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특검의 정보사 HUMINT 수사의 문제점

  • 박민우 예비역 육군 준장
  • 등록 2026.08.21 10:07:04
  • 호수 15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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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의 세계 승소도 패소도 없다

권창영 종합특별검사팀은 지난2월25일 출범해 오는 23일 수사를 종료한다. 종료를 2주 앞둔 지금, 특검은 40명 안팎을 한꺼번에 재판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 명단에 정보사령부 사건이 들어 있다.

특검은 지난 6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노상원·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을 형법 제99조 일반이적 혐의로 입건했다. 일반이적죄는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하거나 적국에 군사상 이익을 제공한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 중죄다.

혐의의 골자는 이렇다. 정보사가 2024년 3월부터 11월까지 특수임무대(HID) 요원을 동원해 여러 차례 실시한 북파 훈련이, 12·3 비상계엄의 명분을 만들기 위한 이른바 ‘북풍 공작’의 일환이었다는 것이다. 특검은 잠수정과 동력 패러글라이딩을 활용한 훈련 방식이 통상적 훈련의 범위를 벗어난다고 보고 있다.

수사는 이미 비밀부대 담장 안으로 들어갔다. 특검은 지난 5일 강원 속초의 HID 부대를 찾아 현장 검증을 했고, 7일과 10일에는 서해안과 남해안의 정보사 예하부대를 각각 방문했다. 3일에는 별건으로, 구속 수감 중인 문상호 전 사령관에게 체포영장을 집행해 조사했다. 문 전 사령관은 대부분의 질문에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칼럼이 묻는 것은 계엄에 대한 시시비비가 아니다. 12·3 비상계엄은 헌정 질서에 대한 중대한 침해였고, 그에 대한 사법적 책임 추궁은 마땅하다. 문제는 방법이다. 국가가 가진 마지막 대북 응징 수단을 공개 법정으로 끌어내는 방식으로 그 책임을 물어야 하는가. 이 질문은 수사를 넘어선 국가적인 문제다.

HUMINT는 왜 어느 나라서도 법정에 서지 않는가

인간정보, 즉 HUMINT는 위성으로도 감청으로도 대체되지 않는 정보의 마지막 영역이다. 적의 능력은 여러 기술적 정보로 읽을 수 있지만, 적의 의도는 사람을 통해서만 읽힌다. 김정은 정권처럼 폐쇄적이고 의사결정이 소수에 집중된 체제를 상대할 때 그 격차는 결정적이다.

그리고 이 영역에는 세계 공통의 불문율이 있다. 평시의 인간정보 활동은 인정하지도, 부인하지도, 공표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의 CIA도, 영국의 MI6도, 이스라엘의 모사드도 자국 요원의 평시 임무를 법정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다.

문제가 생기면 조용히 내부에서 처리하고, 대외적으로는 침묵한다. 정보기관의 활동이 법적 심사의 대상이 될 때조차 그 심사는 비공개 특별 절차 안에서 이뤄진다. 미국의 해외정보감시법원(FISC)이나 영국의 수사권조사재판소(IPT)가 그런 장치다.

이유는 도덕적 결벽이 아니라 냉정한 계산이다. 평시 인간정보 활동은 상대국의 국내법으로 보면 언제나 불법이다. 그것을 자국 공개 법정에서 다루는 순간, 국가는 스스로 그 불법성을 인정하고 세계에 공표하는 셈이 된다. 국제법이 이 영역을 명시적으로 규율하지 않고 방관해 온 것은 입법 공백이 아니라, 각국이 의도적으로 유지해 온 회색지대다.

기소장은 국가의 자백서

형사 절차는 본질적으로 공개를 전제한다. 공소장에는 범죄 사실이 특정돼야 하고, 특정된다는 것은 시기·장소·수단·참여자를 적시한다는 뜻이다. 일반이적 혐의로 기소한다면 공소장에는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북파 훈련이 이뤄졌는지가 명시돼야 한다. 재판이 시작되면 증거 목록이 만들어지고, 증인이 소환되고며 신문조서가 낭독된다. 항소심과 상고심을 거치며 판결문이 축적되고, 그 판결문은 공개된다.

잠수정과 동력 패러글라이딩 침투훈련은 특검이 이미 언론 브리핑을 통해 밝힌 내용이다. 어느 해안에서, 어느 계절에, 어떤 장비로, 어떤 경로를 상정해 훈련했는지가 법정 기록으로 확정되면 그것은 대한민국 대북 특수작전의 교리와 능력에 관한 공개 문서가 된다.

정보 분야에서 이런 자료는 통상 수십년간 축적된 노력의 산물이며 상대에게는 대응 매뉴얼의 초안이 된다.

더 심각한 것은 사람이다. 재판은 관계자의 진술을 요구한다. 지휘관은 물론이고 훈련에 참여한 요원, 지원 인력, 장비 운용자가 참고인이나 증인으로 소환될 수 있다. 이름조차 기밀인 부대에서 신원 노출은 곧 해당 요원의 임무 수명 종료를 의미한다.

상대에게 명분 제공하는 수사

한 걸음 더 나아가 보자. 대한민국 사법부가 ‘정보사의 대북 침투훈련은 적국에 군사상 이익을 해하는 이적 행위였다’는 취지의 판결을 확정한다면 그 판결문은 누구에게 가장 유용한 문서가 되겠는가.

