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언니 발목 잡은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

안 그래도 머리 아픈데 동생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재필 기자 =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구설수에 올라 언니 박근혜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박 전 이사장을 사기 혐의로 고발해 수사 중이다. 계속 물의를 빚고 있는 박 전 이사장의 행적을 되돌아봤다.

지난 23일, 서울중앙지검은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을 1억원대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현재 형사8부(부장검사 한웅재)가 맡고 있다. 특별감찰관법에 따르면 감찰 대상자는 대통령의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 대통령비서실의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이다. 이로 인해 박 전 이사장은 또 다시 박 대통령의 눈엣가시가 되고 있다.

또 다시 구설
눈엣가시 존재

박 전 이사장은 지인에게 부채가 많아 생활이 어려우니 자금을 융통해줄 수 있느냐고 해서 1억원을 빌렸다가 6000만원은 갚고 나머지 원금에 대해 이자를 내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사건은 대통령의 가족을 관리하지 못한 우병우 민정수석의 과실이라는 책임론으로 언니인 박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새누리당 측은 단순히 개인 사건에 불과하다며 반박에 나섰다. 박 전 이사장과 박 대통령 두 자매의 관계는 오래 전부터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0년 박 대통령이 이사장을 맡고 있던 육영재단 운영권에 대한 갈등이 심화되면서 벌어졌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당시 박 전 이사장을 지지하는 ‘숭모회’라는 단체가 재단 고문을 맡고 있던 고 최태민 목사의 퇴진을 요구한 바 있다. 숭모회 측은 고 최 목사가 박 대통령을 조종, 재단 운영을 전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책임을 지고 이사장 자리에서 사퇴했다. 그 자리는 박 전 이사장이 물려받았다. 이 사건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 경선까지 이어져 박 대통령에 대한 흑색선전의 소재로 사용되기도 했다.


지난 2008년엔 18대 총선을 앞둔 한나라당서 친이(친 이명박)계의 ‘친박(친 박근혜)계 공천학살’ 논란이 일었다. 당시 박 대통령은 강하게 반발하며 대응에 나섰다. 극심한 계파갈등 속에서 박 전 이사장은 언니의 반대편인 친이계와 손을 잡고 한나라당 충북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이렇듯 박 전 이사장은 박 대통령의 행보에 걸림돌이 돼왔다. 벌어진 두 자매의 관계는 같은 해 있었던 박 전 이사장과 14살 연하의 신동욱 전 백석문화대 겸임교수의 결혼식에 박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에서 단적으로 드러났다. 당시 박 대통령은 박 전 이사장의 결혼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9대 총선에선 자유선진당 후보로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고향인 충북 보은·옥천·영동에 공천을 신청, 언니를 자극했다. 그러나 자유선진당은 “전략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며 박 전 이사장에 대한 공천을 취소,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던 박 대통령과의 충돌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 특별감찰관, 1억대 사기혐의 고발
“사기는 무슨…순수하게 빌린 돈” 반박

앞서 박 전 이사장은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고 육영수 여사 사이의 차녀로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후 경기여자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작곡과를 졸업했다. 그녀는 위로 박 대통령, 아래로 주식회사 EG 박지만 회장을 두고 있다.

본래 이름은 박근영으로 알려져 있으며 40세에 들어 박서영으로 개명했다. 지금의 박근령이라는 이름은 지난 2004년 두 번째로 개명한 이름이다. 박근혜정권 출범 이후 박 전 이사장의 잇단 돌출 행동은 박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했다.

박 전 이사장이 육영재단 이사장에 취임한지 18년이 되는 지난 2008년, 육영재단의 운영권은 동생 박 회장에게 넘어갔다. 지난 2001년엔 운영상의 여러 비리를 이유로 성동교육청은 박 전 이사장에 대한 이사장 승인을 취소했다. 박 전 이사장은 이에 불복해 소송도 냈다. 그러나 항소심서 패소하자 박 전 이사장 측은 대법원 확정 판결이 있을 때까지 이사장직이 유효하다며 재단 운영에 개입했다.


