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퍼지는 ‘삼세권 효과’

삼성전자가 무주택 임직원을 대상으로 저금리 주택자금 대출을 시행하면서 주요 사업장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매수가 늘어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금 조달 여력이 커진 임직원들의 주택 매수 수요가 동탄·수원 등 인근 지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성전자가 무주택 임직원에게 연 1.5% 금리로 최대 5억원을 빌려주는 ‘주거안정대출’을 지난 1일부터 시행했다. 대출 대상은 매매가 25억원 이하 주택으로, 수도권과 6개 광역시에서는 전용면적 85㎡ 이하만 해당한다.

연 1.5%
최대 5억

올해 들어 아파트값이 16% 넘게 뛴 경기 화성 동탄구 등 이른바 ‘삼세권’ 주택시장에 새 변수가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제도는 지난 5월 노사 임금 협약의 후속 조치로, 2035년까지 운영된다. 지원 한도는 주택 구입 5억원, 전월세 임차 3억원이다. 대출 실행일 기준으로 본인과 배우자 모두 주택과 분양권·입주권, 오피스텔을 갖고 있지 않아야 신청할 수 있다.

구매 자금은 3년간 원금 상환을 미룬 뒤 10년에 걸쳐 급여에서 원리금을 나눠 낸다. 주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5~7%대인 점을 감안하면 공공분양 주택인 신혼희망타운 모기지 금리(연 1.3%)에 가까운 조건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사업장을 낀 지역은 이미 가격이 크게 올랐다.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동탄구 단위 집계가 시작된 올해 2월부터 8월 셋째 주까지 동탄 아파트 매매가격은 16.16% 상승했다. 삼성전자 본사와 연구시설이 있는 수원 영통구도 같은 기간 10.71% 올라 성남 분당구(8.88%)를 앞질렀다. 동탄구는 지난 7월1일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함께 묶였다.

다만 5억원을 그대로 실탄으로 쓰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대출 한도가 매매가의 70%와 5억원 중 적은 금액으로 정해진 데다, 회사가 대출금의 110~120% 규모로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하기 때문이다. 담보 여력이 먼저 소진돼 같은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추가로 받기가 사실상 막힌다. 금리도 체감보다 높다. 법정 적정 이자율(연 4.6%)과의 차이인 3.1%포인트를 회사가 부담하는 구조여서 이 금액은 임직원 근로소득으로 잡혀 세금이 붙는다.

내 집 마련 실탄 늘어난 ‘삼성맨’
수도권 넘어 충청권까지 확대될까

당장 청약시장으로 자금이 옮겨가기도 쉽지 않다. 분양권과 입주권 보유자는 대상에서 빠지고, 신청 시점도 잔금일을 기준으로 삼고 있어서다. 새 아파트에 당첨되더라도 입주 때가 돼야 대출을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수도권 밖은 조건이 다르다.

광역시가 아닌 지역은 면적 제한 없이 가격 기준만 적용받는다. 삼성전자는 천안캠퍼스에 10조원을 투입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라인을 현대화하고, 아산 온양캠퍼스에도 6조원을 들여 공장을 새로 짓는다. 삼성SDI는 천안사업장에 9조원을 투자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규모 기업 투자와 임직원 금융 지원이 맞물린 곳은 배후 수요가 탄탄해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다”며 “자금 융통이 원활해진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기존 주택 매수뿐 아니라 삼세권 신규 분양 단지에도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올 하반기 분양되는 삼세권 신규 아파트.

▲더샵 천안라크원= 포스코이앤씨는 충남 천안시 서북구 부대동 354번지 일원 부성2 도시개발구역에 ‘더샵 천안라크원’을 선보인다. 지하 2층~지상 최고 37층, 10개동, 전용 84~118㎡, 총 129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남향 위주로 단지를 배치하고 4베이 판상형 중심의 설계를 적용할 예정이다. 전용 118㎡ 일부 가구에서는 성성호수공원 방향 조망이 가능하도록 계획됐다.

삼성전자 천안캠퍼스, 삼성SDI 천안사업장과 천안일반산업단지 등 지역 주요 산업단지와 인접해 있어 수월한 출퇴근이 가능하다. 단지 반경 약 500m 거리에 수도권 전철 1호선 부성역이 신설될 예정이며, KTX·SRT 천안아산역과 천안IC 등 주요 교통망을 통해 시 내외 이동이 편리하다. 단지가 들어서는 부대동은 성성호수공원과 인접한 성성·업성 생활권에 위치한다. 성성호수공원 일대에서는 최근 주택 공급과 함께 주거지역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변동성 속
비교적 안정

지난 5월 공급된 ‘엘리프 성성호수공원 1블록’은 특별공급을 제외한 379가구 모집에 9956명이 신청해 평균 26.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7월 청약을 진행한 ‘e편한세상 성성호수공원’ 민간임대에는 265가구 모집에 1만955명이 접수해 평균 41.34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성성·업성 생활권 주변에는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비롯해 삼성SDI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산업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주거지 선택에서 직장과의 접근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인근 산업시설 종사자들의 주거 수요가 형성될 수 있는 입지다.

