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선도 항공사로 도약하는 대한항공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대한항공이 글로벌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항공사로 신성장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세계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명실공한 글로벌 항공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운영 항공기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노선 확충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이외에도 대한항공은 항공 운송사업뿐 아니라 항공우주사업, 호텔사업 등 신수종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나가고 있다. 

대한항공은 새로운 성장동력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함께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으로 창사 50주년이 되는 오는 2019년 초일류 항공사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차세대 항공기 지속 도입  

대한항공은 항공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차세대 고효율 신형기를 지속 도입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신형 항공기 투자는 가까운 미래에 복잡 다양한 환경에서 전개될 항공 운송 시장에서 수송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해서다. 신형 항공기는 효율성, 안전성, 편의성을 모두 갖춰 향후 대한항공의 차별화 전략을 이끌 핵심요소다. 

대한항공은 창사 50주년이 되는 오는 2019년을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 2015년 6월 항공기 100대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대한항공이 도입할 항공기는 보잉사의 B737MAX-8, 에어버스사의 A321NEO 기종으로 각각 총 50대(확정구매 30대, 옵션구매 20대씩)다. 이 항공기는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100대 신형 항공기는 현재 보유 중인 B737NG(New Generation) 기종을 대체해 중단거리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만드는 한편, 글로벌 환경 이슈에도 적극 대응해 나가게 된다.
 


대한항공은 차세대 항공기를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항공사다.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A380 항공기를 지난 2011년부터 총 10대 도입 완료했으며, 2015년부터 2017년까지 B747-8i 항공기 10대가 도입된다. 

B747-8i는 기존 B747-400 대비 동체 길이가 5.6m 길어져 약 50여석을 추가할 수 있다. 화물탑재 공간도 27.9 평방미터가 늘어나 26%의 추가 화물 적재가 가능하다. 2017년부터는 순차적으로 '드림 라이너'인 B787-9이 도입되며, CS300 차세대 항공기도 들여오게 된다. 

대한항공은 올해부터 오는 2018년까지 약 30여대의 고효율 항공기를 도입하는 한편 기존 운영하고 있는 기종 일부를 순차적으로 처분해 보유 항공기 경쟁력을 높여갈 계획이다. 

지속적인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노력  

대한항공은 신형 항공기 도입에 발맞춰 신규 노선 지속적으로 개설,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는데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2년에는 인천~다낭(베트남), 인천~리야드/제다(사우디) 등 7개 신규 노선을, 지난 2013년에는 인천~콜롬보(스리랑카)와 몰디브와 부산~중국 난징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2014년에는 인천~휴스턴(미국) 노선을 개설했으며 2015년에는 인천~허페이, 인천~난닝, 제주~구이양, 대구~선양 등 4개 노선에 신규 취항하는 등 노선망을 지속 확대했다. 


올해는 부산~타이베이, 인천~오키나와, 인천~구이양 노선에 신규 취항했으며, 해 12월1일 부 인도 북부 무역·상업의 중심지인 델리에 신규 취항한다. 이로써 대한항공이 인도에 취항하는 노선은 현재 인천~뭄바이 노선에 이어 두 곳으로 늘어난다. 

아울러 샌프란시스코, 뉴욕, 런던 등 미주 및 유럽지역 노선에 신형 항공기 투입을 통해 장거리 노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며, 차세대 고효율 항공기 자원과 오랜 기간 축적된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항공시장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넓혀나갈 예정이다. 

신성장동력 창출 박차 

대한항공은 항공운송업뿐만 아니라 항공우주사업, 호텔 등 부문에서도 새로운 시장을 적극적으로 창출해나가고 있다. 

항공우주 부문에서는 무인기 개발 및 민간항공기 구조물 제작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2년 정부 주관 대형 전략급 무인정찰기 탐색개발 사업을 완료했으며, 체계 개발사업을 착수해 2016년 완료 예정이다.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틸트로터 무인기는 시스템 안정화 및 실용화 개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또한 2014년 사단 정찰용 무인기 체계개발 사업을 완료, 지난해 운용시험 평가 결과 전투용 적합 판정 및 국내 최초로 무인항공기 감항 인증을 받았고, 12월 말 방위사업청과 사단정찰용 무인항공기(UAV) 양산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민간 항공기 구조물 제작사업 부문에서는 B787 기종의 첨단 복합재 구조물, A350 기종의 카고 도어, A320 날개 끝 구조물인 샤크렛, B737 기종의 파생 모델로 개발 중인 B737 MAX 기종의 윙렛 구조물, A330 NEO 모델에 장착될 샤크렛 제작 사업 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한항공의 미국 LA 윌셔 그랜드 호텔 신축 프로젝트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오는 2017년 오픈 예정인 윌셔 그랜드 호텔은 총 73층 규모로 LA 도심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 최상층과 오피스 공간 사이에는 900 객실의 럭셔리 호텔이 자리잡는다.

