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고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암살자(들)>의 역사 왜곡을 주장하며,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편지를 전격 공개했다.
유 의원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작과 표현의 자유가 객관적인 역사적 사실을 마음대로 뒤집을 수 있는 면허는 아니”라며 “실제 피해자가 존재하고 유족이 지금도 살아 있으며 대한민국 현대사의 중대한 비극을 소재로 삼았다면 창작의 자유만큼이나 무거운 책임이 뒤따른다”고 지적했다.
이날 유 의원이 공개한 친필 편지는 육 여사 서거 이틀 뒤인 1974년 8월17일 작성된 것으로, 지금까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던 자료다.
당시 프랑스에서 유학 중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모친의 비보를 듣고 귀국하던 중, 일본 도쿄 공항을 경유할 때 동생 박근령씨를 통해 전달받은 것이다.
유 의원은 편지 공개 경위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직접 보여준 자료라고 설명했다.
편지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아버지가 맞을 흉탄을 어머니가 내 대신 맞고 가셨다. 내가 맞고 어머니가 살았드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몇 번이고 생각해본다”며 애끓는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아버지도 처음에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해서 정말 마음을 가눌 수가 없었으나 아버지부터 먼저 용기를 내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이제부터 모든 것을 참고 견디기로 작정을 했으니 너도 마음을 크게 먹고 참을 수 있는 데까지 참아야 하느니라”라고 당부했다.
육 여사에 대해서는 “너의 어머니는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어머니였다”며 “한 아내로서 한 가정주부로서뿐 아니라 이 나라의 여성 지도자로서도 그러했거니와 앞으로도 다시 찾아보기 어려울 위대한 어머니였다”고 회고했다.
유 의원은 “박정희 대통령의 비통한 심정이 그대로 담겨있다”며 “이 편지는 편향된 음모론을 세상에 전염병처럼 퍼뜨리고 싶어하는 좌파의 역사 왜곡을 바로잡을 몽둥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허진호 감독의 영화 <암살자(들)>는 1974년 8월15일 발생한 육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다. 해당 영화는 조총련 사주를 받은 문세광의 단독 범행이라는 역사적 사실 대신, 박정희 전 대통령 또는 당시 중앙정보부 윗선의 개입 가능성을 암시하며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흐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유 의원은 제작진을 향해 세 가지 요구사항을 내걸었다. ▲역사적 사실과 창작 부분을 명확히 구분해 설명할 것 ▲영화 상영 중단 등 책임지는 자세를 보일 것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유족에 공개 사과할 것 등이다.
그는 “창작과 표현의 자유라는 말 뒤에 숨지 말고 실제 기록을 근거한 역사적 사실과 자신들이 창작했다고 주장하는 부분을 명확히 구분해 국민 앞에 설명하라”며 “영화는 두 시간이면 끝날 수 있지만 그 두 시간 동안 관객에게 심어진 이미지는 실제 역사로 기억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 영화를 둘러싼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영화 출연진은 오는 7일 예정된 부산국제영화제 참석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특히 주연 배우 유해진에 대한 직접적인 공세가 거세다. 전날 그의 자택 앞에서 보수단체의 집회가 예고된 데 이어, 그가 등장하는 광고 영상의 댓글 기능이 차단되는 등 광고계에서도 속속 ‘거리두기’에 나서는 양상이다.
앞서 제작사 측은 입장문을 통해 “1974년 발생한 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당시 사건과 관련해 작성된 다양한 기록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 영화”라며 “제작진은 공개된 기록과 자료, 서적, 다큐멘터리 등을 폭넓게 조사하고, 실제 사건과 인물을 모티브로 하되 가상의 인물과 상황을 결합해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면서 “본 작품은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며,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고 있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허 감독 역시 지난달 30일 유튜브 채널 ‘봉지욱의 오프더레코드’에 출연해 “이렇게까지 폄하될 줄은 몰랐다. 역사 왜곡 논란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니 속상하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를 피격하라고 지시했다는 설정으로 영화를 만들지는 않았다”고 억울함을 피력했다.
아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편지 전문이다.
근혜야 이것이 왼일(웬일)이냐 얼마나 놀랐겠니. 근영이를 동경까지 마중을 보내니 그동안의 이야기 잘 듯고(듣고),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듯한 비통한 마음 억제할 길 없겠지만 이제는 우리 모두 마음을 굳게 먹고 어머니가 않게시는(안 계시는) 우리 가정을 우리들의 힘과 노력으로 다시 가다듬어 나가는 방도를 모색해야 되지 않겠니.
팔십 노령의 할머니가 계시고 이제 철이 들려고 하는 지만이가 있으니 이제는 네가 어머니의 대역(代役)을 해주어야 하겠다. 그리고 아버지가 잇지(있지) 않느냐. 아버지가 어머니의 몇 분일지의 역(役)도 못 하겠지만은 아버지도 너이(너의) 삼남매(三男妹)를 위해서 좋은 아버지가 되겠음 무슨 희생이라도 하마.
너의 어머니는 이 세상에서 가장 훌융한(훌륭한) 어머니였다. 한 아내로서 한 가정주부로서뿐 아니라. 이 나라의 여성지도자로서 과거도 그러했거니와 앞으로도 다시 찾아보기 어려울 위대한 어머니였다. 아버지가 맞을 흉탄을 어머니가 대신 맞고 가셨다. 내가 맞고 어머니가 살았드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몇 번이고 생각해본다.
그러나 어머니는 내 대신 자신이 맞고 아버지에게 너이들에(너희들의) 모든 책임과 이 나라의 모든 책임을 나에게 맷기고(맡기고) 가셨다. 이런 엄청난 일을 당하고 보니 그래도 근영(근령)이가 누구보다도 침착하고 훌융하다(훌륭하다)는 것을 새삼 늣겼다(느꼈다). 근혜가 도라오고(돌아오고) 근영이가 있으면 할머니도 전과 꼭 같이 잘 받드려(발들어) 드리고 지만이 잘 가르치고 지도해서 어머니 계실 때와 다름없이 우리 한번 잘해나가보자.
이것이 가신 어머니의 뜻을 받드는 길이요. 어머니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요 호도(효도)하는 길이다. 아버지도 처음에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 해서 정말 마음을 가눌수가 없었으나, 아버지부터 먼저 용기를 내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이제부터 모든 것을 참고 견디기로 장적을(작정을) 했으니 너도 마음을 크게 먹고 참을 수 있는데 까지 참아야 하느니라.
훌륭한 우리 근혜 물론 다 잘할 줄 알지만은. 앞으로 10시간만 있으면 근혜가 도라(돌아)온다고 생각하니 일각이 여삼추 같이 기다려지면서도 현관에서 아버지 혼자 너를 마중할 일을 생각하니 앞이 컴컴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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