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추천하는 가을 여행지 베스트 3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연이은 폭염 속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 위해 가을 휴가를 미리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올 추석 연휴가 주말을 포함하여 5일 연속 쉬면서 많은 여행객들이 해외여행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이 가을에 떠나기 좋은 여행지 3곳을 소개한다.

사과를 품은 푸른 힐링의 고장 – 아오모리(靑林)

우리에게는 ‘아오모리 사과’로 유명한 ‘아오모리(靑林)현’은 푸른 숲이라는 지명 그대로 청록을 간직한 힐링의 고장이다.

아오모리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시라카미 산지'이다. ‘시라카미 산지’는 지역 주민과 정부의 노력으로 인간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은 원시 생태계를 보존하고 있다. 짙은 코발트 빛 또는 에메랄드 빛으로 물든 33개의 호수와 세계 최대급의 너도밤나무 원시림은 그 신비로움을 간직한 채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유명한 관광 코스인 ‘안몬 폭포’는 산책로도 정비가 잘되어 있어 몇 천년 동안 축적되어 만들어진 푹신하고 울창한 숲길과 맑은 강가를 걸으며 살아있는 자연을 느낄 수 있다.


이나카다테의 '논 아트 프로젝트'도 아오모리의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이다. 인구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쌀 생산량이 줄어들던 이나카다테 마을은 지난 1993년 '논 아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매년 주제를 정해 다양한 색상의 벼종을 심어 드넓은 논을 한 폭의 그림으로 변화시키는 이 기획으로 쌀 생산량과 직거래가 늘어나는 기적을 이뤄냈다.

지상 6층 높이의 전망대에 올라야 거대한 전체 그림을 조망할 수 있는 이 마을의 ‘논 아트’는 9월부터 매년 추수가 시작되는 10월초까지 감상할 수 있으며, 현지에서 생산자에게 직접 쌀을 구매할 수도 있다.

아오모리에서만 즐길 수 있는 사과 테마 상품도 빼놓을 수 없다.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는 '합격사과', 사과사케, 사과와인 등 사과주류와 아오모리에서 수확한 사과를 이용해 구운 사과파이 등 다양한 관련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또한 아오모리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온천도 있다.

온천 물에 사과를 띄워 온천을 즐기는 ‘사과온천’과 전기시설이 없이 석유램프로만 불을 밝히는 '아오니온천'도 여행객들에게 잠시나마 문명의 이기(利器)로부터 로그오프하는 특별한 순간을 선물한다.

대한항공은 현재 인천~아오모리 노선에 주 3회 운항을 실시하고 있다. 인천 출발편(수/금/일)은 오전 10시 10분 인천을 출발해 오후 12시 30분 아오모리에 도착하며, 귀국편(수/금/일)은 오후 1시 25분 아오모리를 출발해 오후 4시 인천에 도착한다.
 

지형의 역사와 소수민족의 문화를 품은, 구이양

세계 4대 폭포 중 하나, 아시아 최대 폭포로 알려진 황과수 폭포가 있는 곳. 세계적인 폭포를 이웃 나라인 중국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이색적이면서도 새롭다. 주변으로는 만개의 봉우리가 마치 숲처럼 어우러져 있어서 이름 붙여진 만봉림이 있으며, 수만년 전에 지각의 변동과 침식 작용에 의해 형성돼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카르스트 지형인 마령하 대협곡이 위치해 있다.


특히 마령하 대협곡은 하늘에서 내려다봤을 때 칼로 베어놓은 듯한 형태를 하고 있어 ‘지구상의 가장 아름다운 상처’라 불릴 정도로 카르스트 지형의 특색이 잘 나타나 있다. 깊이는 약 300m, 길이는 약 70km에 이를 정도의 큰 규모로 어린이들에게는 자연의 움직임과 시간의 역사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좋은 체험지다.

구이양은 자연경관뿐만 아니라 문화 자원도 풍부하다. 구이양에는 소수민족이 마을을 이뤄서 살고 있는 묘족 마을이 있다. 중국의 옛 고성들과 소수민족들의 전통문화가 한데 잘 어우러져 있어 그들의 생활상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묘족 마을 내에는 묵을 수 있는 숙소도 있으니 참고해보자. 또한 시내에는 시의 상징으로 꼽히는 갑수루(甲秀樓)가 도도하게 위치해 있다. 문학과 교육을 장려하며, 훌륭한 인재가 많이 나오라는 뜻에서 지어진 갑수루는 지금도 그 뜻을 전하는 듯 현대 건축물과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대한항공은 제주~구이양 노선을 주2회(화/토), 인천~구이양 노선을 9월부터 10월까지 기존 주3회(월/수/금)에서 주7회 매일 운항할 계획이다.

