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리우올림픽> 망가진 체육회 백태

부실한 지원 ‘메달 비상’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올림픽이 코앞이다. 선수들은 올림픽 준비에 몸이 달아올랐다. 하지만 정작 선수들을 뒤에서 지원해야 할 각 경기단체는 힘이 빠졌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몇몇 경기단체들이 내홍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올림픽 출전 종목 관리단체는 대한야구협회와 대한수영연맹 등이 있다. ‘관리단체’는 대한체육회 산하 가맹경기단체 규정 제6조(관리단체지정)에 ‘정상적인 조직운영이 어렵다고 판단될 때 대한체육회는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당해 경기단체를 관리단체로 지정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부분 돈 문제

관리단체로 지정되면 당장 정부의 예산 지원금도 받을 수 없게 된다. 아울러 이사 이상의 임원은 전원 자동 해임된다. 이들은 앞으로 평생 해당 단체서 이사직을 수행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대한체육회 산하 다른 체육단체에서도 이사 이상의 임원이 될 수 없다. 관리단체로 전락한 데 따른 공동책임을 져야한다는 의미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3월25일이사회를 열고 대한수영연맹과 함께 대한야구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하기로 의결했다. 비리와 내부갈등, 기금고갈 등으로 정상적 조직운영을 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두 단체는 모든 권리와 자격, 의무를 상실하게 됐다.
 

대부분 관리단체로 지정된 경기단체들은 온갖 내부비리로 인해 더 이상 자정 능력을 상실한 상태로 봐도 무방하다. 한마디로 이들 단체는 ‘관심 사병’으로 전락했다. 대한야구협회와 대한수영연맹은 어떤 내부비리 때문에 관리단체로 들어갔을까.


대한야구협회는 지난해 3월, 이병석 전 회장이 사퇴한 뒤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회장 자리를 놓고 선거전을 치르는 과정에서 아마야구계는 그야말로 복마전을 방불케 했다. 지난해 5월22일 박상희 회장이 취임했지만, 계파 간 갈등을 넘어 상호 고소와 고발로 내분이 끊이지 않았다.

게다가 비리의 악순환으로 협회의 재정은 악화되고, 급기야 금고는 바닥을 드러냈다. 박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협회기금 전용과 업무추진비 과다사용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뒤 최근 불명예 퇴진을 하기에 이르렀다. 상임집행부 역시 현 사태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기로 했다.

대한야구협회의는 관리단체로 지정된 이후 특별감사를 통해 결국 비리의 온상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5월4일 대한체육회는 “공금을 무단 사용한 전임회장 및 상임임원에 각각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권고하고, 관련자인 전 사무국장과 총무팀장 등도 중징계 등의 매우 엄격한 징계처분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큰 대회 앞두고…사건·사고 펑펑
성적 위태…하나 같이 효자종목들

현재 대한야구협회는 총알(돈)이 없다. 협회 기금 58억원이 있지만 이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의 지원 등으로 적립된 기금이어서 손을 댈 수 없다. 사용을 하더라도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 외 전체 기금은 7억8000만원가량 남아 있지만, 이 역시 야구인들이 모은 돈이어서 함부로 쓸 수 없다. 또한 문체부는 지난달 25일부터 야구협회에 대한 보조금(2015년 기준 19억원) 지원을 중단한 상태다.

대한수영협회 비리는 그동안 알려졌던 어느 스포츠 비리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심했다. 각종 비리로 얼룩진 대한수영연맹 임원과 관련자 총 14명이 기소됐다. 학연‧지연 관계, 사제‧선후배 관계 등으로 끈끈하게 맺어진 폐쇄적인 구조의 수영연맹의 영향력이 만천하에 드러나 충격을 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지난 3월22일 대한수영연맹과 지역수영연맹 일부 임원 등의 각종 비리 관련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수부는 대한수영연맹 관계자 11명을 구속 및 불구속 기소했다.

당시 검찰 수사를 통해 대한수영연맹과 산하 지역연맹이 수영장 시설 공사 관련 상납 비리, 선수 계약금 급여 훈련비 횡령, 국가대표 및 후보 선발 관련 비리, 대한수영연맹 임원 선임비리 등 지역과 분야를 망라해 수영계 전반에 걸친 구조적 비리가 드러났다.

파벌을 형성한 특정 인맥인 대한수영연맹 전무이사와 대한수영연맹 시설이사, 대한수영연맹 총무이사, 대한수영연맹 홍보이사 등이 약 15년 이상의 임원직을 유지하며 장기간 대한수영연맹 및 지역수영연맹을 장악해 수영계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가대표선수 선발에 관한 청탁 명목으로 수년간 수영계 관계자들에게서 수억원대 뒷돈을 받은 대한수영연맹 전무이사에 대해 검찰은 징역 7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의 심리로 지난 1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정모씨에게 징역 7년 및 추징금 4억4000만원을 구형했다. 선수 훈련 지원비 등 공금 수십억원을 빼돌려 도박자금으로 사용한 대한수영연맹 시설이사 이모씨에게는 징역 7년 및 추징금 4억2000만원이 구형됐다.

대한수영연맹은 최근까지도 박태환의 올림픽행을 두고도 여러 공방을 하면서 국민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박태환은 체육회와 대한수영연맹을 상대로 CAS에 잠정 처분을 신청, 국가대표 자격을 인정받았다.
이외에도 관리단체로 들어가지 않았지만, 각종 비리로 내홍을 앓고 있는 올림픽 경기 단체들이 있다. 대한레슬링협회와 대한사격연맹 역시도 비리 복마전이다.
 

경찰은 대한레슬링협회에서 30억원대 업무상 횡령이 벌어진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지난 6월3일 대한레슬링협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협회 회장과 회계담당자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횡령이 조직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할 계획이다.

썩어빠진 단체들

대한사격연맹은 비리로 현재 보조금 지원이 중단된 상태다. 사격연맹은 국가대표 총감독이 2007년부터 장기간 국가대표 촌외훈련비와 전지훈련비를 업자와 짜고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물의를 빚었고, 승마협회는 국가대표 순회코치가 훈련을 하지 않고 거짓 훈련보고서를 작성, 수당을 챙겨 비난을 받았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이면…’
효자종목 단체들

현재 내홍을 앓고 있는 올림픽 경기단체들이 하나같이 ‘효자’종목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런던 올림픽에서 사격, 수영, 레슬링 등에서 모두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메달을 획득했다.
사격은 한국 선수들이 매달을 싹쓸이 하다시피 했다. 이 종목에서만 총 5개의 메달(금메달 3개, 은메달 2개)을 획득했다. 특히 진종오 선수는 남자 10m 공기총, 남자 50m 권총에서 등에서 모두 금메달을 획득하며 진기록을 세웠다.


수영에서는 총 2개 메달(은메달2개)을 획득했다. 이 메달들은 박태환 선수가 남자 400m 자유형, 남자 200m 자유형에서 획득했다. 레슬링 경우 남자 그레코로만형 66kg급에서 김현우 선수가 금메달 1개를 획득했다. 한편 야구는 지난 런던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탈락해 메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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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