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종합특검 ‘국정원 수사’ 마무리 수순 막전막후

수뇌부들 내란 적극 가담 판단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종합특검팀이 국정원 수사를 마무리하고 있다. 12·3 내란에 적극 개입했다고 보고 홍장원 전 1차장을 포함한 국정원 전직 수뇌부들을 기소할 전망이다. 종합특검팀은 김태효 전 안보실 1차장을 먼저 기소했다. 김 전 차장을 구속하는 데 성공하면서 홍 전 차장을 포함한 국정원 간부들의 혐의 입증에 무리가 없다고 보고 있다.

윤석열씨의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가정보원의 지휘부인 정무직 회의가 열린 건 같은 날 오후 11시30분이다. 조태용 전 국정원장은 “국정원이 무엇을 할 수 있냐”고 차장을 포함한 기획조정실장에게 물었다. 홍장원 전 1차장은 이 자리에서 적극적으로 얘기하지 않았다. 사실상 12·3 내란에 협력했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비상계엄 선포 후

홍 전 차장은 정무직 회의를 마치고 2024년 12월3일 오후 11시50분경 산하 부서장(국장급) 회의를 진행했다. 이 회의에서 윤씨가 직접 지시 및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의 순차 지시 내용과 연계된 구체적 실행 행위 언급은 없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홍 전 차장은 부서장 회의에서 “동요하지 말고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라” “원장님 보고를 위해 내일 아침까지 각 부서가 할 수 있는 일을 정리해 보고하라”고 했다.

그는 부서장 회의를 마치고 다음 날 오전 12시에 조 전 원장을 찾아갔다. 홍 전 차장은 국회에서 증언했듯이 조 전 원장에게 “대통령으로부터 방첩사를 지원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방첩사가 이재명·한동훈을 잡으러 다닌다”고 보고했으나 조 전 원장은 “내일 아침에 이야기하자”면서 홍 전 차장의 얘기를 제대로 듣지 않았다.

홍 전 차장은 조 전 원장이 회피하자 오전 1시35분에 바로 퇴근했다.

홍 전 차장 측은 정무직 회의 직후 1차장 산하 부서장 회의 때 각 부서장이 언급한 내용 모두 ‘평시 국정원에서 이뤄지는 고유한 통상 임무’일 뿐이라고 항변한다. 부서장 주재 간부 또는 실무관 회의에 참석한 책임관이나 실무관이 작성한 메모에 기재된 내용도 작성자들의 진술만을 근거로 홍 전 차장에게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홍 전 차장보다 김남우 전 국정원 기조실장의 혐의가 명확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 전 실장은 계엄사령부에 파견할 국정원 조사관과 연락관 등 중견 간부 2명을 선발했다. 계엄사는 대법원, 외교부, 교육부 등 각종 부처에 국정원 연락관 파견을 요청했었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은 국정원이 파견 보낼 직원을 추려 명단을 만든 이를 김 전 실장으로 특정했다. 김 전 실장은 홍 전 차장보다 가벼운 혐의인 내란부화수행 혐의가 적용됐다.

윤 지시받았어도 ‘정당성’ 고민…부서장 회의서 언급 안 해
김남우 전 기조실장, 윤 통화 후 ‘계엄사 파견’ 명확히 이행

김 전 실장은 국정원의 인력 파견 의혹에 대해 부인해 왔다. 그는 지난 3월30일 열린 조 전 원장의 국정원법 위반 등 혐의 사건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정원) 인력 파견을 검토한 적 없다”고 증언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국정원이 직원 80여명을 계엄사·합수부에 파견하고 전시 중앙합동정보조사팀을 구성·운용하는 등 내용으로 내부 문건을 생산했다”고 주장했는데, 이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도 했다.

홍 전 차장이 윤씨의 지시를 적극적으로 이행했다고 볼 수 없다는 건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의 판단이다. 내란 특검팀 수사 결과 윤씨는 내란 당일 오후 8시2분 홍 전 차장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식사 일정 때문에 보좌관이 전화를 대신 받았다.

20분 후 홍 전 차장은 윤씨에게 전화를 걸었고, 윤씨는 홍 전 차장에게 대기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오후 10시53분, 윤씨는 홍 전 차장에게 전화해 1분24초간 세부 지침을 내렸다. 홍 전 차장은 재판에서 윤씨가 “비상계엄 방송 봤느냐? 싹 다 잡아들여서 정리해라. 국정원에도 대공수사권을 지원해주겠다는 내용이 있었고. 방첩사를 지원해라. 단순히 지원하는 게 아니라 예산 등 지원하라고 강하게 말씀하신 게 기억이 난다”고 증언했다.

