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몽키하우스’ 미군 위안부 수용소 (42)꽃의 낭떠러지

  • 김영권 작가
  • 등록 2026.09.07 04:39:52
  • 호수 16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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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는 남대문이나 동대문이 아니라 ‘나라 보지’를 말하는 거야. 국가에서 우리 몸뚱이를 이용했으니…그 무서운 곳을 ‘언덕 위의 하얀 집’이라 부른 건 낭만이 아니라 야유하기 위해서였지…우리 보지는 나라의 보지였어!” <어느 위안부 할머니의 절규>

청운은 밤늦게 잠들었다가 이른 새벽 산새 소리에 깨어나곤 했다. 겨울새들은 봄을 바라고 있겠지만 아직은 추운지 목청이 좀 떨렸다. 가끔 나뭇가지에서 떨어져 얼어 죽은 새도 보였다.

싸늘한 백설 위에 누운 새는 언뜻 꿈을 잃어버린 천사 같기도 했다. 짧은 삶 동안 푸른 하늘을 아마 인간보다 더 많이 보았을 새의 눈은 얇고 하얀 막으로 덮여 있었다.

마치 천상으로 날아간 자신의 영혼을 원망하는 듯싶기도 하고 축복하는 성싶기도 한 눈이었다.

원망과 축복

청운은 그 작은 시체에 하얀 눈을 모아 무덤처럼 덮어 주었다. 그러고는 건물 뒤꼍으로 가서 장작을 패어 차곡차곡 쌓았다. 문득 어떤 소리가 들려와 청운은 깜짝 놀랐다.

그건 청아했지만 새소리는 아니었다. 사람 목소리 같지 않은 탈속적인 점이 느껴졌다. 그렇다고 무슨 초탈적인 귀신이나 정령 같진 않았고 그저 순진무구한 미지의 존재였다.

새울음 같던 그것은 점점 앳된 소녀의 속삭임으로 변해 갔다.

“파랑새~내 파랑새는 어디 갔나?”

소녀는 작고 가냘픈 몸을 곧게 펴곤 고개를 들었다. 두 눈이 초롱초롱 반짝였다.

“하늘이 두 쪽 나더라도 이것만은 변치 않을 거야. 내가 만일 공주라면 너덜너덜한 누더기를 걸쳤다고 해도 마음은 공주처럼 지닐 수 있어. 곱고 화려한 옷을 입는다면 공주처럼 행동하기가 한결 쉽겠지만, 아무도 몰라 줄 어려운 때에 늘 참다운 공주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훨씬 더 가치가 있을 거야. 음, 내가 만약 공주라면, 참된 공주는 혹시 자리에서 쫓겨나 비참해졌더라도, 자기보다 더 가난하고 비참한 백성을 만난다면 즉시 그들에게 가진 걸 나누어 주겠지. 언제나 자신보다 남들의 고통을 중히 여기고 베푸는 사람이 진짜 왕자고 공주야. 오, 하느님, 제 마음이 늘 참답고 또한 따스함을 지니도록 도우소서!”

소녀는 간절한 목소리로 기도했다. 청운은 잠시 일손을 멈춘 채 고개를 돌렸다. 하얀 가운을 걸친 여자가 나비인 양 두 팔을 흔들며 팔랑팔랑 율동적으로 날아왔다.

“여기서 뭐해요? 운이 오빤 노예야?”

여자가 물었다. 청운은 대꾸 없이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녀는 살풋이 웃고 있었다. 갸름하고 하얀 얼굴에 아담스런 몸매였다.

새벽빛이 차츰 밝아와 그 큰 언제나 눈물이 어려 있는 눈을 비추자 무슨 보석처럼 한순간 신비스레 반짝였다.

“운아, 여기서 뭐 하니? 엄마가 보고 싶지 않았어?”

“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왜 멍하니 서 있니, 응?”

청운은 다가가서 그녀의 어깨를 살짝 안았다. 그녀도 그를 꽉 껴안았다.

“아유, 내 귀염둥이. 엄마가 보고 싶은데 오지 않아 미웠니?”

“응.”

청운은 어린 여덟 살 때 서울역에 버려진 채 엄마를 기다리던 그 안타깝던 기억을 떠올리며 입속으로 작게 대꾸했다.

정답던 엄마는 사이비 종교에 빠져 가산을 교단에 헌납하곤 빈궁을 못 견딘 나머지 자식마저 차가운 객지에다 버렸던 것이었다.

“엄마가 이렇게 안아 주니 좋아?”

“으응.”

청운은 처음엔 애처로운 여자의 말에 대꾸하는 척 짐짓 연기를 했었는데 어느새 감정이입이 돼 흐느끼고 말았다. 여자는 그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청운을 품속에 따스하게 껴안고는 등을 살살 어루만져 주었다.

“아가, 아가.”

