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은 “국민이 선거 제도를 신뢰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신뢰 회복이 중요하므로 사전 투표제를 없애자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북전단금지법을 폐지하고 대북전단을 보낼 수 있도록 해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는 법도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은 지난 6월 재보궐선거 당선 이후 두 달여 만에 당의 원내수석대변인·법률자문위원장을 맡았다. 최근에는 선거관리위원회법 개정안을 발의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를 정조준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김 의원을 만나 그의 의견을 들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지난 6월 재보궐선거 당시 상황을 보면, 개표 초반 지다가 새벽에 역전하는 등 힘들게 승리했는데….
▲굉장히 힘든 상황을 어렵게 극복한 것은 아니다. 저는 약 8%포인트 차이로 승리했고, 울산 남구갑의 8개 동에서 모두 이겼다. 충분히 여유 있게 이긴 선거라고 생각한다. 개표 당시 사전투표부터 먼저 개표했다. 우리 지역 주민들은 우파적 성향이 강하고 사전 투표에 대한 불신도 큰 편이라 제 지지층은 상대적으로 본투표에 많이 참여했다고 본다. 그런 상황에서 사전 투표를 먼저 개표하다 보니 초반에는 제가 뒤처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당시에는 이재명정부에 유리한 정치적 바람이 불고 있다는 인식이 있었다. 이런 요소들이 겹치면서 어렵게 이긴 것처럼 보이는 착시가 생겼다. 제가 이 점을 강조하는 이유는 남구갑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세와 영향력이 실제보다 훨씬 강한 것처럼 인식되면, 그 자체가 다음 선거의 판세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법관으로 사법부를 경험했고, 국민권익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근무하면서 행정부를 경험했다. 이제 입법부의 구성원이 됐다. 각각의 차이가 있다면?
▲그 어느 조직도 쉬운 일은 없다. 물론 일이 마음에 들고 편하기는 판사가 제일 나았던 것 같다. 판사는 상대적으로 심리적으로 불편할 일이 별로 없어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생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에 들어온 직후 원내수석대변인으로 발탁됐다. 최근에는 당 법률자문위원장을 맡았고, 법제사법위원회에 배치됐다. 국민의힘이 기대하는 역할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아직 일이 익숙하지 않은데도 여러 일을 맡겨주시는 것은 저를 믿어주시는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제사법위원회에 가는 것은 자연스러웠다. 최근 사법부가 재판에서 다소 기울어진 판결을 많이 내리고 있다고 본다. 이를 어느 정도 방어할 필요가 있어서 제게 법률자문위원장을 맡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내수석대변인으로서 매일 젊은 정치부 기자들을 만난다. 법관 시절과 비교하면 언론을 상대하는 데 어떤 차이가 있나?
▲젊은 기자들이 저를 만나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나이가 들어 젊은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특권이다. 정치권과 국민을 이어주고 국민의 정서가 정치권에 반영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언론이 큰 역할을 한다. 제 메시지를 좀 더 직접적으로 국민에게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감사하고, 특권이라면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8%p 차·8개 동 전승
힘들게 이겼다? 착시”
-현직 법관이 선거관리위원장직을 겸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제가 직접 해봤기 때문이다. 법관 시절 기초자치단체 선거관리위원장직을 겸했다. 당시 저는 선거 사무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에서 보고받고 설명하는 대로 결재해 주는 것 외에는 특별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기관장 역할이 사실상 형해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런데 법관이 기관장이라는 간판만 걸어놓는 식이 되면 선관위 직원들끼리 카르텔화되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외부에서 제대로 된 상설 기관장이 와서 근무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사전투표제를 폐지하자는 취지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한 이유는?
▲선거는 신뢰인데 국민들이 선거제도를 믿지 않는 상황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신뢰 회복이 중요하므로 사전투표제를 없애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본투표는 정해진 날짜에 지정된 투표소에서 투표하면 되기 때문에 관리가 비교적 단순한 반면, 사전투표는 전국 어느 사전투표소에서나 투표할 수 있어서 선관위가 전국 단위로 선거인 정보를 관리하고, 사전 투표자가 본투표에서 다시 투표하지 못하도록 확인해야 한다.
이렇다 보니 사전 투표를 관리하는 데 드는 업무 부담이 본투표의 4~5배 정도라고 본다. 사전투표제를 없애면 선관위 직원들도 본투표 관리에 보다 충실할 수 있고, 업무량도 줄일 수 있다. 그런데도 굳이 이 제도를 계속 고집하면 오히려 국민의 의심을 키울 수 있다. 해킹 위험이 있다는 점도 이미 확인됐다고 본다.
“자유민주·시장경제·법치주의 원칙 구현 원해”
“입틀막법·노란봉투법 등 대안 입법 계속할 것”
-일각에서는 사전투표제를 없애면 투표 편의가 줄어들고, 오히려 부정선거 의혹이 확대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부정선거 의혹을 계속 음모론으로만 치부하면 오히려 정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더 키울 수밖에 없다. 그동안 부정선거는 없다고 하면서 투표 집계 과정에서도 오류가 있을 수 없다는 식으로 너무 자신 있게 얘기하지 않았나? 그런데 지금 드러난 게 얼마나 많은가. 굉장히 많은 투표율 조작이 드러났다.
그런데도 사전투표제를 없애자는 주장을 부정선거 음모론에 오염된 결과라고 규정한다면, 결국 상대방을 프레임에 가둬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것으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이것도 이재명정부의 합동수사본부가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것 아닌가. 지금 선관위에서 어떤 비위가 드러나고 어떤 잘못이 나오더라도 무조건 선관위만 믿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맹신론에 지나지 않겠나?
-잔여 임기 2년 동안 꼭 이루고 싶은 의정활동의 목표는?
▲지역구에서는 모든 공약을 현실적으로 완성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기본 틀은 짜보겠다. 울산에는 트램 사업을 비롯해 군부대 이전, 재개발·재건축 등 여러 현안이 있다. 이와 관련한 공청회와 주민 의견수렴은 이미 시작했다. 의정 활동은 헌법적 가치 질서·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자유시장경제 질서·법치주의라는 원칙을 구현하고 싶다.
현재 입틀막법·노란봉투법·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헌법적 가치 질서를 침해하는 법들이 상당수 있다. 보완수사권 문제도 단순히 폐지를 반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검찰과 경찰에 수사개시권까지 포함한 수사권을 주자는 입장이다. 저는 의원으로 활동하는 동안 대안 입법을 계속 만들어나갈 것이다. 아울러 대북전단금지법을 폐지하고 대북전단을 보낼 수 있도록 해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는 법도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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