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지난 2015년 3월8일, 조 전 부사장은 자신의 생일을 앞두고 생일 축하 꽃바구니를 받은 후 아내와 함께 조 명예회장 자택을 찾아 “당신들은 이제 더 이상 내 부모가 아니다. 이제부터 조석래, 송광자로 부르겠다” “조현준을 감옥에 보내고 나오면 또 감옥에 가게 하고 조현준을 평생 괴롭히겠다. 조현준은 회사돈을 횡령한 도둑놈으로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조 명예회장은 당시 아들로부터 이 같은 온갖 수모를 겪는 와중에도 화해를 위해 아들 집을 찾아가고 그의 뜻에 따라 비상장주식을 정리해 주기 위한 협상을 시도했으나 거부당했다. 또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의 행위에 대해 변명으로 일관하며 뉘우치지 않고 있다는 게 효성 측 주장이다.
효성 측은 “조석래 명예회장이 조 전 부사장의 행동을 회개할 수 있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엄중한 처분을 간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의 능력이나 노력이 아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을 매각해 이미 4000억원에 가까운 막대한 부를 쌓았다고 주장했다.
조 명예회장은 검찰 진술을 통해 “현문이는 주식 매각으로 1300억원, 효제동 땅을 팔아서 2000억원, 성북동 집을 판 돈 등 4000억원에 가까운 박대한 돈을 거머쥐었음에도 그것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는지, 여러 사람을 써서 부모를 겁박하고 형을 고발했다”고 말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는 2015년 3월3일, 조 전 부사장에게 보내는 이메일 ‘Talking point 초안’을 통해 “이번 미팅의 타깃은 모친을 제압하는 것” “모친 입장에서 가장 타격이 크도록 플하고 충격적인 메시지를 반복하는 것으로 테마를 잡음” 등의 전략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송광자 당신은 귀신에 씌인 사이비, 세상에서 가장 표독한 독사고, 가장 슬픈 사실은 사악한 독사의 뱃속을 통해 내가 세상에 나왔다는 것” “송광자 당신은 조현준이 감옥에서 미쳐 죽어가는 것을 끝까지 지켜보게 될 것”이라는 내용도 들어갔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0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조 명예회장이 담낭암 진단을 받은 후 두 달 만에 자리에서 내려오면서 재계는 경영권 승계에 관심이 쏠렸다. 조 전 부사장은 후계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조 명예회장이 암 치료를 위해 해외에 체류 중이었던 2011년 8월, 조 회장을 겨냥해 전면적인 감사를 개시했다.
형식적으로는 감사팀의 감사인 것처럼 외양을 갖췄으나 실질적으로는 조 전 부사장 사람들로 감사를 주도하게 했고, 유례 없는 외부 로펌을 감사에 참여시켰다.
암 치료 후 귀국한 조 명예회장은 조 전 부사장이 절차에 위반해 무리하게 감사를 진행했던 사실을 인지하고 그를 크게 질책했다. 질책을 들은 조 전 부사장은 그해 9월경부터 결근하고 가족과 연락이 두절됐다.
조 전 부사장의 효성 주식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으로 조 명예회장이 전적으로 관리 중이었고, 실제로 효성가 3형제는 취득 자금 마련, 의결권 행사, 배당금 수령 등에 일절 관여했던 바도 없었다(사실상 명의신탁 주식). 무단 결근에 가족과의 연락이 두절되고 명의신탁된 효성 주식을 무단 처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조 명예회장은 효성 주식을 실물로 출고해 금고에 보관 후 관리는 고동윤 상무에게 맡겼다.
조 전 부사장이 공씨를 대동해 고 상무에게 “주식을 넘기지 않으면 배임으로 고소하겠다”고 협박하자 조 전 부사장 명의로 된 은행 대여금고에 보관하되, 열쇠는 고 상무가 직접 보관하기로 합의했다.
그렇게 일단락되는 듯했던 주식은 이듬해 12월 무렵, 조 전 부사장이 대여금고 열쇠를 분실했다며 거짓 신고 후 열쇠를 재발행받아 주식 138만4380주가 탈취되기에 이른다. 이를 인지한 조 명예회장은 로펌에 주식 탈취의 불법성에 대한 민·형사상 검토를 지시했고, 조 전 부사장도 “장물 취득, 절도죄로 문제 삼을 수 있으니 대비해야 한다”며 박 전 대표에게 법적 리스크 검토를 지시했다.
이후 그는 2013년 2월28일, 주식 장 종료 후 효성 주식 240만주를 1300억원에 매도했다. 시가보다 낮게 대량 매도해 주가가 하락하면 이후 주식을 다시 매수해 경영권을 잡겠다는 이른바 ‘Retrurn of Emperor’(황제의 귀환)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주가가 하락하지 않으면서 해당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고, 비상장주식 매각을 통해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고자 했다.
이후에도 조 전 부사장은 조 회장 및 효성 임직원들을 상대로 수백억원대의 배임 및 횡령 혐의로 형사 고발 및 민사소송을 냈으나 일부 혐의만 기소됐을 뿐 온전히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그는 2016년, 박 전 대표가 대우조선해양 연임 로비 의혹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싱가포르로 도주했고 이후 귀국하지 않다가 지난 2021년 귀국해 검찰 수사에 응했다.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지난 2022년 11월, 조 전 부사장을 강요미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박 전 대표는 공갈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지난 2024년 3월, 조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형제 간 갈등은 상속 문제로 다시 이어졌다. 생전에 세 아들들에게 형제간 화해를 당부하는 유언을 남겼던 그는 조 전 부사장에게도 상당한 상속재산을 물려주도록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전 부사장도 그해 7월,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상속받는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히며 형제간의 갈등도 끝내자는 메시지도 함께 냈다.
하지만 조 회장과의 고소‧고발에 따른 형사재판 1심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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