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몽키하우스’ 미군 위안부 수용소 (38)쇠창살에 갇혀 좀비처럼 연명

  • 김영권 작가
  • 등록 2026.08.10 04:39:16
  • 호수 15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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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는 남대문이나 동대문이 아니라 ‘나라 보지’를 말하는 거야. 국가에서 우리 몸뚱이를 이용했으니…그 무서운 곳을 ‘언덕 위의 하얀 집’이라 부른 건 낭만이 아니라 야유하기 위해서였지…우리 보지는 나라의 보지였어!” <어느 위안부 할머니의 절규>

정조관념 없는 헤픈, 정신빠진 미국병 환자. 허랑방탕한 낭비쟁이 공주. 될 대로 되라며 나태하고 부정적인 악마에 빠진 똥치, 지독한 양키 성병균을 음부 속에 지닌 암캐, 그런 것이 미국 위안부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더구나 일본군 위안부와 달리 자발적으로 돈과 쾌락을 찾아 나선 매춘부라는 점에서 일말의 동정심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청운은 그 지점에서 가장 안타까웠다.

돈과 쾌락

‘물론 그런 여자들이 전혀 없진 않겠지. 하지만 자기 스스로 사악해서 한국 남자를 무시하고 미군 놈들에게 뿅가 버린 여자는 별로 없는 것 같아. 한국 놈들에게 완전히 질린 나머지 반사적으로 그런 척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거든. 특히 인신매매단에 납치돼 잔악스런 돌림빵을 당한 처녀나 의붓아비와 오래비에게 성폭행당한 어리고 가난한 소녀들은 활로를 찾지 못해 자포자기한 정신상태로 자기 자신과 모든 한국 놈들을 다 죽이고 싶었는지도 몰라. 혹시 그녀들은 미군의 몸뚱이 밑에 깔린 채 거대한 성기를 겨우 받아들이며 자신과 함께 한국 놈들을 씹어 죽이고 있진 않았을까?’

청운은 한숨을 쉬었다.

‘그러다 보면 하루 빨리 달러를 벌어 뭔가 복수하고픈 마음에…아니, 사람처럼 살고 싶은 생각에 점점 악착같이 변해 가지 않았을까? 결과만 보고 단죄하는 건 인간, 특히 한국인의 큰 결점 중 하나가 아닌가 싶어. 기지촌이란 건 구렁창이거나 쥐덫…일단 갇히면 끝이야. 자발적이니 강제니 하는 건 좀 여유로운 얘기지. 포주의 폭행, 눈더미처럼 불어난 빚 독촉과 엄포, 정신을 몽롱하게 변질시키는 세코날…그러다 보면 강제는 사라지고 자발만 남는다. 누군가 감아 넣은 태엽에 의해 움직이는 자동인형…기지촌에서는 강제와 반강제 그리고 자발적 행동이 잘 구별되지 않는다. 자발적이거나 반자발적인 경우보다 반강제적이거나 강제적인 상황에 처해 발버둥치는 여자들의 지옥이 바로 이런 기지촌 아닐까?’

청운은 고개를 들어 하얀 건물을 쳐다보았다. 외관은 깔끔해 보였지만 그 속의 수많은 누추한 방엔 인간 아닌 원숭이로 취급받는 여자들이 애먼 죄의 굴레를 쓴 채 갇혀 신음하고 있을 터였다.

그녀들은 한번 주어진 인생을 잘못 사용한다는 죄목으로 비난받고 있었다. 만일 좀더 좋은 조건이 주어졌다면 그녀들은 더 나은 길을 택해 갈 수 있었을까.

하지만 그 시대엔 ‘위안부’라는 존재가 꼭 필요했다. 미국 정부가 요구했고 한국 정부는 권력을 동원해 대대적으로 실행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들이 아니라면 또 다른 여자들이 위안부 역할을 맡아야만 했다.(그 무렵에 수많은 처녀들이 정부의 중공업 정책으로 농촌에서 쫓겨나 도시의 여직공이나 여차장 또는 호스티스나 매춘부로 전락했다.)

이 땅은 과연 중국을 숭모하고 일본에 침탈당했던 시대와 비교해 얼마나 다른가? 화냥년이나 왜놈 위안부 그리고 미군을 상대한 양갈보는 국력이 약해 희생당한 존재였다.

어찌 보면 대통령을 비롯해 잘 먹고 잘 산 남자들이야말로 양갈보가 아니었을까?

청운이 겪어 본 바에 의하면, 정조 관념이 없는 추악한 암캐라거나 미국식 허영에 빠진 게으름뱅이 암여우라는 따위의 비난은 대부분 여자들이 사냥꾼의 덫에 걸려 기지촌 사육장에 입소한 후에 생겨난 것일 뿐 그 전부터 지닌 습성은 아니라는 점이었다.

누군들 그런 상황에 처하면 그리 되지 않을까. 몽키하우스에서 차츰차츰 그녀들의 슬픈 인생을 알아 갈수록 청운은 그녀들이 귀신이나 도깨비가 아니라 가련한 누이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는 눈이 펄펄 내리는 산야 山野를 망연히 바라보며 감상에 젖기도 했다.

