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만나다> 개혁신당 이기인 사무총장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7.28 09:35:47
  • 호수 15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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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당 연대는 작은 당 죽이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개혁신당 이기인 사무총장은 “후보로 직접 뛰는 것과 전국 선거 실무를 지휘하는 건 정말 차원이 달랐다”면서 사무총장으로서 지방선거 실무를 지휘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선거를 끝까지 치러낸 당사자로서 패배의 원인을 복기하고,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해 다음 선거를 위한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개혁신당 이기인 사무총장은 지난해 8월 취임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지방선거기획단장으로 임명돼 선거 실무 지휘를 맡았다. <일요시사>는 이 총장을 만나 개혁신당의 지방선거 패배 이유와 ‘선거 이후’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다음은 이 총장과의 일문일답.

-개혁신당 사무총장으로 임명된 후 약 11개월이 지났다. 지난 11개월에 대한 소회는?

▲제3기 지도부 출범 이후 당 수습·대선 실무·당의 목소리를 전하는 대내외 스피커 역할까지 맡았다. 정말 숨 돌릴 틈 없이 보낸 10년 같은 11개월이었다. 바쁘게 움직인 만큼 시원한 성과로 보답하고 싶었지만, 여전히 아쉬움과 부족함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갓 두 돌 지난 신생 정당에 지금의 시행착오는 좌절이 아닌, 단단한 정당으로 뿌리내리기 위한 성장통이자 당의 진로를 바로잡아가는 과정이라고 믿는다.

-사무총장으로서 지방선거 실무를 지휘한 소감은?

▲후보로 직접 뛰는 것과 전국 선거 실무를 지휘하는 건 정말 차원이 달랐다. 후보였을 때는 내 몸 하나만 잘 챙기면 됐는데, 실무는 전국 단위의 복잡한 퍼즐을 맞춰야 했다. 그 복잡함 속에서 제가 끝까지 놓지 않으려고 했던 것은 원칙이었다. 이번 지방선거를 다음 총선과 개혁신당의 미래를 위한 성장 발판으로 쓰자는 생각으로 버텼다.

특히 후보 구성에 공을 많이 들였다. 우리 후보들의 전과 비율이 가장 낮았고, 연령대도 압도적으로 젊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깨끗하고 유능한 인재들을 직접 발굴했다. 사람이 없으면 뒤져서라도 찾아오려고 애썼다.

그리고 거대 양당이 선거 공영제란 이름으로 막대한 비용을 당연하다는 듯이 지출하는 낡은 관행을 꼭 바꾸고 싶었다. 이준석 대표가 직접 프로그래머들과 머리를 맞대고, 99만원 선거 플랫폼부터 시작해 AI 선거 사무장 등을 만드는 등 효율적으로 선거를 치르는 데 모든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양당 대비 10분의 1 수준의 비용으로 선거를 치른 후보들도 있다. 많은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한 것은 뼈아픈 결과지만, 결과에 굴하지 않고 앞으로도 이런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99만원 선거 패키지는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했는가?

▲크게 두 가지 의미로 작동했다. 첫째는 선거 거품을 확실히 걷어냈다는 것이다. 후보에게 적은 비용으로도 충분히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확신을 줬다. 그리고 유권자에게는 돈 쓰지 않는 깨끗한 선거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10년 같은 11개월…시행착오는 성장통”
“선거비 거품 걷어내고 진입 장벽 낮춰”

둘째는 정치 진입장벽을 낮췄다는 것이다. 능력이 출중한데도 경제적 여력이 없어서 출마를 포기하는 분들이 정말 많다. 기탁금을 높이는 것을 마치 사회적 검증의 잣대처럼 여기지만, 돈이 많다고 청렴하고 돈이 없다고 부정적인 건 절대 아니다.