당시 노조 측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2007년 재단에 빌려준 3억4200만원에 대한 차용증을 앞세워 임시이사회를 만들고, 재단 운영에 뛰어들었다. 이로 인해 박 전 이사장은 사무 직함으로 출근 투쟁을 벌이며 재단 운영권을 놓고 알력다툼을 했다.

흑색선전 소재로
대권행보 걸림돌

임시이사 측은 박 전 이사장이 부동산 개발과 관련해 부적절한 수익사업을 벌였고, 지난 2001년 이후 성동교육청의 정기감사를 수차례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이사장이 재직하는 동안 회계비리가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후 박 전 이사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성동교육청이 재판과 관련된 다수의 공·사문서를 허위로 꾸민 사실을 확인했다”며 “법원이 동생의 신청에 9명을 재단 임시이사로 선임한 것도 관련 법규가 없고 절차상 문제가 많아 무효”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어 “동생이 육영재단 폭력 강탈의 배후에 있다”며 “동생과 동생의 비서실장은 지난 2007년 용역과 한센인 100여명을 동원해 저와 간부들을 쫒아냈고 측근을 사무국장으로 앉히는 등 재단을 폭력으로 접수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운영권보다 재산 문제로 갈등이 불거졌다는 의견도 나왔다. 어린이회관 재개발과 관련한 이익 문제로, 어린이회관이 재개발될 경우 큰 개발 차익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회관의 면적은 약 13만2000㎡(4만평)으로 인근 건국대 야구장을 주상복합으로 개발하면서 남긴 5000억원보다 큰 개발 차익이 나올 것이라는 게 주변 부동산업계의 판단이다.

당시 노조는 3.3㎡(1평)당 최저 2500만원으로 잡아도 1조원의 수익이 남는다고 했지만 부동산업자들은 3.3㎡당 8000만원으로 계산해 3조원이 넘는다고 분석했다. 한 관계자는 “임시이사회가 꾸려진 이후 벌써 서편 운동장 1만3200㎡ 실측에 들어갔다”며 “이를 개발하기 위해선 의결기관이 필요한데 이번에 꾸린 임시인사회가 바로 그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간에선 이전까지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우호적인 모습을 보이던 두 남매의 사이가 틀어진 것은 박 전 이사장이 신 전 교수와 만나면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된 사례는 지난 2009년 신 전 교수가 박 대통령의 미니홈페이지에 비방글을 40여차례 올리면서 이슈화됐다.

이 비방글에는 “박지만이 박근혜의 묵인 아래 박근령으로부터 육영재단을 강제로 빼앗으며, 매형인 신동욱을 중국으로 납치해 살해하려 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박 대통령은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신 전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약혼 이후 박 회장의 측근인 정용희씨와 박 대통령의 5촌 조카 박용철씨는 같이 중국 칭따오에 갈 것을 제안했다. 신 전 교수는 박용철씨와 함께 중국으로 갔다. 그러나 이 중국행은 박 회장의 비서실장이던 정용희씨가 박용철씨에게 신 전 교수를 중국에서 죽이라는 지시에 따른 것이며 그 배후엔 자신과 박 전 이사장의 결혼을 막으려는 박 회장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당시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칭따오 한국 영사관은 신 전 교수가 단란주점과 호텔에서 환각제를 복용한 것으로 추정돼 공안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외교통상부에 보고했다. 조사에서 석방된 신 전 교수는 당일 밤 호텔방에서 속옷만 입은 채 창문에서 뛰어내려 부상을 입었다.

이후 이 사건은 재판에 넘겨졌으나 재판부는 신 전 교수가 주장하는 살인 교사의혹을 인정하지 않았다. 사주자가 박 회장이라는 증거를 대지 못한 것이다. 결국 신 전 교수는 2심에서 무고 혐의로 구속된다. 구명줄이던 증인 박용철씨는 사촌에 의해 피살돼 아무런 증거·증인도 제시하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신 전 교수는 이 사건에 대해서 자신의 혐의를 벗겨줄 수 있는 사람이 살해된 것은 우연으로 보기 힘들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수사결과 경찰은 사촌이 박용철을 살해한 뒤 자살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우호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사실은…

박근혜정부 출범 뒤에도 박 전 이사장은 박 대통령을 찌르는 가시가 됐다. 대표적인 것은 지난해 일본 언론과의 대담에서 박 전 이사장이 했던 발언이다.

