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386에서 686까지

민주화 주역 존중받아야
미래 주인은 다음 세대로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민석·정청래·송영길 후보는 모두 386세대로 정치를 시작해 지금은 686세대가 됐다. 민주화운동의 주역이었던 이들은 지난 30여년 동안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에서 시대를 이끌어 왔다.

이에 대해 민주당 당 대표 후보로 출마했던 김보미(36) 강진군 의원은 “화염병과 짱돌 들고 싸우던 세대가 아직도 민주당의 주인이다. 686이 786, 886까지 가면 민주당은 망한다”고 주장했다. 표현은 다소 거칠었지만, 그 한마디는 민주당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 전체에 세대교체라는 화두를 던졌다. 같은 686세대인 필자 역시 그 질문을 외면할 수 없었다.

686세대는 현재 60대이면서 1980년대에 대학을 다녔고, 1960년대에 태어난 정치·사회 세대를 일컫는다. 이들은 민주화운동의 주역이었고, 이후 대한민국 정치와 사회의 중심 세력으로 성장했다. 그렇다면 386에서 시작된 이들의 시대는 어디까지 이어져야 할까?

386이라는 이름은 1990년대 후반 처음 등장했다. 당시에는 30대, 1980년대 학번, 1960년대 출생이라는 뜻이었다.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이들은 40대가 되자 486, 50대가 되자 586, 그리고 지금은 60대가 돼 686으로 불리고 있다. 숫자는 바뀌었지만 민주화운동을 경험한 세대라는 역사적 의미는 변하지 않았다.

386세대는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만든 세대다. 군사정권에 맞서 거리에서 민주화를 외쳤고, 1987년 6월 항쟁을 이끌며 오늘의 민주주의 토대를 만들었다. 그들의 희생과 용기가 없었다면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훨씬 늦게 찾아왔을 것이다. 이들의 역사적 공로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민주화 이후 이들은 정치와 사회의 중심으로 들어왔다. 정치권은 물론 언론과 법조계, 학계, 시민사회, 공공기관까지 국가 운영의 핵심 영역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다. 민주화를 외치던 청년들이 어느새 대한민국의 기성세대가 됐고, 국가를 운영하는 주역으로 성장했다.

그 변화는 국회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17대 국회에서 386세대 정치인이 본격적으로 원내에 진출한 이후 18대 국회에서 약 68명, 19대에서 105명, 20대에서는 132명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21대 국회에서는 무려 174명이 586세대로 분류될 정도로 국회의 중심 세력이 됐다. 22대 국회에서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정치권에서 가장 큰 세력 가운데 하나다.

이 숫자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민주화를 위해 거리에서 싸웠던 386세대가 지난 30여년 동안 대한민국 권력의 중심으로 이동했다는 의미다. 이는 민주주의가 발전한 결과이기도 하고, 한 세대가 사회적 책임을 맡게 된 자연스러운 과정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 이후다. 권력은 얻는 것보다 넘겨주는 것이 더 어렵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특정 세대가 영원히 주인이 되는 제도가 아니다. 과거의 공로는 존중받아야 하지만 미래의 기회까지 독점할 수는 없다. 민주주의의 본질은 정권교체만이 아니라 세대교체에도 있다. 민주주의는 권력을 쟁취하는 제도가 아니라 권력을 순환시키는 제도기 때문이다.

한 세대가 너무 오래 중심을 차지하면 조직은 활력을 잃고 새로운 시대의 언어를 배우지 못한다.

김보미 의원의 “686이 786, 886까지 가면 민주당은 망한다”는 발언도 결국 이런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다소 과격한 표현이지만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이는 민주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힘을 포함한 대한민국 정치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필자는 786과 886을 무조건 부정하는 데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이미 초고령사회다. 평균수명은 84세를 넘었고 건강수명도 크게 늘었다. 70대와 80대에도 국가와 사회를 위해 충분히 일할 수 있는 전문가와 지도자들이 많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정치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또 다른 차별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역할이다. 70대 정치인이든 30대 정치인이든 국민의 선택을 받으면 정치할 수 있다. 그러나 세대교체는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 경험 많은 세대는 길을 열어주고, 새로운 세대는 책임 있게 그 길을 이어받아야 한다. 이것이 건강한 민주주의다.

