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굿바이 2010> ⑤가장 비싼 집에 사는 연예인은?

10억대는 ‘기본’ 럭셔리는 ‘옵션’ “집값과 이름값은 비례한다?”


김태희, 30억대 빌라 구입…‘강남 스타’ 합류
조영남·한채영 청담동 주택 60억 웃돌아

  
최근 배우 설경구-송윤아 부부가 30억 상당의 고급빌라를 구입했다는 소식이 팬들을 놀라게 했다. 말 그대로 ‘억!’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연예인 중 가장 고가의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연예인은 누구일까. 그리고 이들은 왜 고급빌라를 선호하는 것일까.

배우 설경구-송윤아 부부는 서울 청담동 갤러리아 명품관 뒤 P신축빌라 1층 109평형으로 이사한다. 지난해 11월 완공된 이 빌라는 유럽풍 외관과 최고급 내외장재로 마감됐으며 주변에는 공원과 산책로가 자리잡고 있다. 탁 트인 조망권은 물론 편리한 교통망을 확보하고 있어 강남북으로의 이동이 수월하다.

여기에 초·중·고등학교 등이 들어서 있어 자녀교육에 유리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 빌라 바로 옆에는 미니정원이 있어 화초를 가꾸며 도심 속에서 전원생활을 누릴 수 있다. 이 빌라에는 탤런트 황신혜와 SS501 출신 김현중이 살고 있다.

이들 부부에 앞서 김태희는 스타들이 대거 거주해 한국판 베버리힐스라 불리는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 입성했다. 김태희가 구입한 삼성동 H하우스는 최근 분양을 마치고 내년 1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로비층을 제외하고 지상 6층 규모로 넓이는 254.55㎡(77평)에서 413.22㎡(125평)까지 다양하다. 앞뒤로 확 트인 시야를 자랑하며 한강과 강북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경은 이 일대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H빌라는 평균 25~30억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전세가는 10억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김태희에 이어 설경구-송윤아 부부의 고급빌라 구입 소식이 알려지면서 ‘가장 비싼 집에 살고 있는 연예인은 누굴까’라는 궁금증이 일고 있다.

아파트보다 고급빌라 선호
사생활 보호·입지 여건 최고

최근 몇 년간 국토해양부 발표에 따르면 가장 고가의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연예인은 배용준도 장동건도 아닌 가수 조영남이 꼽혔다. 

조영남의 청담동 상지리츠빌 카일룸 빌라는 면적만 무려 618㎡(187평형), 실거래가는 60억원대다. 한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탁 트인 조망권에 영화관, 와인바, 휘트니스, 세대별 개인 창고 등이 갖춰져 있어 ‘꿈의 주택’이라 불린다.

한채영 부부도 같은 빌라에 살고 있다. 한채영 부부는 158평에 거주 중으로 조영남 집보다 평수는 조금 작다.

다음으로는 강남구 삼성동 일대 아이파크에 살고 있는 손창민, 전지현, 이미연, 권상우-손태영 부부 등이다. 이곳은 연예인 아파트로 유명하다.

배용준 성북동 집
시가 50억대


이곳은 지난해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국내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1위(전용면적 269㎡, 42억8000만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현재 시세는 평형마다 차이가 있지만 가장 고가로 거래되는 게 55~60억 가량이다. 한강과 서울 강남북이 한 눈에 들어오며 최고급 마감재와 4개의 테마공원이 조성돼 있다.

가수 겸 배우 비가 산 주택도 ‘억’ 소리 나기는 마찬가지다. 그가 4년 전 구입한 서울 삼성동 고급주택은 2006년 서세원 부부의 옛집을 경매를 통해 31억에 낙찰 받았다. 그러나 현재는 땅값이 올라 50억대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재테크 효과도 톡톡히 누린 셈이다. 대지 157평, 건평 97평, 지하 1~지상 2층 규모인 이 주택 인근에는 고급 단독주택가가 위치하고 있고, 이웃으로는 탤런트 김남주-김승우 부부와 대기업 임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배용준이 최근 구입해 화제를 모았던 성북동 집 역시 대지 760㎡에 시가는 50억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트 컬러의 2층 집으로 일본 대사관저를 마주보고 있고 이라크 대사관저와도 가깝다. 배용준은 이 집에 인테리어 공사가 끝나는 내년 초 입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연예인 아파트’

벤처 사업가와 함께 마련한 배우 심혜진의 대저택은 면적만 해도 3000평, 주택면적이 600평에 달하는 대규모 전원주택이다. 시세는 50억이 넘는다. 평당 50~60만원을 주고 구입한 이 땅의 현재 가격은 3배 이상 올랐다. 경기도 가평 북한강변에 위치한 대저택은 잔디가 넓게 깔려있고 A, B, C동으로 이뤄졌다.

