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키덜트가 부수는 픽셀라이프 세상
[일요시사 취재2팀] 김유미 기자 =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회식 자리에서 소주잔이 몇 순배는 돌았을 저녁 7시. 요즘 2030 세대는 그 시각에 술잔 대신 다른 걸 손에 쥔다. 바로 ‘왁뿌볼’과 키캡이다. NH농협은행이 지난해 상반기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30 세대 완구점 지출은 전년 대비 224% 증가했다. 반면 국세청 통계는 국내 주류 출고량이 2022년부터 3년 연속 내리막임을 보여준다. 술값 아까운 줄 아는 요즘 어른들은 장난감 ‘득템’에나 선뜻 지갑을 연다는 뜻이다. 2030 세대라면 퇴근하며 집 근처 편의점에 들르기는 필수다. 장바구니에는 맥주캔이나 소주병 대신 신상 디저트류를 담는다. 근래 가장 유행했던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상하이 버터떡, 봄동 비빔밥은 이미 잊힌 지 오래. 이제 대세는 먹는 ‘왁뿌볼’ 스타일 디저트다. 왁뿌볼은 ‘왁스 뿌시(부수)기 볼’의 줄임말로, 촉감 완구를 말한다. 술잔 대신 키캡 회식 말고 편의점 술을 아예 끊거나 최대한 적게 마시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가 하나의 생활양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술값으로 나갈 뻔했던 돈이 고스란히 장난감 가게와 편의점으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