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가득한 여름 즐기기 ①도담삼봉·고수동굴·스물넷일곱

여름의 푸릇한 단양 풍경

단양의 여름은 짙은 녹음이 물가와 산자락을 두텁게 덮는 계절이다. 강 위 바위와 서늘한 동굴, 조용한 카페를 차례로 지나고 나면 하루가 선명하게 남는다. 푸릇한 여름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단양 여행지를 소개한다.

단양에 도착해 가장 먼저 어디로 갈지 고민된다면, 도담삼봉은 탁월한 선택지이다. 남한강 한가운데 세 봉우리가 서 있는 모습이 워낙 독보적이라, 처음 방문한 사람이라도 단양에 도착했음을 단번에 실감하게 된다. 차에서 내려 조금만 걸어도 시야가 확 열리고, 물과 바위가 어우러진 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탁월한 선택지

초여름에는 강가의 초록빛이 한층 짙어져 세 봉우리의 윤곽이 더 선명하게 살아난다.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왜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는지 금방 이해할 수 있다. 멀리서 볼 때보다 가까이서 바라보는 봉우리가 훨씬 큼직하고, 강물 위에 둥둥 떠 있는 듯해 사진으로 익숙했던 장면도 새롭게 다가온다. 강가 가까이 서면 유유히 흐르는 물길이 잔잔하게 번져 눈이 오래 머문다.

강가로 향하는 길목에는 꽃이 가꾸어진 구간과 사진을 남기기 좋은 포토존이 이어져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산책로가 정갈하게 정돈돼있어 가볍게 산책하듯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 바퀴 도는 동안 가족끼리 다정하게 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인다.

물론, 혼자 온 여행자도 여유롭게 아름다운 풍경을 담을 수 있다. 꽃밭 구간에서는 세 봉우리를 배경으로 촬영하면 사진이 훨씬 밝게 나온다. 수려한 풍경 속에 스며들다 보면, 자꾸만 발길이 머무는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진다.

여기서 끝내지 않고 가장 높은 쪽으로 올라가면, 풍경의 결이 다시 한번 달라진다. 아래에서는 세 봉우리가 시야를 가득 채우지만, 위쪽에서는 도담삼봉을 품고 흐르는 남한강 전경이 펼쳐진다. 강줄기의 굽이와 주변 녹음, 물길의 여백이 한눈에 들어와 가슴속까지 뻥 뚫리는 시원함을 선사한다. 봉우리를 가까이서 마주할 때의 압도적인 존재감과 위에서 내려다볼 때의 탁 트인 시야를 함께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도담삼봉의 매력이다.

삼봉스토리관은 도담삼봉을 둘러본 뒤 여름 더위를 잠시 식히기 좋은 쾌적한 실내 공간이다. 바깥에서 강바람을 맞으며 풍경을 보고 들어오면 실내의 청량한 공기가 반갑다. 내부에는 단양의 역사와 도담삼봉에 얽힌 이야기, 지역의 형성과 풍경에 대한 전시가 있어, 그냥 사진만 보고 지나쳤던 풍경을 한층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다.

바깥에서 도담삼봉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했다면, 이곳에서는 그 풍경이 왜 오래도록 알려졌는지 차분하게 살펴볼 수 있다. 도담삼봉 바깥 풍경과 실내 전시를 한번에 묶어 보기 좋아, 한낮 햇볕이 강한 날에는 더 잘 맞는 코스다.

도담삼봉에서 넓은 강 풍경을 보고 난 뒤 단양 고수동굴로 가면 여행의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진다. 햇빛과 바람, 강물의 움직임을 보며 걷다가 동굴 입구로 들어서면 공기부터 새롭다. 바깥의 더운 기운이 옷에 남아 있어도 안으로 몇 걸음만 들어가면 서늘함이 온몸을 감싸 안는다. 여름철 단양에서 고수동굴이 반가운 이유다.

단순히 더위만 피하는 것을 넘어, 하루 사이에 전혀 다른 풍경을 보고, 색다른 감각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밝은 바깥세상에서 넓게 열려 있던 시선이 여기서는 천장과 벽, 통로 쪽으로 모인다. 도담삼봉 다음에 들르면 그 극적인 반전이 더욱 크게 와닿아, 하루의 추억이 기분 좋게 무르익는다.