개혁신당이 이번에 배출한 후보들 중에는 경제적으로는 평범해도 깨끗하고 유능한 분들이 많다. 그분들에게 경제력과 상관없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시도의 가장 큰 긍정적인 효과였다고 본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화성시의원 1명만 당선됐다. 사무총장으로서 느끼고 분석한 패인은?

▲사무총장으로서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 복합적인 요인이 있었다고 본다. 저희가 99만원 선거 패키지나 비효율 선거 타파 등 신선한 접근을 한 것은 맞다. 하지만 수십년 동안 고착화된 양당 지지 관성을 단번에 뒤집을 만큼 절대적 대안으로 받아들여지는 데는 부족했다는 내부적 요인이 있다.

그리고 저희는 진영 논리보다는 사안별 정당성을 본다. 유권자 관점에서는 보수·진보 등 명확한 정체성이 안 보이다 보니, 지지해도 되는 정당이라는 일관된 인식을 드리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외부적 요인도 있다. 양당의 적대적 공생 구조 속에서 제3지대가 설 공간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양당의 자극적인 이슈들이 뉴스의 전면을 완전히 장악한다. 극단적인 진영 싸움 속에서 합리를 외치는 제3지대의 목소리가 국민께 닿게 하는 것 자체가 참 힘들었다.

-지난 4월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의힘과의 선거 연대는 없다고 천명했다.

▲대한민국에서 대권주자를 보유한 제3지대 정당은 연대 제의라는 유혹을 수없이 받는다. 저희도 여러 경로를 통해 그런 시도가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개혁신당은 기존 양당의 내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태어난 당이다. 그래서 단호히 선을 그었다.

기초의원 1명만 배출 참패
“양당 관성 뒤집기엔 부족”

만약 개혁신당이 그저 그런 큰 덩어리로 흡수된다면, 개혁신당이 가진 희소 가치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무엇보다 우리를 믿고 함께해 주신 12만 당원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다. 우리가 실패하면 앞으로 대한민국에 제3지대의 미래는 없다는 무거운 책임감과 의무감이 있었다. 그래서 연대는 애초부터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현실적으로 큰 정당이 말하는 선거 연대는 결국 작은 정당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작은 당 죽이기일 뿐이다. 연대라는 껍데기를 쓰고 정당의 색깔을 지우기보다, 당의 본질적 경쟁력을 키우는 게 훨씬 가치 있는 길이라고 믿었다. 연대를 통해 의석수를 몇 석 늘릴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개혁신당이란 이름만 남고 개혁의 취지가 사라지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앞으로 국민의힘과의 관계는 어떻게 구성돼야 하겠는가?

▲지금의 보수 정당은 두 번의 탄핵을 겪으면서, 더 이상 유능하지도, 수권 능력을 갖추지도 못했다는 국민의 냉엄한 평가를 받았다고 본다. 개혁신당도 출범 초기라서 부족한 점이 많지만 기존 보수 정당의 지지율 낙폭이 우리보다 훨씬 심각하다. 그래도 국민이 왜 이 대표와 개혁신당에 작은 눈길이라도 주는지, 그 본질을 봐야 한다.

저는 양당이 누가 더 싸움을 잘하느냐보다 국민이 먹고살고 죽고 사는 문제에 대해 누가 더 실효성 있는 대안을 내놓느냐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혁신당은 그걸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할 것이다. 개혁신당이 원내 모든 정당과 협력적·경쟁적 발전 관계를 유지해야 정치도 회복될 것이라고 믿는다.

-일각에서는 선거 패배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비판론이 제기됐다.

