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경북 경산의 한 원룸에서 중국인 여성 대학원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붙잡힌 30대 중국인 남성이 피해자가 다니던 대학에서 강의를 맡았던 강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는 범행 직후 피해자의 옷을 입고 여장한 채 동선을 위장하고 직접 허위 실종 신고까지 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은폐하려 한 정황도 확인됐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살인 및 사체훼손·유기 등의 혐의로 긴급 체포된 중국 국적 30대 정모씨는 피해자 A씨가 재학 중이던 대학에서 지난 1학기 학부 전공 수업인 ‘재활치료학’과 ‘신경해부학’을 강의했다.
정씨는 다가오는 2학기에도 ‘인체해부학’과 ‘근골격계질환 및 치료’ 등 2개 과목을 가르칠 예정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인 유학생 지역 커뮤니티 등에서도 정 씨가 평소 유학생들과 원만하게 지내며 A씨와도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는 증언이 전해졌다.
피해자 A씨는 이미 중국 현지에서 취업한 상태로, 학위 수여식 참석 및 수료 관련 증서를 받기 위해 지난 14일 입국했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지난 20일 경산시 하양읍 자신의 원룸으로 A씨와 함께 들어간 뒤 A씨를 살해했다. 이후 시신 일부를 훼손해 별도의 장소에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정씨의 진술을 토대로 훼손된 시신 일부가 버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를 집중 수색하고 있다.
특히 정씨는 범행 후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엽기적인 행각을 벌였다. A씨를 살해한 뒤 피해자의 여성복을 입고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집을 나섰다. 이 상태로 경산을 벗어나 동대구역까지 이동한 정씨는 특정 지점에서 A씨의 휴대전화 전원을 껐고, 역 인근 화장실에서 다시 옷을 갈아입은 뒤 집으로 복귀했다.
경찰은 A씨가 스스로 살아서 대구 방면으로 이동한 것처럼 알리바이를 꾸민 것으로 보고 있다.
정씨의 은폐 시도는 계속됐다. 그는 이튿날인 21일 오후 7시께 경찰에 직접 전화를 걸어 “A씨의 남자친구인데 대구로 나간다고 한 뒤 연락이 끊겼다”며 허위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
그러나 경찰은 최초 신고자인 정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던 중 진술의 모순점 등 수상한 정황을 포착해 용의자로 특정했다.
결국 경찰은 25일 오후 7시29분께 정씨의 주거지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해 그를 검거했고, 주거지 내부에서 숨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의 시신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과 사망 시점을 규명하는 한편, 수사에 혼선을 주려 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을 추가 적용해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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