“일단 갇히면 인생 끝이야”
덫에 걸린 기지촌 여성들

‘어느 크레타 섬 사람이 말했다지. 모든 크레타 섬 사람은 거짓말쟁이라고. 하하, 꽤 장난스럽고도 심각한 얘기인 것 같아. 내 머리가 나빠서 그런지 상당히 헷갈려. 모든 크레타 사람이 거짓말쟁이라면 그런 말을 한 그 크레타 사람 자신도 역시 거짓말쟁이잖아. 그런 거짓말장애가 지껄인 말은 거짓말이니까 결국 모든 크레타 사람은 거짓말쟁이가 아니라는 뜻이 되고 말지. 그런데 그 말을 지껄인 사람 또한 크레타 섬 사람이르로 거짓말쟁이가 아닌데. 그가 모든 크레타 섬 사람은 거짓말쟁이라고 했으니 결국은 또 모두 거짓말쟁이가 되는 셈이잖아. 뱀 몇 마리가 머리로 꼬리를 물고 빙글빙글 도는 듯 어지러워. 그 말을 이렇게 바꾸면 어떻게 될까? 어느 한국인이 말했다. 모든 한국인은 거짓말쟁이다! 흐흐, 정말 웃기면서도 심각해. 만약 미군 병사에게 강간당한 어느 예쁜 여고생이 복수를 위해 기지촌으로 숨어 들어와 고생 끝에 그놈을 죽였다면 과연 누가 나쁠까? 아니, 그 소녀가 이렇게 외쳤다면 어떨까? 모든 한국 사람은 정신빠진 거짓말쟁이다! 후후, 혹은 이렇게 소리친다면? 모든 미국 놈은 사악하고 사랑스런 거짓말쟁이야, 히히히.’

청운은 눈송이들을 향해 입김을 후 내불었다. 정처 없이 어지러이 휘날이는 듯 보이면서도 불가시한 어떤 질서 속에서 순간순간 자기 길을 찾아가려는 무심하고 여린 존재.

‘만일 엄마가 사이비 종교에 빠져 어린 나를 서울 땅에 내버리지 않았다면, 만약 천왕산 기슭 아늑한 고향에서 뛰놀며 자랐다면 난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는 눈송이들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건 추측만 해볼 수 있을 뿐 확인할 순 없는 일이었다.

‘내가 선감도와 악마산에 들어간 건 자발적이었던가 강제적이었던가, 혹은 운명적이었을까? 그 지옥 속으로 끌려 들어갔지. 누명을 쓰고 만약 내가 목숨을 걸고 바다를 헤엄쳐 탈출하지 않았다면, 아마 그곳에서 맞아 죽었겠지. 삶과 죽음은 그래서인지 동일하게 느껴져. 선감도 수용소와 달리 악마산 훈련소엔 내 발로 걸어 들어갔지. 하지만 중앙정보부에서 나온 물색관들이 사기꾼처럼 허황스런 말로 속인 건 사실이야. 물론 속은 나 같은 놈이 반푼이긴 하지만 청와대의 지시를 받고 비밀 암행어사처럼 행세하면서 자유와 돈을 약속했어. 흠, 만일 내게 그때 자유와 금전이 좀 있었다면, 그 자가 진짜든 가짜든 속아 넘어가기보다 비웃어 줄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상황이 그렇지 못했어. 피를 팔아 하루하루를 살아야 하는 처지에, 도망자 신세이기에 늘 불안했지. 명동 거리의 군중 속에서 발을 밟히거나 뺨을 맞더라도 대거리할 수가 없었어. 설령 내가 피해자라 하더라도 도망자임이 발각돼 다시 선감도 지옥으로 끌려가는 건 싫었거든. 그런데 전과를 말소해 주고, 고향과 엄마를 찾아 주고, 수억 원까지 주겠다던 정부 앞잡이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어. 모두 다 훈련 과정이나 북파 공작 도중에 죽어 버렸으니까. 국가에서 그들의 가족을 찾아 보상해 주리라곤 믿어지지 않아. 겨우 살아 돌아온 나도 귀향 차비 몇푼과 함께 내쳐 버렸으니까. 속은 녀석이 나쁜 걸까, 속인 놈이 나쁜 걸까? 아냐, 이런 식으로 나쁜 놈을 찾으려 해봤자, 역시 대가리로 꼬리를 물고 돌아가는 뱀 꼴일 뿐이야. 어차피 속은 멍청이인 내게도 일확천금의 욕망이 있었고, 속인 정부 앞잡이도 나름 국가를 위한다는 모종의 대의명분은 있었을 테니까. 다만 그 과정이 비인간적이었고 사람을 한낱 짐승이나 물건같이 다뤘지. 국가 권력의 괴력을 내세워 사기를 치고도 당당히 무책임하다는 사실이야.’
청운은 눈을 듬뿍 맞아 눈사람처럼 된 모습으로 천천히 산길을 걸어 내리며 생각했다. 하얀 몽키하우스 건물 쪽에서 여자들의 재잘거림이 환상인 양 들려왔다.

물건같이

‘어쩌면 북파 공작원과 기지촌 여자들은 닮은 데가 많은 것 같아. 자의반 타의반으로 속아서 입문해 그 후엔 반자발 반강제적으로 임무를 다하다가 뭔지 모르지만 나라를 위해 헌신한다는 일말의 느낌도 전혀 없진 않았건만 결국엔 허망스레 죽거나 겨우 살아남아도 간첩이니 양갈보니 하는 이름으로 괴물시당해 무슨 강시나 좀비처럼 연명해 나가야 하니까.’

쇠창살 안쪽에서 청운을 바라보던 여자들이 ‘눈 괴물’이니 ‘스노우 몽키’니 하고 놀리며 까르르 깔깔 웃어댔다.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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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