686세대가 앞으로 786이 되고 다시 886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누구도 시간을 거스를 수는 없다. 하지만 정치까지 늙어서는 안 된다. 나이는 늙어도 권력은 젊어져야 한다. 세대는 늙어도 민주주의는 늘 새로워져야 한다.

필자는 오히려 686세대가 가장 먼저 세대교체를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화를 위해 싸웠던 세대라면 권력을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이 순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자신들이 얻었던 기회를 다음 세대에게 돌려주는 것이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길이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특정인을 후계자로 지명하기보다 여러 지도자가 경쟁하는 정치문화를 만들고자 했다. 권노갑, 한화갑, 정동영 등 다양한 정치인이 성장했고, 그 과정에서 노무현이라는 새로운 지도자도 국민의 선택을 받아 시대의 전면에 등장했다. 진정한 지도자는 자신의 시대를 오래 끄는 사람이 아니라 다음 시대를 준비하는 사람이다. 권력은 오래 잡는 것이 아니라 잘 넘겨줄 때 비로소 완성된다.

민주화를 경험한 686세대가 산업화 이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틀을 완성했다면, 오늘의 20대와 30대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다. 이들의 관심은 이념보다 기술이고, 투쟁보다 혁신이며, 성장만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과 새로운 삶의 방식에 있다.

시대가 달라졌다면 정치의 언어도, 정치의 주인공도 조금씩 달라져야 한다.

필자 역시 686세대의 한 사람으로 우리 세대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민주화를 위해 흘린 땀과 눈물은 대한민국 역사에 오래 남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공로가 영원한 정치적 기득권이 되어서는 안 된다. 민주화를 이끈 세대가 민주주의의 마지막 과제인 세대교체까지 완성할 때 비로소 386에서 686까지 이어온 역사는 가장 아름답게 기억될 것이다.

786도 있을 수 있고, 886도 있을 수 있다. 초고령사회에서는 오히려 그들의 경험과 지혜가 더 필요한 시대가 올 수도 있다. 다만 그들은 정치의 영원한 주인이 아니라 나라의 어른이어야 한다. 진정한 어른은 앞자리를 끝까지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다음 세대가 앞자리에 설 수 있도록 기꺼이 자리를 비켜주는 사람이다.

그것이 386에서 686까지 이어온 민주주의를 다음 세대에게 온전히 물려주는 길이며,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더욱 성숙하게 만드는 길이다.

<skkim59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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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사다리 누를라’ 세제 개편안의 그늘