홍 전 차장은 오후 10시58분, 오후 11시6분 여 전 사령관과 통화했다. 이 통화에서 그는 ‘체포 리스트’를 전달받고 위치 추적을 도와달라는 말을 듣는다. 종합특검팀은 홍 전 차장이 윤씨와 여 전 사령관 등과 통화했기에 부서장 회의에서 방첩사·경찰 등과의 연락 체계 구축을 언급했다고 의심한다.

홍 전 차장 측은 이를 국정원 본연의 업무일 뿐 비상계엄과의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한다. 국정원 1차장 산하에는 방첩공유센터, 안보전략센터, 대테러상황실 등의 상설 조직이 존재한다. 이 조직은 항시 군·경찰·방첩사·소방청·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과 연락망을 유지한다.

같은 회의 결과 담은 두 문건 일부 의미 달라
홍 기소 시 재판서 증거능력 인정 안 될 수도

김 전 실장은 윤씨가 홍 전 차장에게 방첩사 지원 등의 지시를 한 지 1시간이 지난 오후 11시57분 윤씨로부터 계엄사 등에 파견할 명단 작성을 직접 지시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정원 기조실은 윤씨의 지시대로 파견 명단을 작성했고 계엄사에 전달했다. 윤씨의 지시를 받고 이행한 정도로 보면 김 전 실장이 홍 전 차장보다 적극적으로 내란에 가담했다는 평가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갑자기 안 하던 걸 하라고 하면 종합특검팀의 판단이 옳다고 할 수 있지만 방첩사와 경찰 및 사정기관과의 연락망 유지는 계엄 상황이 아니어도 평소에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비상계엄은 항상 있는 일이 아니지 않나. 홍 전 차장이 윤씨를 포함해 조태용 전 원장에게 협력했다고 봐야 하면 여 전 사령관과 통화에서 적극적이었거나 부서장 회의에서 윤석열의 지시 사안을 언급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전 차장이 주재한 부서장 회의에 참석한 책임관급 또는 실무관들의 메모인 ‘새벽 문건’에는 ‘정무직들도 갑작스러운 일이라 생각이 많지 않음’ ‘원장님은 우리가 그간 을지연습 때 논의하고 고민했던 부분을 지금 하면 될 것 같다고 하심. 다만, 지금 당장 뭘 하라는 지시는 없었고 답도 없음’ ‘각국이 뭘 하실 건지 물어보심’ ‘부서에서 할 일 정리해보고 내일 아침에 보자 하심’이라고 적시돼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국정원 간부급 직원들은 종합특검팀에 홍 전 차장이 언급한 내용이라고 진술했다. 이 문건 외에 종합특검팀이 핵심 증거로 보고 있는 ‘241204 회의 내용’ 문건에는 ‘대테러 상황실 경찰 파견 문제 지지부진’이라고 적혀 있다.

입증 어렵다?

새벽 문건에는 ‘경찰청 상황실에 직원을 파견하는 등 예방이 중요함’이라는 내용이 포함돼있으나 의미가 상반된다. 똑같은 회의 과정이 기록됐는데 일부 내용이 다른 점을 보면 증거의 신빙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종합특검팀은 국정원에 대한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한 상황이다. 현재는 홍 전 차장을 포함한 국정원 수뇌부들의 혐의를 다지고 기소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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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사다리 누를라’ 세제 개편안의 그늘