교통망 확충도 추진되고 있다. 수도권 전철 1호선 부성역 신설 사업이 진행 중이며, 천안아산역을 통해 KTX와 SRT 등 광역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

▲아크메르 동탄= 경기 화성시 동탄1신도시 메타폴리스 2단계 부지에서는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아크메르 동탄’이 분양한다. 지하 7층~지상 최고 49층, 7개동, 총 1808가구 규모로 전용면적 84~188㎡로 구성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동탄센트럴파크와의 접근성이다. 단지 앞 산책로를 통해 체육공원과 물놀이 공간, 상업시설 등이 갖춰진 동탄센트럴파크를 이용할 수 있다. 공원을 단순 조망하는 수준을 넘어 생활권 안에서 직접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단지 바로 앞에는 동탄인덕원선 반송역(가칭)이 공사 중이며, 단지와 지하철역을 연결하는 직결 통로도 설치될 예정이다. 입주 이후 지하철 이용 시 외부 이동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구조다. 삼성전자 나노시티 화성캠퍼스 등으로 향하는 셔틀버스 정류장도 단지 바로 앞에 위치한다. 삼성전자 관련 사업장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수요까지 고려할 수 있는 입지다.

인근 학원가는 총 99개로, 청계중앙공원 학원가 87개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성시 내에서도 학원 밀집도가 높은 지역에 속한다. 학동초 병설유치원과 학동초, 석우중 등도 도보 통학권에 위치한다. 동탄국제고 역시 인근에 있으며, 리치고 기준 1.1등급, 전국 상위 3%, 경기 상위 1%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출퇴근
셔틀버스

여기에 더해 고려대학교 의료원은 지난 3월 동탄을 제4병원 입지로 최종 확정하고, 수도권 남부를 아우르는 최첨단 융복합 메디컬 허브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려대 동탄병원(가칭)은 총 7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으로 추진된다. 병원이 개원하면 동탄 일대 의료 인프라와 의료 서비스 접근성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행사 관계자는 “동탄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상품 완성도와 주거 편의성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 향남 롯데캐슬 시그니처= 롯데건설은 경기도 화성시 만세구 향남읍 상신리 일원에 ‘화성 향남 롯데캐슬 시그니처’를 공급한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9층, 총 17개동, 전용 84~120㎡, 1542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주택형은 전용 84㎡가 총 1331가구로 전체의 약 86%를 차지한다. 전용 102㎡, 112㎡, 120㎡ 등 중대형 주택형도 함께 마련된다.

단지 중앙에는 특화 조경을 적용한 중앙광장이 조성된다. 단지 북측의 수변 공원과 남측의 숲속 공원과 연계해 입주민들이 단지 안팎에서 녹지 공간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세 공간을 합한 규모는 축구장 약 5개 크기에 달한다. 단지 내에는 온수풀을 갖춘 수영장, 피트니스센터, 게스트하우스, 스트리밍 시네마, 독서실, 복층형 도서관, 키즈카페 등 커뮤니티 공간이 계획돼 있다.

저금리 주택자금 대출 시행
사업장 인근 지역 매수 늘까

다수의 산업단지와 가까운 입지를 갖추고 있으며, 특히 H테크노밸리(예정)에는 삼성전자를 포함해 반도체, 미래차 등 40여개 유망 기업이 입주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남은 향남1·2지구 조성과 산업단지 개발을 통해 화성 서남부권의 주거지로 성장해 왔다. 향남제약일반산업단지, 발안일반산업단지 등 다수 산업단지가 주변에 위치하며, 지역 인구 증가와 도시 개발에 맞춰 주거, 상업, 교육 환경이 확충됐다.

향남 지역의 주택 공급은 공공주택, 임대주택, 중견 건설사 아파트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향남2지구에는 부영 9·10·11단지(2788가구), 부영 17단지(942가구), 언덕마을 18단지(1742가구) 등이 공급됐으며, 서봉마을 모아엘가, 센텀벨라 등 중규모 단지도 공급된 바 있다.

최근 민간 브랜드 아파트로는 2024년 입주한 945가구의 향남역 한양수자인 디에스티지가 있다. 이 단지는 2021년 분양 당시 향남에서 오랜만에 공급된 민간분양 아파트로 주목받으며 전용 84㎡D에서 34.29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 관계자는 “향남은 인구와 산업 기반이 꾸준히 성장해 왔지만 시공능력평가 상위권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 공급이 제한적이었다”며 “향남에서 처음 선보이는 롯데캐슬 브랜드 단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힐스테이트 고덕엘리스트= 경기 평택 고덕국제화지구에서는 ‘힐스테이트 고덕엘리스트’가 분양한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데다 학교와 교통시설, 업무시설 등 생활 인프라를 함께 갖췄다는 점이 이번 단지의 특징이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과 입지 여건을 함께 살펴보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 환경도 갖췄다. 고덕3초교(예정)를 비롯해 고덕8초교(예정), 고덕6중교(예정), 민세초·중, 송탄고가 단지 주변에 위치한다. 국제학교 신설이 예정된 에듀타운도 인근에 자리한다. 교통 여건으로는 1호선 서정리역과 SRT 평택지제역이 인접해 있으며, 고덕국제신도시를 순환하는 BRT 노선 정류장이 단지 인근에 조성될 예정이다. 서정리역과 지제역을 연결하는 수원발 KTX 직결 사업도 올해 하반기 개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단지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도 인접해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약 289만㎡ 부지에 조성돼있으며 현재 4공장 일부가 가동 중이고, 나머지 생산 라인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실탄으로
쓰기 어렵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하동(Ph2) 라인을 오는 11월 임시 사용 승인을 받아 가동할 계획이다. 임시 사용은 완공 전 특정 구역의 승인을 먼저 받아 반도체 장비를 조기 반입하는 패스트트랙 방식으로, 이를 통해 P4의 완전 가동 시기를 기존 대비 반년가량 단축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공급 확대를 위해 5공장(P5) 공사도 본격화하고 있다. 2028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힐스테이트 고덕엘리스트’가 입주할 시기에는 더욱 많은 배후 수요를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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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