▲정치적 책임을 지는 방식은 사퇴·퇴진·지도부 교체 등 단편적인 선택지만 있는 건 아니라고 본다. 이번 선거를 끝까지 치러낸 당사자로서, 패배의 원인을 복기하고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해 다음 선거를 위한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 현장에서 끝까지 책임을 다하면서 당의 체질을 개선해 나가는 것도 진정으로 책임을 지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사무총장으로서 당원 및 지지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지방선거 결과 때문에 실망하셨을 텐데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 특히 개개인의 역량이 훌륭했음에도, 실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으로서 후보자들의 노력을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하지만 선거 패배가 곧 우리가 추구해 온 정치적 방향성까지 틀렸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12만 당원의 열망과 저희에게 소중한 한 표를 보내주신 유권자의 바람도 결코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잠시 숨을 고르더라도,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을 더욱 단단히 다져나가겠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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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 가득한 보완수사권 폐지 후폭풍

의문 가득한 보완수사권 폐지 후폭풍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70년 넘게 유지된 우리나라 형사제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맞물려 사회에 많은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정부 때부터 힘을 키워온 경찰은 이번 개정안으로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됐다. 동시에 경찰은 국민의 질문에 답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경찰을 믿을 수 있나? 지난달 31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형소법 개정안은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없애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제 검사는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권한만 갖는다. 1954년 형사소송법이 제정된 이래 72년 만에 가장 큰 사법체계 변화를 마주하게 됐다. 격변하는 형사제도 형소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주도로 이뤄졌다. 표결 결과 재석 의원 178명 가운데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민주당 곽상언 의원과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반대했고, 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기권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보완수사권을 포함해 오는 10월 신설되는 공소청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수사 과정에서의 모든 자료를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기록하도록 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장치로는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할 경우 고소인‧피해자‧고발인이 이의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이에 필요한 사건 기록 열람‧등사 권한도 부여했다. 이번 형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그동안 민주당이 주도해 온 검찰개혁은 마무리 수순에 접어 들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9월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따라 오는 10월2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는데, 공소청 검사는 공소 제기와 재판 유지만 맡는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써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국회 본회의 통과 직후 청와대에서 환영의 메시지가 나오면서 가능성은 사라졌다. 이날 청와대는 “국회의 입법 과정과 최종 판단을 존중한다”며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통해 권력의 독점과 남용을 막는 한편, 피해자와 국민 인권 보호 수준을 높임으로써 형사사법 시스템이 국민 곁으로 한걸음 더 다가서도록 할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놨다. 국민 10명 중 6명 반대 여당 주도 본회의 통과 이 대통령은 거부권 대신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삶을 더욱 안정적으로 지키기 위해 모든 권력기관은 예외 없이 국민의 통제 아래 두겠다는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사·기소 분리는 비정상적 형사사법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첫걸음”이라고도 했다. 국회 본회의 통과, 국무회의 의결 등 법안 공포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 우리나라 사법체계는 그동안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게 됐다. 그리고 그 중심에 ‘경찰’이 놓였다. 문재인정부 당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기소 독점주의가 깨지면서 경찰에 실리기 시작한 힘은 이번 형소법 개정안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이번 형소법 개정안이 통과되기까지 검찰에 ‘보완수사권’이라는 견제 기능을 남겨둘지를 두고 진통이 상당했다. 형소법 개정안이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만큼 경찰에 집중되는 권한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보완수사권은 그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다. 실제 보완수사권 폐지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는 압도적으로 반대가 높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의 의뢰로 지난 1~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62.5%가 ‘검찰에 보완수사 권한을 줘야 한다’고 답했다.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31.8%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53.8%가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모든 지역에서 과반을 기록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73.1%로 가장 높았고 서울 64.7%, 호남권에서도 59.9%가 ‘보완수사권을 존치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남녀노소, 지지 정당, 정치 성향을 불문하고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쪽에 손을 든 것이다. 