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집도 괜찮아”

최근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좁은 집’의 인기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국민 평형’이라고 불리던 84㎡(전용면적) 아파트의 진입 문턱이 높아지자, 비교적 가격 부담이 적은 59㎡ 미만 소형 평형으로 ‘MZ세대 내 집 마련’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지속적인 분양가 상승으로 ‘국민 평형’ 아파트의 기준인 전용면적 84㎡ 아파트 분양가가 부담스러워지자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전용 59㎡ 미만 소형 평형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신축 아파트의 경우 소형이라도 구축 전용 59㎡와 비슷하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어 2030세대의 관심을 받고 있다.

끝없는 상승세
규제 강화까지

서울과 수도권에서 2030의 내 집 마련 움직임이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끝없는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규제 강화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젊은 세대 사이에서 “더 늦기 전에 사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2025년) 서울에서 아파트·연립·오피스텔 등을 생애 처음으로 구입한 사람 중 60% 이상이 20·30대였다. 특히 30대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며, 주택 시장의 핵심 수요층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집값 상승에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 심리 작용이 있었다는 진단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지난해 연간 기준 큰 폭으로 상승하며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대출·거래 규제 향방이 불투명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진입 시점을 앞당기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젊은 세대 관심은 일반 매매뿐 아니라 경·공매 시장으로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경매는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고, 매입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실수요와 투자 수요를 동시에 끌어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경매 학원이나 유료 스터디를 찾는 20·30대도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런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규제 정책 변화, 공급 대책 부재, 서울 외곽과 경기권의 신고가 거래 등 시장 불확실성이 오히려 학습 수요와 조기 진입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형 아파트에 진심인 MZ세대
크기보다 입지 따지는 2030

개별 단지에서도 소형 평형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최근 청약을 진행한 동문건설 ‘동작 센트럴 동문 디 이스트’는 전용 59㎡의 인기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게 한다.

1순위 해당 지역 청약 접수 결과, 총 3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3903건의 청약 접수가 몰려 평균 114.7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59㎡ 타입은 3가구 모집에 596건이 접수되면서 최고 경쟁률인 198.67 대 1을 기록했다. 특별공급에서도 전용 59㎡ 타입 신혼부부 2가구 모집에 284건이 접수되면서 14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과거 비좁고 답답하게 여겨졌던 소형 평형은 발코니 확장과 틈새 수납공간 극대화 등 합리적인 공간 설계가 적용되면서 중대형 못지않은 체감 면적을 제공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분양가 상승이 최근 소형 평형 선호 트렌드를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면서 “최근 공급되는 소형 평형은 공간 활용도를 높인 특화 설계가 적용되면서 실수요자 만족도가 높은 만큼 앞으로도 MZ세대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MZ세대가 주목할 만한 서울 공급(예정) 소형 아파트.

▲신대방역 더하이브 퍼스트=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신대방역 더하이브 퍼스트’가 분양 중이다. 초역세권 입지에 더해, 실속 있는 평면 구성과 스마트한 주거 시스템을 갖춘 도심형 주거단지로 많은 관심이 모이는 분위기다. 지하 4층~지상 15층, 총 145세대 규모로 조성되며, 이 중 141세대가 일반 공급된다. 전용면적 19~59㎡ 총 13개 타입으로 수요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고, 이 중 전용면적 59㎡가 93세대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불안 심리
작용 진단

공간 활용도를 높인 효율적인 평면 설계와 다용도실(일부 세대), 드레스룸(일부 세대) 등 넉넉한 수납 공간을 통해 1~2인 가구 및 신혼부부 등 실수요층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용 59㎡ 전 세대는 수요자들의 선호도 높은 4베이 판상형으로 설계된다. 스마트 홈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해 조명·난방 제어, 방문객 확인 등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일반 주차 공간 대비 와이드하게 설계(일부)돼 여유로운 주차 공간과 안전하고 편리한 무인택배 시스템도 도입된다. 단지 내 피트니스장, 스크린골프장, 공유오피스, 다목적실, 라운지 등 다채로운 커뮤니티가 마련되며, 엘리베이터로 연결된 옥상 정원에서는 프라이빗하고 쾌적한 휴식을 누릴 수 있다.

