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골프용품 철수 파장

스폰도 생존 위한 처절한 몸부림

세계 골프용품 업계가 어수선하다. 지난 5월 아디다스가 테일러메이드와 아담스를 내놓을 거라는 소식이 전해졌고, 최근 나이키마저 골프용품 사업 철수를 전격적으로 발표한 까닭이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미국의 골프시장조사기관인 골프데이터텍(Golf Datatech)에 따르면 골프용품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캘러웨이와 테일러메이드 등 메이저 브랜드가 그나마 선전하고 있다. 캘러웨이와 테일러메이드는 “올해 2분기 매출이 각각 6.5%, 24%가 올랐다”고 했다. 중고 관련 업체의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골프용품 시장의 얼어붙은 분위기를 방증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나이키의 현재 상황이 골프용품업계 전체의 위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선택과 집중’,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고려한 전략적 노력일 수 있다. 나이키는 2013년 정점을 찍은 이후 3년 연속 매출이 하락된 골프용품 사업을 포기하고,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인 의류와 신발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불황의 그늘

골프다이제스트 인터넷판은 최근 나이키골프가 클럽과 볼, 백 등의 용품 신제품을 더 이상 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선수들의 계약 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트레버 에드워즈 나이키 사장은 “우리는 골프화와 골프어패럴에서 압도적인 선두다. 선수의 경기력 향상에 투자하면서 나이키 골프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생산라인 가동 중단이 조만간 발표되고, 텍사스 포트워스에 있는 클럽 제작 헤드쿼터인 오븐의 향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번 발표는 2016년 신제품 가격에서 베이퍼플라이 드라이버를 종전 400달러에서 150달러로, 베이퍼플라이 페어웨이우드를 250달러에서 100달러로 대폭 인하조치한 데 이어서 나왔다.


나이키가 지난 5월 말 발표한 매출 실적은 지난해보다 8.2% 하락한 7억600만달러였다. 지난 2013년 7억9200만달러 매출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신발과 의류부분은 성장했지만 이같은 하락세는 주로 클럽용품 부문에서 나왔다.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우드와 아이언에서 선두인 캘러웨이나 테일러메이드의 10분의 1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2013년 정점 찍은 이후 3년 연속 부진
시장점유율 압도적인 의류·신발 전념

과도한 혁신이 부른 피로감이 용품 사업의 퇴조를 서두른 탓도 있다. 나이키는 용품 브랜드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항상 혁신적인 아이템을 시도했다. 용품업계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캐비티백 슬링샷 아이언, 스모라 불리는 사각드라이버는 미국골프협회(USGA)가 정한 관성모멘트 한계까지 갔었고 모조라 불리는 볼은 특이한 박스에 포장되어 관심을 끌었다. 대부분의 클럽들이 사용하는 헤드 바닥의 솔 채널과 메탈우드에서의 캐비티 디자인, 미니 페어웨이우드, 레진(RZN) 코어를 활용한 볼 등은 나이키가 주도했으며 다른 용품들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나이키골프의 최대 걸림돌이었다. 신제품마다 혁신을 외쳤으나 골퍼들의 실력은 그만큼 혁신되지 못했다. 나이키클럽의 한 담당자는 “매번 나오는 나이키 클럽들을 정말 좋아했다. 하지만 결국 프로암에 나가보면 그중에 어떤 파트너도 나이키 클럽을 쓰는 걸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나이키골프의 대표 모델인 타이거 우즈와 세계 랭킹 4위 로리 매킬로이, 14명의 새로 계약을 한 나이키 선수들의 향후 계약 변화도 불가피하다. 나이키골프는 선수와 계약을 하면서 다른 제품을 쓰지 않는 배타적인 계약도 동시에 진행한다. 의류와 신발뿐만 아니라 용품도 나이키로 통일되는 정책을 고수해왔다. 나이키골프는 골프화와 어패럴에 집중하면서 기존 선수들과의 파트너십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골프용품과 관련해서는 급속한 엑소더스가 예상된다. 나이키골프는 1984년 골프사업에 처음 뛰어들었다. 1996년 타이거 우즈와 계약하면서 스타와의 대형 계약을 바탕으로 사업 규모를 대폭 확장했다. 선수의 의류와 신발은 물론 클럽, 백, 공 등 용품 일체를 만들었다. 2006년에는 남자의 영역에 도전하는 아이콘으로 관심을 끈 미셸 위와 대형 계약을 했으며, 2013년에는 로리 매킬로이와 10년 계약을 맺었다. 올 초에는 브룩스 코엡카, 토니 피나우 등 전 세계 14명의 선수와 신규 계약을 체결하면서 변화를 모색하기도 했다. 하지만 용품업 진출을 천명한 지 20년 만에 결국 주력 부문인 신발과 의류로 돌아가는 것이다.