당시 박 전 이사장은 일왕을 천황 폐하라는 극존칭으로 부르는 등 국민정서에 맞지 않은 행동으로 큰 공분을 샀다. 박 전 이사장의 발언은 박 대통령이 집권 초기부터 일본과 담을 쌓으며 펼친 반일외교를 한마디에 부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 <산케이신문>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박 전 이사장은 일본의 포털사이트 ‘니코니코 동화’와 인터뷰에서 “일본 역대 총리와 천황 폐하의 거듭된 사과에도 계속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의 도움으로 한국이 자립 경제를 마련하는 기반이 됐다”고 한 뒤 “이웃을 끊임없이 질책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할머니들을 위로하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이 책임지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보상과 지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문제로 불거졌던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한국의 비난은 내정간섭이라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조상을 모시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다고 해서 전쟁을 일으키려는 것이라고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야스쿠니 참배를 비난 하는 한국 여론에 의문을 제기했다.

해당 발언은 일본의 니코니코 동화서 기획하고 BBC가 배급하는 다큐멘터리 <The Ties That Bind: Japan and Korea>의 후기에 포함되어 있다.

박 전 이사장은 귀국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사참배에 대해 “100년 전 조상들이 한 일이 잘못됐다고 해서 조상을 찾아가지 않고 참배도, 제사도 안하겠다는 것은 동양권에선 안 된다. 후손으로서 혈손으로서 그것은 패륜”이라며 해당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육영재단 소유권서 시작된 불씨
자매 관계 이미 오래전 틀어져

야당의 화살은 박근혜정권으로 날아갔다. 당시 새정치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박 전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일제침략으로 수많은 민족선열이 희생당하고 탄압받았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친동생이 가질 수 있는 역사관인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전병헌 최고위원도 “이것을 친일이라고 하지 않으면 무엇이라고 하겠냐”며 “대통령의 입장 표명은 불가피해졌다. 박 대통령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전 이사장의 행동은 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도 떨어뜨렸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당시 40%대였던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위안부 문제와 신사참배 관련 발언 논란이 불거지면서 37.5%로 하락했다. 지난해 8월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등 호응을 얻어 올라갔던 지지율이 동생의 발언으로 도로 내려가 버린 것이다.

박 전 이사장의 돌발행동은 지난 2011년에도 일어났다. 그녀는 지인 2명과 함께 ‘육영재단 주차장을 임대해줄 테니 선금을 달라’고 요구하며 계약금 명목으로 7000만원을 가로챘다. 이에 박 전 이사장은 사기 혐의로 3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무죄를 주장하며 정식 재판을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1심에서 박 전 이사장에게 벌금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박 전 이사장은 이사장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도 이사장 복귀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며 계약을 체결했다. 피해자가 이 같은 사실을 알았다면 계약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툭 돌발행동
전과 기록도

지난 2013년엔 박 전 이사장이 회장으로 있는 음원사이트가 음원을 불법으로 유통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해당 음원사이트는 음원 권리자들과 계약을 맺지 않고 유통한 사실이 드러나 문제가 됐다. 심지어 시범 서비스임에도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의 경고를 받기도 했다.


<anjapil@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통령 친인척 비리사

역대 정권마다 대통령 친인척 비리는 꾸준히 재연됐다. 최근엔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이석수 특별감찰관에 의해 사기 혐의로 고발돼 화재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씨는 지난 1988년 새마을운동중앙본부 회장을 지내며 공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았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처사촌 박철언 전 의원은 지난 1994년 슬롯머신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씨는 지난 1997년 두양그룹 등으로부터 돈을 받고 조세를 포탈한 혐의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들도 빠지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전 의원은 지난 2002년 이용호 로비 사건과 관련해 여러 기업에서 이권 청탁 대가 등으로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삼남인 전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의원은 스포츠토토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청탁과 돈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는 세종캐피탈 사장에게 돈을 받은 혐의를 받았고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은 저축은행에서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필>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