이다. 국회의장을 찾아갈 일이 아니고,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가지고 국회지도자를 찾아가 의견을 수렴해 사임 이후 정국이 소용돌이치지 않을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탄핵사유 충분…용단 내려야
새누리 지도부 물러나야 해결

갑자기 박 대통령이 내려오게 되면 분명히 국민들이 불안감을 느낄 것이다. 우리가 단 한 번도 경험을 안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국회에 가서 “국민들이 불안감을 가질 수 있으니 여러분들의 의견을 묻습니다. 내가 어느 시점에 사임을 하려고 하니 차기 대선주자들은 마음의 준비들을 하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해야 한다. 또한 총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견을 수렴해야하는 것이다.

- 직접 시위 현장에 가보셨다고 들었습니다.

▲ 지난 토요일 시위현장을 지켜봤다. 이게 직업꾼들의 민심이 아니다. 바로 일반 보통사람들이 민심이 폭발한 것이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시위를 왜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 우리나라 현 경제 상황을 평가해 주신다면.

▲ 경제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으로 진행 중이다. 수출의존형인 우리나라는 해운, 전자, 자동차, 철강, 섬유화학 부분의 수출이 떨어지고 움츠러들고 있다. 일본과의 비교는 금물이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이라고 하는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와 사정이 다르다.

일본은 기초과학 및 기술기반이 미국에 버금갈 정도로 튼튼하다. 성장률이 낮아도 기술력으로 버틸 힘이 있다. 게다가 일본은 내수가 80%이기 때문에 수출에 적신호가 켜져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수출 80%, 내수 20%이기 때문에 수출이 막히면 견딜 수가 없다.

게다가 일본국민은 개인 저축률이 굉장히 높다. 다시 말해서 개인들도 부자인 것이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개인 채무가 130조에 달한다. 집집마다 다 빚이 있는 셈이다. 우리는 여기서 더 곤두박질치면 거지공화국이 될 수밖에 없다.

- 현 시국 야당의 행보를 평가해 주신다면. 

▲ 야당이 대통령 햐야를 외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다. 방안을 세워놓고 내려오라고 해야 하는데 지금은 계산기만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60일 안에 대선을 치를 자신도 없는 상황에서 그냥 젊은 사람들이 하야 하라고 주장하는 데 동조하고 있다. 국가적으로 어떻게 피해를 줄이면서 하느냐를 먼저 머리를 모아 생각해야 한다.

- 여당의 태도는 어떻게 보십니까?

▲ 새누리당은 친박 핵심이 책임져야 한다. 아마 일본서 이 사태가 발생했으면 자결했을 것이다. 최소 친박 핵심 6명은 자결해야 한다. 이 사태에 대해 국민들에게 면목이 없고, 대통령을 잘못 보좌했다고 자결을 해야 한다. 그런데 그들은 살 궁리만 하고 있다. 왜 그런가 보면 이정현 대표를 비롯해 친박 핵심들은 자신들이 국회의원이라고 하는 자각이 없는 것 같다.

아무리 박 대통령의 은혜로 공천을 받았다 하더라도 국회의원이 된 이상 헌법 46조를 명심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은 내팽개쳐 버리고 박 대통령을 지키고만 있다. 박 대통령의 호위무사가 된다? 그것은 국민의 이익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최순실 파동이 나도 아무런 말 한마디 안하고 불쌍한 대통령을 지킨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대통령이 저 지경이 됐는데 어떻게 당 대표가 “물러나느냐”는 소리를 하고 있나.

- 친박 핵심 6명은 누구입니까?

▲ (웃음) 실명을 밝히기는 어렵다. 이들은 4·13 총선 공천을 엉망으로 만든 것에 대한 공범들이다. TK핵심들은 그 파동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에 모두 당선이 됐는데 멀쩡한 사람들을 낙선시킨 꼴이 됐다. 특히 수도권서 정두언, 정미경 등 현역의원 30명은 반드시 될 수 있었는데 공천파동 때문에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몰살당했다. 재밌는 부분은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두고 “정당끼리 잘 협치하라는 국민의 뜻”이라고 했다. 이런 소리가 어디 있는가. 새누리 당권을 쥐고 있는 핵심들은 당연히 물러나야 된다.
 