‘주거 사다리 누를라’ 세제 개편안의 그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정부가 ‘똘똘한 한 채’를 겨냥한 2026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개편 방향이 예고된 단계부터 ‘덜 똘똘한 한 채’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조짐이 나타났다. 이번 세제 개편안이 만들 연쇄 고리의 끝은 집값 상승과 전월세난일까? 정부가 지난 3일 2026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 개편안은 다음 달 초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과반 의석을 보유한 현재 의회 구도상 당론으로 추진하면 큰 틀에서는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난한 통과 무성한 논란 핵심 내용 중 논란이 많은 것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기본공제 축소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종부세 보유 공제를 거주 공제로 전환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을 150%에서 200%로 인상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보유·거주로 나눠 재편한 후 거주 공제 중심으로 전환 ▲65세 이상 수도권 1주택자의 지방 이전 시 양도소득세 감면 등이다. 현행 제도에서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는 해당 주택의 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2억원이다. 세제 개편안이 통과되면 내년 1월1일부터 거주용 1주택자(이하 거주자)의 기본공제는 14억원으로 늘어나지만, 소유자가 해당 주택에 살지 않는 비거주용 1주택자(이하 비거주자)는 9억원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현행 60%인 공정시장가액비율도 1주택자 기준으로 70%까지 오를 예정이다. 따라서 거주자가 공시가격 15억원인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종부세 과세표준은 7000만원이 된다. 반면 비거주자가 공시가격 15억원인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과세표준은 4억2000만원이 된다. 또 종부세에는 연령 공제와 보유 공제가 적용된다. 두 공제를 합치면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만 70세 이상인 1주택자가 해당 주택을 10년 이상 보유했다면 80%의 공제 혜택을 받는 것이다. 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적용되는 공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개편안대로라면 보유 공제는 거주 공제로 바뀐다. 내년도 종부세액 계산 시 현행 40%인 10년 이상 15년 미만 보유자의 공제율은 20%로 줄어든다. 대신 10년 이상 15년 미만 거주한 사람은 40%의 공제 혜택을 받는다. 이어 2028년에는 보유 공제가 완전히 없어져 연령 공제와 거주 공제만 남는다.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에 대해서는 최대 3년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한다. 해당 사유는 ▲고등학교·대학교 취학 ▲전근·직장 변경 ▲1년 이상 치료·요양 ▲학교폭력 피해에 따른 전학 ▲해외 취학·근무 ▲60세 이상 직계존속 동거 봉양 ▲이에 준하는 불가피한 사유 등이다.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공사 기간의 절반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한다. 현행 150%인 보유세(종부세·재산세) 부담 상한도 내년 1월1일부터 200%로 올라간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종부세와 재산세 합계가 전년도 보유세액의 150%를 넘지 않도록 상한 초과분을 종부세에서 제외한다. 전년도 보유세로 1000만원을 낸 사람의 올해 보유세가 2000만원으로 산출됐다면 현행 제도에서는 1500만원까지만 부담하지만, 내년부터는 2000만원 전액을 부담하는 것이다. 실거주 14억·비거주 9억 축소 ‘오래 보유’보다 ‘오래 거주’ 양도소득세 제도도 장기보유특별공제(이하 장특공제)를 거주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 크게 손볼 예정이다. 명칭도 주택·조합원입주권의 경우 장기거주 소득공제로 바뀌고, 토지·비주택 건물은 장기보유 소득공제가 된다. 이 제도는 2028년 1월1일 이후 양도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현행 장특공제는 3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거주한 경우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각각 연 4%씩, 최대 40%의 공제율을 적용해 합계 최대 80%를 공제한다. 개편안에 따르면 2028년 보유 공제는 연 2%, 최대 20%로 축소되고 거주 공제는 연 6%, 최대 60%로 확대된다. 2029년 이후에는 보유 공제가 없어지고 거주 공제가 연 8%씩 최대 80%까지 적용된다. 65세 이상 수도권 1주택자가 비수도권으로 이전하면 양도세를 감면해 주는 특례는 내년 1월1일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적용 요건은 ▲양도일 현재 만 65세 이상 ▲1세대 1주택자의 양도 ▲수도권 소재 주택 ▲전체 보유 기간 중 총 5년 이상 실제 거주 ▲양도일 현재 해당 주택에서 2년 이상 계속 거주 중 ▲직계비속 등 특수관계인이 아닌 제3자에게 양도 ▲양도일부터 6개월 이내 비수도권으로 이전 ▲본인·배우자의 주민등록상 주소 이전과 실제 거주 등이다.