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몽키하우스’ 미군 위안부 수용소 (40)억울한 참극 ‘페니실린 쇼크’

  • 김영권 작가
  • 등록 2026.08.24 06:07:00
  • 호수 15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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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는 남대문이나 동대문이 아니라 ‘나라 보지’를 말하는 거야. 국가에서 우리 몸뚱이를 이용했으니…그 무서운 곳을 ‘언덕 위의 하얀 집’이라 부른 건 낭만이 아니라 야유하기 위해서였지…우리 보지는 나라의 보지였어!” <어느 위안부 할머니의 절규>

청운은 노송 옆에 서서 한손을 짚어 고단한 몸을 의지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난 사실 그녀가 성공하길 바라지 않아. 오히려 그녀가 더 추락하면 좋겠어. 미8군 무대에 서서 화려하게 각광을 받게 되면 축하보다는 되려 저주하고파. 왜냐하면 내게서 점점 더 멀리 떠나는 것 같으니까. 흐흐, 차라리 만신창이 신세가 되어 마음 하나만 지닌 채 내게 돌아온다면 폭 껴안아 주련만….’

지옥에 가까운

청운은 고개를 떨구며 고목 나무에 등을 기대었다. 야밤의 솔바람 소리에 산새들이 잠결에 내는 울음이 이따금 섞여 들곤 했다.

‘그녀는 지금 서울 하늘 아래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미8군 쑈 무대에서 선녀처럼 춤추며 노래하고 있다면 그나마 좋을 텐데. 이태원이나 삼각지 부근에서 내가 전혀 상상할 수조차 없는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르지.’

청운은 문득 서울 땅이 그리워졌다. 천국보다는 지옥에 더 가까운 땅…여덟 살 어린 나이에 엄마에게 버림받고 홀로 거렁뱅이 꼴로 헤매 다니던 청량리, 동대문, 청계천, 종로, 서울역, 남산, 남대문, 명동…그녀가 살고 있기에 더 그리운지도 몰랐다.

청운은 어둠 속에 묻힌 채 작게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다가 콧소리로 바꾸어 애조 띤 곡조를 흥얼거리더니 음미하듯 눈을 감았다. 노래 가사는 아마 그의 마음속으로 떠돌고 있는지도 몰랐다.

소리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 같은 이슬비
누가 울어 이 한밤
잊었던 추억인가
멀리 가 버린 내 사랑은
돌아올 길 없는데
피가 맺히게
그 누가 울어 울어
어둠을 적시나.

얼마 후 청운은 허적허적 산길을 걸어 내려갔다. 숙소 쪽으로 발길을 옮기려는데 어디선가 여자의 흐느낌 소리와 억누른 귀곡성 같은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외딴 산속의 건물에 많은 여자들이 갇혔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데도 청운은 문득 섬찟한 느낌이 들었다. 귀신이니 유령이니 하는 것 때문은 아니었다.

아니, 그럴 수도 있었다. 몽키하우스에 수용된 여자들은 대부분 한창 젊은 나이인데도 의외로 무슨 동백꽃이 지듯 목숨을 떨구곤 했다.

우선 페니실린 쇼크로 인한 갑작스런 사망은 참 어이없고 억울한 참극이었다. 성병 고치러 왔다가 주사 한번 잘못 맞아 고통 속에 생목숨을 잃어 가던 여자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혹시 자신의 인생이 원숭이보다 더 못하다고 생각하진 않았을까?

성병 고치러 왔다가
주사 한번 잘못 맞아
고통 속 생목숨 잃어

그런데 문제는 그런 짐승 같은 죽음이 무척 자주 발생한다는 사실이었다. 여자들 각자의 체질을 고려치 않고 일률적으로 투여한 약은 독이 되어 불현듯 목숨을 앗아 가곤 했다.

또 다른 경우는 탈출하려고 야밤에 2층 건물 위에서 뛰어내리다가 뇌진탕으로 숨지고 마는 것이었다. 그런 여자들 중엔 성병에 감염되지도 않았는데 악의를 품은 미군의 컨택에 의해 억울하게 끌려 온 경우가 많았다.

여자들의 시체는 상패동 공동묘지에 매장되기도 했지만 아마포에 둘둘 말아 외진 산속에 대충 묻어 버릴 때도 있었다.

