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육군본부 고위 인사 군 정보 유출 의혹

데이팅 앱에서 만나 전화로, 채팅으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평범했던 남녀 관계가 민원, 고소 등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온라인에서 처음 알게 된 뒤 대화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이 도화선이 됐다. 양측의 입장은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한쪽은 자신이 기만당했다고 주장했고, 다른 한쪽은 스토킹 피해자라고 항변했다.

A씨와 B씨는 데이팅 앱을 통해 만났다. 성별, 직업, 나이, 지역, 혼인 상태 등 이용자가 작성한 정보를 보고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호감을 표했을 때 상대가 응하면 대화할 수 있는 방식이다. B씨에 따르면 A씨가 먼저 호감을 표했다. 두 사람은 앱을 통해 대화를 나누다가 곧 카카오톡으로 이동했고 전화 통화도 했다. 지난 6월에 시작된 온라인 만남은 7월 중순까지 두 달가량 이어졌다.

흔한 시작
빠른 파국

눈여겨볼 대목은 A씨가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 출신 군인이라는 점이다. A씨는 데이팅 앱에 자신이 군인이며, 충남 계룡시에 있는 육군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프로필에 적었다. 그러고 ‘라이프스타일’ 부분에 ‘돌싱’이라고 표기했다. ‘돌아온 싱글’, 즉 이혼한 독신남이라는 뜻이다.

실제 A씨는 앱을 통해 대화를 시작할 무렵 나이 차이를 언급하는 B씨에게 그 부분은 별로 상관없다고 말하면서 돌싱이라고 직접 밝혔다. 두 사람은 처음에는 온라인과 유선상으로만 대화를 나눴다. 오프라인 만남을 진행하다가 A씨의 일정 문제로 무산되는 식이었다.

그러다 두 사람 사이의 연락이 20여일 정도 끊겼다가 다시 이어지는 일이 일어났다.

B씨는 이 시기를 전후해 A씨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B씨는 A씨에게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B씨는 A씨에게 만남 일자와 시간을 통보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진짜 신분 및 돌싱 여부를 증명할 법적 증빙(혼인관계증명서 원본) ▲현재 본인이 군 내부 및 일상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휴대폰 번호 명시 ▲그동안 했던 모든 거짓말의 실체와 사죄의 뜻을 담아 명시한 ‘자필 서명 반성문’ 등을 요구했다.

두 사람은 지난 7월13일 B씨가 입원한 병원에서 처음 대면했다. 당시 B씨는 A씨와의 문제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아 병원에 입원한 상태였다고 한다. A씨는 반성문과 증명서를 준비했고 실제 자신이 사용하는 번호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아내와 이혼소송 중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여자는 민원 넣고
남자는 고소하고

<일요시사>가 입수한 반성문에서 A씨는 “혼인관계증명서에서 보듯이 아직 기혼 상태다. 그리고 내일(7월14일) 4시에 조정 기일이 잡혀 있다”고 말했다. 실제 A씨는 그 이후 전처와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혼인 상태를 속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끝날 줄 알았던 관계는 온라인 채팅, 전화 등으로 지난달 초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한 번 금 간 신뢰는 쉽사리 회복되지 않았다. A씨와 B씨는 연락 등의 문제로 여러 차례 삐걱댔고 결국 파국으로 치달았다. 

B씨는 “A씨는 민간인인 나를 농락하고 가스라이팅했다”며 “단순한 남녀 간의 사생활 갈등이 아닌 현역 군인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민간인을 기만하고 군의 위신을 심각하게 실추시킨 군 기강해이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A씨 측은 “B씨가 반성문 등을 강요했다”고 반박했다.

B씨는 A씨의 비위 의혹에 대해 육군본부에 민원을 제기했고 A씨는 B씨를 강요, 명예훼손, 스토킹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 6월 첫 만남이 시작된 지 2개월, 오프라인에서 만난 시기로 따지면 한 달여 만에 관계가 완전히 틀어진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A씨가 B씨에게 군 관련 정보를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A씨는 군의 고위급 인사를 접할 기회가 많은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A씨와 B씨가 온라인에서 나눈 대화나 전화 통화 내용을 보면 각자의 일상을 상당 부분 공유한 흔적이 드러난다.

유부남이면서
돌싱 행세?

군 상황에 밝은 한 관계자는 “A씨가 군인만 아니었다면 평범한 남녀 간 대화였을 것이다. 하지만 A씨의 경우는 보안이 생명인 군인”이라고 강조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A씨는 군 고위급 인사와의 출장, 출장 과정에서 고위급 인사가 정부 부처 관계자와 나눈 대화 등을 B씨에게 말했다. 또 자신의 진급 사실, 진급 예정자 발표 날짜 등도 언급했다. 당직 근무 시 ‘벙커’에 들어가 어떤 일을 하는지 세세하게 설명한 사실도 확인됐다.

일례로 A씨는 한 출장 업무에 대해 “원래는 군 고위급 인사의 출장이 있을 때 자신(A씨)은 KTX를 타고 가서 대기하는데 그날은 헬기에 자리가 남아 함께 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 고위급 인사가 정부 부처 관계자에게 군대에서 일어난 사고 등으로 질책을 받았다고 B씨에게 말했다.

