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LPGA(한국 여자프로골프) 투어를 양분하는 스무살 동갑내기의 라이벌전은 18번 홀(파5)에서 절정으로 치달았다. 지난 23일 경기도 포천의 포천힐스CC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BC카드·한경 KLPGA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이 대회 전까지 서교림과 김민솔은 다승 공동 1위(3승)이자 상금과 대상 포인트에서 1·2위를 다투고 있었다.

챔피언 조에서 함께 경기한 둘은 7언더파 공동 선두로 18번 홀 티박스에 섰다. 티샷을 페어웨이로 보낸 서교림은 236m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이글 찬스를 잡았고, 2퍼트로 버디를 기록했다. 김민솔은 그린 옆에서 친 세 번째 어프로치 샷을 홀컵 1m 안쪽에 붙여 손쉽게 버디에 성공했다.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를 기록한 두 선수는 같은 홀에서 연장에 들어갔다.
접전 끝 승리
티샷이 러프로 간 서교림은 레이업을 선택했다. 김민솔은 페어웨이 한가운데서 우드를 들고 투온을 노렸다. 이때까지는 김민솔이 유리해 보였다. 하지만 서교림은 세 번째 샷을 홀컵 60㎝에 붙였고, 김민솔은 두 번째 샷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범했다. 김민솔이 먼저 파로 홀아웃했고, 서교림은 짧은 버디 퍼트를 성공한 뒤 왼팔을 하늘로 쭉 뻗었다. 올 시즌 가장 먼저 4승 고지에 오른 서교림은 우승 상금 2억7000만원을 받았다.
3타 차 단독 1위로 4라운드를 출발한 서교림은 10번 홀까지 보기만 4개를 범하며 김민솔에게 선두를 내주고 끌려갔다.
그러나 182m의 긴 파3인 16번 홀에서 서교림이 첫 버디를 잡은 반면, 김민솔은 1.8m 파 퍼트를 놓치면서 공동 선두가 됐다.
시즌 4승…다승·상금 단독 선두로
“이제는 ‘솔림대전’ 아닌 ‘림솔대전’”
서교림은 “초반에 경기가 너무 안 풀려 너무 답답하고 심장이 크게 뛸 만큼 긴장도 됐다”며 “다행히 마지막에 버디를 잡아 자신감을 얻었고, 18번 홀까지 내내 떨리던 게 연장전엔 설렘으로 변해 좋은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서교림과 김민솔은 초등학생 때부터 친구이자 라이벌처럼 성장했다. 2023년 국가대표를 함께 지냈고, 2024년 프로로 전향해 지난해부터 정규 투어에서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김민솔이 2승을 거뒀지만, 대회 출전 횟수 요건이 맞지 않아 신인상을 놓쳤다.
대신 상을 받은 서교림은 ‘무관의 신인왕’이란 달갑지 않은 별명을 참아야 했다. 서교림은 지난 6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KLPGA 투어 첫 승을 거두더니 2주 뒤 시즌 2승에 성공했다. 8월엔 2주 연속 우승컵을 들면서 김민솔을 밀어내고 다승, 평균 타수, 상금, 대상 포인트 단독 선두로 나섰다.
라이벌 상장
골프 팬들은 최근 서교림과 김민솔을 두고 ‘메호대전(메시와 호날두의 대결)’을 연상시키는 ‘솔림대전’이란 별칭을 붙여줬다. 서교림은 “민솔이와 경쟁하며 큰 동기 부여가 되고 있다. 먼저 4승을 했으니 ‘솔림대전’보단 ‘림솔대전’으로 불려도 될 것 같다”고 했는데, 이날 우승으로 림솔대전에 힘이 실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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