북한강이 한눈에 보이는 전경 속에 헬스장과 라이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무대는 물론 전용 보트를 탈 수 있는 선착장까지 갖춰져 있다. 톱스타부부 장동건-고소영의 보금자리인 흑석동 마크힐스도 현재 매매가 40억 가량이 형성됐다.
 
한강이 바로 보이는 이 곳은 이들 부부 외에도 장동건과 절친한 현빈 역시 30억을 들여 부모님을 위해 이 빌라(130평형)를 구입했다. 한강을 바로 보며 여의도 방향으로는 63빌딩과 노들섬이, 반대 방향으로는 북한산과 동작대교 한강 시민공원 등이 펼쳐져 있다.

강남의 상징이라 불리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연예인 아파트’라 불릴 정도. 현재 이 아파트에는 배우 안성기, 박중훈, 신현준, 윤태영, 영화감독 심형래, 가수 이정현 등을 비롯한 연예인이 살고 있다. 이곳의 현재 시세는 13~55억까지 평형별로 매우 다양하게 형성돼 있다.

배우 전도연이 살고 있는 청담동의 고급 빌라는 강남의 신흥부촌인 청담동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분류된다. 이 빌라는 총 12세대가 있으며 1층부터 5층까지 열 세대는 77평형이고 나머지 두 세대는 88평형 펜트하우스로 6~7층 복층 구조다. 전도연의 신혼집은 이 빌라에서도 최고가인 88평형 펜트하우스다. 지난 2004년에 분양됐는데 당시 분양가가 18억 가량으로 현재 시가는 30억 이상이다.


방송인 강호동-이효진 부부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65동을 재건축한 아크로빌에서 거주한다. 이 아파트의 현재 시세는 약 36억에 이른다. 이 아파트에는 김희애 등도 산다.
가수 이효리와 이승기는 삼성동 주상복합 아파트 브라운스톤 레전드에 살고 있는 이웃 사촌이다. 이 아파트의 212㎡ 분양가는 20억5300만원 선이며 펜트하우스인 365㎡는 무려 35억에 달한다.

연예인들은 아파트보다 고급빌라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예인들이 고급빌라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사생활 보호에 있다. 고급빌라는 각 가구마다 보안시스템이 있고, 출입구 혹은 골목 어귀에 사설 경비원들이 24시간 상주하고 있어 프라이버시를 철저히 보장받는다.

빌라도 명품 브랜드 생겨
고정적인 수요층 확보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고급빌라의 최고 이점은 철통 보안이다. 방범용 CCTV도 많고 경찰이 수시로 다닌다. 여기에 건물 앞길이 일방통행이라 드나드는 차량이 많지 않고 대로변과 떨어져 있어 조용한 것도 높이 평가되는 이점이다”고 밝혔다.

