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고도 경상북도 경주는 오래된 신라의 역사 유적뿐만 아니라 산과 바다, 옛 마을을 아우르는 수려한 비경을 풍성하게 간직하고 있다. 경주의 한가로운 정취와 탁 트인 풍광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는 명소로 바람을 따라 떠나보자.

경주 여정의 청량한 출발점은 신라 제30대 문무왕의 거룩한 호국 염원이 서려 있는 동해 바다의 수중 능, ‘문무대왕릉’이다. 봉길리 앞바다에 호젓하게 들어앉은 거대한 바위섬으로, 죽어서도 동해의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문무왕의 유언에 따라 화장한 유골을 뿌린 유서 깊은 장소다. 바닷가에 서서 저 멀리 문무대왕릉 위로 부서지는 파도를 바라보고 있으면, 문무왕의 영험한 기운이 마음속 깊은 곳까지 전해지는 듯하다.
거대한 바위섬

특히 이곳 해변은 모래 대신 동글동글한 몽돌이 드넓게 펼쳐져 있는데 파도가 칠 때마다 자갈이 구르고 부딪히며 내는 소리가 아주 매력적이다.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진 풍경은 답답했던 가슴까지 시원하게 뚫어준다. 청량한 몽돌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히고 부드러운 바닷바람이 온몸을 감싸는 순간, 일상의 스트레스는 어느샌가 저 멀리 사라진다. 탁 트인 수평선을 바라보며 동해의 절경을 만끽하길 바란다.

동해 바다의 시원한 파도 소리를 뒤로하고 조항산 능선을 따라 이동하면, 푸른 언덕 너머 거대한 바람개비들이 줄지어 선 경주 풍력발전소(바람의언덕)에 다다른다. 능선을 따라 풍력발전기가 정겹게 돌아가는 이곳은 맑은 날이면 탁 트인 산자락의 조망과 푸른 하늘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이국적 풍경을 자랑한다. 바람의언덕에 자리 잡은 정자 ‘경풍루’에 앉으면 풍력발전소의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바람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마주하는 경주 풍경

정자에 가만히 앉아 밖을 내다보면 이웃한 토함산의 굽이치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손에 잡힐 듯 가까이서 돌아가는 풍력발전기의 날개가 신비로운 정취를 안겨준다. 정갈하게 조성된 산책로를 걷고, 벤치에 앉아 시원한 산바람을 맞다 보면 답답했던 마음이 풀어지고 기분 좋은 상쾌함만 남는다. 나무 계단을 따라 조금만 내려가면 ‘토함산 수목경관숲’을 만날 수 있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휴식 공간으로, 여름이면 우거진 녹음과 피톤치드를 마음껏 만끽할 수 있고 가을이면 아름답게 물든 단풍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사계절 언제 방문해도 다채로운 꽃과 나무들이 반겨주어 머물며 쉬며 사진을 찍기에도 좋다. 바람의언덕에서 산바람을 만끽한 후, 고즈넉한 들녘에 자리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양동마을로 향해 하루의 여정을 차분하게 정리해 보자.

경주 손씨와 여강 이씨 두 가문이 500년 넘는 세월 동안 전통을 이어온 조선 시대 대표적인 양반 집성촌으로, 수백 년 된 고택과 초가집들이 나지막한 산자락을 따라 정갈하게 어우러진 마을이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정겨운 흙돌담길과 단정한 한옥 지붕들이 방문객을 한결 포근하게 감싸 안아준다. 능선을 따라 자리 잡은 종택들을 둘러보며 고요한 골목길을 거닐다 보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 시대로 건너온 듯한 기분이 든다.

양동마을
마을 전체가 세월의 온기를 간직한 삶의 터전이기에, 툇마루 너머로 피어나는 은은한 햇살을 느끼며 다정한 전통 한옥의 미학을 체험하기에 더없이 훌륭한 장소이다. 양동마을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보고 싶다면 문화관에 방문하는 걸 추천한다. 양동마을의 전체적인 조감도는 물론 마을이 만들어진 역사, 고문서, 조선 시대 양반 집안의 문화까지 한눈에 둘러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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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정보>
-경주 문무대왕릉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문무대왕면 봉길리 30-1, 문의: 054-779-8166
-경주 풍력발전(바람의언덕)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문무대왕면 불국로 1056-185, 문의: 054-777-6652
-경주 양동마을(유네스코 세계유산)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강동면 양동마을길 93, 이용 시간: 하절기(4~9월) 09:00~19:00(매표 마감 18:00), 동절기(10~3월) 09:00~18:00(매표 마감 17:00), 관람 요금: 어른 4000원, 청소년 및 군인 2000원, 어린이 1500원, 문의: 054-762-2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