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2027년에는 양도소득세의 50%, 2028년에는 30%를 감면받는다. 일명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고가 주택 선호 현상에 대해서는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과중한 부동산 관련 세금과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깡통전세 문제 등이 배경이라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거주·주거용인지, 투자·투기용인지 구분하지 않다 보니 그 작은 구멍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며 “‘똘똘한 한 채’가 우리나라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고 말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X를 통해 “현행 장특 공제는 10년 보유·거주하면 과세 대상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한도 없이 공제해 주기 때문에 과하게 역진적”이라며 “비싼 주택일수록, 그래서 차익이 클수록 공제를 더 많이 받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발언에는 세제 개편안의 방향이 대체로 녹아 있다. 정부의 의도는 “서민·중산층의 실거주 1주택은 보호하되, 고가 주택·비거주 주택·다주택에 집중된 세제 혜택은 줄이겠다는 것”이다. 즉 다주택자 규제를 피해 고가 주택 한 채에 자산을 집중하면서 1주택자 혜택을 받는 ‘똘똘한 한 채’ 전략의 구사자, 그중에서도 비거주·초고가 주택 보유자를 겨냥한 것이다. 보유 공제가 거주 공제로 이에 따라 정부는 다주택 보유를 넘어 1주택자라도 보유한 주택의 가격과 실제 거주 여부를 살펴 과세하려고 한다. 개편안은 2027년 과도기를 거쳐 2028년부터 주택 수가 아닌 과세표준에 따른 통합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주택 수와 관계없이 고가 주택일수록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정부가 세제상 유도하는 선택은 실거주, 제도 시행 전 매도 또는 높아진 세 부담의 감수다. 다만 소유자는 이에 대응해 매각을 미루거나 증여·상속 등 다른 처분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다. 결국 정부는 “적정 가격의 주택 한 채에 실제로 장기간 거주하는” 주택 소유자를 우대하려는 것이다. 정부가 다주택자에게 매도 기회를 제공하는 기간은 2027년부터 2년간이다. 이를 위해 종부세 부담은 높이고 양도세 중과 폭은 한시적으로 낮춘다.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양도하는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붙는 중과 폭을 현행 20%포인트에서 2027년 5%포인트, 2028년 10%포인트로 낮춘다. 3주택 이상 보유자는 현행 30%포인트에서 각각 10%포인트와 15%포인트로 완화한 뒤 2029년 현행 수준으로 복원한다. 1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새 집을 취득해 일시적으로 2주택이 됐을 때에도 신규 주택 취득일부터 2년 안에 조정대상지역 내 기존 주택을 매각하면 양도소득세 1세대 1주택 비과세와 종부세 1주택 특례를 모두 적용받을 수 있다. 현행 3년인 처분 기한을 2년으로 줄인 것이다. 정부는 기존 다주택자에게 매각을 유도하고, 일시적 2주택자에게도 종전 주택을 빨리 처분하도록 압박하려고 한다. 짧은 기간 안에 주택을 교체해 다주택자 지위를 청산하고 실거주 1주택자가 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정부는 만 65세 이상 1세대 1주택자의 비수도권 이전 특례에 대해 “수도권 고령 1주택자의 주택 처분을 유도해 비수도권 이주를 활성화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지원한다”는 취지를 설명했다. 정부는 수도권 고령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잠금 효과를 풀어 기존 주택 매물을 늘리려고 한다. 또 수도권 고령자의 이주와 주택 매각대금의 비수도권 유입을 유도해 지역 인구와 소비도 늘리려고 한다. 부동산시장 정책이자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인 셈이다. 팔라는 정부 버티는 시장 초고가 비거주 주택의 세후 보유 수익률이 떨어지면 수요자의 선택은 ▲주택시장에서 완전히 이탈해 금융자산 등으로 이동 ▲실거주 전환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차하위 주택으로 이동 등으로 나뉠 수 있다. 이 가운데 차하위 주택으로의 이동은 ‘풍선 효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개편 방향이 예고된 단계부터 ‘덜 똘똘한 한 채’로 매수세가 이동하는 조짐이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6일 발표한 8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에서 이전과 다른 흐름이 감지됐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의 상승 폭은 ▲서초구 0.02% ▲강남구 0.01% ▲송파구 0.15% 등 지난달 이후 4주 연속 줄었지만, 마포·용산·성동구 등 한강벨트는 ▲마포구 0.39% ▲용산구 0.18% ▲성동구 0.16% 등 주춤했던 상승 폭이 다시 확대됐다.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은 ▲중구 0.54% ▲중랑구 0.52% ▲성북구 0.49% ▲노원구 0.46% ▲서대문구 0.43% 등 강북권에서 두드러졌다. 