저층부에는 7층 규모의 상업공간 및 컨벤션 시설이 설치되며, 최첨단 시설을 갖춘 3만7000㎡ 규모의 오피스가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 3월에는 건물을 세울 때 외부 공사를 무사히 마무리하고 내부공사에 들어가기 전에 치르는 '상량식' 행사를 가진 바 있다. 

윌셔 그랜드 호텔은 대한항공 미주 지역의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게 된다. 아울러 호텔을 찾는 전 세계인들에게 제공할 경제적 문화적 파급효과는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의 위상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변화의 속도에 맞춰 모든 가능성에 대비 

조양호 회장은 지난 2월 '지속적인 이익 실현 및 안정적인 성장 기반 구축'를 주제로 열린 대한항공 임원 세미나에서 "빨라진 변화 속 위기 의식 통한 모든 가능성에 대한 대응능력 함양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한발 더 앞서 미래를 예측하고 트랜드를 따라잡아야 치열한 경쟁 속 생존 가능을 역설했다.
 

이와 함께 구태의연한 사고를 버리고 바텀 업(Bottom Up) 방식으로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조 회장은 "기존에 하던 대로 하자는 무사안일주의는 혁신(Innovation)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고 있다"며 "변화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를 토대로 개선의 발판을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문성을 근간으로 한 협업의 중요성도 주문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의 모든 상품은 여러 부문이 어우러져 통합(Integration)돼 나오는 것이지, 한 사람, 한 부서에서 오롯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전문성을 갖춘 각 부문에서 원활한 의사교환이 이뤄져야 혁신적 서비스 도출은 물론 고객들이 만족하고 믿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조 회장은 빅데이터의 분석을 통한 영업전략 수립 및 고객 만족도 증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만큼 방대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는 흔치 않다"며 "이를 적절히 활용해 어떻게 하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매년 초 국내외 모든 임원이 참석하는 임원 세미나를 통해 글로벌 선도 항공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2016년 사업계획 논의에서부터 물류환경 변화 및 무인기 사업 전망, 글로벌 경제 전망과 대응전략, 고객 인사이트와 브랜드 전략 등 폭넓은 논의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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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꼬박 720일이 걸렸다. 한 나라의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만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악재에 악재가 겹쳐 궁지에 몰린 용산 대통령실이 꺼내든 최후의 카드는 영수회담이었다. 온 국민의 관심이 무색하게 이번 만남은 여야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3년 차에 접어든 시점서 또다시 ‘강 대 강’ 매치가 예상된다. 정치권이 학수고대하던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만남이 성사됐다. 이번 영수회담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0분 이 대표와 통화했다”며 “이 대표에게 다음 주 형편이 된다면 용산서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둘의 만남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어렵게 만났는데… 같은 날 민주당은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내주에 만날 것을 제안했다”며 “이 대표는 ‘많은 국가적 과제와 민생 현장에 어려움이 많다’며 되도록 이른 시일 안에 만나자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이 대표는 꾸준히 영수회담을 요청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피의자 신분인 만큼 만남이 적절치 않다는 무언의 거절이었다. 윤 대통령의 변심에는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한 상황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4·10 총선서 참패한 데 이어 인사 문제를 두고 대통령실의 손발이 맞지 않자 비선 개입 의혹까지 가중됐다. 야당과 소통함으로써 단단하게 굳어진 불통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등 현 상황을 돌파하겠단 뜻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당선인은 “이번 총선 이후 ‘야당 대표를 무시하다가는 총리도 임명 못하겠구나’라는 상황을 파악한 것”이라며 “아마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총리 인선 협조 정도를 받아내기 위한 피상적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대표에겐 편한 회담이 될 것이다. 자기 할 말만 하면 되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채 상병 특검 받고 거부권 행사하지 말아달라’고 했을 때 대통령이 못 받으면 회담까지 하고 욕먹는 건 본인”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만남을 갖기로 합의를 봤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조율해야 하는 상황의 연속인 만큼 넘어야 할 고비는 많았다. 1차 실무진 회의도 쉽지만은 않았다. 당초 지난 22일 예정됐던 만남이 대통령실의 일방적인 취소로 불발된 것이다. 대통령실의 수석급 교체 일정으로 인해 일정에 변동이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피치 못할 사정이라지만 준비 회동조차 잡음이 새 나오면서 위태위태한 앞날이 예고됐다. 결국 첫 실무진 만남은 이로부터 하루 뒤인 지난 23일 이뤄졌다. 대통령실 측에서는 홍철호 정무수석과 차순오 정무비서관이 참석했다. 