지하철 2호선 신대방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으로 강남 및 도심권(CBD) 접근성이 우수하다. 신림선과의 연계로 여의도 접근성도 탁월하다.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남부순환로, 서부간선도로 등도 가까워 사통팔달 교통이 편리하다. 경전철 난곡선(계획)과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와 바로 연결되는 신림–봉천터널(공사 중)까지 더해져 교통 여건은 더 좋아질 예정이다.

발코니 확장
수납 극대화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보라매병원, 한림대강남성심병원 등 대형 종합병원이 인접해 의료접근성이 우수하다. 롯데백화점, 현대아울렛, 이마트 등 대형 쇼핑 시설과 전통시장, 초·중·고교까지 도보권에 갖춰져 있다. 신림근린공원, 보라매공원, 난우공원, 와우산, 도림천 등 녹지와 산책로가 가까워 도심 속에서도 쾌적한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다.

분양 신청 자격은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이라면 거주 지역, 청약통장 가입 여부와 무관하게 누구나 가능하다. 분양가는 합리적인 수준으로 책정됐으며 계약금 5% 및 중도금 60% 무이자를 적용해 초기 자금 부담을 완화했다. 중도금은 최대 60%까지 대출 가능하며, 중도금 대출금액 잔금대출 전환도 가능하다. 지난해 10·15대책에 따른 토지거래허가구역 2년 실거주 의무도 적용받지 않는다.

분양 관계자는 “전용 59㎡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15억원을 넘어서는데 7억원대부터 시작해 서울에서 보기 힘든 분양가로 내 집을 마련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써밋 클라비온= 대우건설은 신길10구역 재개발 단지 ‘써밋 클라비온’을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 29층, 8개동, 전용면적 44~84㎡ 총 812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고 희소성을 갖춘 전용면적 44~59㎡ 176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공급된다.

고급스러운 입면 디자인과 랜식 스타일을 적용한 외관 특화 설계를 시작으로, 세대 내부에는 채광과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한 맞춤형 평면 설계가 들어선다. 또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독서실, 라운지 등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일 다채로운 고품격 커뮤니티 시설이 조성될 예정이다.

치솟는 분양가…1년 새 28%↑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 기록

서울 지하철 7호선 및 신안산선(개통 예정) 신풍역 초역세권에 위치해 여의도 업무지구(YBD)는 물론 강남구청, 논현, 고속버스터미널 등 강남권 핵심 권역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도보권 내 대길초, 대영초·중·고교 등 탄탄한 학군을 갖췄다. 신길근린공원 등 쾌적한 녹지 환경과 더현대 서울, 타임스퀘어 등 대형 쇼핑·문화 인프라 접근성도 우수하다.

분양 관계자는 “최근 공사비 갈등으로 서울 전역의 신축 공급망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한국토지신탁의 투명한 자금 관리를 통해 리스크를 원천적으로 낮춘 안전자산”이라며 “신길뉴타운의 첫 하이엔드 랜드마크라는 독보적인 타이틀과 이에 걸맞은 프리미엄 상품성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계 중흥S-클래스 리비에르= 중흥건설그룹 중흥토건은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서 공급하는 ‘월계 중흥S-클래스 리비에르’를 분양한다. 월계동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통해 조성되는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20층, 5개동, 전용면적 36·59·84㎡, 총 355가구 규모다. 이 가운데 135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월계동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은 대지면적 약 1만 5000㎡ 규모다. 주택형별로는 ▲전용 36㎡ 71가구(임대 39가구) ▲59㎡A 129가구 ▲59㎡B 56가구 ▲84㎡A 80가구 ▲84㎡B 19가구 등으로 구성된다. 약 72%가 전용 59㎡ 이하로 공급된다.

