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페이지룸8에서 작가 신준민의 개인전 ‘Penumbra’가 열린다. Penumbra는 천문학 용어로, 부분 일식‧월식의 반그림자를 뜻한다. 일정한 크기를 가진 광원에서 나온 빛이 물체를 비췄을 때 생기는 그림자 중, 본그림자 주위에 부분적으로 빛이 도달해 생기는 흐릿한 그림자다.
작가 신준민은 빛이라는 비물질적이면서 추상적인 주제를 회화의 형식과 물성의 관계 안에서 표현하기 위한 탐구를 지속하고 있다. 이번 전시 제목인 ‘Penumbra’는 빛이 덜 닿아 본그림자보다 덜 짙은 그림자를 뜻한다. 물체와 그림자는 이 경계의 지점에서 혼재된 모습을 보인다.
서울과 대구
2021년 이전 신준민은 산책하고 머무는 물리적 장소를 소재로 삼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을 취했다. 하지만 2021년부터는 익숙한 장소를 걷는 행위를 통해 사물에 반사된 빛을 관찰하거나 자신의 감정을 간접적으로 투영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박정원 페이지룸8 디렉터는 “신준민의 작업에 대한 첫인상은 2021년 제작한 ‘흰 빛’ 시리즈를 통해서 받았다. 당시 작가의 풍경에서 장소성이 휘발된 자리에 빛의 모습이 부각되기 시작했다”며 “백색광과 반사광을 입은 자연물이나 사물, 그리고 작가만의 브러시 스트로크가 반복되는 터치로 변주된 빛의 모습이 캔버스 전면에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빛 안에 머물고 빛을 체감하는 여러 방식에 따라 회화적 표현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됐다. 특히 최근 2년 사이 신준민의 활동 거점이 대구에서 서울까지 확장되면서 두 지역을 오가며 보는 풍경이 실제로 캔버스 화면에 중첩되기 시작했다. 풍경은 인지 강도에 따라 선명하게 형상으로 남거나 잔상과 환영 같은 이미지로 기억에 층위를 이루는 반면, 직접적인 장소성은 휘발됐다.
‘빛’의 사용법 바꿔
‘지금’이라는 시간
이번 전시 ‘Penumbra’를 통해 주목할 점은 신준민의 물리적인 이동이 회화적 표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은 독립된 주된 현상이자 개별적 존재로 빛을 다뤘다면, 지금은 하나의 화면에 페이드인과 페이드아웃처럼 서서히 희미해지거나 또렷해지는 장면에 빛을 사용한다.
박 디렉터는 “신준민이 이번 개인전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흰 빛’을 보며 느낀 인상을 소환한다. 당시 작가는 회화성 짙은 표현 형식을 통해 마치 ‘지금까지 본 것을 지금 내가 그리고 있다’는 현존성을 직감했던 것 같다”며 “이번 작품에서 태양과 달 그리고 지구가 하나의 시야에 놓인 구도에 빛과 인물 그리고 작가가 존재함으로써 완성된 ‘흰 빛’의 장면이 겹쳐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우연이 아니다. 이를 통해 작가는 그동안 천착한 소재 ‘빛’을 자신의 내면이나 시각에 상으로 맺는 방식에 대해 골몰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그와 관련된 일련의 제작 과정은 비물질적인 소재를 회화적 방법론의 구조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장소의 중첩
그러면서 “신준민의 환경 변화로 인해 빛은 하나의 종합적인 장면과 풍경을 수용할 수 있는 일종의 ‘공기’ 같은 바탕질이 된다. 그래서 그의 감성과 감정이 색채의 변화를 끌어내고, 과감한 브러시 스트로크로 이어지기도 한다”며 “신준민의 회화에서는 잔상, 흔적 그리고 기억 등이 항상 ‘지금’이라는 시간 안에서 이뤄지는, 미술적 행위에 유효한 구성 요소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전시는 다음 달 22일까지. ⓒ자료‧사진= 페이지룸8
<jsjang@ilyosisa.co.kr>
[신준민은?]
▲학력
영남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졸업(2015)
영남대학교 디자인미술대학 회화과 졸업(2012)
▲개인전
‘LightWalk’ 대구문화예술회관(2025)
‘LightWalk’ 아트펄유(2025)
‘White Shadow’ 아트스페이스 펄(2024)
‘White Out’ 파이프갤러리(2024)
‘New Light’ 보안여관1942(20222)
‘산책’ 아트스페이스 펄(2022) 외 다수
▲수상 및 선정
‘삼보미술상’(2025)
올해의 청년작가(2025)
미메시스 AP 선정(2025) 외 다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