인천~구이양 노선의 비행시간은 약 4시간20분으로, 오후 9시35분 인천을 출발해 익일 오전 0시55분에 구이양 롱동바오공항에 도착하며 복편은 오전 1시55분 구이양 공항을 출발해 오전 6시55분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제주~구이양 노선은 오후 9시55분 제주공항을 출발해 익일 오전 0시45분에 구이양 공항에 도착하며 귀국편은 오전 1시45분에 구이양 공항을 출발해 오전 6시15분 제주공항에 도착한다.
 

다양함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곳, 싱가포르

국제도시가 주는 윤택함과 활기, 다민족 국가에서 비롯된 다채로운 음식 문화, 그리고 자연과 어우러진 휴양까지 즐길 수 있는 곳. 가족여행객이 원하는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곳이 바로 싱가포르다. 특히 타 동남아지역과 달리 가을(건기)에도 여행에 쾌적한 기후를 갖추고 있으며 화려한 인공물과 야경이 두드러진 점이 싱가포르만의 특징이다.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 베이 샌즈의 옥상에 자리한 인피니티 수영장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며, 세계 각국의 꽃과 나무들을 감상할 수 있는 초대형 정원 가든스 바이 더 베이는 자연이 전하는 특별한 아름다움의 세계로 여행객을 이끈다.

가족과 함께 낭만 가득한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해질 무렵 아시아 최대 회전 관람차인 싱가포르 플라이어를 타거나 싱가포르 리버크루즈를 즐기는 것도 추천한다.

뿐만 아니라 9월은 싱가포르의 대표적 연례행사인 포뮬러 원(F1) 그랑프리 경주 시즌이다. 9월16일부터 18일까지 마리나 서킷 베이에서는 정상급 드라이버들이 세계에서 유일한 포뮬러 원 야간 경주를 벌인다. 그 외에도 세계 유명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공연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펼쳐진다.

또한 싱가포르도 한국과 동일하게 9월15일 가을 추수의 끝을 의미하는 중추절을 보낸다. 싱가포르의 중추절은 달을 경배하는 의미로 당일 해가 진 이후에 본격적으로 축제가 시작된다. 수확의 계절인 가을을 표현하고 농산물을 풍성하게 거둔 것을 축하하기 위해 각종 모양의 등을 만들고 가족 또는 지인들끼리 중국 전통 과자인 월병을 즐긴다.


최근 가족여행지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센토사 섬은 싱가포르 시내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드넓게 펼쳐진 해변은 물론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고급 리조트와 골프장, 스파 등 휴양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갖추고 있다. ‘리조트 월드 센토사’는 동남아 최초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해양 수족관인 마린 라이프 파크, 럭셔리스파 이스파 등이 자리해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다.