입지 여건도 최고다. 대개 높은 지대에 자리잡고 있어서 조망권이 탁월하고 조용하다. 또한 생활 편의 시설, 학군 등도 우수하다. 일부 고급빌라는 상류층 주거지의 상징처럼 된 타워팰리스나 현대 아이파크 주상복합 아파트의 규모나 가격을 훌쩍 뛰어넘었다. 뿐만 아니라 자산증식의 수단으로도 안성맞춤이다. 고급빌라는 얼마 전까지도 선뜻 구매하기에 부담스러운 대상이었다.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지고 수요층이 얇아 투자가치로도 매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갈수록 수요층이 늘어나고 희소성이 커지면서 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처럼 빌라에도 명품 브랜드가 생겨나면서 고정적인 수요층을 확보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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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꼬박 720일이 걸렸다. 한 나라의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만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악재에 악재가 겹쳐 궁지에 몰린 용산 대통령실이 꺼내든 최후의 카드는 영수회담이었다. 온 국민의 관심이 무색하게 이번 만남은 여야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3년 차에 접어든 시점서 또다시 ‘강 대 강’ 매치가 예상된다. 정치권이 학수고대하던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만남이 성사됐다. 이번 영수회담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0분 이 대표와 통화했다”며 “이 대표에게 다음 주 형편이 된다면 용산서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둘의 만남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어렵게 만났는데… 같은 날 민주당은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내주에 만날 것을 제안했다”며 “이 대표는 ‘많은 국가적 과제와 민생 현장에 어려움이 많다’며 되도록 이른 시일 안에 만나자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이 대표는 꾸준히 영수회담을 요청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피의자 신분인 만큼 만남이 적절치 않다는 무언의 거절이었다. 윤 대통령의 변심에는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한 상황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4·10 총선서 참패한 데 이어 인사 문제를 두고 대통령실의 손발이 맞지 않자 비선 개입 의혹까지 가중됐다. 야당과 소통함으로써 단단하게 굳어진 불통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등 현 상황을 돌파하겠단 뜻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당선인은 “이번 총선 이후 ‘야당 대표를 무시하다가는 총리도 임명 못하겠구나’라는 상황을 파악한 것”이라며 “아마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총리 인선 협조 정도를 받아내기 위한 피상적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대표에겐 편한 회담이 될 것이다. 자기 할 말만 하면 되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채 상병 특검 받고 거부권 행사하지 말아달라’고 했을 때 대통령이 못 받으면 회담까지 하고 욕먹는 건 본인”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만남을 갖기로 합의를 봤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조율해야 하는 상황의 연속인 만큼 넘어야 할 고비는 많았다. 1차 실무진 회의도 쉽지만은 않았다. 당초 지난 22일 예정됐던 만남이 대통령실의 일방적인 취소로 불발된 것이다. 대통령실의 수석급 교체 일정으로 인해 일정에 변동이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피치 못할 사정이라지만 준비 회동조차 잡음이 새 나오면서 위태위태한 앞날이 예고됐다. 결국 첫 실무진 만남은 이로부터 하루 뒤인 지난 23일 이뤄졌다. 대통령실 측에서는 홍철호 정무수석과 차순오 정무비서관이 참석했다. 민주당 측에서는 천준호 비서실장과 권혁기 정무기획실장이 자리했다. 이날 회의는 영수회담 날짜는 물론 의제도 정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종료됐다. 지지율 하락에 반등 노렸지만… 의제 놓고 격돌…샅바 잡은 윤-이 지난 25일 진행된 2차 회의도 큰 소득은 없었다. 테이블에 올릴 의제를 놓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담은 특검법 수용과 윤 대통령의 거부권 남용에 대한 사과 등을 의제로 다루자는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이를 전해 들은 대통령실은 난감하단 태도를 보이며 팽팽하게 대립했다. 천 비서실장은 실무 협상 직후 브리핑서 “사전에 조율해 성과 있는 회담이 되도록 의제에 대한 검토 의견을 (대통령실이)제시하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도부와 상의를 거쳐야 한다”며 추후 답변을 주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이 제안한 의제와 관련해서는 ‘포괄적 수용’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의제를 놓고 양쪽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이대로 영수회담이 불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26일 이 대표가 “다 접어두고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진통 끝에 영수회담 날짜가 정해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두 사람의 입에 집중됐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서 만났다.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민주당에선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과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수석 대변인이 자리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영수회담을 통해 정국을 풀어갈 실마리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민주당은 ‘총선 민의’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15분 독주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로 들어선 이 대표를 웃음으로 맞이했다. 곧이어 두 사람은 악수를 한 뒤 건강 등 안부를 주고받았다. 이 대표는 “저희가 (국회서 이곳으로)오다 보니 20분 정도 걸리던데, 실제 여기 오는 데 700일이 걸렸다”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윤 대통령은 대답 대신 웃음으로 갈음했다. 이날 영수회담서 가장 눈길을 끈 건 이른바 이 대표의 ‘작심 발언’이다. 윤 대통령의 인사말 이후 취재진이 퇴장하려 하자 이 대표는 “퇴장할 건 아니고, 제가 대통령님한테 드릴 말씀을 써왔다”며 멈춰 세운 뒤 품에서 종이 뭉치를 꺼내 읽어 내려갔다. 700일 동안 묵혀둔 말을 몽땅 쏟아내겠다는 듯, 이 대표의 발언은 장장 15분 넘게 이어졌다. 이 대표는 “대통령님께서 너무 잘 아시겠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이 참으로 팍팍하고 국민의 삶이 어렵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국가적으로 보면 정치, 경제, 사회, 또 외교 안보, 모든 영역서 많은 위기가 도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물가, 고금리, 고환율 이런 삼중고를 포함해서 우리 국민의 민생과 경제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은 대통령님께서도 절감하실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곧이어 이 대표는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본격적인 의제를 던졌다. 