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차 계엄’ 막은 강호필, 내란중요임무종사 기소 왜?

비상계엄 징후 인지는 했는데 협력 거부 증거 수두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종합특검팀에 의해 기소된 의외의 인물은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과 조성현 대령만 있는 게 아니다. 강호필 전 지작사령관도 내란 특검팀에 의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었다. 그는 ‘2차 계엄’을 막은 대표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상 신호’를 알았던 그는 “전역하겠다”고 언급했을 정도로 비상계엄에 회의적이었다.

강호필 전 지상작전사령관은 지난해 1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군은 국민의 군대다” “지작사가 병력 출동이나 어떤 임무를 받은 바가 분명히 없다”는 등 비상계엄 선포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12·3 내란 막판에 2차 계엄을 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의 시선은 달랐다. 비상계엄을 사전에 인지했고 일부 과정에서 협력했다고 결론 냈다.

같은 수사
다른 결론

강 전 사령관은 12·3 내란과 관련해 지난해 9월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에서 처음 조사를 받았다. 입건됐었으나 당시 신분은 참고인이었다. 앞서 강 전 사령관은 같은 해 1월14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40분 (계엄사로부터) 출동 준비가 가능하냐는 문의가 있었으며, 계엄사의 한 중령으로부터 7군단에 문의가 왔고, 7군단이 지작사 참모장에게 전화했다. 참모장이 나한테 보고했는데 즉시 중지를 명령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강 전 사령관은 내란 특검팀과 종합특검팀 조사에서도 국회에서 증언했던 것과 같은 취지로 진술했다.

내란 특검팀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메모를 근거로 정보사령관·특수전사령관·수방사령관·방첩사령관 4명이 비상계엄 약 한 달 전부터 계엄에 가담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여 전 사령관 등을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했다. 강 전 사령관에 대해서는 병력을 투입하거나 구체적인 임무를 수행한 정황이 없다고 보고 기소 대상에서 제외했다.

종합특검팀의 판단은 달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강 전 사령관의 공소장을 보면 그는 2024년 6월17일 윤석열씨의 초대로 삼청동 대통령 안가에서 윤씨, 곽 전 사령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당시 경호처장), 여 전 사령관, 이 전 사령관 등과의 술자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장관은 윤씨에게 “여기 온 장군 4명이 대통령에게 충성을 다하는 장군”이라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같은 해 초부터 강 전 사령관에게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극우 세력의 주장이 포함된 유튜브 영상과 링크를 자주 전송했는데, 이날 술자리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련 영상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장관은 강 전 사령관에게 유튜브 링크를 보내면서 “나라가 이래 되겠느냐. 종북주사파가 지금 우리나라를 장악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정치 상황과 관련된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다.

내란 특검팀, 입건했다가 참고인 조사 2회 후 불기소
종합특검팀, 포고령·상황실 구성 등 근거 명확 판단

강 전 사령관은 삼청동 안가에서의 모임 한 달여 뒤인 같은 해 7월2일 경호처장실에서 김 전 장관을 만났다. 김 전 장관은 이날에도 강 전 사령관에게 “임계점이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 종북주사파와 부정선거가 있었고 여론조작도 생기고 있다”고 했다.

종합특검팀은 이 같은 정황을 근거로 강 전 사령관이 윤씨가 정치적 목적으로 군을 동원하려 했다는 것과 김 전 장관이 윤씨의 의도에 동조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강 전 사령관은 일주일 후 윤씨의 하와이 출장에 동행했다. 윤씨와 김 전 장관 등과 술자리를 가진 강 전 사령관은 윤씨로부터 “한동훈은 빨갱이다. (야당) 이 새끼들 그냥 두면 안 된다. 군이 참여를 좀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듣고 김 전 장관이 윤씨의 발언에 동조하는 걸 지켜봤다.

강 전 사령관은 이틀 뒤 귀국해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상당히 분위기가 위험한 것 같다. 조치해 달라. 전역하고 싶다”고 보고했다. 신 전 실장은 “내가 조치할 테니 너는 전역할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업무에 충실하라”고 했다.