<shs@ilyosisa.co.kr>

 

[박찬종 변호사] 

▲서울대학교 학사
▲법무법인 유담 대표
▲아시아경제연구원 이사장
▲전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나라바로세우기 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5선 의원 (9·10·12·13·14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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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오픈런 관전 포인트 ‘셋’

22대 국회 오픈런 관전 포인트 ‘셋’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최근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돌지만 꽁꽁 얼어붙은 정국은 풀릴 기미가 안 보인다. 여야의 날 선 공방이 22대 국회를 겨냥하면서다. 21대에 이어 22대 국회도 첩첩산중이다. 개원과 동시에 300명의 숨 가쁜 레이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21대 국회가 결승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결국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은 끝내 벗지 못했다. 21대 국회 후반기부터 시작된 여야의 특검법 공방과 용산의 거부권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던 탓이다. 상임위 줄다리기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이하 채 상병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 삼권분립에 따라 해당 법안은 헌법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9일, 윤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서 밝힌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진행 중인 수사와 사법 절차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로 돌아간 채 상병 특검법은 오는 28일,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서 재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서 18표 이상의 이탈표가 필요한 만큼 여권 내에서는 가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1호 법안으로 재추진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한 만큼 해당 법안은 다음 달 이내로 재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쌍특검’도 수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민주당은 기존 법안에 포함됐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더해 22대 국회 개원 즉시 재발의하겠다고 예고해 왔다. 이 밖에도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특검법’ ‘한동훈 특검법’ 등을 쏟아내면서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서 “야당이 특검법을 밀어붙이고 있는데 끝까지 추진될 법안은 극소수일 것”이라며 “특검 하나를 위해 드는 돈과 시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실제 특검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그 단어만으로도 무게가 있기 때문에 효과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특검 정국을 예고한 만큼 주요 상임위 배분이 앞으로의 정국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원구성 여부가 22대 국회의 첫 번째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검법-거부권 무한 도돌이표 야 ‘법사위·운영위’ 싹쓸이?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와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 위원장 자리를 싹쓸이하겠다며 강경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국민의힘이 견제에 나서면서 상임위 쟁탈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동안 법사위는 다수당이 의석수로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원내 2당이 가져가는 게 관례였다. 운영위는 대통령실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진행하거나 예산안 등을 심사할 수 있어 여당의 몫으로 여겼다. 하지만 민주당은 21대 국회 후반기에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맡으면서부터 국회가 제대로 일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4·10 총선 민의를 받들어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기 위해 두 상임위를 민주당이 가져가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그동안 지켜온 여야 간의 견제와 균형을 깨트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위원장은 1988년 13대 국회부터 집권당이 맡아왔다”며 “운영위와 법사위까지 독식하겠다는 민주당의 발상은 입법 독재를 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20일 여야 원내대표가 오찬 회동을 통해 원 구성을 논의 테이블로 올렸지만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빈손으로 돌아섰다. 22대 국회 첫 본회의는 내달 5일 열릴 예정으로 원구성은 내달 7일까지 협상을 마쳐야 한다. 그러나 양당 모두 협상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결국 해당 논의는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큰 걸음 내딛을까? 두 번째 쟁점은 개헌이다. 이전부터 정치권에선 37년째 그대로인 ‘87년 헌법’을 손보는 것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정부와 야당의 이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개헌 논의는 흐지부지 끝나기 일쑤였다. 대통령 4년 중임제를 향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22대 국회 전반기에 걸쳐 개헌 요구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4년 중임제에 불을 붙인 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이다. 