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대담>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작금의 야당을 말하다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9.07 13:15:02
  • 호수 16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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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강성보다 51% 국민이 먼저”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선거관리위원회의 독립은 공정한 선거 관리를 위한 장치이지, 외부의 감시와 책임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검찰개혁에 대해선 “개혁이라는 이름보다 국민의 권익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제도인지가 판단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5선 윤상현 의원은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국정조사를 주도했다. 그는 <일요시사>와 만나 “국민의 답답함과 실망에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국정조사가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정조사에서 확인된 선관위의 문제를 법과 제도로 바로잡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윤 의원과의 일문일답.

-선관위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으로서 지금까지 특위가 거둔 성과를 간략히 소개한다면?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서울 송파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보관 중인 투표지 247만장과 인천 연수구 송도1동·송도2동 인천시장 관내 사전투표지 등 이른바 쌍둥이 득표수 의혹에 대한 공개 재검표를 끝내 실시하지 못했다.

공개 재검표의 필요성에 뜻을 같이한 위원들도 있었지만, 방법과 절차를 둘러싼 이견을 끝내 조정하지 못했다. 국조특위 위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서 느끼신 답답함과 실망에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하지만 이번 국정조사가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난 것은 아니다. 국정조사를 통해 선관위가 위원회 의결 없이 투표용지 최소 인쇄 기준을 선거인 수의 60%에서 50%로 낮춘 사실을 확인했다. 또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를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실시했고, 송파 핸드볼경기장에 보관된 투표지의 관리 실태도 직접 확인했다.

아울러 선관위가 체결한 계약의 상당수가 수의계약으로 이뤄진 사실과 투표용지 인쇄 및 투표함 제작 등 선거와 직결되는 선관위의 계약이 충분한 경쟁과 검증 없이 졸속으로 추진됐을 가능성도 확인했다. 비록 공개 재검표까지 이르지는 못했지만, 선관위의 총체적 무능·부실과 현장 대응 체계의 실패를 확인했다. 국정조사에서 확인된 선관위의 문제를 법과 제도로 바로잡겠다.

-투표율 허위 입력이 득표수 조작으로 이어졌다는 일각의 주장과 선을 긋는 이유는?

▲선관위의 투표율 허위 입력과 임의 수정은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선관위가 절차를 지키지 않았거나 잘못을 감추기 위해 수치를 임의로 수정했다면 철저한 수사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필요하다. 하지만 투표율 허위 입력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후보별 득표수 조작까지 있었다고 단정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다. 투표율은 전체 선거인 중 실제 투표한 사람의 비율이고, 시간대별 투표자 수 집계를 통해 공개된다.

그런데 득표수는 개표장에서 실물 투표지를 분류·확인하고, 각 정당 참관인과 후보자 측 관계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집계된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점이 있으면 참관인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확인을 요구한다. 우리 당 추천 참관인들도 눈에 쌍심지를 켜고 확인한다.

따라서 투표율 입력의 허위·오류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이처럼 여러 단계의 현장 확인을 거쳐 산출되는 후보별 득표수까지 조작됐다고 곧바로 단정할 수는 없다. 이는 논리적 비약이고 선동이다. 득표수 조작을 주장하려면 실제 투표지·개표상황표·투표자 수 대조 자료·전산 기록 등 별도의 객관적 증거가 있어야 한다.

-부실 선거와 부정선거의 차이를 설명한다면?

▲청년들이 말하는 부정선거는 내 한 표가 공정하게 보장되지 못하게 한 모든 문제를 뜻할 수 있다. 이는 부실 선거에 가깝다. 이런 문제 제기는 너무나 정당하다. 반면 정치권에서 말하는 부정선거는 특정 후보의 당락이나 선거 결과를 바꾸기 위해 누군가 의도적이고 계획적으로 투·개표를 조작한 경우를 뜻한다.

국정조사에서 확인된 것은 부실 선거에 가깝다. 중앙선관위가 위원회 의결 없이 투표용지 최소 인쇄 기준을 낮췄고, 낮아진 기준조차 지키지 못한 투표소가 있었다. 그 결과 투표용지 부족과 현장 혼선으로 국민의 참정권이 실제로 침해됐다. 이는 선관위의 총체적 무능과 관리 실패고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런 부실과 실패가 곧바로 특정 후보의 당락을 바꾸기 위한 조직적 투·개표 조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까지 국정조사에서 확인된 자료와 정황만으로는 3·15 부정선거와 같은 의도적·계획적·조직적 조작이 있었다고 단정할 객관적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국민의 정당한 의혹 제기와 선관위 개혁 요구에는 함께하면서도 음모론적인 부정선거론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씀드린다.

-이번 국정조사를 계기로 선관위가 반드시 고쳐야 할 제도나 관행을 꼽는다면?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은 선관위의 폐쇄적인 조직문화와 책임 의식이다. 선관위의 독립은 공정한 선거 관리를 위한 장치이지, 외부의 감시와 책임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번 국정조사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부터 현장 보고 체계·투표 통계 관리까지 여러 문제를 확인했다.