강 전 사령관은 김명수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에게도 “의장님, 전역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강 전 사령관에게 “지금 전역 의사를 표시하면 항명죄로 보일 수 있으니 장관님이 조치하는 것을 지켜보자”고 답했다.

전역하려던 강 전 사령관의 계획은 김 전 장관이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되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강 전 사령관은 김 전 의장에게 “(김용현이) 비상계엄을 하기 위해 국방부 장관으로 오는 거 아니냐”고 물어보면서 비상계엄 선포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김 전 장관은 강 전 사령관을 다시 한번 경호처장실로 호출해 “야 너 임마. 정신 차려라. 생각 똑바로 해라. 너 아니라도 사람이 있다”고 질책했다.

물거품 된
전역 계획

강 전 사령관은 12·3 내란 당일 TV를 통해 윤씨가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지작사 본부로 출발해 지휘통제실로 들어가 계엄사령부 포고령 문구를 확인했다.

종합특검팀은 강 전 사령관이 비상계엄 선포 약 5개월 전부터 관련 징후를 인식하고 인지했다고 봤다. 이어 지작사 지휘통제실에서 계엄상황실 구성을 지시하고 예하 각 군단에 지역계엄사령부를 설치하도록 했다고 판단했다. 종합특검팀은 그가 계엄상황실을 추가로 운용해 장기적 작전에 대비하려 했다고 의심했다.

강 전 사령관 측은 “법령과 매뉴얼에 따라 자동적으로 이뤄진 조치였고 지구계엄사는 계엄법령에 따라 엄격한 절차에 따라 설치되는 것이므로 특정인의 구두 지시나 보고에 의해 설치가 이뤄진 것이 아니”라고 강변한다.

강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2024년 12월4일 지작사·군단 상황평가회의를 주관하면서 회의 참석자들에게 계엄사 포고령 1호의 내용을 숙지해 준수할 것을 지시했다.

종합특검팀이 수사 결과 강 전 사령관의 지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대대장급 이상 지휘관은 포고령 1호를 반드시 숙독할 것 ▲군과 관련된 부분은 단 한 명도 빠짐 없이 교육할 것 ▲정치 활동을 금지할 것 ▲자유민주주의체제를 부정하거나 가짜 뉴스 또는 허위 선동을 금지할 것 ▲계엄이나 작전 관련 언론에 언급되지 않도록 교육할 것 ▲포고령 위반자는 현행범으로 처벌받는 것을 명심해 범법자가 되지 않도록 할 것 ▲포고령 위반 시 전시에는 사형이고, 명력 불복종하면 즉결심판 받을 수 있으니 지시에 따를 것 ▲관련 내용 지휘관이 반드시 교육할 것 등이다.

강 전 사령관 측은 위 지시가 당시 병력의 경거망동이나 유언비어 유포 등 오판을 막으려 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실제 강 전 사령관은 “군은 정치적 중립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합특검팀이 강 전 사령관에게 내란 혐의를 씌우려 유리한 내용을 의도적으로 제외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내란 협력
적극적?

김 전 장관은 2024년 12월4일 오전 12시31분 박 전 사령관에게 전화해 국회에 병력을 증원해서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박 전 사령관은 합참에서 계엄사 참모진과 병력 추가 투입을 논의했고 투입 가능한 부대를 제2신속대응사단으로 정했다.

강 전 사령관은 같은 날 오전 12시42분 김 전 장관과 통화한 직후 자신의 부하에게 “신속대응사단 가능한가?”라고 묻고 투입 가능 여부를 확인했다. 전화를 받은 군 간부는 강 전 사령관에게 “제한된다”고 답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보고에도 불구하고 강 전 사령관이 제2신속대응사단 상급부대장인 박재열 전 7군단장에게 투입 준비 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는 게 종합특검팀의 수사 결과다.