존치 의견 우세해도… 존치 찬성자들은 경찰의 수사 능력을 의심했다. 검찰보다는 경찰이 국민과의 접점이 더 넓은 상황에서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수사를 제대로 처리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장윤기 사건’이 불거지면서 형소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진 감도 없지 않았다. 장윤기 사건은 지난 5월 광주 광산구 월계동 남부대학교 인근에서 장윤기가 여고생을 흉기로 살해한 내용이다. 이 여고생의 비명을 듣고 달려간 남학생도 크게 다쳤다. 장윤기와 여고생이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알려지면서 ‘묻지마 범죄’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장윤기 사건에 경찰인 그의 아버지가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장윤기의 부친을 비롯한 경찰 관계자가 사건에 개입해 증거를 인멸하고 수사 관련 정보를 누설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게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다. 특히 장윤기의 아버지가 아들의 방에서 없앤 리얼돌은 성범죄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로 여겨졌다. 10대 여고생이 피살된 사건에서 경찰이 가해자 측과 유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보완수사권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경찰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 장치라도 남겨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범죄 피해자들의 목소리도 더해졌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모씨는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김씨는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무소속 한동훈 의원 주최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긴급 간담회에 참석했다. 피해자들 나섰지만… 김씨는 “세금을 내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보호하지 않고 왜 그들(범죄자)을 보호하고 감싸려고 하는지, 죄를 짓지 않은 피해자는 잘 모르겠다”며 “변호사와 검사도 반대하고 경찰도 난리 나고 피해자도 반대하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법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 이 시점에도 피해받는 피해자에 대한 장치는 아무것도 없다는 게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도 형소법 개정안에 대한 국무회의 의결 전 경찰 수사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형소법 개정안이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하진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경찰에 집중되는 거대한 권한을 걱정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경찰이 엄청난 권한을 갖게 되는데 ‘앞으로 안전할 걸까’라는 우려를 안 할 수가 없다”며 “경찰 스스로 책임 의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높은 책임감으로, 높은 윤리 의식으로 엄정하고 중립적으로 철저하게 범죄 피해자들이 억울하지 않게, 또 억울한 피의자가 생기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수사 비리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수사에 관한 비리를 저지르면 국민이나 피해자로서는 내 사건을 저렇게 망가뜨려서 가해자, 피해자를 뒤집어 놓으면 자살하고 싶을 정도가 됐는데, 담당 경찰은 감봉 몇 개월하고 또 딴 데 가서 수사하는 게 이해가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엄청난 힘” 우려하면서도 거부권 요구에 “심각하지 않아” 이어 “(경찰이) 증거를 숨기고 없애 버리고 내 사건을 뒤집어서 반대로 만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엄중함을 갖고 있냐. 전 자신이 없다”며 “수사와 관련된 비리나 비위에 대해 더 높은 책임을 요구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명백한 수사상의 비위가 발생하면 최소 해임, 파면 등의 조치를, 아니면 아예 영구적으로 수사를 하지 말고 다른 일을 하는 등의 엄중한 책임을 언급했다. 형소법 개정안 통과로 사실상 수사의 전 과정을 맡게 된 경찰은 조직의 명운을 걸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경찰청은 지난 4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전국 시‧도 경찰청장, 경찰서장 등이 참석한 지휘부 회상회의를 열었다. 형소법 개정안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현장 수사관과 중간관리자를 대상으로 개정 내용을 집중 교육하고 보강이 필요한 수사 인력과 예산을 검토해 관계 부처와 협의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이 나왔다. 유 직무대행은 “국민께서 경찰 수사의 공정성과 신속성, 범죄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 경찰의 비대화 등에 대해 걱정하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경찰은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조직의 명운을 걸고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고 경찰도 예외가 아니”라며 “경찰관 배우자 및 존‧비속 상피제와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 경찰 수사 개혁위원회 권고 사항 등을 포함한 촘촘한 통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경찰 수사의 유일한 지향점은 국민이며 기준은 오직 법과 원칙”이라며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국민의 신뢰 속에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분골쇄신의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불신 의심 극복되나 이 대통령의 당부, 경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불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경찰 내부에서도 이번 개정안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에 일이 몰려 과부하가 걸린 부분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수사에 대한 책임까지 모두 짊어져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jsjang@ilyosisa.co.kr>