우선 투표용지 인쇄·배부·추가 공급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비용이나 행정 편의를 앞세우다가 정작 투표하려는 국민에게 투표용지를 제공하지 못하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 선거 당일 비상 대응 보고 체계도 명확하게 만들어야 한다. 어느 지역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누가 언제 누구에게 보고하고, 중앙선관위가 언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책임과 절차가 분명해야 한다.

“부정선거? 투표율 오류 득표수 조작 연결하면 선동”
“정치인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싸움은 결국 ‘선거’”

선거통계의 수정 이력도 투명하게 관리돼야 한다. 누가 어떤 숫자를 언제 입력했고 어떤 이유로 수정했는지가 기록으로 남아 사후에 검증될 수 있어야 한다. 외부 검증도 강화해야 한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지역구(인천 동구·미추홀구을), 나아가 인천 민심이 국민의힘을 어떻게 평가했다고 보는가?

▲너무나 차갑다. 냉정한 민심의 회초리를 받아들었다고 생각한다. 이는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충분한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전통적인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와 상대 진영 공격만으로는 수도권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국민은 어느 당이 더 큰 목소리로 싸우느냐보다 누가 내 삶을 나아지게 할 수 있느냐를 본다. 집값·일자리·교통·교육·육아 등 생활의 문제에 답을 주지 못하면 선택받기 어렵다. 우리 당이 이번 선거 결과를 단순히 정권 중간평가나 정치적 환경의 문제로만 설명한다면 같은 실패를 반복할 것이다.

-국민의힘은 최근 10년간 주요 선거에서 수도권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과 대책을 설명한다면?

▲수도권은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다. 세대·지역·직업·계층이 다양하게 섞여 있다.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에 좋은 인상을 줘야 현실 정치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국민의힘이 수도권에서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외연을 넓히기보다 내부의 순도를 높이는 정치에 매몰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선거에서 30%의 강한 지지를 받는 것과 51%의 선택을 받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강성 지지층의 박수를 받는 정치와 수도권 선거에서 이기는 정치가 반드시 같은 것도 아니다. 보수의 가치를 버리자는 게 아니다. 자유·책임·시장경제·법치라는 원칙은 분명하게 지키되 수도권의 평범한 생활인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확장해야 한다.

-윤상현 의원은 평소 극윤을 주장해 왔다.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충분히 극복하지 못한 게 지방선거 패배와도 관계가 있다고 보는가?

▲제가 말씀드리는 극윤은 윤 전 대통령을 부정하거나 지우자는 의미가 아니다. 공과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잘못된 것은 넘어서야 당이 미래로 갈 수 있다는 뜻이다. 정당이 과거의 대통령 한 명을 중심으로 계속 찬반으로 나뉘어 싸우면 미래를 이야기할 공간이 없어진다.

국민이 궁금한 것은 국민의힘이 윤석열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만 있지 않다. 국민의힘이 그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고 앞으로 어떤 정당이 되겠느냐는 것을 묻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우리가 충분히 미래를 보여드렸는지 돌아봐야 한다. 과거에 대한 평가를 끝없이 반복하는 정당이 아니라, 과거에서 교훈을 얻어 새로운 보수의 길을 제시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 이게 제가 말씀드리는 극윤이다.

-윤상현 의원이 주장하는 국민 공천제와 장동혁 대표의 ‘잘 싸우는 사람’ 공천론의 차이를 설명한다면?

▲저는 국민 공천제와 잘 싸우는 사람을 공천하자는 원칙이 충돌한다고 보진 않는다. 야당은 정부·여당의 잘못을 단호하게 견제하고, 당원들과 현장에서 함께하며 책임 있게 싸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장 대표의 문제의식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정치인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싸움은 결국 선거다. 목소리가 크고 강하게 맞서는 사람이라고 해서 반드시 국민의 선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지금 국민의힘에 필요한 잘 싸우는 사람은 내부 결집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중도·수도권·청년층까지 설득해 국민의 마음을 얻고 실제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사람이다.

국민 공천제는 바로 그 경쟁력을 당 지도부나 특정 계파의 판단이 아니라 당원·국민의 선택으로 검증하자는 제도를 말한다. 누가 지역 주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지, 누가 국민의힘의 외연을 넓히고 승리할 수 있는지 공개된 경선에서 확인하자는 것이다.

“당권파·소장파 서로 밀어내면 배가 가라앉아”
“이, 개헌이 연임과 무관하다고 먼저 선언해야”

잘 싸우는 사람 공천론은 당의 투쟁력과 당원 중심성을 강조한다. 반면 국민 공천제는 국민의 선택과 본선 경쟁력을 최종 기준으로 둔다. 저는 당심의 결집을 넘어 국민의 선택을 받는 정당으로 가야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의 길도 열린다고 확신한다.