고수동굴에서는 그저 완주를 위해 빨리 걷기만 하면 제대로 된 구경을 하기 힘들다. 조금만 속도를 늦추면 풍경이 전혀 다르게 보인다. 천장에서 내려온 종유석, 아래에서 자란 석순, 벽면을 타고 흐른 물의 흔적이 구간마다 다른 모양을 만든다. 어떤 구역은 천장이 높아 시야가 잠깐 탁 트이고, 어떤 구역은 바위가 가까이 붙어 통로가 한층 아늑하게 좁아진다. 그 차이 때문에 같은 동굴 안에서도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조명이 닿는 자리에서는 바위 표면의 결이 더 진하게 드러나고, 물기가 남은 부분은 색이 미세하게 달라 보여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발밑이 평평한 구간과 조금 경사가 느껴지는 구간의 차이도 있어, 발끝으로 길의 변화를 고스란히 느끼게 된다. 고수동굴은 눈으로만 즐기는 장소라기보다 온몸을 움직이며 자연의 위대함을 확인하는 체험 공간에 가깝다.

푸른 여름을 품은 단양 여행

처음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풍경에서도 천장을 한 번 더 올려다보는 재미가 있어, 고수동굴은 한 구간씩 천천히 호흡을 고르며 걸을 때 가장 매력적이다.

고수동굴은 내부를 구석구석 돌아보는 코스의 짜임새가 훌륭하다. 들어가는 길과 나오는 길이 따로 조성돼 있어 관람 흐름이 깔끔하고, 사람들이 한곳에 오래 모여 있지 않아 이동이 생각보다 편하다. 덕분에 중간에 잠시 멈춰 위를 올려다보거나 벽면을 찬찬히 눈에 담아도 전체적인 관람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대신 편하게 한 바퀴 도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예상보다 힘들 수 있다. 동굴의 천장을 보기 위해 계단을 여러 번 오르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라가면 다리에 힘이 조금 들어가고 숨도 차오른다.

특히 상층부로 이어지는 구간은 아래에서 보는 것보다 높낮이가 더 분명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 고생만큼 눈앞에 마주하는 장면은 압도적이다. 아래에서 봤을 때는 높기만 하던 천장 굴곡이 위로 올라설수록 더 깊고 복잡하게 보이고, 상층부의 종유석은 훨씬 가까워져 동굴의 높이와 두께를 더 실감하게 만든다. 내려오는 길에 다시 바라보면 또 한 번 색다른 감회가 밀려온다.

올라갈 때는 계단과 통로에 먼저 눈이 갔다면, 내려올 때는 바위벽 사이에 숨은 작은 굴곡과 바위의 결에 눈길이 간다. 고수동굴은 다리가 조금 뻐근하더라도 끝까지 둘러볼 이유가 있는 곳이다.

스물넷일곱은 큰길에서 한발 물러난 골목 안에 있어 고즈넉한 여유를 주는 카페다. 눈에 확 띄는 대형 카페와는 다르게, 조용한 휴식을 찾아 들어간 사람에게 더 잘 맞는 편안한 분위기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실내가 차분하게 정돈돼 있어 오래 앉아 여유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조용한 골목의 공기와 실내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져, 많이 걷고 난 뒤 잠깐 쉬어 가기에도 부담이 적다. 혼자 들어가도 어색하지 않고, 둘이 조용히 이야기 나누기에도 무리가 없다.

스물넷일곱의 매력은 커다란 통창을 통해 예쁘게 들어오는 빛이다. 창가 자리에 앉으면, 어디서 찍어도 감성 가득한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다. 특히 2층 높이의 카페 창가는 주변 골목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와, 소박한 정취를 감상하는 즐거움도 있다. 직접 만드는 케이크는 스물넷일곱을 마음속에 깊이 각인시키는 가장 매력적인 요소다.

고즈넉한 여유

비주얼만 예쁜 것이 아니라 겉은 부드럽고 속은 촉촉해 쌉싸름한 커피와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여름날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함께 지친 몸에 달콤한 에너지를 채워주기에 안성맞춤이다. 소란스러운 분위기 대신 골목 카페다운 조용함이 진하게 남아 여행 끝에 잠깐 숨을 고르기 좋은 스물넷일곱이다. 