민주당 측에서는 천준호 비서실장과 권혁기 정무기획실장이 자리했다. 이날 회의는 영수회담 날짜는 물론 의제도 정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종료됐다. 지지율 하락에 반등 노렸지만… 의제 놓고 격돌…샅바 잡은 윤-이 지난 25일 진행된 2차 회의도 큰 소득은 없었다. 테이블에 올릴 의제를 놓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담은 특검법 수용과 윤 대통령의 거부권 남용에 대한 사과 등을 의제로 다루자는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이를 전해 들은 대통령실은 난감하단 태도를 보이며 팽팽하게 대립했다. 천 비서실장은 실무 협상 직후 브리핑서 “사전에 조율해 성과 있는 회담이 되도록 의제에 대한 검토 의견을 (대통령실이)제시하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도부와 상의를 거쳐야 한다”며 추후 답변을 주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이 제안한 의제와 관련해서는 ‘포괄적 수용’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의제를 놓고 양쪽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이대로 영수회담이 불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26일 이 대표가 “다 접어두고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진통 끝에 영수회담 날짜가 정해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두 사람의 입에 집중됐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서 만났다.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민주당에선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과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수석 대변인이 자리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영수회담을 통해 정국을 풀어갈 실마리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민주당은 ‘총선 민의’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15분 독주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로 들어선 이 대표를 웃음으로 맞이했다. 곧이어 두 사람은 악수를 한 뒤 건강 등 안부를 주고받았다. 이 대표는 “저희가 (국회서 이곳으로)오다 보니 20분 정도 걸리던데, 실제 여기 오는 데 700일이 걸렸다”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윤 대통령은 대답 대신 웃음으로 갈음했다. 이날 영수회담서 가장 눈길을 끈 건 이른바 이 대표의 ‘작심 발언’이다. 윤 대통령의 인사말 이후 취재진이 퇴장하려 하자 이 대표는 “퇴장할 건 아니고, 제가 대통령님한테 드릴 말씀을 써왔다”며 멈춰 세운 뒤 품에서 종이 뭉치를 꺼내 읽어 내려갔다. 700일 동안 묵혀둔 말을 몽땅 쏟아내겠다는 듯, 이 대표의 발언은 장장 15분 넘게 이어졌다. 이 대표는 “대통령님께서 너무 잘 아시겠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이 참으로 팍팍하고 국민의 삶이 어렵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국가적으로 보면 정치, 경제, 사회, 또 외교 안보, 모든 영역서 많은 위기가 도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물가, 고금리, 고환율 이런 삼중고를 포함해서 우리 국민의 민생과 경제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은 대통령님께서도 절감하실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곧이어 이 대표는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본격적인 의제를 던졌다. 이 대표는 “민간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나서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 민생회복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특히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소득 지원 효과에 더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큰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김건희 특검법’ 수용도 에둘러 촉구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태원 참사나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생각할 것과 연구·개발(R&D) 예산 등도 화제로 올렸다. 거부권 행사를 자제할 것도 강하게 요구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게 상당히 불편하실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또 민심을 과감하게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이 이 자리가 마련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는 식으로 답했다. 처음 웃는 얼굴로 이 대표를 맞이할 때와 달리 표정은 점차 굳어져 갔다. 모두발언이 끝나자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강조해 오던 이야기라 예상하고 있었다”며 모두발언은 생략한 뒤 비공개 회담을 이어갔다. 이날 회담은 예상 시간인 1시간을 훌쩍 넘은 오후 4시10분쯤에 마무리됐다. 130분간 자리를 함께했지만 도중에 배석자를 제외하는 등 두 사람이 독대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사람이 영수회담 도중 배석자를 물리고 자연스럽게 만찬 회동을 가질 것으로도 기대했지만 이번 만남은 차담 수준서 그쳤다. 영수회담을 마친 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각각 브리핑을 진행했다. 같은 장소서 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번 회담을 바라본 양측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두 쪽 난 여론 국민의 판단은?