대한항공은 현재 인천~싱가포르 노선에 주 18회 운항하고 있다. 매일 오후 2시 20분, 오후 6시 40분 두 편이 인천에서 출발하며, 주 4회(수/목/토/일) 저녁 11시 30분 인천 출발편이 추가로 운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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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꼬박 720일이 걸렸다. 한 나라의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만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악재에 악재가 겹쳐 궁지에 몰린 용산 대통령실이 꺼내든 최후의 카드는 영수회담이었다. 온 국민의 관심이 무색하게 이번 만남은 여야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3년 차에 접어든 시점서 또다시 ‘강 대 강’ 매치가 예상된다. 정치권이 학수고대하던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만남이 성사됐다. 이번 영수회담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0분 이 대표와 통화했다”며 “이 대표에게 다음 주 형편이 된다면 용산서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둘의 만남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어렵게 만났는데… 같은 날 민주당은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내주에 만날 것을 제안했다”며 “이 대표는 ‘많은 국가적 과제와 민생 현장에 어려움이 많다’며 되도록 이른 시일 안에 만나자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이 대표는 꾸준히 영수회담을 요청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피의자 신분인 만큼 만남이 적절치 않다는 무언의 거절이었다. 윤 대통령의 변심에는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한 상황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4·10 총선서 참패한 데 이어 인사 문제를 두고 대통령실의 손발이 맞지 않자 비선 개입 의혹까지 가중됐다. 야당과 소통함으로써 단단하게 굳어진 불통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등 현 상황을 돌파하겠단 뜻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당선인은 “이번 총선 이후 ‘야당 대표를 무시하다가는 총리도 임명 못하겠구나’라는 상황을 파악한 것”이라며 “아마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총리 인선 협조 정도를 받아내기 위한 피상적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대표에겐 편한 회담이 될 것이다. 자기 할 말만 하면 되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채 상병 특검 받고 거부권 행사하지 말아달라’고 했을 때 대통령이 못 받으면 회담까지 하고 욕먹는 건 본인”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만남을 갖기로 합의를 봤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조율해야 하는 상황의 연속인 만큼 넘어야 할 고비는 많았다. 1차 실무진 회의도 쉽지만은 않았다. 당초 지난 22일 예정됐던 만남이 대통령실의 일방적인 취소로 불발된 것이다. 대통령실의 수석급 교체 일정으로 인해 일정에 변동이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피치 못할 사정이라지만 준비 회동조차 잡음이 새 나오면서 위태위태한 앞날이 예고됐다. 결국 첫 실무진 만남은 이로부터 하루 뒤인 지난 23일 이뤄졌다. 대통령실 측에서는 홍철호 정무수석과 차순오 정무비서관이 참석했다. 민주당 측에서는 천준호 비서실장과 권혁기 정무기획실장이 자리했다. 이날 회의는 영수회담 날짜는 물론 의제도 정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종료됐다. 지지율 하락에 반등 노렸지만… 의제 놓고 격돌…샅바 잡은 윤-이 지난 25일 진행된 2차 회의도 큰 소득은 없었다. 테이블에 올릴 의제를 놓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담은 특검법 수용과 윤 대통령의 거부권 남용에 대한 사과 등을 의제로 다루자는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이를 전해 들은 대통령실은 난감하단 태도를 보이며 팽팽하게 대립했다. 천 비서실장은 실무 협상 직후 브리핑서 “사전에 조율해 성과 있는 회담이 되도록 의제에 대한 검토 의견을 (대통령실이)제시하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도부와 상의를 거쳐야 한다”며 추후 답변을 주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이 제안한 의제와 관련해서는 ‘포괄적 수용’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의제를 놓고 양쪽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이대로 영수회담이 불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26일 이 대표가 “다 접어두고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진통 끝에 영수회담 날짜가 정해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두 사람의 입에 집중됐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서 만났다.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민주당에선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과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수석 대변인이 자리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영수회담을 통해 정국을 풀어갈 실마리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민주당은 ‘총선 민의’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15분 독주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로 들어선 이 대표를 웃음으로 맞이했다. 곧이어 두 사람은 악수를 한 뒤 건강 등 안부를 주고받았다. 이 대표는 “저희가 (국회서 이곳으로)오다 보니 20분 정도 걸리던데, 실제 여기 오는 데 700일이 걸렸다”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윤 대통령은 대답 대신 웃음으로 갈음했다. 이날 영수회담서 가장 눈길을 끈 건 이른바 이 대표의 ‘작심 발언’이다. 윤 대통령의 인사말 이후 취재진이 퇴장하려 하자 이 대표는 “퇴장할 건 아니고, 제가 대통령님한테 드릴 말씀을 써왔다”며 멈춰 세운 뒤 품에서 종이 뭉치를 꺼내 읽어 내려갔다. 700일 동안 묵혀둔 말을 몽땅 쏟아내겠다는 듯, 이 대표의 발언은 장장 15분 넘게 이어졌다. 이 대표는 “대통령님께서 너무 잘 아시겠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이 참으로 팍팍하고 국민의 삶이 어렵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국가적으로 보면 정치, 경제, 사회, 또 외교 안보, 모든 영역서 많은 위기가 도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물가, 고금리, 고환율 이런 삼중고를 포함해서 우리 국민의 민생과 경제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은 대통령님께서도 절감하실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곧이어 이 대표는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본격적인 의제를 던졌다. 이 대표는 “민간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나서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 민생회복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특히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소득 지원 효과에 더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큰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김건희 특검법’ 수용도 에둘러 촉구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태원 참사나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생각할 것과 연구·개발(R&D) 예산 등도 화제로 올렸다. 