‘주거 사다리 누를라’ 세제 개편안의 그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정부가 ‘똘똘한 한 채’를 겨냥한 2026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개편 방향이 예고된 단계부터 ‘덜 똘똘한 한 채’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조짐이 나타났다. 이번 세제 개편안이 만들 연쇄 고리의 끝은 집값 상승과 전월세난일까? 정부가 지난 3일 2026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 개편안은 다음 달 초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과반 의석을 보유한 현재 의회 구도상 당론으로 추진하면 큰 틀에서는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난한 통과 무성한 논란 핵심 내용 중 논란이 많은 것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기본공제 축소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종부세 보유 공제를 거주 공제로 전환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을 150%에서 200%로 인상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보유·거주로 나눠 재편한 후 거주 공제 중심으로 전환 ▲65세 이상 수도권 1주택자의 지방 이전 시 양도소득세 감면 등이다. 현행 제도에서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는 해당 주택의 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2억원이다. 세제 개편안이 통과되면 내년 1월1일부터 거주용 1주택자(이하 거주자)의 기본공제는 14억원으로 늘어나지만, 소유자가 해당 주택에 살지 않는 비거주용 1주택자(이하 비거주자)는 9억원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현행 60%인 공정시장가액비율도 1주택자 기준으로 70%까지 오를 예정이다. 따라서 거주자가 공시가격 15억원인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종부세 과세표준은 7000만원이 된다. 반면 비거주자가 공시가격 15억원인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과세표준은 4억2000만원이 된다. 또 종부세에는 연령 공제와 보유 공제가 적용된다. 두 공제를 합치면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만 70세 이상인 1주택자가 해당 주택을 10년 이상 보유했다면 80%의 공제 혜택을 받는 것이다. 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적용되는 공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개편안대로라면 보유 공제는 거주 공제로 바뀐다. 내년도 종부세액 계산 시 현행 40%인 10년 이상 15년 미만 보유자의 공제율은 20%로 줄어든다. 대신 10년 이상 15년 미만 거주한 사람은 40%의 공제 혜택을 받는다. 이어 2028년에는 보유 공제가 완전히 없어져 연령 공제와 거주 공제만 남는다.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에 대해서는 최대 3년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한다. 해당 사유는 ▲고등학교·대학교 취학 ▲전근·직장 변경 ▲1년 이상 치료·요양 ▲학교폭력 피해에 따른 전학 ▲해외 취학·근무 ▲60세 이상 직계존속 동거 봉양 ▲이에 준하는 불가피한 사유 등이다.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공사 기간의 절반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한다. 현행 150%인 보유세(종부세·재산세) 부담 상한도 내년 1월1일부터 200%로 올라간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종부세와 재산세 합계가 전년도 보유세액의 150%를 넘지 않도록 상한 초과분을 종부세에서 제외한다. 전년도 보유세로 1000만원을 낸 사람의 올해 보유세가 2000만원으로 산출됐다면 현행 제도에서는 1500만원까지만 부담하지만, 내년부터는 2000만원 전액을 부담하는 것이다. 실거주 14억·비거주 9억 축소 ‘오래 보유’보다 ‘오래 거주’ 양도소득세 제도도 장기보유특별공제(이하 장특공제)를 거주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 크게 손볼 예정이다. 명칭도 주택·조합원입주권의 경우 장기거주 소득공제로 바뀌고, 토지·비주택 건물은 장기보유 소득공제가 된다. 이 제도는 2028년 1월1일 이후 양도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현행 장특공제는 3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거주한 경우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각각 연 4%씩, 최대 40%의 공제율을 적용해 합계 최대 80%를 공제한다. 개편안에 따르면 2028년 보유 공제는 연 2%, 최대 20%로 축소되고 거주 공제는 연 6%, 최대 60%로 확대된다. 2029년 이후에는 보유 공제가 없어지고 거주 공제가 연 8%씩 최대 80%까지 적용된다. 65세 이상 수도권 1주택자가 비수도권으로 이전하면 양도세를 감면해 주는 특례는 내년 1월1일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적용 요건은 ▲양도일 현재 만 65세 이상 ▲1세대 1주택자의 양도 ▲수도권 소재 주택 ▲전체 보유 기간 중 총 5년 이상 실제 거주 ▲양도일 현재 해당 주택에서 2년 이상 계속 거주 중 ▲직계비속 등 특수관계인이 아닌 제3자에게 양도 ▲양도일부터 6개월 이내 비수도권으로 이전 ▲본인·배우자의 주민등록상 주소 이전과 실제 거주 등이다.