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최근 신용한 충북도지사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집무실 압수수색으로 이어지면서 지방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신 지사 관련 의혹을 고발한 김소연 변호사는 30일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진술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해온 역할이나 관련 행위의 일시·장소·방법 등이 자료에 다 특정돼있던 만큼, 강제수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사건이 최종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수사를 종결하고 처분하기 위해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압수수색한 것으로 보인다”며 “계좌나 통신 기록, 전자기기 등에 대해서는 더 일찍 압수수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난 6월 고발인 조사 이후 3개월이 넘어 생각보다 늦었다”고 해석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고발장에는 신 지사가 차명 휴대전화 이용 관련 회의에 참석하거나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다는 취지의 관계자 진술이 담겼다. 캠프 관계자들이 신 지사가 마련한 아지트에서 차명 휴대전화를 개통해 선거 문자 발송 등에 이용했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김 변호사는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위반도 명함을 잘못 돌린 정도의 경미한 경우에는 수십만원의 벌금으로 끝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사건은 불법적으로 수집·정리된 것으로 보이는 명부 데이터를 제공받고 대가를 수수한 정황, 앱이나 시스템까지 동원해 경선과 본선 선거운동을 했다는 의혹이라 선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관계자는 ‘대포폰’으로 사용된 자신의 명의 휴대전화 통신 기록까지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어 실무진 차원의 일로 이른바 ‘꼬리 자르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신 지사의 구체적인 지시 여부나 실제 관여 정도를 입증할 물증은 이번 압수수색 등을 통해 추가로 확인돼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일요시사>는 전날 이번 압수수색의 구체적인 수사 경위와 신 지사 본인의 관여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충북경찰청에 연락했으나, 경찰 관계자는 “기존에 알려진 내용 외에 추가로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답했다.
신 지사를 둘러싼 의혹의 출발점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충북지사 후보 경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앞서 지난 4월6일, 경찰과 충북도 선거관리위원회에는 신 후보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한 인물이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낸 고발장이 접수됐다.
당시 고발인은 신 후보 측이 캠프 관계자 10명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선거 사무실에서 관리하며 민주당 권리당원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하거나, 여론조사 응답을 유도하는 문자메시지를 대량 발송했다고 주장했다. 또 수행원 급여가 캠프 관계자가 소유한 외부 업체를 통해 지급됐다며 정치자금법 위반 가능성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 후보 측은 “고발인의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고, 증빙 자료도 확보하고 있다”며 즉각 반박했다.
이후 관련 의혹은 충북도지사 본선 과정에서 다시 불붙었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클린선거본부는 지난 5월20일 신 후보와 이강일 민주당 의원 등을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개인정보보호법·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당시 김영환 충북도지사 후보 캠프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던 김 변호사는 선거 직전 기자회견을 열고 “신 후보 측이 대포폰 10여대를 동원하고 통신사 스팸 규제를 피해 대량의 경선 홍보 문자를 발송했다”며 “실무 담당자들이 청주시 복대동의 비밀 아지트에서 하루 491건, 495건 등으로 발송 건수를 쪼개 조직적으로 문자메시지를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내 경선일인 지난 3월26일에는 특정 후보 지지를 유도하는 일명 ‘전화방’을 운영한 정황도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경찰은 이후 고발인과 참고인 등을 차례로 조사하면서 통신·계좌 내역 등 자료를 확보해 수사를 이어왔다. 지난 6월에는 선거운동 관계자의 휴대전화와 계좌 등을 압수하고, 차명 휴대전화 명의자와 모집책 등 10여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자 조사를 이어온 경찰은 최근 신 지사 본인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충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28일 충북도청 도지사 집무실을 압수수색해 신 지사의 개인 휴대전화와 태블릿PC, 서류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압수수색영장에 적시된 혐의는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압수물에 대한 포렌식과 분석을 거쳐 신 지사의 직접 관여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향후 수사에서는 경선 당시 문자 발송 방식이 공직선거법상 허용 범위를 벗어났는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 제59조에 따르면 문자메시지를 통한 선거운동에서 20명을 초과해 동시에 전송하거나 프로그램으로 수신자를 자동 선택하는 ‘자동 동보통신’은 후보자와 예비후보자만 이용할 수 있다. 전송 횟수는 8회로 제한되며, 선관위에 신고한 하나의 전화번호만 사용해야 한다.
수행원 급여 대납 의혹의 경우에도 해당 급여의 성격과 실제 자금 흐름, 신 지사의 관여 여부 등이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수사 결과 혐의가 인정될 경우 지사직 유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당해 선거와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되며, 정치자금 부정수수죄로도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공직 취임이 제한되고 현직에서 물러나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신 지사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압수수색 당일에도 입장문을 내 “일체 불법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며 “경찰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명백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충북도청 대변인도 30일 <일요시사>의 질의에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 “지사님은 관계된 게 없다”며 “관련 부분에 대해 지시한 일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구체적인 의혹 내용에 대해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도 모른다”며 “그런 주장 때문에 경찰 수사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저희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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