공간 활용
특화 설계

단지는 다양한 평면 구성을 적용했으며, 가구당 약 1.6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했다. 주민운동시설과 주민공동시설, 작은도서관, 어린이집 등 커뮤니티 시설도 조성할 예정이다.

서울 지하철 1·6호선 석계역과 1호선 광운대역을 이용할 수 있는 더블역세권에 위치했다. 장위뉴타운과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도 인접해 있다. 중랑천 생태공원이 가까워 주거 환경이 쾌적하며 교육시설도 도보권에 위치해 있다. 입주는 오는 2029년 5월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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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검찰단, 내란 고발자 ‘닥치고 기소’ 막전막후

[단독] 국방부 검찰단, 내란 고발자 ‘닥치고 기소’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종합특검팀이 종료됐다. 12·3 내란과 관련된 수사는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마무리되지 않은 사건은 경찰 국수본으로 이첩됐다. 검찰 특수본과 특검팀의 수사에 협조한 이들이 없었다면 확인이 어려운 의혹이 산적했다. 이 중에는 정보사 공작 업무와 내란 당일 계엄군의 움직임을 알린 군인들이 있다. 대개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기관 간 판단이 다른 걸 두고 형평성에 어긋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2·3 내란에는 여러 수사기관이 뛰어들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국방부 내란 특수본,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 등이다. 복수의 군인들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일부는 혐의가 있었다. 수사기관마다 판단이 달랐다는 게 핵심이다. 국방부 검찰단의 경우가 그렇다. 누군가의 공작이나 의도, 내란 당일 같은 행위를 했음에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조차 받지 않는 사례가 존재했다. 협조했는데 다른 판단 내란 특검팀과 검찰 특수본에 협조한 데 이어 재판에서 핵심 증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 중 1명은 김창학 전 수도방위사령부 군사경찰단장(대령)이다. 김 전 단장은 지난 2월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두 달 뒤인 4월에는 법령준수의무위반 및 성실의문위반으로 파면됐다. 김 전 단장은 수사기관에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의 지시로 국회로 갔던 계엄군의 움직임에 대해 진술했다. 종합특검팀이 내란의 리허설이라고 판단한 국군방첩사령부 자유의 방패(FS) 훈련과 이 전 사령관의 이례적인 지시가 담긴 녹취를 제출하기도 했다. 여기엔 내란 특검팀에 제출된 적 없는 자료도 포함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관련 녹취에는 방첩사의 전시 합동수사본부 훈련 과정에서 수방사 실무진들이 병력 지원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김 전 단장을 포함한 전·현직 수방사 관계자들은 “‘합수단 수사관들은 경호 대상이 아니다’ ‘합수단 경호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병력 지원 자체에 난색을 표했다”고 진술했다. 수방사 관계자들은 “전시 상황이라면 검토가 가능하지만 평시에 병력을 지원하려면 수방사 작전계획부터 변경해야 한다. 육군본부 군사경찰실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이 전 사령관에게 보고했다. 이 전 사령관과 방첩사의 압력에 못 이긴 수방사는 당시 훈련에 군사경찰단 50명과 35특임대대 20~25명 등 70여 명 규모 병력을 지원했다.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종합특검팀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2024년 3월 전시나 계엄 시 부대별 임무와 병력 운용 등을 규정한 군 내부 계획 문서인 ‘전시 비문’ 개정을 추진하며 기존과 다른 방식의 합수본 운영을 준비한 것으로 의심했다. 이 전 사령관은 이 과정에서 수방사 병력 지원을 추진하며 실무진의 반대에도 병력 파견을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종합특검팀은 두 사령관을 지난달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모든 특검에 자료 넘겨 김 전 단장을 비롯한 복수의 군 관계자들은 현재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반대로 행위가 비슷했던 조성현 대령(전 수방사 제1경비단장)은 훈장을 받았다. 