공소장에서 강 전 사령관은 이 같은 보고를 받았음에도 계엄해제 의결 이전에 지시한 사항에 대해 중지하라는 취지의 추가 지침을 하달하지 않았다. 박 전 군단장은 군단장 주관 상황평가회의를 진행하면서 “제2신속대응사단은 계엄군 임무 부여 시 즉각 투입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는 지시 사항을 하달했다.

같은 날 오전 3시21분 김 전 장관은 전군 주요 지휘관 화상회의를 진행하며 상황 해제를 선포했다. 출동한 부대를 철수시킬 것을 지시한 것이다. 윤씨는 이 시간까지 비상계엄을 해제하지 않았다.

종합특검팀은 강 전 사령관이 비상계엄 선포로 유발된 군사적 상황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심했다고 봤다. 같은 날 오전 4시20분 강 전 사령관은 지작사 예하 군단장들에게 지작사 추가 작전지침을 하달했다. “비상계엄이 해제된 것은 아니며, 전군 경계 태세 2급 발령 및 조치 부호가 유효하고, 지작사 예하 부대들은 전투참모단으로서 대비 태세를 유지하라”는 게 핵심 지시였다.

실제론 제2신속대응사단 출발 저지···“국회 동원 1명도 안 돼”
최측근 참모들 “들은 적 전무” “출동 언급 없어” 일관된 진술

결론적으로 종합특검팀은 강 전 사령관이 국회에서 비상계엄이 해제됐고 참모로부터 “실질적으로 계엄이 해제됐다”고 보고받았음에도 추가적인 병력 투입을 시도해 내란에 종사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강 전 사령관에 대한 종합특검팀의 수사 결과를 보면 사실상 물적 증거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부 지작사 참모들의 진술만 있을 뿐이다. 과도한 법 해석·적용 및 무리한 기소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전사, 수방사, 방첩사 등과는 다르게 지작사 병력은 단 한 명도 국가기관에 투입되지 않은 점도 종합특검팀에게 불리한 근거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종합특검팀은 강 전 사령관이 제2신속대응사단을 국회로 출동하도록 준비를 지시했다고 봤지만 그는 사령관 승인 없이 일체의 부대 이동과 활동 금지를 지시했다. 실제 지작사는 관련 상황보고서까지 작성했다.

강 전 사령관은 국회에서 비상계엄이 해제된 직후 계엄상황실 설치 중단을 지시하기도 했다. 특히 윤씨가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이전 지작사 예하 부대의 모든 행동 중지도 참모들을 통해 지시하고 제2신속대응사단 출동을 저지했다. 강 전 사령관이 제2신속대응사단을 동원하려 했다면 지휘계통상 박 전 군단장 또는 제2신속대응사단장과의 통화기록·교신 흔적이 있어야 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복수의 지작사 참모들도 종합특검팀 조사에서 “제2신속대응사단 출동 관련 언급이 전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 전 사령관은 삼청동 회동 이후에도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윤씨 주관 식사 자리에 초대받았으나 거절했다. 이날은 비상계엄 선포 한 달여 전이었다.

종합특검팀은 강 전 사령관의 포고령 전파와 관련해 위헌적 계엄의 조기 정착을 획책하고 계엄상황실을 설치해 내란 실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봤다. 군 안팎에서는 이를 합참 규정 등에 따른 기계적 절차라고 지적한다.

한 예비역 장성은 “강 전 사령관이 국회에서 비상계엄해제요구 결의안이 통과된 즉시 계엄상황실 설치를 중단하고 부대 복귀를 지시한 점도 내란에 협력했다고 볼 수 없는 정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물적 증거
사실상 없다

내란 특검팀에 몸담았던 한 검사는 “강호필 사령관의 경우 홍장원 차장과 비슷한 케이스로 볼 수 있다. 사실관계 오인으로 벌어진 기소가 아닌가 한다”며 “현재까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내란 특검팀에서도 일부 확인했던 내용이다. 비상계엄 선포 전에는 어떻게 행동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으나 당일 지작사가 내란에 동원되려 했던 걸 막은 사실은 명확하다고 판단해 기소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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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