<webmaster@ilyosisa.co.kr>


<여행 정보>

-도담삼봉 주소: 충청북도 단양군 매포읍 삼봉로 644, 운영 시간: 도담삼봉 09:00~18:00, 삼봉스토리관 10:00~17:00, 이용 요금: 도담삼봉: 무료, 삼봉스토리관: 대인 2만원, 소인(청소년 이하) 1000원, 문의: 043-422-3037, 043-421-3182

-단양 고수동굴 주소: 충청북도 단양군 단양읍 고수동굴길 8, 운영 시간: 09:00~18:00(입장 마감 17:00), 이용 요금: 어른 1만1000원, 어르신(만 70세 이상), 청소년 7000원, 어린이 5000원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참조, 문의: 043-422-3072

-스물넷일곱 주소: 충청북도 단양군 단양읍 별곡11길 9, 운영 시간: 화요일~토요일 10:00~21:00(마지막 주문 20:30), 일요일 10:00~19:00(마지막 주문 18:30)
※매주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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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 가득한 보완수사권 폐지 후폭풍

의문 가득한 보완수사권 폐지 후폭풍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70년 넘게 유지된 우리나라 형사제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맞물려 사회에 많은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정부 때부터 힘을 키워온 경찰은 이번 개정안으로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됐다. 동시에 경찰은 국민의 질문에 답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경찰을 믿을 수 있나? 지난달 31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형소법 개정안은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없애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제 검사는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권한만 갖는다. 1954년 형사소송법이 제정된 이래 72년 만에 가장 큰 사법체계 변화를 마주하게 됐다. 격변하는 형사제도 형소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주도로 이뤄졌다. 표결 결과 재석 의원 178명 가운데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민주당 곽상언 의원과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반대했고, 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기권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보완수사권을 포함해 오는 10월 신설되는 공소청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수사 과정에서의 모든 자료를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기록하도록 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장치로는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할 경우 고소인‧피해자‧고발인이 이의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이에 필요한 사건 기록 열람‧등사 권한도 부여했다. 이번 형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그동안 민주당이 주도해 온 검찰개혁은 마무리 수순에 접어 들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9월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따라 오는 10월2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는데, 공소청 검사는 공소 제기와 재판 유지만 맡는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써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국회 본회의 통과 직후 청와대에서 환영의 메시지가 나오면서 가능성은 사라졌다. 이날 청와대는 “국회의 입법 과정과 최종 판단을 존중한다”며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통해 권력의 독점과 남용을 막는 한편, 피해자와 국민 인권 보호 수준을 높임으로써 형사사법 시스템이 국민 곁으로 한걸음 더 다가서도록 할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놨다. 국민 10명 중 6명 반대 여당 주도 본회의 통과 이 대통령은 거부권 대신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삶을 더욱 안정적으로 지키기 위해 모든 권력기관은 예외 없이 국민의 통제 아래 두겠다는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사·기소 분리는 비정상적 형사사법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첫걸음”이라고도 했다. 국회 본회의 통과, 국무회의 의결 등 법안 공포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 우리나라 사법체계는 그동안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게 됐다. 그리고 그 중심에 ‘경찰’이 놓였다. 문재인정부 당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기소 독점주의가 깨지면서 경찰에 실리기 시작한 힘은 이번 형소법 개정안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이번 형소법 개정안이 통과되기까지 검찰에 ‘보완수사권’이라는 견제 기능을 남겨둘지를 두고 진통이 상당했다. 형소법 개정안이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만큼 경찰에 집중되는 권한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보완수사권은 그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다. 실제 보완수사권 폐지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는 압도적으로 반대가 높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의 의뢰로 지난 1~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62.5%가 ‘검찰에 보완수사 권한을 줘야 한다’고 답했다.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31.8%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53.8%가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모든 지역에서 과반을 기록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73.1%로 가장 높았고 서울 64.7%, 호남권에서도 59.9%가 ‘보완수사권을 존치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남녀노소, 지지 정당, 정치 성향을 불문하고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쪽에 손을 든 것이다. 