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증조부의 친일 행적 논란에 휩싸인 배우 하영이 결국 자필 편지로 고개를 숙였다. 방송에서 가문을 자랑한 이후 시작된 파문이 3일째 이어지고 부친의 언론 인터뷰 논란까지 겹치자 배우 본인이 직접 사과에 나선 것이다.
하영은 12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손편지로 작성한 사과문을 게재하며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하영은 사과문에서 “저의 증조부와 관련된 일들로 큰 실망과 상처를 안겨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그동안 저는 가족을 통해 전해 들은 이야기로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고, 부끄럽게도 그런 무지한 상태로 여러 자리에서 증조부에 대한 이야기를 가족의 자랑처럼 꺼내 왔다”고 고백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과정에서 증조부의 친일적 행적을 알게 됐다”며 “일제강점기라는 뼈아픈 시간을 지낸 우리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족사를 가볍게 언급했던 것을 반성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초동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혼선에 대해서도 사죄했다. 하영은 “처음 논란이 제기됐을 당시 저 역시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지 못한 과정에서 소속사를 통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 나가게 됐다”며 “충분한 확인 없이 잘못된 입장이 전달되도록 한 점 또한 저의 부족함”이라고 전했다.
사과문 발표가 늦어진 점에 대해서도 “사안이 너무나 무겁고 죄송스러워 어떻게 사죄의 뜻을 전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지연됐다”며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아울러 “제가 미처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그 역사를 외면하거나 가볍게 여길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광복절을 앞둔 시기에 저의 부족함으로 물의를 일으켜 더욱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역사를 깊이 있게 공부해 나가며 독립 유공자분들과 우리나라의 광복과 안녕에 힘써 주신 모든 분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섬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논란은 최근 하영이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증조부가 한양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고 고종 황제를 진료했던 어의라며 ‘4대째 의사 집안’임을 밝히면서 촉발됐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증조부 안상호가 1916년 친일 단체 대정친목회의 평의원으로 활동하고, 1918년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 인터뷰를 통해 “집에서 일본어만 사용한다” 등 친일 행적을 보인 정황이 재조명됐다.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초기 “사실무근”이라 해명했다가 이튿날 공식 입장을 번복하며 친일 단체 명단 수록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러나 사태 수습을 위해 나선 하영 부친의 언론 인터뷰 과정에서 ‘경술국치’ 대신 ‘한일합방’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일제의 강제 침략 성격을 충분히 드러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결국 광복절을 사흘 앞둔 시점에서 광고 비공개 조치, 방송 다시 보기 중단, 매체 인터뷰 취소 등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자 하영은 직접 자필 사과문을 올려 고개를 숙였다.
아래는 하영 사과문 전문이다
하영입니다.
먼저 저의 증조부와 관련된 일들로 큰 실망과 상처를 안겨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최근 증조부 안상호의 과거 행적을 접하며 가족의 역사를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가족을 통해 전해들은 이야기로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부끄럽게도 그런 무지한 상태로 여러 자리에서 증조부에 대한 이야기를 가족의 자랑처럼 꺼내 왔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과정에서 증조부의 친일적 행적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제 강점기라는 뼈아픈 시간을 지낸 우리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족사를 가볍게 언급했던 것을 반성합니다.
아울러 처음 논란이 제기됐을 당시, 저 역시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지 못한 과정에서 소속사를 통해 사실무근 이라는 입장이 나가게 되었습니다. 충분한 확인 없이 잘못된 입장이 전달되도록 한 점 또한 저의 부족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로 인해 더 큰 혼란과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사안이 너무나 무겁고 죄송스러워 어떻게 사죄의 뜻을 전해야 할지 고민하다 입장 표명이 늦어진 점에 대해서도 거듭 사과드립니다.
제가 미처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그 역사를 외면하거나 가볍게 여길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광복절을 앞둔 시기에 저의 부족함으로 물의를 일으켜 더욱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이번 일을 마음 깊이 새기겠습니다. 가족의 역사와 그 시대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앞으로 역사를 대하는 데에 있어 더욱 신중한 태도를 갖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우리의 역사를 깊이 있게 공부해 나가며 독립유공자분들과 우리나라의 광복과 안녕에 힘써 주신 모든 분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섬기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심려를 끼쳐드린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하영 올림.
<jungwon933@ilyosis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