이 대표는 “민간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나서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 민생회복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특히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소득 지원 효과에 더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큰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김건희 특검법’ 수용도 에둘러 촉구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태원 참사나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생각할 것과 연구·개발(R&D) 예산 등도 화제로 올렸다. 거부권 행사를 자제할 것도 강하게 요구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게 상당히 불편하실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또 민심을 과감하게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이 이 자리가 마련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는 식으로 답했다. 처음 웃는 얼굴로 이 대표를 맞이할 때와 달리 표정은 점차 굳어져 갔다. 모두발언이 끝나자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강조해 오던 이야기라 예상하고 있었다”며 모두발언은 생략한 뒤 비공개 회담을 이어갔다. 이날 회담은 예상 시간인 1시간을 훌쩍 넘은 오후 4시10분쯤에 마무리됐다. 130분간 자리를 함께했지만 도중에 배석자를 제외하는 등 두 사람이 독대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사람이 영수회담 도중 배석자를 물리고 자연스럽게 만찬 회동을 가질 것으로도 기대했지만 이번 만남은 차담 수준서 그쳤다. 영수회담을 마친 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각각 브리핑을 진행했다. 같은 장소서 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번 회담을 바라본 양측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두 쪽 난 여론 국민의 판단은?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영수회담 종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전체적으로 볼 때 대통령은 제1야당인 민주당의 대표와 민생 문제 등에 대해 깊이 또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며 “합의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양측이 총론적 혹은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수석의 설명처럼 별도의 합의문은 없었다. 다만 의료개혁이 필요하고 의대 정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가 “의료개혁은 시급한 과제며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옳다. 민주당도 협력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다만 “민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 여야 간의 정책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데 대해서도 조금 이견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며 “대통령은 민생 협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같은 기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 대표는 ‘여야가 국회라는 공간을 우선 활용하자’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특별법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나 재발 방지책, 피해자 유족들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만 지금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법리적으로 볼 때 민간조사위원회서 그 영장 청구권을 갖는 등 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조금 해소하고 다시 논의를 하면 좋겠다’ ‘그렇게 한다면은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과 이 대표는 앞으로도 종종 만나기로 했다”며 “두 분이 만날 수도 있고 여당의 지도체제가 들어서면 3자 회동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측이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는 대통령실의 평가와 달리 민주당은 이번 영수회담에 대해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회담에 배석한 박성준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서 브리핑을 열고 “영수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 대변인은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며 “특히 우리 당이 주장했던 민생회복 국정기조와 관련해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 대해 이 대표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는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했으나 이 대표가 내민 청구서에 윤 대통령이 딱 떨어지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범야권 집중 포격 맞은 대통령실 “결과도 실리도 없다” 쏟아진 질타 범야권도 일제히 쓴소리를 얹었다. “이럴 거면 대체 왜 만났냐”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은 “윤 대통령의 답은 거의 없었다”며 “총선 민심에 관한 시험을 치르면서 백지 답안지를 낸 것과 다름이 없다”고 혹평했다. 조국당 강미정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이번 회담을 통해 윤 대통령의 기조가 곧바로 바뀌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 대변인은 “준비가 덜 된 대통령과 그럼에도 최대한 민심을 담아 질문을 한 야당 대표의 만남”이라며 “(대통령이)여러 가지 법안과 자신의 가족 문제 등 민감한 질문은 빼버렸다. 추후 만남을 기약한 정도일 뿐 아무런 결실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래도 윤 대통령 측에서 ‘자주 소통하자’는 뉘앙스가 나왔다”며 “만남을 거듭한다면 나아질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걸어본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며 “130분간 회담을 했으나 공동합의문은 없고 소모적인 정쟁에 불과했다”고 양측을 모두 비판했다. 새로운미래 신재용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가장 시급한 문제인 의료대란 관련해 조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결과가 나왔어야 이번 회담이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며 “진전도 성과도 없이 끝나 버렸다”고 혹평했다. 김준우 정의당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130여분간 진행됐다는 대화의 결말은 결국 ‘2년 만에 첫 대화를 했다’는 그 자체와 여야 모두 입장이 애초에 비슷했던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확인한 것 외엔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영수회담이 아쉽게 끝난 것에 대해 이 대표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대화의 기본이 안 돼있다”며 “대화라는 건 서로 말을 주고받는 걸 전제로 해야 하는데, (이 대표처럼)하고 싶은 말을 모조리 한다고 해서 소통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만남은 이 대표의 1승”이라면서도 “이 대표가 무리하게 정국을 끌고 갈 가능성처럼 비칠까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고 말했다. 첫술에 배부르랴 현재로서는 이번 회담이 윤 대통령의 ‘자충수’라는 여론이 강하다.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TK·PK 기반의 집토끼를 꽉 쥐는 데 효과적일지 몰라도 중도층이 보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이다. 영수회담 민심이 반영된 여론조사 결과도 주목된다. 레임덕 돌파구로 이 대표와의 만남을 선택한 윤 대통령의 선택이 자충수인지 신의 한 수인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