그녀는 작게 속삭였다. 청운의 턱 밑에 닿을락말락한 아담한 체구인데도 그 순간만큼은 성모 마리아의 기품이 느껴졌다. 그녀는 정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열아홉 살의 클럽 아가씨였다.

잘 울고 잘 웃는다는 사실만이 문제일 뿐 그 수용소의 요정 같은 존재였다.

소녀 기억은 먹칠 필름보다 더 캄캄
마음속 물음 영원한 비밀로 묻히다

그녀가 살짝 한 마디 걸면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도 얼결에 미소로 화답하고, 무언가에 원한 맺혀 악독한 욕설을 퍼붓던 여자들마저도 회한의 눈물을 찔끔거릴 정도였다.

하지만 삶의 악조건 속에 놓인 어느 누구도 그 요정을 부러워하진 않았다. 왜냐하면 정인은 반쯤 미친 듯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그녀들은 연민의 정을 느끼고 있는지도 몰랐다. 마음속의 풍경화에 숨어 있는, 미치고 싶고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상념이 변해 요정을 꿈꾼 건 아닐까?

그렇긴 해도 미친 요정보다는 현실의 양공주가 더 낫다고 자위하진 않았을까. 혹은 정인의 가여운 모습을 바라보는 그녀들은 자신의 신산스런 삶을 되새기면서 내심 울거나 웃으며 위안을 받진 않았을까.

또는 아마도 애처로운 요정을 가엾게 여김으로써 자기 마음을 높이고 정화시키고 밝게 하고픈 여심이 은근히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지만 정인의 인생 여정은 사실과 달리 변화되거나 각색되고 있었다. 마치 요정의 내력을 빌려 자신들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극화시키듯. 하지만 허황되진 않고 자신들의 실화를 담고 있었다.

다만, 사정이 그렇다 보니 한 여자의 인생극 속에 서로 상충되는 점이 섞여 들기도 했다. 그 파란만장한 스토리는 이러했다. 정인은 충청도의 어느 작은 도시에서 태어났다.

도시라곤 해도 변두리라 시골과 별 다름이 없었다. 더구나 빈민들만 모여 사는 어두운 지역이었다.(그런 곳에서라도 태어난 게 좋을지, 아예 생겨나지 않는 게 좋을지는 판단하기 어려울 터였다.

아무튼 태어났으니 살아가야만 했으리라.)

약간 정신박약 증상이 있었다. 혹은 공주 몽상이 있었다고도 한다.

아버지는 뻥튀기 장수에 엄마는 변두리 다방 얼굴 마담이었다. 나이 차이가 열 살이나 났는데 둘 다 술 중독자에다가 노름을 즐겼다.

아버지가 아주 미남이었다는 얘기도 있다. 둘은 꽤나 정다웠지만 외딸 정인이 두세 살쯤 된 무렵부터 생활고 등으로 인해 싸움이 잦았다.

한편 아버지가 자가용 운전수였고 엄마는 부잣집 사장의 막내딸이란 설도 있다. 누가 먼저 상대를 꾀었는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사랑의 도피 행각으로 부잣집 부모와 연이 끊어진 이후론 점차 가난해지고 말았다.

알코올 중독에 도박 성향까지 있는 그들의 둥지가 평온했을 리 없다. 정인은 늘 외로움과 불안에 떨며 자랐다. 대여섯 살 때 그 불안들은 하나의 거대한 공포로 변해 눈앞에 나타났다.

곤드레 만드레가 된 채 서로 할퀴고 때리며 싸우던 중 아빠가 무슨 짐승처럼 괴상스런 소리를 내지르며 엄마를 밀쳤다.

손톱을 세우고 달려들던 엄마는 마치 목에 용수철이 달린 인형마냥 머리를 세게 흔들더니 벽에 뒤통수를 박곤 스르르 무너져 내렸다.

눈동자가 허옇게 뒤집힌 채 입에 거품을 물곤 사지를 파르르 떨었다. 정인은 겁에 질린 눈으로 그냥 지켜보기만 했다. 그 소녀의 눈동자는 크게 뜨여 있었지만 고정된 유리구슬처럼 더 이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어린 소녀의 기억은 먹칠된 필름보다 더 캄캄했다. 엄마는 대체 왜 갑자기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걸까? 그런 마음속의 물음은 영원한 비밀로 묻히고 말았다.

요정과 공주

인생극의 새로운 막이 오르고 계모가 등장했다. 다른 사람에겐 ‘여우의 좋은 점을 지닌 현모양처’로 보였지만 적어도 정인에게는 악녀 역을 맡은 주연 여우였다.

때리고 할퀴고 말라깽이가 되도록 굶기는 게 아니라 지독한 욕설을 통해 어린 소녀의 영혼을 멍들게 만들었다.

개쌍년이니 멍텅구리니 미친년이란 말보다는 “아가야, 똑똑히 따라서 해봐. 히히, 난 창녀야, 매춘부야, 양공주야 빨리 해!”라는 미친 듯한 은근짜의 강요였다.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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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