종합특검팀은 지난달 말 조 대령을 조사한 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조 대령은 합참 지휘통제2팀장 직을 수행하다 최근 인사 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 대령이 2024년 12월3일 오후 11시51분 이 전 사령관과 통화하며 “그렇게 지금 임무를 줬고” “충성, 계속 작전하겠습니다”고 라고 언급한 녹취와 다음 날인 12월 4일 오전 1시2분 김 전 단장이 “(이진우) 사령관이 울타리를 넘어서라도 국회에 들어가라고 하는데, 그게 안 되잖아”라고 말하자 조 대령이 “우리는 그렇게 들어왔습니다” “경찰과 협조해 한적한 곳으로 들어갔습니다”라고 답한 내용을 확인한 종합특검팀은 조 대령이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전달하고 국회 침투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중간 실행자’ 역할을 했다고 결론 냈다. 김 전 단장이 기소된 점도 기소 근거로 꼽혔다.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은 조 대령은 예하 제2특임대대와 제35특임대대에 하달했다. 실제 35특임대대는 계엄 당시 국회 경내에 투입됐다. 종합특검팀의 판단은 내란 특검팀의 수사 결론과 배치된다. 내란 특검팀은 조 대령이 “상부의 위헌·위법적인 지시를 거부했다”며 그를 입건하지 않았다. 종합특검팀은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조 대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의심했다. 일부 군인들 특검에 핵심 진술·자료 제출하고 불기소 군검찰, 내란 중요임무 종사 재판 넘기고 대거 파면 종합특검팀은 조 대령이 같은 해 12월4일 새벽 1시4분 서강대교 북단에 도착한 제2특임대대 2지역대장 윤덕규 소령에게 총 세 가지를 지시했다고 봤다. ▲총기와 탄약을 차량에 두고 진압봉을 챙겨 서강대교를 넘어올 것 ▲진입 방법은 국회에 이미 들어가 있는 부대와 상의할 것 ▲임무는 국회 안에 있는 인원을 끌어내는 것 등이다. 조 대령은 “2지역대장에게 정확하게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말을 한 사실이 있나요”라는 종합특검팀의 질문에 “윤덕규에게 2024년 12월4일 1시20분경 다시 북으로 올라가라고 말한 것이고, 넘지 말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고 진술했다. 조성현 대령 측은 문자 그대로 “넘지 말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지시가 회군의 취지였다는 점은 동일하다고 주장한다. 윤 소령은 “조 대령이 ‘너희가 (서강대교를) 넘어왔을 때 시민과 충돌하게 되면 크게 다친다. (서강대교 인근에) 대기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끝까지 반대 김 전 단장과 동시에 파면된 핵심 증인 중 1명은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이다. 그는 지난해 6월24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여 전 사령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전 처장은 검찰 특수본에서 진술했던 것처럼 “여인형 전 사령관이 당시 선관위 전산실을 통제하고 이후 민간 수사기관에 넘기며, 여의치 않으면 서버를 복사하거나 ‘떼어오라’는 3단계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했다. 정 전 처장을 비롯해 방첩사 법무실 간부들은 여 전 사령관의 지시에 대해 기술적·법률적 검토 결과 현실적으로 이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여 전 사령관은 “제 기억으론 정성우 증인한테 서버를 복사해라, 떼오라고 이야기한 기억은 분명히 없다”며 “정성우에게 서버를 떼서 가져오는 방법이 있을까 정도를 문의했다면 모를까, 명시적으로 카피해라, 떼서 가져오라고 했을 것 같지 않다. 카피도 안 되는데 어떻게 떼서 가져오나?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정 전 처장은 내란 사태 당일부터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총 6차례 통화했다. 2024년 12월3일 오후 10시50분 정 전 처장은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노 전 사령관의 전화번호를 넘겨받고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노 전 사령관은 정 전 처장에게 “(병력이) 출발을 했느냐”라고 물었고 정 전 처장은 “이제 영외 거주자를 소집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내란 특검팀에 협조했던 정 전 처장은 김 전 단장처럼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내란 특수본은 정 전 처장이 방첩사 인원 115명을 4개 팀으로 긴급 편성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과천·관악 청사, 선관위 수원 연수원, 여론조사 꽃 등 4곳에 출동하게 하는 등 군인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김 전 단장을 비롯해 복수의 군 간부들이 기소되자 내란 특검팀은 국방부 검찰단에 ‘‘사전 협의’가 있었어야 했던 것 아니냐’는 취지로 불만을 전했다고 한다. 