그렇게 졸지에 원한 맺힌 망자가 된 양색시들의 혼백이 귀신으로 변해 서럽게 운다고 해서 이상스런 일은 아니리라. 청운은 바짝 긴장해 귀곡성이 들려오는 곳으로 점점 다가갔다. 귀신에 대한 공포심은 곧 사람 걱정으로 바뀌었다.

흐느낌 소리는 아까 슬쩍 피해 나왔던 2층 여숙사의 난초반 방 쪽에서 새어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또 누가 죽었나?’

청운은 바짝 긴장해 발걸음을 빨리했다. 문을 두드려 안으로 들어선 그는 일순 쓴웃음을 지었다. 여자들은 어떤 비극이 아니라 감동적인 드라마 때문에 코를 훌쩍이며 흐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들은 이미 방을 싹 정리한 후 드러눕거나 둘러앉아 미애가 읽는 편지에 귀를 기울이는 중이었다. 편지지는 다섯 장은 넘어 보였다.

그 구구절절한 사연을 미애는 제 나름대로 감정을 잔뜩 넣어 마치 성우처럼 낭독해 나갔다.

“이곳 미국에 오고 나서야 내 조국 대한민국의 참모습이 보여. 아, 그리워 죽겠어. 내가 그토록 생지옥이라고 욕했던 그곳의 땅과 하늘이 늘 내 몸과 마음을 감싸 주었다는 걸 생각하면 안타깝고 미안스럽고 슬퍼져. 그곳에서 꿈꾸던 미국은 정작 여기 와서 보니 별로 아름다운 나라란 생각은 안 들어. 엄청 크고 넓은 땅에 거대한 빌딩도 많지만 난 왠지 고향의 박꽃 핀 초가집이 그립단다. 뭐 그렇다고 이곳이 꼭 실망스럽다는 얘긴 아냐. 인간적으로 너무나 자유스러워. 곰이 동굴 속에서 쑥인지 마늘인지 뭘 먹고 사람이 됐다는 소리 따윈 우스울 정도로…동두천을 떠나왔다는 것 자체가 인간 승리로 생각될 정도야. 아메리카 드림은 목숨을 걸고 한번 꿈꿀 만해. 어차피 그곳에서 가망 없이 살다 죽느니 헛꿈이라도 꾸며 온몸으로 부딪쳐 보고 나서 황천으로 가는 게 낫지 않겠어? 여기서 살다 보면 구차스런 과거보다는 이 현재에 쿨하게 살고 있는 내가 대견스럴 때도 있어. 그래도 왠지 미국 사람들은 이미 다 빨아먹고 버린 사탕을 주워 핥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더라. 난 그곳에 있을 당시, 사실 미국 사람들이 쓴 자기계발이니 성공학이니 하는 책을 구해 읽기도 하면서 내 감정을 억누르고 신세계를 향해 일로매진했었지. 그런데 여기 와서 보니 다들 너무나 일상적으로 뻔뻔스럽게 그런 걸 하고 있어서 내심 좀 부끄러울 지경이었어. 어떤 사람들은 그런 것을 부자연스럽다며 비웃기도 했고, 나로선 성공 엔진을 달고 여기까지 왔기 땜에 일단은 직진해 나가야 할까 봐. 다행히 여긴 남녀 차별이 없어서…동두천에서처럼 하면 뭘 못할까 싶기도 해. 하긴 인종 차별의 벽이 너무 높은 듯하지만 말야. 나 스스로 차츰차츰 극복해 나가야겠지. 앞으로 좀 여유가 생기면 대학에 시간제 학생으로 등록해 전부터 꿈꾸던 관심 분야를 수강해 보려고 해. 보통 사람들은 운명이란 아주 얄궂은 것이라고 얘기하지. 운명의 주인은 우리가 아니라고 하지만 우리의 운명은 우리들 안에서 함께 숨쉬며 살아가고 있다잖아. 우리가 그걸 들여다보고 용기를 불러일으킨다면….”

상패동 매장

청운은 한구석에 선 채 듣고 있었다. 아마 미군과 결혼해 미국으로 간 전직 위안부 여자로부터 온 편지인 모양이었다. ‘헬조선’을 떠나 ‘아메리카 파라다이스’로 떠난 어떤 여인의 사연은 그냥 편지가 아니라 드라마틱한 인생극장의 장면으로 이 지옥 같은 기지촌 땅에 남은 여자들에겐 느껴졌을 터였다.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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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