존치 의견 우세해도… 존치 찬성자들은 경찰의 수사 능력을 의심했다. 검찰보다는 경찰이 국민과의 접점이 더 넓은 상황에서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수사를 제대로 처리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장윤기 사건’이 불거지면서 형소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진 감도 없지 않았다. 장윤기 사건은 지난 5월 광주 광산구 월계동 남부대학교 인근에서 장윤기가 여고생을 흉기로 살해한 내용이다. 이 여고생의 비명을 듣고 달려간 남학생도 크게 다쳤다. 장윤기와 여고생이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알려지면서 ‘묻지마 범죄’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장윤기 사건에 경찰인 그의 아버지가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장윤기의 부친을 비롯한 경찰 관계자가 사건에 개입해 증거를 인멸하고 수사 관련 정보를 누설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게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다. 특히 장윤기의 아버지가 아들의 방에서 없앤 리얼돌은 성범죄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로 여겨졌다. 10대 여고생이 피살된 사건에서 경찰이 가해자 측과 유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보완수사권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경찰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 장치라도 남겨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범죄 피해자들의 목소리도 더해졌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모씨는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김씨는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무소속 한동훈 의원 주최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긴급 간담회에 참석했다. 피해자들 나섰지만… 김씨는 “세금을 내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보호하지 않고 왜 그들(범죄자)을 보호하고 감싸려고 하는지, 죄를 짓지 않은 피해자는 잘 모르겠다”며 “변호사와 검사도 반대하고 경찰도 난리 나고 피해자도 반대하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법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 이 시점에도 피해받는 피해자에 대한 장치는 아무것도 없다는 게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도 형소법 개정안에 대한 국무회의 의결 전 경찰 수사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형소법 개정안이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하진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경찰에 집중되는 거대한 권한을 걱정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경찰이 엄청난 권한을 갖게 되는데 ‘앞으로 안전할 걸까’라는 우려를 안 할 수가 없다”며 “경찰 스스로 책임 의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높은 책임감으로, 높은 윤리 의식으로 엄정하고 중립적으로 철저하게 범죄 피해자들이 억울하지 않게, 또 억울한 피의자가 생기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수사 비리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수사에 관한 비리를 저지르면 국민이나 피해자로서는 내 사건을 저렇게 망가뜨려서 가해자, 피해자를 뒤집어 놓으면 자살하고 싶을 정도가 됐는데, 담당 경찰은 감봉 몇 개월하고 또 딴 데 가서 수사하는 게 이해가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엄청난 힘” 우려하면서도 거부권 요구에 “심각하지 않아” 이어 “(경찰이) 증거를 숨기고 없애 버리고 내 사건을 뒤집어서 반대로 만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엄중함을 갖고 있냐. 전 자신이 없다”며 “수사와 관련된 비리나 비위에 대해 더 높은 책임을 요구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명백한 수사상의 비위가 발생하면 최소 해임, 파면 등의 조치를, 아니면 아예 영구적으로 수사를 하지 말고 다른 일을 하는 등의 엄중한 책임을 언급했다. 형소법 개정안 통과로 사실상 수사의 전 과정을 맡게 된 경찰은 조직의 명운을 걸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경찰청은 지난 4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전국 시‧도 경찰청장, 경찰서장 등이 참석한 지휘부 회상회의를 열었다. 형소법 개정안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현장 수사관과 중간관리자를 대상으로 개정 내용을 집중 교육하고 보강이 필요한 수사 인력과 예산을 검토해 관계 부처와 협의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이 나왔다. 유 직무대행은 “국민께서 경찰 수사의 공정성과 신속성, 범죄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 경찰의 비대화 등에 대해 걱정하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경찰은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조직의 명운을 걸고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고 경찰도 예외가 아니”라며 “경찰관 배우자 및 존‧비속 상피제와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 경찰 수사 개혁위원회 권고 사항 등을 포함한 촘촘한 통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경찰 수사의 유일한 지향점은 국민이며 기준은 오직 법과 원칙”이라며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국민의 신뢰 속에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분골쇄신의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불신 의심 극복되나 이 대통령의 당부, 경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불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경찰 내부에서도 이번 개정안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에 일이 몰려 과부하가 걸린 부분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수사에 대한 책임까지 모두 짊어져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