북한은 오랫동안 남측의 대북 특수작전을 자신들에 대한 ‘적대 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각종 도발의 명분으로 삼아 왔다. 그동안 그 주장은 근거없는 선전으로 취급됐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법원이 우리 스스로의 훈련을 위법하다고 판단한 문서가 존재하는 순간, 그 선전은 남측 사법부의 인증을 받은 주장으로 격상된다. 상대는 이제 자국의 주장이 아니라 우리 판결문을 인용하면 된다.

이것은 가정이 아니라 정보전의 기본 문법이다. 상대에게 유리한 문서를 스스로 생산해 건네주는 일이 결과적으로 이적행위 아니겠는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

한번 찢어진 그물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우리 대북 인간정보망은 2024년에 이미 한 차례 타격을 입었다. 정보사 군무원의 기밀 유출로 해외에서 활동하던 블랙요원들의 신원이 넘어갔고, 해외 파견 인원은 긴급 복귀했다. ‘휴민트의 붕괴’라는 공공연한 평가도 있었다.

그 손실은 아직 복구되지 않았다. 인간정보망은 예산으로 사는 물건이 아니라 시간과 신뢰로 짜는 그물이다. 한 명의 협조자를 확보하고 검증하는 데 수년이 걸리고, 그 네트워크가 의미있는 정보를 수집하고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기까지는 다시 수년이 걸린다. 특검은 시한부지만, 무너진 공작망의 복원에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이미 한 번 찢어진 그물 위에서, 이번에는 우리 손으로 남은 매듭까지 해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물어야 한다.

“계엄 명분 조작 의혹은 덮으라는 말인가?”

예상되는 반론이다. 이 지점에서 논의를 정확히 해둘 필요가 있다.

특검의 논리는 형식적으로 ‘평시 대북 임무 자체를 처벌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북한의 도발을 유도해 계엄의 명분을 만들 목적으로 훈련이 기획됐다면 그것은 국가의 군사적 이익을 해한 것’이라는 구조다. 만약 그것이 사실로 입증된다면, 그 행위는 HUMINT로서의 보호를 받을 자격이 없다. 국가의 정보 역량을 정권의 정치적 목적에 동원한 것이야말로 심각한 배신이기 때문이다. 이 구분 자체는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문제는 그 구분이 실제 형사 절차 안에서 유지될 수 없다는 데 있다. 목적을 입증하려면 훈련의 실체를 낱낱이 규명해야 하고, 실체를 규명하는 과정에서 노출되는 것은 목적이 아니라 정보 능력이다. 지휘관의 의도는 끝내 입증에 실패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드러난 침투 경로와 장비 운용 방식은 되돌릴 수 없다.

정보의 세계에서 무죄 판결은 원상회복이 아니다.

따라서 이 사안의 쟁점은 ‘수사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떤 절차로 하느냐’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비공개 절차, 국방부의 내부 감찰, 그리고 필요하다면 군사기밀을 다루는 비공개 심리라는 경로가 존재한다. 계엄 관련자에 대한 형사 책임은 이미 내란 혐의를 비롯한 다른 공소사실로도 충분히 물을 수 있다. 굳이 HUMINT 임무를 공소사실의 축으로 삼아야 할 필요성은 없다.

국가 중요 정보자산을 수사 성과의 제물로 삼지 말라

이 칼럼의 요구는 세 가지다.

첫째, 특검은 남은 기간의 기소 판단에서 정보사 관련 공소사실을 최소화해야 한다. 수사 기한 종료를 앞둔 무더기 기소, 이른바 ‘헤비테일’ 방식은 사안의 경중을 가릴 시간을 스스로 줄인다. 국가 안보에 직결된 사안일수록 마감에 쫓겨 결정해서는 안 된다.

둘째, 법원은 만약 공소가 제기된다면 심리 비공개와 증거 열람 제한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 형사소송법상 공소 기각은 절차적 하자에 한정된 제도이므로 내용의 부당함을 이유로 각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재판의 공개 범위를 최소로 통제하고,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증거의 현출을 제한하며, 판결문에서 작전 세부를 특정하지 않는 것은 법원의 재량 안에 있다. 사법부가 그 재량을 안보 감수성을 갖고 신중하게 행사해야 한다.

셋째, 국회는 정보기관과 특수작전 부대를 대상으로 한 형사 절차의 특별 규정을 입법해야 한다. 정보기관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는 원칙과 정보활동은 공개될 수 없다는 현실은 충돌한다. 이 충돌을 조정하는 제도적 장치를 다른 나라들은 이미 갖추고 있으나 우리에게는 없다. 이번 사태는 그 공백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돼야 한다.

특검은 한시적이고 정부는 바뀌지만 국가는 남는다. 대북 인간정보망은 대한민국의 중요 자산이며 그것을 지키는 것은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 계엄의 책임을 묻는 일과 국가의 핵심 정보 역량을 지키는 일은 양립할 수 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을 법정에 세우고 무엇을 세우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최소한의 분별이 필요하다.

그 분별을 잃는다면, 우리는 과거를 심판하는 대가로 미래 기회를 지불하게 될 것이다.


[박민우는?]

(주)코러스리치 고문
정책학 박사
예비역 육군 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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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