대통령의 임기를 현행 5년서 4년으로 단축해 대선과 지방선거 시기를 맞춘다면 전국 단위 선거 횟수가 줄어들고, 이에 따른 국력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게 이유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대통령 4년 중임제를 포함한 세븐(7) 포인트 개헌을 제안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부마 민주항쟁,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의 헌법 전문 수록 ▲동일가치노동, 동일수준 임금 명문화 ▲검사 영장 신청권 삭제 ▲사회권 강화 일반 조항 신설 ▲‘수도는 법률로 정한다’ 조항 신설 ▲토지 공개념 강화 등을 요구했다. 개혁신당 역시 궤를 같이하며 4년 중임제에 군불을 때고 있지만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해당 문제에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양새다. 다만 혁신당이 앞서 주장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권한 남용 제한과 무(無)당적화를 겨냥한 원(one) 포인트 개헌에 집중했다. 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입법부와 행정부의 건강한 관계를 제도화하고 정치와 국정에 헌법정신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대통령의 권한 남용 제한과 무당적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거부권 제안에 대해서는 채 상병 특검법을 언급하며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대통령이 국회를 무시하고 삼권분립의 헌정질서를 파괴하면서 남용되고 있는 무소불위의 대통령 권한은 이제 제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5·18 개헌에 공감대를 보이면서도 원 포인트 개헌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원 포인트가 아닌 포괄적 개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몸 푸는 한 수습하는 이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이 같은 민주당의 주장에 “헌법 전문은 선언적 성격인데 그것만 수정하는 것으로 아쉬움이 해소될까 이런 생각이 있다”며 “이왕 개헌을 한다면 범위를 잡고 근본적 문제를 함께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4년 중임제 등을 둘러싼 개헌 논의는 22대 국회 내내 거론된 것으로 예측된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범야권이 만장일치로 개헌안에 동의해도 총 192석에 그친다. 여당인 국민의힘서 8명의 이탈표가 나와야 하는 만큼 현실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지막은 여의도를 배경으로 한 이재명-한동훈의 파워게임이다.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서 민주당 이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앞날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온갖 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우선, 한 전 비대위원장의 복귀 여부다. 총선 패배 이후 여의도를 떠났지만 사진 한 장, 말 한마디가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가 되면서 전당대회 초읽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윤정부의 정책을 꼬집는 글을 게재했다. 국가통합인증마크(KC)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의 해외 직접구매 금지 정책에 대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재고돼야 한다”는 작심 발언을 한 것이다. 지난달 20일에는 ‘윤석열 배신론’이 불거지자 이를 의식한 듯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이라며 친윤(친 윤석열)계를 겨냥했다. 용산에 들이닥친 개헌 요구 한동훈-이재명 벌써 기싸움 현재 국민의힘 상황을 종합해보면 전당대회 개최 시기는 7월 말에서 8월 초로 예상된다. 비윤(비 윤석열)계까지 목소리를 얹기 시작한 만큼 어수선한 분위기 속 당심이 어느 쪽으로 흐를지 이목이 쏠린다. 반면 민주당은 이 대표의 연임론을 굳히는 모양새다. 국회의장 선거로 인해 ‘명심불패’ 공식이 깨졌다는 평이 나왔지만 당의 주요 인사들이 여론의 흐름을 꺾으면서 연임론을 다시 한번 궤도에 올렸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가 연임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사당화라고 지적을 하는데, 당 대표란 당의 지지를 가장 많이 받는 이가 선출되는 것 아닌가”라며 “그런 의미서 이 대표의 연임론이 제기되는 건 어떠한 이유에서든 당이 다시 한번 이재명이란 리더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회의장 선거의 여파로 강성 지지층이 대거 탈당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민주당은 진화에 나섰다. 이 대표는 ‘당원 권리 강화’를 내세웠다. 민주당 민형배 전략기획위원장은 당선인이 한데 모인 초선 워크숍서 당원권 강화를 골자로 한 ‘당원민주주의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민주당이 당원 달래기에 나서자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이번 사태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승화시켰다고 내다봤다. 민주당 권리당원 중 대다수는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만큼 당원의 권리를 강화함으로써 당의 장악력을 높이고 자연스레 당 대표 단일 후보로 우뚝 섰다는 설명이다. 이로써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8월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하고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22대 국회는 지난 총선에 이어 한-이 갈등 제2라운드로 들어서게 된다. 두 사람 모두 차기 대권주자로 주목받는 만큼 22대 국회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초반부터 군기 바짝 21대 정국을 집어삼킨 현안은 고스란히 22대 국회로 넘어왔다. 민주당이 1호 민생 법안으로 내놓은 ‘전국민 25만원 지원금’과 연금개혁 논란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숙제다. 결국 21대 국회는 역대 최악이라는 꼬리표를 잘라내지 못했다. 최근에는 민주당 초선을 중심으로 한 집단행동이 몸집을 키우면서 여권에서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22대 국회 역시 강대강으로 흘러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4·10총선 유세 현장서 여야가 한목소리로 외쳐대던 ‘일하는 국회’가 실현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