거부권 행사를 자제할 것도 강하게 요구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게 상당히 불편하실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또 민심을 과감하게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이 이 자리가 마련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는 식으로 답했다. 처음 웃는 얼굴로 이 대표를 맞이할 때와 달리 표정은 점차 굳어져 갔다. 모두발언이 끝나자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강조해 오던 이야기라 예상하고 있었다”며 모두발언은 생략한 뒤 비공개 회담을 이어갔다. 이날 회담은 예상 시간인 1시간을 훌쩍 넘은 오후 4시10분쯤에 마무리됐다. 130분간 자리를 함께했지만 도중에 배석자를 제외하는 등 두 사람이 독대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사람이 영수회담 도중 배석자를 물리고 자연스럽게 만찬 회동을 가질 것으로도 기대했지만 이번 만남은 차담 수준서 그쳤다. 영수회담을 마친 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각각 브리핑을 진행했다. 같은 장소서 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번 회담을 바라본 양측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두 쪽 난 여론 국민의 판단은?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영수회담 종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전체적으로 볼 때 대통령은 제1야당인 민주당의 대표와 민생 문제 등에 대해 깊이 또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며 “합의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양측이 총론적 혹은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수석의 설명처럼 별도의 합의문은 없었다. 다만 의료개혁이 필요하고 의대 정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가 “의료개혁은 시급한 과제며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옳다. 민주당도 협력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다만 “민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 여야 간의 정책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데 대해서도 조금 이견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며 “대통령은 민생 협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같은 기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 대표는 ‘여야가 국회라는 공간을 우선 활용하자’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특별법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나 재발 방지책, 피해자 유족들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만 지금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법리적으로 볼 때 민간조사위원회서 그 영장 청구권을 갖는 등 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조금 해소하고 다시 논의를 하면 좋겠다’ ‘그렇게 한다면은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과 이 대표는 앞으로도 종종 만나기로 했다”며 “두 분이 만날 수도 있고 여당의 지도체제가 들어서면 3자 회동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측이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는 대통령실의 평가와 달리 민주당은 이번 영수회담에 대해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회담에 배석한 박성준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서 브리핑을 열고 “영수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 대변인은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며 “특히 우리 당이 주장했던 민생회복 국정기조와 관련해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 대해 이 대표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는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했으나 이 대표가 내민 청구서에 윤 대통령이 딱 떨어지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범야권 집중 포격 맞은 대통령실 “결과도 실리도 없다” 쏟아진 질타 범야권도 일제히 쓴소리를 얹었다. “이럴 거면 대체 왜 만났냐”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은 “윤 대통령의 답은 거의 없었다”며 “총선 민심에 관한 시험을 치르면서 백지 답안지를 낸 것과 다름이 없다”고 혹평했다. 조국당 강미정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이번 회담을 통해 윤 대통령의 기조가 곧바로 바뀌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 대변인은 “준비가 덜 된 대통령과 그럼에도 최대한 민심을 담아 질문을 한 야당 대표의 만남”이라며 “(대통령이)여러 가지 법안과 자신의 가족 문제 등 민감한 질문은 빼버렸다. 추후 만남을 기약한 정도일 뿐 아무런 결실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래도 윤 대통령 측에서 ‘자주 소통하자’는 뉘앙스가 나왔다”며 “만남을 거듭한다면 나아질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걸어본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며 “130분간 회담을 했으나 공동합의문은 없고 소모적인 정쟁에 불과했다”고 양측을 모두 비판했다. 새로운미래 신재용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가장 시급한 문제인 의료대란 관련해 조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결과가 나왔어야 이번 회담이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며 “진전도 성과도 없이 끝나 버렸다”고 혹평했다. 김준우 정의당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130여분간 진행됐다는 대화의 결말은 결국 ‘2년 만에 첫 대화를 했다’는 그 자체와 여야 모두 입장이 애초에 비슷했던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확인한 것 외엔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영수회담이 아쉽게 끝난 것에 대해 이 대표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대화의 기본이 안 돼있다”며 “대화라는 건 서로 말을 주고받는 걸 전제로 해야 하는데, (이 대표처럼)하고 싶은 말을 모조리 한다고 해서 소통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만남은 이 대표의 1승”이라면서도 “이 대표가 무리하게 정국을 끌고 갈 가능성처럼 비칠까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고 말했다. 첫술에 배부르랴 현재로서는 이번 회담이 윤 대통령의 ‘자충수’라는 여론이 강하다.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TK·PK 기반의 집토끼를 꽉 쥐는 데 효과적일지 몰라도 중도층이 보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이다. 영수회담 민심이 반영된 여론조사 결과도 주목된다. 레임덕 돌파구로 이 대표와의 만남을 선택한 윤 대통령의 선택이 자충수인지 신의 한 수인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