군 일각에서는 정 전 처장은 아니더라도 김 전 단장과 소수의 영관급 장교들은 국방부 조사본부 차원에서 무혐의 종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내란 특검팀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김창학 대령 외에도 여러 사람이 협조했고 그들 덕분에 수사를 할 수 있었던 게 컸다”며 “군검찰의 기소에 감 놔라 배 놔라 해서는 안 되고 해당 기관의 판단이지만 복수의 군 관계자들을 기소했을 때 ‘왜 저 사람은 기소 안 하느냐’는 등의 뒷말이 상당했다. 특검팀도 관련 내용을 알았기에 문제 제기를 했던 것”이라고 했다. 음모·모해 명확한데 혐의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가 아니지만 사실상 노 전 사령관과 여 전 사령관에게 피해를 본 사람도 있다. 박민우 전 정보사 A 여단장(예비역 준장)이다. 그는 2025년 초 국회 청문회에서 ‘노상원 수첩’에 관한 핵심 증언을 했던 인물로 주목받았다. 박 준장의 증언 후 실제 관심이 크지 않았던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의 신빙성과 중요도가 커졌다. 노 전 사령관은 정보사를 내란에 동원하려 사실상 박 준장을 축출했다. 여 전 사령관의 검찰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박 준장의 비위, 비밀은닉, 업체 로비 등 4~5건의 중요한 제보를 받았다. 노 전 사령관이 비위 제보를 하지 않았으면 연락을 하지 않았을 거다”고 진술했다. 방첩사는 군형법상 군사기밀누설 및 암호 부정사용, 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사건에 대해 수사권을 갖는다. 당시 블랙 요원 명단 유출 사건도 방첩사가 초동수사해 사건을 군검찰로 넘겼다. 여 전 사령관이 노 전 사령관의 연락을 받은 건 박 준장과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간 갈등 전후다. 박 준장이 노 전 사령관의 연락을 받은 시기와도 일치한다. 박 준장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전화가 와서 ‘아직도 고집이 세냐’고 하길래 ‘그렇다’고 말한 게 전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날 내란에 동원하려 일종의 간보기 차원으로 질문했던 것 같다. 노상원에 의해 직무에서 배제됐다고 본다. 여단장이 공석이 되자 이 자리 진급을 미끼로 김봉규, 정성욱을 노상원이 조종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상원 수첩 '핵심 증언자' 박민우, 사실상 노·여 모해로 좌천 신원식 “노상원·여인형에 의해 피해 본 것 맞다” 특검에 진술 문 전 사령관은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이 2024년 8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정보사 갈등’ 교통정리를 위한 후속 조치를 약속하고 경질될 예정이었다. 신 전 실장은 박 준장과 문 전 사령관에게 “법적 문제를 모두 취하하고 정리하라”고 했지만 문 전 사령관이 거부했다. 문 전 사령관은 유임됐고 노 전 정보사령관과 대통령실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개입하면서 신 전 실장은 회의가 끝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옷을 벗었다.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은 이에 관해 검찰 특수본 조사에서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2024년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진술했다. 박 준장의 주장은 사실에 가까워 보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신 전 실장은 종합특검팀 조사에서 “박민우 장군은 여인형과 노상원에게 피해를 봤다. 문상호가 유임되지 않았으면 박 장군도 재판에 넘겨지거나 좌천되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며 “큰일도 아니었고 그래서 둘에게 법적 문제를 모두 취하하고 정리하라고 얘기를 했던 거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