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단 경찰의 비리와 부실이 검찰청 폐지와 형사사법 체계의 대전환과 맞물려 경찰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경찰개혁의 필요성에는 한목소리를 내지만, 방향과 그 내용에는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먼저, 개혁의 방식과 방법의 문제가 있다. ‘누가,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인데, 지금까지는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경찰 스스로 허물을 벗고 다시 태어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안타깝게도 경찰은 뱀처럼 스스로 허물을 벗을 수도 없다. 시민이 만족할 정도로 스스로 개혁하기 힘든 현실이라면 외부의 개입으로 인한 개혁 외의 다른 방법은 없다.
스스로 개혁할 수 없다면 정치적 개혁이 현실적 대안이다. 정치권도 경찰개혁에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 역사적으로 진보나 보수나 경찰을 가까이 두고 싶어 했으며, 지금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경찰개혁의 정치적 개혁이란 법의 제정을 통한 강제적 개혁을 의미한다. 근본적 개혁이 돼야 하고, 이는 곧 경찰의 구조적 개혁을 요하는 것이다. 당연히 이는 정치적, 입법적 해결밖에는 길이 없다.
그렇다면 이제는 개혁의 방향과 내용이 중요하다. 개혁의 방향은 개혁의 축, 지향성이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 과거 전통적 경찰 작용이 거의 전 과정과 절차에서 범죄자, 가해자, 피의자를 지향하는 그들 중심의 제도, 절차, 과정이었던 것에서 검찰 수사권이나 심지어 보완수사권마저도 폐지돼 피해자 보호가 절체절명의 경찰 사명이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제는 피해자를 지향하는 피해자 중심의 경찰 작용, 경찰 과정과 절차로 전환돼야 한다. 피해자 중심성, 피해자 지향성이 경찰 개혁의 기반이요 전제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개혁의 구체적 내용에는 현장 인력 중심의 조직으로의 대전환이 담겨야 한다. 문제가 생길 때면 언제나 가장 먼저 들고나오는 대안이 인력 문제지만, 사실은 경찰관 한 사람이 담당하는 국민의 수나, 인구 10만명당 경찰관의 수라는 국제적 비교 수치로만 보면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부족하지 않다.
그럼에도 인력 부족을 노래하는 것은 인력 운용의 잘못에 기인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인력 운용의 문제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내근, 관리 인력의 비대화와 반대로 외근 현장 인력의 부족을 초래하는 지나치게 많은 계급과 조직의 분화에 기인하는 것이다.
계급을 축소해 현재 첨탑형과 같은 경찰 조직 구조를 부챗살과 같은 평면 조직으로 바꿔 현장 인력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또 현재 기능별로 지나치게 분화된 조직 구조도 통·폐합하고 행정 지원 인력을 최소화해 현장 인력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같은 조직의 통·폐합은 인력 문제뿐 아니라 범죄 유형과 수법도 온·오프라인이 통합되는 등의 변화에도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한다.
어쩌면 이런 구체적인 개혁 방향과 방식, 그리고 내용에 앞서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아마도 그것은 경찰의 정치적 중립, 독립성의 확보일 것이다.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은 바로 정치로부터의 인사권의 독립이다. 승진에 매달려야 하는 경찰이 인사권을 가진 정치권에 예속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는 결국 경찰이 승진이 모든 것을 걸지 않아도 되도록 만들어야 하고 이는 곧 계급을 혁명적으로 줄임으로써 가능해진다. 이런 이유에서도 경찰개혁은 입법을 통한 정치적 개혁, 즉 경찰개혁에 소극적인 정치권이 나서서 내부 수리나 조금 더 나아가 리모델링이 아닌 혁명적 수준의 개혁이 되도록 어쩌면 이제는 옛것을 헐어버리고 다시 짓는 재건축이 필요한지도 모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