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강남역 인근 대형 임플란트 전문 치과인 ‘D’ 임플란트 전문 치과에서 임플란트 수술을 받던 환자가 숨졌다. 지난해 12월, 75세 여성이 임플란트 시술 중 심정지 상태에 빠져 숨진 지 불과 8개월 만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D치과에서 숨진 환자는 충북 진천에 거주하던 60대 남성 A씨다. A씨는 저렴한 가격에 임플란트 시술을 받을 수 있다는 광고를 보고 서울 강남까지 올라와 D치과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29일 진행된 첫 수술에서는 하루에 치아 17개를 발치한 뒤 임플란트 8개를 식립했다.
섬뜩한 병원
두 번째 수술은 지난 3일 진행됐다. 의료진은 이날 A씨에게 임플란트 10개를 추가로 심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6번째 임플란트를 시술하던 중 A씨에게 심정지가 발생했고, 끝내 숨졌다. 같은 치과에서 8개월 사이 두 번째 임플란트 수술을 받던 중 환자가 사망한 것이다.
진료기록부에는 당시 A씨에게 마약류 진정제인 미다졸람 3cc와 케타민 1cc, 국소마취제 리도카인 7.5앰플이 투여된 것으로 기록됐다. 다만 현재까지 A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당시 진료 과정과 약물 투여, 환자 상태에 대한 모니터링, 심정지 발생 이후 의료진의 응급조치 등에 범죄 혐의점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약물 투여와 A씨의 사망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문제는 D치과에서 임플란트 수술을 받던 환자가 숨진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 12월30일에도 75세 여성이 이 치과에서 임플란트 수술을 받다가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 당시 의료진은 한번에 임플란트 11개를 식립할 예정이었다.
여성은 수면마취를 위한 약물과 국소마취제를 투여받은 뒤 이상 반응을 보였고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첫 번째 사망사고의 경우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도 알려졌다. 치과계 전문 매체 등에 따르면 국과수는 여성의 사망 원인을 국소마취제 아티카인에 의한 독성 반응으로 추정했다. 당시 투여된 아티카인은 체중을 기준으로 계산한 최대 허용량의 약 2.9배 수준이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체중 54㎏인 해당 환자에게 투여된 아티카인은 총 16카트리지, 약 1088㎎에 달했다. 해당 체중을 기준으로 한 최대 허용량은 약 378㎎이라는 게 의료계 분석이다.
치아 17개 뽑고 임플란트 8개
한 달 뒤 추가 10개 식립 계획
사고 당시 CCTV에 담긴 장면도 논란을 키웠다. 유족이 확인한 CCTV에는 약물 투여 이후 여성이 갑자기 두 손을 들어 올리는 모습이 담겼고, 이후 의료진이 여성의 손목에 아대를 채워 치료 의자에 고정한 정황이 있었다고 보도됐다. 여성은 약물을 투여받기 시작한 지 약 16분 만에 이상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첫 번째 사망사고 이후 D치과가 어떤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는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두 번째 사고까지의 간격은 불과 8개월이다. 첫 사고 이후 고령 환자의 전신 상태를 평가하는 기준이나 하루에 시행하는 발치·임플란트 식립 범위, 진정·마취제 투여량 관리, 환자 모니터링 및 응급 상황 대응 체계가 달라졌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물론 임플란트를 여러 개를 한꺼번에 심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의료과실이라고 볼 수는 없다.
치과계에서도 다수 임플란트 식립은 환자의 상태와 의료환경에 따라 충분히 시행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핵심은 숫자가 아니라 환자의 연령과 기저질환, 체중, 수술 시간, 마취·진정제의 종류와 누적 투여량, 환자 감시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는지 여부다.
대한치과마취과학회 임원인 이용권 원장은 관련 보도에서 다수 임플란트 식립의 적정선을 일률적인 개수로 정할 수 없다면서 전신 상태와 총 시술 시간, 마취·진정 약물의 총량 등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유족들은 두 번째 사고가 발생하기 전 D치과에서 이미 환자가 수술 중 사망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A씨가 숨진 뒤에야 언론 보도를 통해 지난해 12월 사망사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접했다는 것이다. 유족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치과 측에 당시 CCTV 기록 열람을 요청했지만, 치과 측은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술을 담당했던 의료진과 직접 만나 사고 당시 상황을 듣고 싶다는 요청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6번째 시술 중 심정지 발생
미다졸람·케타민 등 투여
치과 측의 사고 대응을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보도에 따르면 치과 관계자는 취재진으로부터 지난해 사망사고가 있었는지 질문에 “그 병원 아니다. 그런 일 없었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러나 해당 장소에서는 실제 지난해 12월 사망사고가 발생했고 경찰 수사도 진행중이다.
치과 측은 이후 이번 사망사고와 관련해 당시 의료진이 할 수 있는 초동 조치를 모두 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확한 사망 원인과 의료진의 책임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의 공식적인 판단을 지켜보겠다는 취지다.
D치과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 사망사고에서 그치지 않는다. D치과 원장은 직원들에게 이른바 ‘빽빽이’ 형식의 반성문을 작성하게 하거나 벽을 보고 서 있게 했다는 직장 내 괴롭힘 의혹, 퇴사한 직원에게 비용을 요구했다는 문제 등도 거론됐다. 관련 사안은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으로도 이어졌다.
환자 사후 관리와 관련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일부 환자들은 광고를 보고 지방에서 서울까지 찾아와 임플란트와 틀니 치료를 받았지만 이후 불편을 호소했고, 재치료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D치과는 현재도 홈페이지를 통해 강남 임플란트 전문 치과임을 홍보하면서 치료 기간과 통증·부담을 줄이는 이른바 ‘3최소 전체 임플란트’를 주요 진료 방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결국 경찰 수사의 핵심은 두 번째 사망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무엇인지다. 동시에 첫 번째 사망사고도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국과수가 첫 환자의 사망 원인으로 국소마취제 독성 반응 가능성을 제시한 뒤 병원이 어떤 안전 조치를 마련했는지, 해당 조치가 실제 진료 현장에 반영됐는지, 두 번째 환자의 수술에서는 마취와 진정제 투여량을 어떤 기준으로 결정했는지가 규명돼야 한다.
환자가 숨진 뒤 무엇이 바뀌었는지, 그리고 안전 대책이 있었다면 왜 불과 8개월 뒤 같은 치과에서 또다시 임플란트 수술을 받던 환자가 심정지 상태에 빠져 숨졌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한편, 사망사고의 유족들이 실제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도 관심사다. 현행법상 의료 행위 과정에서 환자가 숨졌다고 해서 의료기관의 손해배상책임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의료진의 주의 의무 위반과 환자의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적 분쟁
다만 의료사고가 사망으로 이어진 경우, 유족에게는 일반 의료 분쟁보다 강력한 피해 구제 절차가 적용된다. 유족은 이 과정에서 진료 기록과 약물 투여량, 환자의 기저질환과 수술 전 상태, 수술 중 모니터링, 심정지 발생 시점과 응급조치 등을 토대로 의료진의 과실 여부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한 감정을 받을 수 있다.
의료과실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될 경우, 손해배상의 범위는 장례비에 그치지 않는다. 다만 피해자의 연령과 직업, 실제 소득, 사고 경위와 환자의 기존 질환, 의료진의 과실 정도 등에 따라 최종 배상액은 크게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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