<국방일보>에 나온 언론 보도 내용을 공유하면서 기사에 나오지 않은 부분을 말해주기도 했다. 당시 B씨는 별다른 생각 없이 A씨의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B씨는 “A씨는 자신이 속한 부서, 업무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며 “나의 신뢰를 얻기 위해 그런 내용을 말한 게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흥미로운 점은 또 있다. A씨와 B씨의 갈등 과정에 제3자가 개입했다는 사실이다. B씨에 따르면 A씨의 같은 부서 상관이 두 사람 사이를 조율하려 했다. B씨가 A씨 관련 문제를 제기하자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실제 B씨는 A씨의 상관과 계룡대에서 4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A씨와 있었던 일을 공유했다는 것이다.

민원 제기에도
진급 예정대로

B씨는 “(A씨의 상관과) 대화를 나눈 이후 어느 정도 마음이 풀려 감사하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A씨의 비위에 대해 말하기 위해 (A씨의 상관을) 만난 건데, 그분은 줄곧 남녀 문제로만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의 상관에게) A씨에 대한 군 차원의 대응을 요청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A씨의 진급이 탈 없이 이뤄진 점도 지적했다. 지난 8월 초 진급 예정자가 발표됐는데, A씨도 명단에 포함됐다. B씨가 A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시점은 진급 관련 내용 발표 전이다. A씨의 계급은 진급 경쟁이 상당히 치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매년 해당 계급으로의 진급률은 낮아지는 추세다. 다시 말해 A씨가 이른바 ‘바늘구멍’을 뚫은 셈이다.

<일요시사>는 육군본부 측에 ▲B씨의 민원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 ▲A씨의 군 정보 유출 의혹에 관한 입장은 무엇인지 ▲A씨의 상관이 B씨를 만나게 된 경위는 무엇인지 ▲진급 예정자 발표 전에 문제가 제기됐는데, 이 경우 진급에는 영향이 없는지 등을 물었다.

육군본부 측은 “해당 사안과 관련한 민원이 접수돼 현재 관련 절차에 따라 제기된 내용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진급 심사는 군 인사법 등 관련 법령과 규정에 따라 정해진 절차를 거쳐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민원 대상 인원(A씨)이 법률대리인을 통해 관련 민원 전반에 대해 대응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육군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답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답했다.

A씨의 법률대리인 측에도 ▲B씨가 제기한 민원에 관한 A씨의 입장 ▲군 정보 유출 의혹에 관한 A씨의 입장 ▲A씨의 상관이 두 사람 사이에 개입하게 된 경위 등을 물었다. A씨의 법률대리인 측은 이번 고소가 B씨가 육군본부에 제기한 민원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B씨가 민원을 제기하기 전부터 고소를 준비했다는 것이다. 최근 B씨는 경찰로부터 피소 사실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진급 정보부터
고위급 인사 행보까지

A씨의 법률대리인 측은 <일요시사>의 질의에 ‘사실관계’를 먼저 언급했다. 법률대리인 측은 “두 사람은 7월13일에 처음 대면할 때까지 온라인으로만 연락한 사이였다”며 “A씨가 돌싱이라고 표현한 건 사실이지만, 대화 시작 이후 12시간도 채 되지 않았을 때 자녀의 존재와 면접 교섭 중인 사실을 스스로 밝혔고 사과했다. B씨도 당시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줘서 고맙다’고 명시적으로 답했다”고 설명했다.

군 정보 유출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법률대리인 측은 “A씨가 진급 발표 일자를 실제로 언급했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면서도 “하지만 진급 심사 선발 사실을 어떤 경로로도 B씨에게 전파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연락하는 사이였으니까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상관 일정에 맞춰 업무가 이뤄지는 특성상 관련 내용이 언급됐을 가능성은 있다”며 “이 부분은 연락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는 통상적인 수준의 대화였을 뿐”이라고 전했다.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내용을 의도적으로 유출한 사실은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B씨 역시 자신의 업무 내용과 관련해 다른 사람의 얼굴이 담긴 사진이나 동영상, 타인의 실명이 기재된 대화 캡처, 업무 일정 등의 화면을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A씨의 상관과 B씨가 만난 사실에 대해서는 “상대방(B씨)이 알방적으로 A씨의 상관을 찾아가 면담을 요청한 것”이라며 “A씨는 두 사람이 만난 이후에야 B씨가 자신의 상관을 찾아왔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A씨의 상관은) B씨와 계룡대에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업무상 민원이 아니라 개인 간 소통의 오해인 것 같아 당사자 간 추가 소통을 해보자는 걸로 이야기하고 좋게 인사하며 헤어졌다고 했다”며 “하지만 그 이후로도 B씨가 A씨를 계속 압박했다. A씨의 상관 역시 알려준 적 없는 개인 휴대폰으로 전화를 받아 상당히 놀라고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개월 알고
긴 싸움?

피소 사실을 알게 된 B씨는 황당하다고 주장했다. A씨가 주장하는 강요나 명예훼손, 스토킹 등의 혐의는 민원 내용과는 아무 상관도 없다는 것이다. B씨는 군인으로서 A씨의 비위 의혹에 대해 민원을 제기했는데 고소로 대응한 점에 분노를 느끼는 듯했다.

A씨 상관과 만난 부분에 대해서도 B씨는 "A씨의 상관이 처음 (나에게) 전화할 때 (해당 번호가) 본인 업무폰이니 그 번호로 소통하면 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소장을 확인했는데 A씨는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변호사에게 언급한 듯하다”며 “강요 혐의 부분만 길게 쓰여 있고 명예훼손이나 스토킹에 대해서는 몇 줄 쓰여 있지도 않았다. 억지로 말을 만들어 내느라 그런 것 같다”며 “소를 제기하면 내가 무서워서 민원을 취하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끝까지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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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