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영수회담 종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전체적으로 볼 때 대통령은 제1야당인 민주당의 대표와 민생 문제 등에 대해 깊이 또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며 “합의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양측이 총론적 혹은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수석의 설명처럼 별도의 합의문은 없었다. 다만 의료개혁이 필요하고 의대 정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가 “의료개혁은 시급한 과제며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옳다. 민주당도 협력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다만 “민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 여야 간의 정책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데 대해서도 조금 이견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며 “대통령은 민생 협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같은 기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 대표는 ‘여야가 국회라는 공간을 우선 활용하자’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특별법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나 재발 방지책, 피해자 유족들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만 지금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법리적으로 볼 때 민간조사위원회서 그 영장 청구권을 갖는 등 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조금 해소하고 다시 논의를 하면 좋겠다’ ‘그렇게 한다면은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과 이 대표는 앞으로도 종종 만나기로 했다”며 “두 분이 만날 수도 있고 여당의 지도체제가 들어서면 3자 회동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측이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는 대통령실의 평가와 달리 민주당은 이번 영수회담에 대해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회담에 배석한 박성준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서 브리핑을 열고 “영수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 대변인은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며 “특히 우리 당이 주장했던 민생회복 국정기조와 관련해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 대해 이 대표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는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했으나 이 대표가 내민 청구서에 윤 대통령이 딱 떨어지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범야권 집중 포격 맞은 대통령실 “결과도 실리도 없다” 쏟아진 질타 범야권도 일제히 쓴소리를 얹었다. “이럴 거면 대체 왜 만났냐”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은 “윤 대통령의 답은 거의 없었다”며 “총선 민심에 관한 시험을 치르면서 백지 답안지를 낸 것과 다름이 없다”고 혹평했다. 조국당 강미정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이번 회담을 통해 윤 대통령의 기조가 곧바로 바뀌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 대변인은 “준비가 덜 된 대통령과 그럼에도 최대한 민심을 담아 질문을 한 야당 대표의 만남”이라며 “(대통령이)여러 가지 법안과 자신의 가족 문제 등 민감한 질문은 빼버렸다. 추후 만남을 기약한 정도일 뿐 아무런 결실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래도 윤 대통령 측에서 ‘자주 소통하자’는 뉘앙스가 나왔다”며 “만남을 거듭한다면 나아질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걸어본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며 “130분간 회담을 했으나 공동합의문은 없고 소모적인 정쟁에 불과했다”고 양측을 모두 비판했다. 새로운미래 신재용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가장 시급한 문제인 의료대란 관련해 조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결과가 나왔어야 이번 회담이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며 “진전도 성과도 없이 끝나 버렸다”고 혹평했다. 김준우 정의당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130여분간 진행됐다는 대화의 결말은 결국 ‘2년 만에 첫 대화를 했다’는 그 자체와 여야 모두 입장이 애초에 비슷했던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확인한 것 외엔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영수회담이 아쉽게 끝난 것에 대해 이 대표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대화의 기본이 안 돼있다”며 “대화라는 건 서로 말을 주고받는 걸 전제로 해야 하는데, (이 대표처럼)하고 싶은 말을 모조리 한다고 해서 소통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만남은 이 대표의 1승”이라면서도 “이 대표가 무리하게 정국을 끌고 갈 가능성처럼 비칠까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고 말했다. 첫술에 배부르랴 현재로서는 이번 회담이 윤 대통령의 ‘자충수’라는 여론이 강하다.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TK·PK 기반의 집토끼를 꽉 쥐는 데 효과적일지 몰라도 중도층이 보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이다. 영수회담 민심이 반영된 여론조사 결과도 주목된다. 레임덕 돌파구로 이 대표와의 만남을 선택한 윤 대통령의 선택이 자충수인지 신의 한 수인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