임대 중인 비거주 주택의 소유자가 거주 공제를 받기 위해 계약 종료 후 직접 입주한다면 기존 임차인은 다른 전월세 주택을 찾아야 한다. 소유자가 직접 입주하지 않더라도 늘어난 보유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전세를 월세·반전세로 전환하거나 신규 계약 때 임대료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임차인은 다른 전월세 매물을 찾거나 차하위 주택 매수에 나선다. 그 결과 차하위 주택의 매매가격과 임대료에도 추가적인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해당 주택에 살던 임차인도 다른 전월세 매물을 찾거나 그보다 낮은 가격대의 주택 매수에 나선다. 세제 개편안이 확정된 뒤에도 이 흐름이 이어지면 장기적으로 연립·다세대의 가격 상승과 전·월세난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체 수요의 하방 전이’이자 ‘주거 사다리의 연쇄 압착’이라고 설명한다. 정상재인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가구의 실질 주거 구매력이 줄어들고, 일부 수요는 대체재이면서 해당 가구에는 열등재적 성격을 띠는 연립·다세대주택 등 차하위 주택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차하위 주택의 가격과 임대료에도 상승 압력이 가해진다. 여러 채보다 비싼 한 채? 출구 2년 열긴 했는데… 집값 압력 아래로 확산…다시 고개 든 ‘세입자론’ 이 같은 연쇄의 첫 단계인 규제선 아래로의 대체 수요 이동은 실증 사례로도 확인된다.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9년 12월16일 발표된 ‘12·16 부동산 대책’은 투기 지역·투기 과열 지구 내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 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이후 규제선인 15억원 이하 아파트로 거래가 비정상적으로 몰렸다. 일부 연구에서는 이를 두고 “규제가 거래 억제보다 강한 수요 재배치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초고가 주택 수요 억제의 충격은 이처럼 핵심지 중소형·준고가→인접지·외곽 준고가→중저가 소형 아파트→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로 연쇄적으로 번지면서 매매·임대시장 모두에서 장기간 수요를 늘릴 수 있다. 가격대별 주택 수요 이동을 완화할 열쇠로는 공급이 거론된다. 하지만 주택 공급은 단기간에 빠르게 늘지 않는다. 서울·수도권의 선호 지역 아파트는 입지 자체가 한정돼있다. 특히 이번 세제 개편안에서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은 같은 공시가격에서도 과세표준을 키워 상위 누진세율 구간 진입을 앞당긴다. 이에 따라 종부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가격대나 주택 규모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정책 발표 전부터 나타난 ‘덜 똘똘한 한 채’ 강세는 이런 대체 수요 이동의 초기 조짐으로 읽힐 수 있다. 임대시장에서는 세 부담 상한 인상에 따른 조세 전가 가능성도 거론된다. 부동산학에서는 종부세·재산세 등 보유세 인상분이 전·월세 가격에 반영돼 세입자에게 일부 전가될 가능성을 오래전부터 다뤄왔다. 여기에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이 늘어난다면 종부세 대상 주택이 밀집한 지역과 가격대에서 임대 매물이 줄어들고, 기존 임차인이 차하위 임대시장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65세 이상 수도권 1주택자의 지방 이전을 유도하는 양도소득세 감면 특례 역시 국지적 풍선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65세 이상 가구의 이주 목적지는 통상 ▲종합병원·의료기관 접근성 ▲수도권과의 교통 연계 ▲대중교통 및 생활 편의시설 ▲노인 복지·요양시설 ▲관리가 쉬운 신축 중소형 아파트 ▲문화·상업시설 등을 고려해 선택된다. 이런 요건을 갖춘 지방 대도시와 일부 거점 지역으로 수요가 몰릴 수도 있다. 유경준 전 통계청장은 지난달 26일 <한국경제>에 ‘국민을 세입자로 남길 것인가’라는 칼럼을 기고했다. 유 전 청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부동산 대토론회를 보면서 현 정부가 지향하는 주택 소유 구조가 국민의 내 집 마련을 확대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다수가 공공이 소유한 집에서 임차료를 내며 사는 사회로 가려는 것인가 근본적인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2011년 발간한 <부동산은 끝났다>에 나온 “자가 소유자는 보수적인 투표 성향을 보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진보적인 성향이 있다”는 문구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 전 실장은 영국 보수당의 자가 소유 촉진책에는 정치적 계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며 “이런 탓에 진보 정권은 국민의 집 소유를 막기 위해 정책을 편다는 음모론까지 나온다”고 덧붙였다. 의도는 규제 결과는 불신 초고가 비거주 주택 과세 강화가 ▲‘덜 똘똘한 한 채’로의 수요 이동 ▲중저가 주택 가격 상승 ▲무주택자의 매수 진입선 상승 ▲매수 포기자의 임대시장 잔류 ▲임차 수요 증가와 전월세난 ▲저가주택과 비아파트 임대료 압박 등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진다면, 음모론은 더욱 확산될 수도 있다. 이번 세제 개편안도 음모론이 자랄 토양이 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