-당권파와 소장파 사이의 갈등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현재의 당내 갈등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건강한 논쟁은 필요하다. 문제는 상대방을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정치로 변질되는 것이다. 누가 더 보수적인지, 누가 진짜 당원인지 서로 낙인을 찍기 시작하면 결국 분열할 뿐이다. 지금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은 덧셈의 정치이지 뺄셈의 정치가 아니다.

당권파든 소장파든 모두 국민의힘이라는 같은 배를 타고 있다. 서로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배에서 밀어내기 시작하면 결국 배 자체가 가라앉는다. 국민이 보기에 당내 권력투쟁으로 비치는 순간 야당으로서 정부를 견제할 힘도 잃게 된다. 내부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더 큰 목표를 위해 경쟁하고 협력하는 정치가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쪼개기 개헌을 통한 이재명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개헌이 본인의 연임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선언부터 해야 한다. 권력구조 개편이든 기본권 확대든 지방분권이든 개헌의 필요성 자체는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 저도 시대 변화에 맞는 헌법 개정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데 개헌을 여러 차례 나눠 추진하면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두려 한다는 의심을 국민에게 받는다면 개헌의 정당성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희대 대법원장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입법부가 사법부를 비판할 수는 있는데, 진행 중인 재판이나 대법원의 고유한 사법행정 영역에 정치권이 압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비칠 정도가 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특히 거대 여당이 의석의 힘으로 대법원장과 사법부를 압박한다는 인상을 준다면 국민은 재판 결과마저 정치적 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민주당이 사법개혁을 주장할 수는 있다. 하지만 사법개혁과 사법부 장악은 전혀 다른 문제다. 정치권은 재판의 독립을 존중해야 하고, 사법부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스스로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서로 헌법이 정한 선을 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새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장관이 바뀐다고 해서 지난 1년간 추진된 검찰개혁의 문제·과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새 장관 후보자 인선을 계기로 정부는 지금까지의 검찰개혁이 국민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김 후보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로서 형사사법 체계 개편과 검찰 수사권 축소 논의에 깊이 관여해 왔다. 그래서 그 책임도 더 무겁다.

검찰개혁의 목적을 검찰을 없애는 데 둬서는 안 된다. 수사의 공정성을 높이고 권한 남용을 막으면서도 범죄로부터 국민을 제대로 보호하는 게 목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과정은 제도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운영할 것인지보다 검찰의 권한을 어떻게 없앨 것인지에 지나치게 집중됐다.

특히 검사의 보완수사권까지 없애면서 경찰 수사에 문제가 있으면 누가 다시 들여다볼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대책이 마련됐는지 의문이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전환 이후 수사 공백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경찰 수사의 오류·부실·편파를 누가 어떤 절차로 바로잡을 것인지, 그리고 피해자의 권리구제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답해야 한다.

이를 계기로 정부는 지난 1년의 검찰개혁을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개혁이라는 이름보다 국민의 권익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제도인지가 판단의 기준이 돼야 한다.

-검찰청 폐지 이후 출범할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공소청 체제가 시행착오 없이 안착할 수 있다고 보는가?

▲지금 상태라면 상당히 우려스럽다. 검찰청이라는 하나의 조직이 담당하던 기능을 중수청·공소청 등으로 나누는 것은 간판만 바꾸는 문제가 아니다. 사건 접수·수사·기소 판단·수사 미진 시 보완수사 여부까지 형사사법 시스템 전체를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

가장 우려되는 건 수사 공백과 사건의 핑퐁이다.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에 문제가 있거나 송치된 사건의 수사가 부족할 때 이를 바로잡을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피해자는 기관 사이를 오가면서 기다려야 한다.

특히 사기·보이스피싱·성폭력 등 민생범죄는 계좌·통신 기록 등을 추적하고 여러 사건을 연결해 수사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기관 사이의 칸막이가 높아지면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것은 범죄 피해자다. 저는 적어도 보완수사 기능·기관 간 사건 조정 장치·수사 책임의 소재는 명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요시사>가 지령 1600호를 맞이했다. <일요시사>와 독자에게 덕담을 남긴다면?

▲<일요시사> 지령 1600호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1600호라는 숫자에는 우리 사회의 수많은 변화와 현장을 기록해 온 기자 여러분의 땀과 독자 여러분의 신뢰가 함께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언론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권력을 감시하고 국민이 알아야 할 사실을 끝까지 추적하는 것이다.

정치도 때로는 불편하더라도 언론의 질문에 답할 책임이 있다. 앞으로도 <일요시사>가 권력과 진영에 흔들리지 않고 사실을 좇으면서 우리 사회가 놓치고 있는 문제를 끊임없이 질문하는 언론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1600호를 넘어 2000호, 그 이후까지 독자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기를 기원한다. 다시 한번 축하드린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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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