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2027년에는 양도소득세의 50%, 2028년에는 30%를 감면받는다. 일명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고가 주택 선호 현상에 대해서는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과중한 부동산 관련 세금과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깡통전세 문제 등이 배경이라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거주·주거용인지, 투자·투기용인지 구분하지 않다 보니 그 작은 구멍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며 “‘똘똘한 한 채’가 우리나라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고 말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X를 통해 “현행 장특 공제는 10년 보유·거주하면 과세 대상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한도 없이 공제해 주기 때문에 과하게 역진적”이라며 “비싼 주택일수록, 그래서 차익이 클수록 공제를 더 많이 받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발언에는 세제 개편안의 방향이 대체로 녹아 있다. 정부의 의도는 “서민·중산층의 실거주 1주택은 보호하되, 고가 주택·비거주 주택·다주택에 집중된 세제 혜택은 줄이겠다는 것”이다. 즉 다주택자 규제를 피해 고가 주택 한 채에 자산을 집중하면서 1주택자 혜택을 받는 ‘똘똘한 한 채’ 전략의 구사자, 그중에서도 비거주·초고가 주택 보유자를 겨냥한 것이다. 보유 공제가 거주 공제로 이에 따라 정부는 다주택 보유를 넘어 1주택자라도 보유한 주택의 가격과 실제 거주 여부를 살펴 과세하려고 한다. 개편안은 2027년 과도기를 거쳐 2028년부터 주택 수가 아닌 과세표준에 따른 통합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주택 수와 관계없이 고가 주택일수록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정부가 세제상 유도하는 선택은 실거주, 제도 시행 전 매도 또는 높아진 세 부담의 감수다. 다만 소유자는 이에 대응해 매각을 미루거나 증여·상속 등 다른 처분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다. 결국 정부는 “적정 가격의 주택 한 채에 실제로 장기간 거주하는” 주택 소유자를 우대하려는 것이다. 정부가 다주택자에게 매도 기회를 제공하는 기간은 2027년부터 2년간이다. 이를 위해 종부세 부담은 높이고 양도세 중과 폭은 한시적으로 낮춘다.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양도하는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붙는 중과 폭을 현행 20%포인트에서 2027년 5%포인트, 2028년 10%포인트로 낮춘다. 3주택 이상 보유자는 현행 30%포인트에서 각각 10%포인트와 15%포인트로 완화한 뒤 2029년 현행 수준으로 복원한다. 1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새 집을 취득해 일시적으로 2주택이 됐을 때에도 신규 주택 취득일부터 2년 안에 조정대상지역 내 기존 주택을 매각하면 양도소득세 1세대 1주택 비과세와 종부세 1주택 특례를 모두 적용받을 수 있다. 현행 3년인 처분 기한을 2년으로 줄인 것이다. 정부는 기존 다주택자에게 매각을 유도하고, 일시적 2주택자에게도 종전 주택을 빨리 처분하도록 압박하려고 한다. 짧은 기간 안에 주택을 교체해 다주택자 지위를 청산하고 실거주 1주택자가 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정부는 만 65세 이상 1세대 1주택자의 비수도권 이전 특례에 대해 “수도권 고령 1주택자의 주택 처분을 유도해 비수도권 이주를 활성화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지원한다”는 취지를 설명했다. 정부는 수도권 고령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잠금 효과를 풀어 기존 주택 매물을 늘리려고 한다. 또 수도권 고령자의 이주와 주택 매각대금의 비수도권 유입을 유도해 지역 인구와 소비도 늘리려고 한다. 부동산시장 정책이자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인 셈이다. 팔라는 정부 버티는 시장 초고가 비거주 주택의 세후 보유 수익률이 떨어지면 수요자의 선택은 ▲주택시장에서 완전히 이탈해 금융자산 등으로 이동 ▲실거주 전환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차하위 주택으로 이동 등으로 나뉠 수 있다. 이 가운데 차하위 주택으로의 이동은 ‘풍선 효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개편 방향이 예고된 단계부터 ‘덜 똘똘한 한 채’로 매수세가 이동하는 조짐이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6일 발표한 8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에서 이전과 다른 흐름이 감지됐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의 상승 폭은 ▲서초구 0.02% ▲강남구 0.01% ▲송파구 0.15% 등 지난달 이후 4주 연속 줄었지만, 마포·용산·성동구 등 한강벨트는 ▲마포구 0.39% ▲용산구 0.18% ▲성동구 0.16% 등 주춤했던 상승 폭이 다시 확대됐다.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은 ▲중구 0.54% ▲중랑구 0.52% ▲성북구 0.49% ▲노원구 0.46% ▲서대문구 0.43% 등 강북권에서 두드러졌다. 