예외 없는 골프업계 불황
선수 계약시장 격변 예고


트래블러스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올 1월부터 나이키 소속 선수가 된 토니 피나우는 소식을 접하고 놀란 반응이다. “나이키가 클럽을 접는다는 소식에 놀랐다. 나는 나이키 클럽을 좋아하고 그걸로 많은 변화를 가져왔었는데 계약서에 어떻게 되어 있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내년에는 나이키 클럽으로 플레이하지 않을 것이라는 건 말할 수 있겠다.”

미국 언론은 ‘그렇다면 타이거 우즈는 어떤 클럽을 선택할 것이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즈는 1996년 프로로 전향한 해부터 나이키와 5년간 4000만달러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용품 후원 계약을 맺었고, 2001년에는 5년간 1억달러에 계약했다. 우즈는 나이키가 골프용품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고, 나이키는 우즈가 스캔들로 곤욕을 치를 때도 변함없이 후원을 계속했다. 우즈는 나이키로 모든 클럽을 바꾸기 전까지는 타이틀리스트 클럽을 사용했다. 미국 골프채널은 “나이키는 1998년부터 골프공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2001년부터 클럽을 생산했다”고 소개했다. 나이키는 우즈의 스타 파워에 힘입어 골프용품 시장에서 성장해갔지만 2013년 이후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키가 골프용품 사업을 중단한다는 발표 직후 골프 스타들도 이에 대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한마디씩을 남겼다. 이 중에는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된 나이키의 직원들을 걱정하는 발언도 주를 이뤘다. 미국의 골프 채널은 최근 “나이키의 후원을 받던 선수들이 갑자기 일자리를 잃게 된 나이키 직원들을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즈는 과연?

프로 골퍼 케빈 채플(미국)은 자신의 SNS에 “나이키골프에서 오늘 일자리를 잃게 될 사람들을 생각하면 슬프다”는 멘션을 남겼다. 토니 피노(미국)는 “나이키가 골프용품 사업을 접는다는 뉴스를 듣는 순간, 나와 함께 일했던 나이키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겠다고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글을 올렸다. 69세의 베테랑 골퍼 존 쿡(미국)은 “10년 동안 최고의 기술을 만들어왔던 이들이 직업을 잃는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한편 나이키골프는 지난 1984년 골프업계에 처음 뛰어들어 골프화와 의류를 만들기 시작했다. 후발 주자지만 ‘혁신’이라는 화두를 붙잡고 용품과 볼을 만들었다. 나이키골프가 내는 제품들은 전통주의자들이 받아들이기 어렵기도 했다. 사각 드라이버였던 스모스퀘어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골프의류와 골프화는 시장에서 선두로 올라섰어도 용품과 관련해서는 기존 브랜드들이 워낙 탄탄한 발전과 특허의 역사를 가지고 있어 뚫기가 어려웠다.

한편 나이키의 경쟁업체인 아디다스 역시 지난 5월 자사 골프용품 브랜드인 테일러메이드, 아담스, 애시워스를 일부나 전부 매각하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6일에는 세계 제일의 골프용품 유통 체인인 골프스미스가 파산을 예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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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