임대 중인 비거주 주택의 소유자가 거주 공제를 받기 위해 계약 종료 후 직접 입주한다면 기존 임차인은 다른 전월세 주택을 찾아야 한다. 소유자가 직접 입주하지 않더라도 늘어난 보유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전세를 월세·반전세로 전환하거나 신규 계약 때 임대료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임차인은 다른 전월세 매물을 찾거나 차하위 주택 매수에 나선다. 그 결과 차하위 주택의 매매가격과 임대료에도 추가적인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해당 주택에 살던 임차인도 다른 전월세 매물을 찾거나 그보다 낮은 가격대의 주택 매수에 나선다. 세제 개편안이 확정된 뒤에도 이 흐름이 이어지면 장기적으로 연립·다세대의 가격 상승과 전·월세난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체 수요의 하방 전이’이자 ‘주거 사다리의 연쇄 압착’이라고 설명한다. 정상재인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가구의 실질 주거 구매력이 줄어들고, 일부 수요는 대체재이면서 해당 가구에는 열등재적 성격을 띠는 연립·다세대주택 등 차하위 주택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차하위 주택의 가격과 임대료에도 상승 압력이 가해진다. 여러 채보다 비싼 한 채? 출구 2년 열긴 했는데… 집값 압력 아래로 확산…다시 고개 든 ‘세입자론’ 이 같은 연쇄의 첫 단계인 규제선 아래로의 대체 수요 이동은 실증 사례로도 확인된다.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9년 12월16일 발표된 ‘12·16 부동산 대책’은 투기 지역·투기 과열 지구 내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 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이후 규제선인 15억원 이하 아파트로 거래가 비정상적으로 몰렸다. 일부 연구에서는 이를 두고 “규제가 거래 억제보다 강한 수요 재배치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초고가 주택 수요 억제의 충격은 이처럼 핵심지 중소형·준고가→인접지·외곽 준고가→중저가 소형 아파트→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로 연쇄적으로 번지면서 매매·임대시장 모두에서 장기간 수요를 늘릴 수 있다. 가격대별 주택 수요 이동을 완화할 열쇠로는 공급이 거론된다. 하지만 주택 공급은 단기간에 빠르게 늘지 않는다. 서울·수도권의 선호 지역 아파트는 입지 자체가 한정돼있다. 특히 이번 세제 개편안에서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은 같은 공시가격에서도 과세표준을 키워 상위 누진세율 구간 진입을 앞당긴다. 이에 따라 종부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가격대나 주택 규모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정책 발표 전부터 나타난 ‘덜 똘똘한 한 채’ 강세는 이런 대체 수요 이동의 초기 조짐으로 읽힐 수 있다. 임대시장에서는 세 부담 상한 인상에 따른 조세 전가 가능성도 거론된다. 부동산학에서는 종부세·재산세 등 보유세 인상분이 전·월세 가격에 반영돼 세입자에게 일부 전가될 가능성을 오래전부터 다뤄왔다. 여기에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이 늘어난다면 종부세 대상 주택이 밀집한 지역과 가격대에서 임대 매물이 줄어들고, 기존 임차인이 차하위 임대시장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65세 이상 수도권 1주택자의 지방 이전을 유도하는 양도소득세 감면 특례 역시 국지적 풍선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65세 이상 가구의 이주 목적지는 통상 ▲종합병원·의료기관 접근성 ▲수도권과의 교통 연계 ▲대중교통 및 생활 편의시설 ▲노인 복지·요양시설 ▲관리가 쉬운 신축 중소형 아파트 ▲문화·상업시설 등을 고려해 선택된다. 이런 요건을 갖춘 지방 대도시와 일부 거점 지역으로 수요가 몰릴 수도 있다. 유경준 전 통계청장은 지난달 26일 <한국경제>에 ‘국민을 세입자로 남길 것인가’라는 칼럼을 기고했다. 유 전 청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부동산 대토론회를 보면서 현 정부가 지향하는 주택 소유 구조가 국민의 내 집 마련을 확대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다수가 공공이 소유한 집에서 임차료를 내며 사는 사회로 가려는 것인가 근본적인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2011년 발간한 <부동산은 끝났다>에 나온 “자가 소유자는 보수적인 투표 성향을 보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진보적인 성향이 있다”는 문구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 전 실장은 영국 보수당의 자가 소유 촉진책에는 정치적 계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며 “이런 탓에 진보 정권은 국민의 집 소유를 막기 위해 정책을 편다는 음모론까지 나온다”고 덧붙였다. 의도는 규제 결과는 불신 초고가 비거주 주택 과세 강화가 ▲‘덜 똘똘한 한 채’로의 수요 이동 ▲중저가 주택 가격 상승 ▲무주택자의 매수 진입선 상승 ▲매수 포기자의 임대시장 잔류 ▲임차 수요 증가와 전월세난 ▲저가주택과 비아파트 임대료 압박 등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진다면, 음모론은 더욱 확산될 수도 있다. 이번 세제 개편안도 음모론이 자랄 토양이 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